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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말
각본 스토리보드 스틸컷 소품 「휴민트」의 배우들 / 박정민 인터뷰 / 류승완 에세이 / 금정연, 김홍 부록: 각본에 대하여 / 류승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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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의 여종업원들이 퇴장하고 새로운 여종업원이 등장해 마이크를 세팅한다.
묵묵히 밥을 먹는 박건. 조명이 어두워진다. 맛있게 밥을 먹는 치성. 〈이별〉 전주가 시작되자 무대를 본다. 빈 무대에서 여종업원의 솔로 〈이별〉이 시작된다. 목소리를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드는 박건. 손님들이 환호한다. 한복 차림으로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선화, 일부러 박건에게 시선을 주지 않는다. 시간이 멈춘 듯 선화를 지켜보는 박건. 이런 박건을 재밌다는 듯 지켜보는 치성. 쓸쓸하게 노래 부르는 선화. 이런 선화를 바라보는 박건의 상태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치성. 애써 박건을 외면하며 노래 부르는 선화. ---「각본, 51쪽」중에서 저는 어머니, 아버지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아버지는 바쁜 일과 중에도 주말이면 항상 우리 가족을 데리고 나가셨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손을 잡고 봄날 대동강변을 걸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린 시절, 우리 집 근처에는 작은 공원이 있었습니다. 저는 자주 그곳에 가서 동무들과 놀았습니다. 잡기놀이, 숨기놀이, 고무땅을 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땀을 잔뜩 흘리고, 돌아가던 길에 들꽃을 꺾어 어머니께 가져다드리면 어머니는 우리 예쁜 선화라며 제 얼굴을 어루만져주셨습니다. 그게 좋아 일부러 꽃이 많이 핀 길목을 찾아 돌아 돌아 집으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소품, 262쪽」중에서 조 과장은 끊임없이 딜레마에 부딪히고, 그 갈림길에서 매번 정의라는 방향을 택한다. 조 과장이 조인성이라는 배우의 몸에 틈새 없이 달라붙은 듯 보이는 건 두 사람의 방향성이 무척이나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민과 성찰, 그리고 행동. 둘은 항상 이 과정을 반복하고 끝내 정도(正道)를 택한다. ---「휴민트의 배우들, 285쪽」중에서 박건의 마지막 대사의 내용에 관해서는 죽을 때까지 답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박건이 조 과장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있어요. 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박정민 배우와 조인성 배우에게도 대략의 뉘앙스만 전달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지 않았어요. ---「인터뷰, 308쪽」중에서 성격이 곧 운명이라는 말이 있지만, 류승완의 영화에선 때때로 직업이 곧 운명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 ‘직업’이란 말을 너무 엄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류승완의 영화에서 사람들은 살기 위해 많은 일을 한다. (…) 사랑해서 그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자아를 실현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그들은 그 일 바깥에서는 더는 존재할 수 없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일을 선택했다기보다 그 일에 붙들린 채, 그들은 나쁘게 살아남거나 죽는다. ---「에세이(금정연, 「걷는 남자」), 325쪽」중에서 인간에 대해 알아갈수록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 지점은 다음과 같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은 정보값의 산술적인 합을 번번이 초과하며, 우리가 손에 쥐었다고 생각한 정보조차 번번이 우리를 속이려 한다. 그것이 인간이란 존재가 끊임없이 비극을 생산하는 작동 원리이며, 블라디보스토크에 모인 남과 북의 인물들이 비극적인 서사로 얽혀가는 이유다. ---「에세이(김홍, 「정보 역설: 나로 인해 나는 위태롭다」), 334쪽」중에서 나에게 각본은 영화를 위한 ‘설계도’다. 단순히 이야기를 적어 내려간 것이 아니라 장면의 길이와 리듬, 인물의 동선, 촬영과 편집의 단위까지 사전에 가늠하고 조정하는 기준이다. 그래서 나는 각본을 쓸 때 일정한 형식을 엄격하게 지켜왔다. ---「부록(류승완, 「각본에 대하여」), 340쪽」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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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의 배우 에세이와 영화 속 소품 비하인드 수록
‘무제 각본 아카이빙’에서만 가능한 압도적 구성 『휴민트 각본집』은 류승완이 써나갈 새로운 챕터, 그 첫 장으로 꼽힐 「휴민트」의 모든 것을 총망라했다. 특히 ‘무제 각본 아카이빙’이기에 가능한 특별한 구성이 눈에 띈다. 「휴민트」의 주연 배우인 박정민이 직접 쓴 배우 에세이는 이 각본집의 존재감을 한층 더 선명하게 빛낸다. 「휴민트」의 현장에서 보낸 시간을 “평생의 보물과도 같은 추억”(287쪽)으로 간직한 박정민은 「휴민트」의 인물들과 그 인물들을 완성한 배우들에 대해 공들여 쓴다. “현장의 매 순간을 지킨”(285쪽) 조인성 배우의 선의, “채선화라는 인물을 가장 명료하게 설명”(289쪽)하는 신세경 배우의 눈빛, “예상치 못한 것으로 정신을 쏙 빼놓”(291쪽)는 박해준 배우의 기세, “어떤 순간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293쪽) 정유진 배우의 강단. 관객은 미처 알 수 없는 배우들의 이면과 현장 비하인드가 박정민의 날렵하고 위트 어린 문장으로 펼쳐진다. 