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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치는 슈와를 언제 처음 봤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처음으로 슈와의 존재를 알아챈 날은 분명히 기억한다. 피셔플라스틱 회사 제품개발부 부장으로 있는 아빠가 강도를 테스트해 보라며 앤치에게 준 인체 모형을 해양 공원 다리 위에서 떨어뜨린 날이다. 슈와가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앤치는 슈와가 말을 걸어오기 전까지 슈와를 보지 못했다. 심지어 슈와가 과학 시간에 옆자리에 앉고 있다는 사실도 그날 알게 된다. 앤치는 슈와의 관찰 불가능한 특징을 ‘슈와 효과’라고 이름 붙인다. 앤치는 슈와의 투명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쇠막대를 주머니에 넣고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 직접 실험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 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돈을 받고 제출 기간이 지난 숙제를 몰래 선생님 가방에 넣어 주는 등 ‘슈와 효과’를 이용한 사업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학교에 다니는 웬델 티거라는 아이가 앤치와 슈와의 사업에 관한 소문을 듣고 내기를 걸어 왔다. 집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고, 성미가 괴팍하기로 유명한 억만장자 크롤리 영감 집에 몰래 들어가 그가 키우는 열네 마리 개의 밥그릇 중 하나를 들고 나오는 내기를 제안한다. 슈와는 이 내기에서 이기면 크롤리 영감과 함께 전설처럼 기억될 거란 기대를 품고 내기에 응한다. 하지만 ‘슈와 효과’는 개들의 코와 크롤리 영감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크롤리 영감은 무단 침입한 두 아이에게 12주 동안 열네 마리 개를 산책시키는 벌을 내린다. 개를 산책시키는 일이 익숙해 질 즈음, 크롤리 영감은 앤치에게 시각 장애를 가진 손녀 딸 렉시의 에스코트를 부탁한다. 시각을 뺀 네 가지 감각으로 세상을 봐야 하지만 늘 자신감이 넘치는 렉시에게 앤치는 난생처음 이성의 감정을 느낀다. 슈와 또한 보지는 못하지만 느낌으로 자신을 알아봐 준 렉시를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렉시가 자신이 아닌 앤치를 선택했다는 것을 알게 된 슈와는 이전보다 더욱 자신의 투명한 존재감에 절망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 자신을 마트에 남겨 두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엄마처럼 어쩌면 슈와 자신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한다. 결국 슈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앤치는 사라진 슈와 어머니의 행방을 찾아 나서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