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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글번역자의 글얼떨결에 종언_본문작품 및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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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口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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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의 어느 낡은 학생 기숙사. 노후화로 인해 기숙사는 해체가 결정되었다. 대학교와의 협의도 이어지고 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기숙사의 마지막 날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다. 기숙사 벽에는 먼저 이곳을 떠난 사람들이 남긴 낙서와 메시지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오래된 한자, 알 수 없는 외국어, 노래 가사, 농담 같은 문장, 이별의 말들. 누군가는 이곳에서 살았고, 누군가는 이곳을 떠났으며, 그 흔적들이 벽 전체를 채우고 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이 방을 떠날 사람들이 남았다. 2학년 미츠키는 기숙사 폐쇄로 인해 새로 구한 방으로 이사한다. 졸업을 앞둔 카나에는 도쿄의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츄키치는 졸업 후 니가타현의 본가로 돌아가야 하고, 신타로는 고베로 떠날 예정이다. 오래도록 기숙사에 머물러 온 사나코는 가능하면 마지막까지 이곳에 남고 싶어 한다. 학생들은 하루에 한 명씩 기숙사를 떠난다. 월요일 밤, 미츠키는 먼저 짐을 싸서 나간다. 방의 전구가 나가고, 누군가 다른 방의 전구를 가져오는 작은 소동이 벌어진다. 마작을 하던 사람들은 전구 하나를 두고 웃고 떠들고, 떠나는 미츠키는 벽에 자신의 마지막 말을 남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잊지 않겠다는 말. 그 문장 하나가 기숙사 벽에 더해진다. 화요일 저녁, 카나에의 송별회가 준비된다. 사나코와 신타로는 카나에를 위해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지만, 서프라이즈는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츄키치는 카나에에게 마음을 전하려 하지만 쉽게 말하지 못하고, 카나에 역시 사나코와의 관계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다. 모두가 웃고 있지만, 그 웃음 속에는 끝내 말하지 못한 마음들이 남아 있다.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이 지나며 기숙사에는 점점 사람이 줄어든다. 어제까지 함께 있던 사람이 떠나고, 방 안의 공기는 조금씩 달라진다. 남은 사람들은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느끼면서도 평소처럼 행동하려 한다. 하지만 기숙사의 마지막 날이 가까워질수록, 이들이 함께 보낸 시간이 정말 끝나고 있다는 사실은 점점 분명해진다. 〈얼떨결에 종언〉은 철거를 앞둔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일주일의 이야기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배웅하고, 누군가는 말하지 못한 마음을 안은 채 남는다. 작품은 그 이별의 순간을 슬픔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웃음과 농담, 장난과 소동 속에서 청춘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모두가 조금씩 앞으로 밀려 나가는 시간. 〈얼떨결에 종언〉은 바로 그 애매하고도 소중한 순간을 담아낸 작품이다. 사라지는 공간, 남겨지는 말들 〈얼떨결에 종언〉에서 기숙사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이 작품에서 기숙사는 인물들의 관계와 시간을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주인공에 가깝다. 방 벽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남긴 말들이 적혀 있다. 먼저 떠난 학생들은 자신이 이곳에 있었다는 증거처럼 짧은 문장들을 남겼고, 그 문장들은 새로운 세대의 학생들에게 이어졌다. 기숙사를 떠나는 사람은 마지막으로 벽에 말을 남긴다. 그것은 거창한 유언도 아니고, 완성된 선언도 아니다. 하지만 그 말에는 한 시절을 지나온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 작품 속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자신의 청춘이 끝난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별이 두렵다고 고백하지도 않는다. 다만 벽 앞에서 망설이고, 떠나는 사람에게 선물을 건네고, 마지막 식사를 함께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작별을 준비한다. 기숙사는 곧 철거된다. 벽에 남겨진 말들도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작품은 사라지는 것들을 허무하게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사라지기 때문에 더 또렷해지는 시간과 관계를 보여준다. 웃음으로 견디는 이별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이별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얼떨결에 종언〉은 청춘의 끝을 눈물과 비장함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인물들은 마지막 순간에도 장난을 치고, 실없는 말을 하고, 엉뚱한 일을 벌인다. 누군가는 전구를 훔치고, 누군가는 뱀 나베로 송별회를 준비하고, 누군가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제대로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한다. 이들은 멋있게 이별하지 못한다. 오히려 자주 어설프고, 가끔은 한심하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작품을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실제 청춘의 이별은 언제나 정리된 말과 아름다운 장면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음과 다르게 농담이 먼저 나오고, 중요한 순간에 엉뚱한 행동을 하고, 헤어진 뒤에야 하지 못한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얼떨결에 종언〉은 그런 청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린다. 그래서 작품의 웃음은 가볍지만, 그 웃음 뒤에 남는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일본의 기숙사에서 시작된, 누구에게나 있었을 이야기 작품의 배경은 일본의 한 지방 대학 기숙사다. 등장인물들의 생활 방식과 문화, 대화의 리듬에는 일본 청춘극 특유의 정서가 담겨 있다. 그러나 작품이 다루는 감정은 특정한 나라나 세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졸업을 앞둔 불안,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부담, 친했던 사람들과 멀어지는 아쉬움, 익숙했던 공간을 떠나야 하는 허전함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감정이다. 〈얼떨결에 종언〉은 일본의 청춘을 다루지만, 읽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학교를 떠났던 날, 오래 머물던 방을 비우던 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떤 시절이 끝났음을 뒤늦게 깨달았던 날. 작품은 바로 그런 기억들을 조용히 불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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