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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초록의 그늘에서 · 독자에게 드리는 글 4
1 연둣빛 바람 내 불행한 운명을 사랑한 시 15 넌 이제 끝났어 19 아름다움을 보는 능력 23 라일락꽃이 보고 있습니다 27 천천히 가세요 31 피는 꽃 지는 꽃 35 마지막 연주 39 사랑의 기원 43 생의 여름 49 따뜻한 시간 53 일상으로 돌아오는 날 57 자화상 61 마음의 별장 65 2 아름다운 흔적 안식의 축복 71 우리를 모순되게 하는 늦가을 75 벚나무와 굴참나무 79 당당한 꼬마 거지 83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빈손 87 우리는 흔적을 남길까요 91 마음의 어른 95 일상의 찬미 99 달맞이꽃 103 구멍가게 107 암자까지 다녀오기 113 낯선 곳을 찾아가는 여행 117 두 명의 아담 121 3 시가 찾아오는 시간 이팝나무꽃 아래서 127 애틋함이 아니면 사랑이 아니지요 131 삶은 어느 날 갑자기 끝날 겁니다 137 꽃과 나의 빈빈한 거리 143 요즘도 시를 쓰세요? 149 산벚나무와 나 155 흔들린다는 건 살아 있다는 것 167 마음의 회복 171 마르타와 마리아 175 시인은 꿈꾸는 사람 183 시는 질문입니다 187 텅 빈 자리 195 근본에 머물다 197 4 평범하지만 온전한 하루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205 우리 손에 든 돌 하나 211 슬픔의 심리학 217 행복의 역설 231 익명의 힘 237 바람의 노래 나무의 노래 241 영혼이 있는 식당 247 영혼이 있는 공무원 251 영혼이 있는 정치 259 메덴 아간 263 퍼펙트 데이즈 271 매화나무를 만져보아라 279 고요로 가야겠다 285 추천하는 말씀 나태주 | 뒷모습이 아름다운 까닭 297 이병률 | 다정하게 물 한 잔 301 |
도종환,都鍾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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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마음의 상처를 회복시켜 줍니다. 상처와 결별하고 새롭게 일어설 힘을 줍니다. 그것이 문학이 해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p.6 아름다움을 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늙지 않는 법입니다. 청춘은 행복합니다.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능력이 상실되면 위안 없는 노년과 몰락, 그리고 불행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p.23 내 영혼이 죽어가고 있다고 느낄 때 나는 음악을 듣습니다. 죽어가도록 내버려두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음악을 듣습니다. ---p.40 상처는 상처대로 안고 다시 푸른 잎을 키우는 것, 그게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걸 빛깔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p.162 산벚나무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바람을 원망하지 않고 구름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제게 오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꺾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p.162 흔들린다는 건 죽어 있던 것들이 다시 깨어난다는 것입니다. 흔들린다는 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p.168 몸이 돌아오는 것처럼 마음이 회복되는 과정이 제게는 시가 찾아오는 시간입니다. ---p.170 시 백 편을 썼다는 것은 백 번 치유받았다는 것입니다. 에세이 육십 편을 썼다는 것은 마음이 육십 번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p.172 지혜 없는 용기, 절제 없는 언어, 영혼 없는 정치가 난무합니다. 사나운 정치가 사나운 시민을 만듭니다. ---p.188 우리는 영혼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교사는 영혼이 있는 수업을 해야 합니다. 목사는 영혼이 있는 설교를 해야 합니다. 시인은 영혼이 있는 시를 써야 하고 기업인은 자기 회사를 영혼이 있는 기업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공무원은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어야 합니다. ---p.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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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회복시켜주는 문학의 힘
『상처와 결별하기』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의 상처와 회복에서 출발해 관계와 삶의 의미를 거쳐, 문학의 본질을 성찰하고, 마침내 그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질문을 건넨다. 제1부 ‘연둣빛 바람’에는 삶의 상처와 회복에 관한 글들이 담겼다. “넌 이제 끝났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삶이 글에 녹아 있다. 도종환은 아픔을 서둘러 봉합하거나 외면하지 않는다. 마른 가지에 연둣빛이 돋아나듯 천천히, 그러나 반드시 회복이 온다고 말한다. 제2부 ‘아름다운 흔적’에서는 사람과 관계에 대한 성찰이 이어진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죽으면서 두 손을 관 밖으로 내놓으라고 했다. 천하를 쥐었던 손도 떠날 때는 빈손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도종환은 이처럼 우리가 이 세상에 어떤 흔적을 남겨야 하는지 묻는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고 살아가는 것이 도종환이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이다. 제3부 ‘시가 찾아오는 시간’은 ‘시인 도종환’의 이야기다. 도종환은 “시는 마음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만난 언어”라고 고백하며, 흔들린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고, 시는 언제나 질문의 형태로 온다고 말한다. 문학에 대한 성찰이 곧 회복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 시인의 글이다. 제4부 ‘평범하지만 온전한 하루’는 우리 사회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모아 엮었다. 지혜 없는 용기, 절제 없는 언어, 영혼 없는 정치가 난무하는 시대를 진단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서 앞에 요소수를 몰래 두고 홀연히 사라진 이름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그런 이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도종환은 책을 마치며 자신의 시를 인용한다. “다시 아침 해가 뜨고 / 어떤 절망의 순간에도 / 생은 계속된다고 조그맣게 속삭인다”(도종환, 「고요로 가야겠다」 中). 어떤 절망의 순간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 그리고 그 절망의 순간, 마음의 상처를 회복시켜주는 것은 ‘문학’이라는 것. 이는 그가 책 전반에 걸쳐 말하고 싶은 정수이기도 하다. “문학은 마음의 상처를 회복시켜줍니다. 상처와 결별하고 새롭게 일어설 힘을 줍니다. 그것이 문학이 해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상처와 결별하기』는 바로 그 믿음 아래 쓰였다. 상처받은 적 있는 모든 이에게 도종환의 많은 시는 교과서에 실려 있고, 그의 문장은 수많은 이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 도종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감옥에서, 해직의 시간 속에서, 개인적인 아픔을 지나 정치라는 격랑 속에서, 그는 어떻게 시를 썼고 무엇을 생각하며 삶을 건너왔을까. 『상처와 결별하기』는 그 물음에 대한 자기 고백이다. 도종환의 시구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그 시들이 어떤 삶에서 나왔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상처와 결별하기』는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산문집이다. 그는 고백하듯 시인의 언어 뒤에 있던 사람 도종환을,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나지막이 들려준다. 도종환이 이 책을 펴낸 건 지금 이 시대와 무관하지 않다. 편을 가르고 혐오를 부추기는 소음이 가득한 시대, 사람들은 점점 더 깊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럴수록 상처를 직면하고 결별하는 용기,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힘이 필요하다. 도종환은 믿는다. 문학이 그 힘을 줄 수 있다고 말이다. 상처받은 적 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이 필요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