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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012 빛의 날개가 꺾인 순간 014 바람에도 016 기다리리라 홍지헌 018 당신이 아프면 020 생각지도 못한 일이 021 우리 엄마 좋겠다 김정곤 024 담쟁이 026 별 노 마 029 새벽은 혼자 오지 않는다 김세영 032 재회 034 바르도 건너기 036 어디로 정의홍 040 흘림골을 넘으며 041 자작나무 숲에서 042 아오라키 트레킹 김기범 044 뼈의 시간 046 장막 뒤의 긴 밤 048 메스가 머물다 간 자리 최예환 050 진료실 풍경 051 쑥덕 쑥떡 052 카톡 중 손경선 056 어쩔 수가 없다 058 가족 관계 기록부 059 라면 끓이는 날 박언휘 062 작약꽃 추억 064 미처 듣지 못한 질문 066 하얀 사막의 등대 김 완 068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하여 070 시인과 의사 072 새인봉, 지팡이에 대한 기억 주영만 074 그나저나 1 076 그나저나 2 077 그나저나 3 김경수 080 아이스크림과 사랑 082 아름다운 밤 084 안개와 빵 고현심 088 귤빛 병상 090 영상의 한계 091 생명의 합창 서 화 094 고성가도古城街道에서 096 결핵균 PCR 098 모죽毛竹 박권수 102 영포티 103 동지 하산 104 지전리 165번지 김호준 106 어머니 107 진료실 1 108 진료실 2 윤태원 110 진주 목걸이가 녹을 때까지 112 머리를 받치고 있는 목의 슬픔 114 지극히 평범한 여행자의 수면 김연종 118 몽당연필과 지우개 120 달려라 미어캣 122 6시 5분 전 유 담 126 입술 127 시선 128 돌 속의 꽃 송명숙 130 출근하는 오늘 131 공사 중 나는 132 주공 1단지 박영미 134 화해 136 홀로 서기 138 문상問喪 서홍관 140 삼례 목욕탕 142 만경강 143 말 편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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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사화집의 궤적을 따라가 보며 각기 다른 자리에서 시를 써온 의사 시인들의 목소리에 다시 귀 기울여 본다. 소멸해 가는 가슴의 흔적들이 문장 사이에 스며 있음을 발견한다.
봄의 난간에 기대어 선다. 지난 추위 속 동백의 주춤거림을 헤아리는 마음을 갖는다. 벚꽃은 근심처럼 흩날리고 사람들의 뒷모습이 오래 마음에 밟힌다. 우리의 생각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억의 작은 파편들을 그러모은다. 손으로 밀면 하늘은 푸르게 휘어지고, 강물은 다시 넘치며, 개나리의 설렘은 일상 속으로 번져간다. 매일 산과 들을 걸으며 숨 쉬는 그 소박함이야말로 우리가 지켜온 삶의 본질일 것이다. 그렇다. 삶이란 비 온 하늘에 어른거리는 한 자락 무지개를 기다리는 일이며, 인생이란 저녁 들판 위에 펼쳐지는 단 한 번의 재회와도 같다. 바람에 꺾인 벌노랑이꽃일지라도 상처가 있기에 비로소 정이 깃든다. 노을이 바람을 감싸듯 우리는 서로를 안으며, 글과 노래로 육신과 영혼의 둘레를 휘돌고 있다. 기다림과 재회. 이 사화집은 그러한 마음들이 모여 이루어진 작은 우주이다. 문학과 의학의 경계에서 길어 올린 사유와 감정들이 시가 되어 서로를 비추고, 다시 누군가의 마음을 밝혀주리라 믿는다. 좌담회를 통해 의사 시인들의 시가 태어나고 발화하는 시간을 함께 나누어주신 《시의 시간들》의 임인호 발행인과 이화영, 최세라, 박숲 시인께 깊이 감사드린다. 아울러 바쁜 진료 중에도 귀한 옥고를 보내주신 한국의사시인회 회원 여러분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6년 6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