주·조연, 특별출연 배우들을 향한 박정민의 애정 어린 시선에서 현장의 단란했던 분위기와 누구보다 「휴민트」를 각별하게 여기는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인물의 서사를 탄탄히 쌓아 올리는 주요 소품들의 사진을 실어, 스크린에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소품들의 디테일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소품’ 장의 말미에 수록된 ‘채선화 자술서’는 영화에서 채선화가 작성한 자술서의 미공개 원문의 일부로, 「휴민트」 팬들이 가장 반가워할 만한 대목이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는 외화벌이 일꾼 채선화가 조국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심문당할 때 쓴 자술서에는 채선화의 어린 시절뿐 아니라 옛 연인 박건과의 첫 만남, 그와 헤어진 이유, 외화벌이에 나서게 된 과정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영화에서는 일부만 비추어졌던 자술서의 원문을 통해, 영화 개봉 이후 주목받았던 박건과 채선화의 서사뿐 아니라 한 인물의 생애를 더 깊고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감독판 오리지널 각본부터 액션 신 스토리보드, 고화질 스틸컷, 감독 인터뷰, 작가 금정연과 소설가 김홍의 영화 에세이까지 「휴민트」의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에 담아내다 「휴민트」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 조연상을 받은 신세경 배우가 “출연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던 각본이 감독판 오리지널 버전으로 실렸다. 스크린에 미처 다 담기지 못한 대사와 장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압도적인 흡인력과 재미를 고스란히 선사한다. 각본의 지문과 대사를 현장의 배우들이 어떻게 소화하고 변주했는지 비교해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또한 「휴민트」의 백미라 할, 영화 후반에 20여 분간 격렬히 이어지는 액션 신의 스토리보드를 통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영화 속 대규모 액션이 얼마나 치밀하게 설계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스틸컷에도 특별함을 더했다. 「휴민트」의 스틸 작업을 담당한 김진영 사진작가의 사진과 함께, 박정민 배우가 직접 촬영한 현장사진을 수록해 현장의 생생함과 치열함은 물론 끈끈한 유대까지 담아냈다. 인터뷰와 에세이도 함께 실어 독자가 영화를 보다 폭넓게 읽어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류승완 감독과의 인터뷰에서는 이제 한국영화계의 중심에 선 류승완 감독이 ‘어떻게 영화를 만들고, 어떤 영화를 꿈꾸는지’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재치 있는 답변을 들려준다. 그가 그간 동경했던 영화 속 세계를 발판 삼아 어떻게 자신만의 누아르를 완성했는지 궁금하다면, 인터뷰부터 펼쳐서 읽어도 좋다. 이에 더해 작가 금정연과 소설가 김홍이 류승완의 영화세계와 「휴민트」에 관한 에세이를 보탰다. “류승완의 영화와 나는 동년배”(322쪽)라고 말하는 금정연은 “직업이 곧 운명”(325쪽)이 되어버린 류승완 영화 속 인물들을 들여다보며, 「휴민트」에 이르기까지 류승완의 세계가 어떤 경로로 변화해왔는지 이야기한다. 금정연의 에세이가 류승완의 영화세계를 조망하며 그 세계에서 「휴민트」가 차지하는 위치를 점검한다면, 김홍은 「휴민트」의 장면과 대사를 하나하나 짚어나가며 “인간-정보의 접전”이 “인간-다움의 싸움”(336쪽)이 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인간을 정보로 다루려는 냉혹한 세계와 그에 반하여 “정보값의 산술적인 합을 번번이 초과”(334면)하려는 인간의 움직임이 소설가의 문장으로 새로이 펼쳐진다. 이렇듯 『휴민트 각본집』은 다채로운 구성으로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여정을 가장 밀도 높게 펼쳐 보이며, 영화의 세계를 더욱 입체적으로 확장한다. 텍스트가 어떻게 스크린의 역동과 긴장을 빚어내는지, 어떤 선택과 결정들이 겹겹이 쌓여 영화를 완성하는지, 한 영화에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뻗어나갈 수 있는지, 이 각본집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질주하고 폭발하는 서사 끝에 결국 인간의 고독을 응시하는 영화 「휴민트」의 모든 것을 이제 독자가 직접 확인할 차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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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는 나의 영화적 이상향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 류승완 (각본가, 감독,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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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이 내게 어른스러움을 만들어주었다." - 조인성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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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출연작 중 가장 특별한 영화." - 박정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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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읽고, 출연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 신세경 (탤런트, 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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