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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여는 글: 길 위에서 만난 사계절, 느린 발걸음의 기록 제1부|봄 편 : 시작과 희망의 계절 강화 삼랑성과 전등사 북한산 도선사와 우이령길 홍성 남당항 무지개도로 춘천 청평사와 의암호 둘레길 정동진 바다부채길과 안보체험등산로 속초 해파랑길45코스 인천 장봉도 섬 트레킹 곡성과 구례 기차 여행 정선 운탄고도 1330길과 하이원 하늘길 춘천 실레마을 이야기길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제2부 | 여름 편 : 생명력과 열정 포항 호미곶 해안 둘레길 가평 호명산과 호명호수 춘천 구곡폭포와 문배마을 인제 소양강둘레길1코스 충주호 종댕이길과 활옥동굴 합천 가야산 소리길과 해인사 도봉산 문사동계곡 광릉 숲길과 국립수목원 남산자락숲길과 남산둘레길 원주 치악산 구룡계곡 봉화 낙동강 세평 하늘길 제3부 | 가을 편 : 결실과 사유 동해 두타산 무릉계곡과 마천루 연풍새재와 문경새재 성남 누비길과 남한산성 둘레길 오대산 선재길 부산 해파랑길1코스 인천 승봉도 섬 트레킹 내설악 수렴동계곡 민둥산 억새 트레킹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 청송 주왕산과 주산지 영동 월류봉 둘레길 제4부 | 겨울 편 : 고유와 내면 인천 무의도와 소무의도 광교저수지와 화성 성곽길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 도봉산역에서 불암산역까지 덕유산 눈꽃 산행기 불암산힐링타운에서 경춘선숲길까지 목포 서해랑길18코스 태백산 눈꽃 산행기 영동 양산 팔경 둘레길 강화 교동도 다을새길 울산 해파랑길8코스 제5부 | 겨울 편 : 사계(四季) 밖의 여정 편 : 섬과 대륙에서 만난 낯선 설렘 여수 금오도 비렁길 제주 올레길 일본 구마노고도와 고야산 일본 나카센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이탈리아 돌로미테 맺는 글: 길 위에서 새로운 눈을 뜨다 참고 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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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는 것은 결국 삶의 속도를 늦추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자동차로 스쳐 지나가던 풍경 속으로 한 걸음 걸어 들어가고, 이름 없이 지나쳤던 골목과 숲길을 천천히 바라보는 일. 숨이 차오르면 잠시 멈추어 하늘을 올려다보고, 물 한 모금에 계절의 기운을 느끼는 일. 그렇게 우리는 길 위에서 비로소 ‘지금’이라는 순간을 온전히 만나게 됩니다.
---9p. 지하철역을 나서 마주한 40분의 항해는 도심의 번잡함을 지우는 마법이었고, 국사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윤슬은 묵묵히 걸어온 발걸음에 자연이 건넨 가장 빛나는 보상이었다. 한들해수욕장의 신비로운 기암괴석 사이에서 새긴 추억은, 다시 일상을 버텨 낼 단단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64p. 많이 걸은 날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피로보다는 상쾌함이 먼저 밀려왔다. 남산자락숲길은 계단과 턱을 없앤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취지를 실천하는 길이고, 남산둘레길은 오래전부터 서울을 지켜 온 숲의 허파다. 두 길이 하나로 이어지며 도심 속 녹지 축을 완성해 가고 있다. ---155p. 화려한 단풍이 지고 난 늦가을, 주왕산은 비로소 자신의 속살을 온전히 드러낸다. 거대한 절벽 앞에 선 인간은 한없이 작지만, 그 정적 속에서 비로소 내면의 평화를 마주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청명한 물빛과 맑은 공기가 선물한 그 고요한 울림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로 남을 것이다. ---236p. 교동도 트레킹은 단순히 걷는 행위를 넘어, 우리가 잊고 지냈던 과거의 가치와 분단의 현실을 몸소 체험하는 과정이다. 18번 버스를 타고 다시 강화터미널로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지는 노을이 섬의 풍경을 더욱 애틋하게 만든다. 대중교통에 몸을 맡기고 느리게 흐르는 교동도의 시간 속으로 한 번쯤 빠져 보기를 권한다. ---313p. 에베레스트 초등자 에드먼드 힐러리는 말했다. “우리는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기 자신을 정복하는 것이다.”라고. 돌로미테에서의 걸음은 나를 증명하기 위한 도전이자, 나를 비워 내기 위한 수행이었다. 길은 여기서 멈추지만 꿈은 멈추지 않는다. 바람이 머무는 새로운 산, 빛이 부서지는 새로운 풍경을 향해 다시 숨을 고르며 나아갈 그날을 기약한다. ---374p.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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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없이 두 발로 떠나는, 가볍고도 깊은 여행
