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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살아갑니다
인도에서 온 혜달스님의 이판*사판 여행
이윤미
메종인디아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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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 - 스승의 원력을 이어가는 길 (원택스님)
들어가며 - 인도에서 온 혜달스님입니다.

1장 - 인도에서 불교생활
2장 - 한국 불교를 만나다
3장 - 조계종에 출가하다
4장 - 한국에 뿌리내리다
5장 - 연등국제선원의 주지가 되다
6장 - 진인사 대천명
7장 - 스승의 꽃

나오며 - 인연 (혜달스님)
마치며 - 이윤미 작가

저자 소개 1

로컬기록자이자 로컬여행 기획자, 관광통역안내사 협동조합 ‘가이드쿱’ 前 이사. 을지로 공업사 투어로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Korea의 <을지로 현상> 편에 소개되었으며, 한국 불교문화와 사찰을 소개하는 가이드북 Buddha’s World in South Korea를 출간했다. 지역 아카이빙 활동을 통해 지역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남방과 북방의 불교 정신을 함께 품은 수행자의 삶을 기록하고자 『자연스럽게 살아갑니다』를 집필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128*190*30mm
ISBN13
9791199540132

출판사 리뷰

우리가 ‘자연스럽게 살아간다’고 말할 때, 진짜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많은 이들이 답을 찾아 여기저기로 떠나지만, 때로는 그 답이 가장 가깝고도 익숙한 곳에 숨어 있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게 살아갑니다』 책에는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삶의 진실들을 담아 보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나 사이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고 보다 자연스러운 나로 살아가는 용기를 갖는 일임을, 인도에서 온 혜달스님의 이판*사판 여행을 통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시의 소수민족 마을에서 태어나, 할아버지의 새벽 예불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자라고, 스스로 가판집을 열어 동생들 학비를 마련하고, 마침내 한국 조계종에 출가해 강화도 연등국제선원에서 죽비를 들게 된 혜달스님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얼굴로, "저는 혜달이고요, 인도에서 왔어요"라는 한 문장으로 좌중을 뒤집는 그의 삶은 단순한 귀화 스토리가 아닙니다. 소수민족의 박해, 망명, 출가, 이국의 언어와 계율, 섬의 고립과 연대를 가로지르는 구도(求道)의 여정입니다.

탁… 탁… 탁…
세 번의 죽비 소리가 선방의 정적을 가릅니다.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이 죽비를 가로로 들고 참가자들과 맞인사를 합니다. 1시간의 낯선 명상이 막 끝났습니다. 사람들이 저린 다리를 부여잡고 일어날 때, 스님은 나지막이 차담 시간이 이어진다고 알립니다. 보이차를 우리며 조용히 자기소개를 권하자,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습니다. 스님이 먼저 입을 뗍니다. "저는 혜달이고요, 이곳의 주지 입니다. 인도에서 왔어요." 반신반의한 시선들이 교차합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홑꺼풀의 깊은 눈, 유창한 한국어. 인도에서 온 스님이라기엔 너무 낯익은 얼굴입니다. 하지만 그는 진짜로 인도에서 왔습니다. 동파키스탄의 수몰로 인해 인도로 망명한 차크마족의 후손으로, 불교가 핏줄기처럼 흐르는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는 출가해 사찰을 세운 스님이었고, 손자 안띰은 잠결에 그 새벽 예불 소리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열두 살에 동자승이 되어 스스로 결심했습니다. '나, 출가할 것이다.' 그 결심은 식지 않았습니다. 인도에서, 콜카타에서, 한국에서, 조계종에서, 강화도에서, 이 책은 그 결심이 얼마나 많은 언어와 국경과 수행을 넘어 안띰에서 혜달까지, 마침내 연등국제선원의 주지가 되었는지를 담담하게 따라갑니다.

이 책은 단순한 귀화 스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차크마족은 전 세계 약 100만 명의 소수민족입니다. 대영제국의 식민지배, 동파키스탄의 독립전쟁, 방글라데시의 민족 탄압, 댐 건설로 수몰된 고향, 인도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시민권. 혜달스님이 태어난 자리는 이미 여러 겹의 역사적 상처 위에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동생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대나무 가판집을 열었고, 차크마족의 장학생이 되었으며, 정치학을 전공한 뒤 결국 한국 조계종에 귀의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최초의 인도인 주지스님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다름'에 대한 새로운 언어를 건넵니다.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스님, 다문화 이주민,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여전합니다. 혜달스님은 그 모든 경계 위에 서 있으면서도, "세상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 보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있는가가 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그가 살아온 삶에서 나온 문장입니다. 이 책은 불교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죽비 소리, 다관, 차크마족의 베삭데이, 조계종의 계율. 생소한 단어들이 나오지만, 이 책은 법문집이나 교리서가 아닙니다. 망명과 이주, 가족의 사랑, 스승과 제자의 인연, 섬 생활의 고립과 연대를 담은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종교를 떠나, 경계를 넘어 자기 자신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법을 찾는 이야기입니다.

