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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아무 일도 아닌 하루는 없었다
제1부 다섯 평, 나만의 세계가 시작된 곳 엄마랑 같이 살 거야/방문 판매원이 되다/지선 씨, 나랑 데이트할래요?/꿈에도 가격표가 붙어 있다면/다섯 평 남짓한 나의 영토/발은 달리고 마음은 모인다/바가지머리와 공주 원피스/김밥을 싸줄 사람이 없던 날/나를 만든 노동의 기억/나는 기꺼이 혼자가 되었다/숨이 쉬어지는 순간/문득문득 그 이름의 안부를 묻다/언니가 엄마였던 시간/박천득 씨의 딸 제2부 비워낼수록 깊어지는 생활의 밀도 엄지발가락과 완벽/닳아가며 넓어지는 사람/채우지 않기로 한 선택/공간이 나를 닦는다/눈물 맛 김치 라면/5월의 눈부신 인연/누군가의 아침을 준비하며/강원도에서 잠시 어른을 내려놓다/샌드위치에서 나온 비닐 조각/멈추고 싶지만 멈출 수 없는 날들/내 아이가 사라질까 봐/은평구 작은 골목의 샌드위치 가게/그녀가 깔아준 비단길/벚꽃은 눈치도 없이/우리는 아직도 열일곱/내 뒤에 서 있던 사람/우리 영주가 고등학교 갈 때까지/헤어져야만 하는 두 사람 제3부 좁은 골목에서 만난 커다란 사람들 대견하다는 말 한마디/행운보다 값진 인연/디딤돌/다정한 말의 힘/바보 수강생/복채보다 깊은 인연/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미역을 안고 오던 날/이름과 바꾼 딸기 세 알/부여에서 온 방울토마토/태평양 건너온 마음들/주황색 벤치/박카스 할머니/세 바퀴의 기도/가만히 곁에 있는 사람 제4부 당신이라는 곁이 있어 숨이 쉬어져 우리가 산타가 되던 날/편의점에서 만난 사람들/네가 웃으면 그걸로 됐어/버틸 이유가 되어준 너/딸의 얼굴 앞에서/글은 나를 떠난 적이 없다/서른 살의 그녀와 스무 살의 나/살아보려고 시작한 일/같은 길, 다른 속도/곁에 남아준 사람/새벽 4시 편의점/청산도의 시간 에필로그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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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컵과일을 만들며 가끔 생각한다. 저 토마토 안에는 부여 할머니의 웃음이 들어 있다고. 그리고 그 웃음을 먹는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자신이 지금 누군가의 온정을 함께 삼키고 있다는 것을. 배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고, 온정은 그것을 받는 사람조차 알아채지 못할 때 가장 순수하다. 잘못 온 택배는 결국 제자리를 찾았다. 다만 그 자리가 처음 예정되었던 곳은 아니었다.
---〈부여에서 온 방울토마토〉 중에서 그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물이 차오르던 그 밤을 이 공간에서 혼자 버텼을 그녀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다. 나는 서둘러 매장으로 달려갔다. 샌드위치를 정성껏 만들고 그녀가 좋아할 것 같은 과일도 함께 챙겼다. 그리고 잘 말린 이불과 함께 집 안에 놓아두고 돌아왔다. 늦은 밤 그녀가 귀가했을 때 차가운 공기 대신 뽀송해진 이불과 누군가의 마음이 먼저 느껴졌으면 했다. 이 상황이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덜 두려웠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서른 살의 그녀와 스무 살의 나〉 중에서 사람은 혼자 만들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인연과 운명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더해지는 마음들로 조금씩 완성되어가는지도 모른다.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 날에도 내가 다시 도마 앞에 설 수 있는 것은 그 순간마다 나를 붙잡아준 사람들 덕분이다. 대운이란 어쩌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행운이 아니라 내 곁에 남은 인연들이 나를 앞으로 밀어주는 힘일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나를 버티게 해준 마음들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조용히 웃는다. ---〈복채보다 깊은 인연〉 중에서 다섯 평 남짓한 작은 매장이지만 이 안은 이렇듯 보이지 않는 기도와 응원의 결들로 조금씩 자라나며 단단해지고 있다고 믿는다. 오늘도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어떤 모퉁이에서 가만히 내 행복을 빌어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함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용기가 생긴다. 나는 잘 살아내고 싶다. 그 마음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내 삶으로 증명하고 싶다. 할머니가 골목에 남기고 간 그 따뜻한 기도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그리고 다시 누군가의 마음이 절실한 곳을 향해, 샌드위치 한 조각에 온기를 담아 조심스레 내어놓는다. 그것이 내가 주방을 지키며 배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의 문법’이다. ---〈세 바퀴의 기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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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내느라 애쓴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따뜻한 생존의 기록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새벽마다 가게 문을 엽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엄마의 빈자리를 안고 자랐다. 소풍날 김밥을 싸줄 사람이 없어 찬밥과 소시지 몇 조각을 도시락에 담아야 했던 기억, 동네 공동 빨래터에서 어른들의 수군거림을 듣고 어린 마음에 상처받았던 시간, 누구보다 빨리 노동을 배워야 했던 날들이 책 곳곳에 스며 있다. 그런 결핍은 작가를 더 예민하고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동시에 타인의 외로움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는 사람이 되게 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사람 냄새가 짙다. 샌드위치를 만들며 만난 손님들, 어려운 시절 아무 조건 없이 도움을 건넨 사람들, 무너질 때마다 곁을 지켜준 친구들, 그리고 짧은 한마디로 삶을 붙잡아준 인연들이 따뜻하게 등장한다. 작가는 말한다. 삶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거창한 기적이 아니라 누군가의 다정한 말 한마디일 수 있다고. 사랑을 듬뿍 받아본 사람만 타인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결핍 속에서도 충분히 누군가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다고. 문장은 담백하지만 감정은 깊다. 작가는 자신의 고통을 과장하거나 비극적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평범한 하루 속에서 삶의 본질을 건져 올린다. 샌드위치를 만들고, 아이들을 챙기고, 하루를 버티고, 때로는 운동화를 신고 무작정 달리며 자신을 다독이는 모습은 많은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안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끝내 삶을 포기하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섯 평이면 충분해』는 지금 삶이 버거운 사람들에게 건네는 책이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 관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사람, 그리고 이유 없이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조용히 말한다. “당신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지금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괜찮다”고. “삶은 생각보다 쉽게 끝나지 않는다”고. 누구에게나 삶이 무너지는 순간은 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믿게 되는 밤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난다. 크고 화려한 무언가가 있어서가 아니라, 지켜야 할 마음이 있기 때문에. 『다섯 평이면 충분해』는 살아내느라 애쓴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가장 따뜻하고 단단한 생존의 기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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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어떤 삶을 살아가든 사람들은 각자 그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 박지성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최선을 다하는 삶 너머의 삶이 보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삶의 끝 날까지 지키고 싶은 저의 바람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긴 숨을 내쉬며 갈 길이 멀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글이 민들레 한숨에 가닿기를 소망합니다. 해바라기 눈높이로 바라보아야 볼 수 있는 세계의 진실이 있었습니다. 민들레의 눈높이로 바라보아야 비로소 볼 수 있는 세계의 진실이 있었습니다. - 이철환 (소설가, 『연탄길』,『위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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