천천히 마주하는 길 위의 사계절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도보 여행』은 여행을 거창한 준비나 특별한 사람의 취미로 한정하지 않는다. 이 책은 지하철, 버스, 기차, 배를 타고 닿을 수 있는 길 위에서 우리가 얼마나 멀리, 그리고 얼마나 깊이 떠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저자는 2년여 동안 직접 걸은 100곳의 길 가운데 50곳을 엄선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사계절 밖의 여정으로 엮었다. 이 책의 매력은 단순히 ‘어디가 좋다’고 소개하는 데 있지 않다. 어느 역에서 내려 어떤 버스를 타고, 몇 킬로미터를 걷고, 어디서 쉬어야 하는지까지 발로 확인한 기록이기에 독자는 책장을 넘기는 순간 이미 여행의 출발선에 선 듯한 생생함을 느끼게 된다. 느리게 걸어야 비로소 보이는 풍경들 이 책에서 도보 여행은 단순한 이동 방식이 아니라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태도다. 자동차로 스쳐 지나갔다면 놓쳤을 풍경, 역 앞 작은 식당의 온기, 숲길의 표지판, 비 오는 산길의 흙냄새, 바닷가 마을 사람들의 친절이 저자의 걸음 속에서 하나하나 되살아난다. 봄 편에서는 강화 삼랑성과 전등사, 북한산 우이령길, 춘천 실레마을 이야기길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계절의 기운이 길 위에 포개진다. 여름 편에서는 포항 호미곶 해안 둘레길, 인제 소양강 둘레길, 광릉 숲길처럼 생명력 넘치는 자연이 때로는 고단한 여정으로, 때로는 짙은 그늘의 위로로 다가온다. 가을 편은 두타산 무릉계곡과 마천루, 문경새재, 오대산 선재길, 민둥산 억새 트레킹 등을 통해 사색의 계절이 지닌 깊이를 보여 준다. 겨울 편에서는 무의도와 소무의도, 대청호 오백리길, 덕유산과 태백산의 눈꽃 산행이 고요한 내면의 풍경으로 확장된다. 저자는 길을 걷는 동안 풍경만 묘사하지 않는다. 그 길에 깃든 역사, 전설, 사람, 음식, 계절의 감각을 함께 기록한다. 그래서 이 책은 여행 안내서이면서 동시에 한 사람이 계절을 통과하며 자신을 다독인 생활의 기록처럼 읽힌다. 독자는 책을 따라가며 깨닫게 된다. 좋은 여행은 멀리 가는 일이 아니라, 익숙한 일상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마주하는 일이라는 것을. 감성적인 여행기와 실전 가이드의 균형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도보 여행』의 또 다른 강점은 감성적인 문장과 실용적인 정보가 균형 있게 공존한다는 점이다. 각 여행지는 교통수단, 세부 일정, 난이도, 총보행 거리와 시간, 실전 팁, 식도락 정보, 주변 연계 관광지까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는 막연히 “가 보고 싶다”는 마음을 실제 계획으로 바꿔 주는 힘이 된다. 특히 대중교통 여행은 차를 이용하는 여행보다 변수와 기다림이 많다. 버스 배차 간격, 기차 환승, 선착장 이동, 식수와 장비 준비, 날씨와 노면 상태 등을 미리 알지 못하면 여행의 즐거움이 피로로 바뀔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적인 지점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기록한다. 포항 호미곶 해안 둘레길에서 버스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택시를 이용한 경험, 금오도 비렁길에서 배편과 마을버스를 맞춰야 하는 과정, 해외 트레킹에서 렌터카와 숙박 예약이 필요한 지점까지 구체적으로 짚어 준다. 제5부에 이르면 책의 시야는 국내를 넘어 제주 올레길, 일본 구마노고도와 나카센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이탈리아 돌로미테로 확장된다. 그러나 장소가 멀어져도 책의 중심은 변하지 않는다. 길 위에서 자연과 사람을 만나고, 낯선 풍경을 통과하며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여정이라는 점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여행을 과시나 소비가 아니라 회복과 발견의 시간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독자는 저자의 기록을 통해 나에게 맞는 거리와 난이도, 계절과 동선을 고를 수 있고, 동시에 길 위에서 얻게 될 감정의 결까지 미리 상상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도보 여행』은 ‘차 없이도 충분히 떠날 수 있다’는 단순한 가능성을 넘어, 느리게 걷는 삶의 가치를 설득력 있게 전하는 책이다. 저자의 여정은 완벽하게 정돈된 여행이 아니라 때로는 비를 맞고, 길을 헤매고, 버스를 기다리며 완성된다. 그러나 바로 그 불편함 속에서 여행은 더 깊어지고, 풍경은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이 책은 전문 트레커만을 위한 안내서가 아니다. 일상에 지친 사람, 주말 하루쯤 자신을 위해 걷고 싶은 사람, 우리 땅의 계절을 두 발로 만나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다정한 초대장이 되어 준다. 책을 덮고 나면 독자는 아마 가장 먼저 교통편을 검색하게 될 것이다. 길은 늘 그 자리에 있고, 이제 필요한 것은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