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지 10년이 훌쩍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그의 뒷모습이 익숙하다. 눈을 바라보는 것이 아직은 서툴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들을 캐치하는 것도 때로는 역부족이라고 느낀다. 나는 그것이 그에 대한 오랜 ‘동경’에서 나오는,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는 그의 위치와 기운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이 그 생각을 뒤집었다. 그는 여전히 부딪히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생각하며, 다시 실행하고 있었다. 그의 영화에 등장하고 그와의 관계 안에서 그의 변화를 목도하며, 그의 생존을 지지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가 따라잡을 수 없는 건 그의 위치가 아니라 엔진이었다. 힘차게 돌아가는 그 엔진을 따라잡기에 나의 그것이 너무나 미지근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는 당장에 내일도 그 뜨거운 뒷모습을 보며 발을 맞출 예정이다. 결국 그렇게 그에 대한 ‘동경’을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