추천평

스승의 원력을 이어가는 길
초여름으로 접어드니 해인사 백련암 뒷산에는 짙푸른 녹색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어두운 거리를 환하게 밝혔던 연등 물결이 아직도 마음에 여울져 남아 있건만, 하안거 결제를 앞두고 진행되는 아비라기도의 법신진언 소리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힘찬 기운이 되어 백련암 마당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시절에 혜달스님이 지나온 길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내놓는다 하니, 두 번째 은사恩師로서 반갑고 고마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소납은 혜달스님이 보내온 원고를 읽으며 한동안 옛 추억에 잠겼습니다. 제가 백련암에 출가하여 좌선실 한쪽에 앉아 있을 때, 다른 쪽 구석에서 경전을 읽고 때로는 꼿꼿이 앉아 정진하던 젊은 사형이 있었습니다. 원명圓明스님이었습니다. 저보다 속가 나이는 어렸지만 백련암에는 먼저 들어온 사형師兄이었고, 그 맑고 단정한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 사형이 훗날 영어를 익혀 세계에 한국불교를 전하겠다는 원을 세우고, 스리랑카와 영국을 거쳐 방글라데시, 네팔, 러시아, 중앙아시아까지 다니며 국제포교의 길을 열 줄이야 그때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출발점으로 1987년 9월에 서울 소격동에 연등국제불교회관을 창립해서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알리겠다고 했을 때, 그로부터 10년 후 강화도에 연등국제선원을 세우겠다고 했을 때, 사제로서 도움은 되어 드리지 못하고 걱정만 앞섰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원력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입니다. 계산으로는 어려워 보여도 원력으로는 길이 열리는 법입니다.

혜달스님은 바로 그 원력 위에 피어난 한 송이 연꽃이라 생각합니다. 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시에서 차크마족으로 태어나, 안띰 프리야라는 이름으로 불교의 숨결 속에서 자라고, ‘사사나 키티’라는 이름으로 상좌부 불교의 비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원명스님의 상좌가 되어 혜달이라는 법명을 받았습니다. 한 생에 한 번 출가도 어려운 일인데, 스님은 인도와 한국이라는 두 불교의 물길을 건너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한국에 왔다고 해서 길이 순탄했을 리 없습니다. 말이 다르고, 법도가 다르고, 절집 살이의 습관도 달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혜달스님은 피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어와 예불을 익히고, 여러 나라 도반들과 살며, 한국 선불교의 안거정진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외국인 스님으로만 머문 것이 아니라 한국불교 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걸어들어왔습니다.

그러던 중 첫 번째 은사인 원명스님이 홀연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승을 잃은 상좌의 막막함이야 말로 다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때 혜달스님은 소납의 상좌가 되어 조계종 비구로서 다시 우뚝 섰습니다. 저로서도 이 인연을 가벼이 여길 수가 없습니다. 원명스님의 원력을 이어가는 일이고, 성철 큰스님의 법맥 안에서 한 수행자를 다시 세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책의 부제처럼, 혜달스님의 삶은 참으로 ‘이판사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본래 정진하고 공부하는 이판의 길을 좋아했던 스님은 연등국제선원이 흔들리고 원명스님의 뜻을 이어갈 사람이 필요할 때, 사판의 소임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2012년 강화도 연등국제선원의 주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 후 강화도에서 밭을 일구고, 템플스테이를 통해 외국인과 한국인을 맞이하고, 차를 내고, 참선을 가르치며 살아온 그 세월이야말로 자기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앞에 놓인 인연을 따라 살아가는 수행자 본연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 차크마족의 아픔을 알고, 낯선 나라의 외로움을 알고, 스승을 잃은 막막함을 겪은 혜달스님이기에 “자기를 위하지 말고 남을 위해 기도하라”고 늘 말씀하신 성철스님의 가르침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실천해 왔으리라 믿습니다.

이 책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이 책과 인연을 맺는 독자분들은 책에서 한 외국인 스님의 고생담만을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경을 넘어 이어지는 불법의 인연, 스승의 원을 이어가는 제자의 정성, 그리고 주어진 인연을 피하지 않고 살아가는 수행자 본연의 마음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원명스님의 국제포교 원력이 혜달스님의 정진 속에서 더욱 밝아지고, 강화 연등국제선원이 이름 그대로 세상을 밝히는 연등의 도량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끝으로 혜달스님의 이야기를 글로 엮어주신 이윤미 선생, 교정교열을 보신 정인숙 선생과 종이책 출판의 저조 속에서도 흔쾌히 책을 펴내신 메종인디아의 전윤희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불기 2570(2026)년
하안거 결제일에 - 벽해 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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