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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 106동 101호
천유
팩토리나인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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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터와 생명 … 7

1장 잘, 살고 계세요? … 17
2장 보이지 않는 기운 … 55
3장 흩어져 있던 조각 … 97
4장 무너지는 자리 … 161
5장 누구의 구원도 아닌 … 205

에필로그 모두의 안녕 … 246
작가의 말 … 248

저자 소개 1

부산에서 태어났다. 전문지 기자와 카피라이터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주로 오컬트와 판타지 장르에 관심이 많으며, 장편과 단편 소설, 에세이 등 장르를 불문하고 활발히 글을 쓰고 있다. 단편 〈초랭이의 마지막 춤〉이 밀리의서재 밀리로드 ‘창작 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급매 106동 101호》가 첫 책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134*200*16mm
ISBN13
9791124575116

책 속으로

“아파트가 제일 무서워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아래윗집에서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잖아요.”
“그럼, 그 사람은 집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거니까 덕을 본 거잖아요. 그건 집터가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
“글쎄요. 근데 집터에 좋고 나쁜 게 있긴 있을까요?”
--- p.12

채아와 대한은 가계약금을 내고 집으로 돌아왔고 일주일 뒤 부동산에 들러 정식 계약을 마쳤다. 그리고 열흘 뒤에 솔숲아파트로 이사했다.
벚꽃이 날리는 날, 거짓말이 용서가 되는 날, 바로 4월 1일이었다.
--- p.33

새로 이사 온 집에서는 누구도 초인종을 울리거나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밤새 사투를 벌인 것처럼 시트가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지만 창문으로 스며든 아침 햇살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고요하고 평온했다. 보이는 것, 잡히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 무지한 아름다움이 무섭도록 소름 끼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 p.41

“언니, 내 말 들을지 모르겠는데 다른 집으로 이사하면 좋겠어요. 이 집은 사람이 살 만한 집이 못 돼요. 누군가, 누가 나쁜 짓을 했어요, 터에. 기운이 강해요. 원한도 있고 질투고 있고. 겹겹이 쌓인 한이 많아요.”
그렇게 말하곤 윤희는 한숨을 쉬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거 알지만 그래도 나가야 해요. 이 집, 106동 101호라고 했죠? 숫자를 모두 더하면 9. 가족이 완성되지 않고 영원히 미완으로 남기를 원하고 있네요.”
--- p.70

채아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한동안 말이 없었다. 무릎 위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목소리는 제 안에서 나오는 것 같기도 하지만 옆에서 누군가가 말하는 것 같기도 해요. 저 점점 이상해지는 거죠? 선생님, 다른 101호 사람들도 다 이렇게 서서히 이상해졌나요? 전 이제 어떻게 되나요?”
--- p.121

‘솔숲아파트 106동 101호, 거기 불륜 커플이 사는 집이라던데?’
확인되지 않은 문장이 배려,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손에서 손으로,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갔다. 수연의 비극적인 사고는 그 소문에 쐐기를 박았다. 수연의 남편이 한국을 떠나기 위해 집을 헐값에 내놓자 사람들은 ‘거봐, 내 말이 맞지?’라며 확신했다.

--- p.188

출판사 리뷰

· 밀리로드 우수 작품 선정작 ·

급매는 기회일까, 누군가의 탈출일까?
급매 아파트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생활 밀착형 미스터리!

밀리의서재 창작 플랫폼 밀리로드에서 연재 당시 독자들의 열띤 반응을 받으며 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천유 작가의 장편소설 『급매 106동 101호』가 팩토리나인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결코 익숙한 풍경에 머무르지 않는다.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 아파트, 성급하게 집을 내놓는 집주인들, 주민들 모두가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쉬쉬하며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비밀까지. 작품은 아파트에 얽힌 미스터리를 따라가며 집값과 내 집 마련의 꿈처럼 현대인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욕망과 그 이면에 숨겨진 틈을 드러낸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주거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장소에서 피어나는 서늘한 긴장감을 담아낸 생활 밀착형 미스터리이다.

“급매라는 말이 품고 있는 설렘, 그 뒤에 숨은 불안과 서늘함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소설. 천유 작가는 값싸게 거머쥔 삶의 이면에 깃든 절망과 균열, 그리고 끝내 말해지지 못한 사람들의 사연을 섬뜩하게 그려낸다.” _ 밀리의서재 나영웅 매니저

이사 온 집의 전 주인이 건넨 꺼림칙한 인사말
“잘…… 살고 계세요?”

층간 소음에 시달리던 부부 채아와 대한은 자녀 계획을 위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다. 그러던 중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솔숲아파트 106동 101호를 발견하고 곧장 이사를 결심한다. 넓은 평수와 깔끔한 인테리어, 합리적인 가격마저 갖춘 집은 두 사람에게 더없이 만족스러운 선택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채아는 집 안팎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혼자 있을 때면 느껴지는 서늘한 기척과 습기가 무겁게 몸을 짓누르는 느낌, 깊은 밤 들려오는 여자의 흐느끼는 울음소리에, 자꾸만 수상하게 안부를 묻는 주민들의 반응까지 더해지자 채아는 더 이상 그 기이한 느낌을 착각으로 치부할 수 없게 된다. 우연처럼 보였던 조각들이 하나둘 이어지며, 채아는 자신이 들어온 집에 무언가 숨겨져 있다는 확신을 얻는다. 그리고 그 집의 과거를 알고 있는 듯한 준휘가 등장하면서 솔숲아파트를 둘러싼 오래된 사연의 비밀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모두가 급매로 떠나가는 아파트, 그곳에는 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편견과 오해 너머의 삶을 응시하는 천유의 강렬한 데뷔작!

『급매 106동 101호』는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의 집을 마련하고 싶은 바람에서 출발한다. 터가 좋지 않다는 소문 때문에 헐값에 나온 집을 둘러싸고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단순한 공포 소설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작품은 누구나 흥미롭게 소비할 수 있는 자극적인 소문들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의 삶에 시선을 돌린다. 이야기가 나아갈수록 그 이면에 가려진 사람들의 사연과 감정이 드러나는 것이다. 주인공 채아가 이사한 솔숲아파트를 떠도는 풍문의 내용은 자극적이다.

불륜과 자살, 반복적으로 주인이 바뀌는 아파트, 그리고 그곳에 나타난다는 정체불명의 존재까지. 그러나 채아가 끝내 밝혀내려고 하는 것은 소문의 진위가 아니다. 오랫동안 여러 말과 추측 속에 묻혀 있던 사연을 다시 들여다보며, 수많은 사람의 입을 거쳐 왜곡된 이야기와 외면당한 진실을 발견한다.

작품은 사연의 전말을 알아내는 미스터리적 재미를 유지하면서도, 쉽게 가십으로 소비하고 잊어버리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자극적인 소문뿐이지만, 정작 잊힌 건 그 사건 속에서 상처받고 사라진 한 사람의 삶이다. 천유 작가는 이번 신작을 통해 가볍게 소비된 소문 뒤에 가려진 삶의 흔적을 차분히 되짚어 나간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마저 삶보다 가격으로 먼저 이야기되는 현실이 낯설었습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사람이 살아온 흔적이 남겨진 집, 그리고 그곳을 거쳐간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소문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공간에 남겨진 사람들의 흔적으로 독자를 이끌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자연스레 질문을 던지게 된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집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여 있을까.

“집값은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마저 삶보다 가격으로 먼저 이야기되는 현실이 낯설었습니다. 사람이 살기 좋은 집이 진짜 좋은 집 아닐까요? 삶을 갉아먹는 것처럼 보이는데 집값은 자꾸만 오르고, 그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제게 글을 쓰는 일은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 『급매 106동 101호』는 그런 마음으로 쓴 글입니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추천평

“‘급매’라는 말에는 늘 기묘한 흥분이 있다. 조금 더 싸게, 조금 더 좋은 삶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기대, 남들보다 먼저 기회를 붙잡았다는 설렘. 《급매 106동 101호》는 그 설렘의 이면을 서늘하게 들춰낸다. 우리가 깎은 가격은 어쩌면 누군가의 절망과 균열, 끝내 말해지지 못한 사연의 무게였을지도 모른다. 직장을 옮기거나, 고향으로 내려가거나, 모든 급매에는 사연이 있다. 부동산 중개인이 대수롭지 않게 건네는 그 흔하고 평범한 설명 뒤에 저마다의 이야기가 남아 있을 것이다. 천유 작가는 값싸게 손에 넣는 삶의 이면에 깃든 절망과 균열, 그리고 끝내 말해지지 못한 사람들의 사연을 섬뜩하게 드러낸다. 돈의 논리보다 무서운 것은 소문이고, 소문보다 무서운 것은 그 소문의 주인공이 되는 일이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101호의 냉기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부동산 벽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거기엔 가격이 아닌, 누군가의 사연이 숨 쉬고 있으니까.” - 나영웅 (밀리의서재 나영웅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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