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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양장
이상
위즈덤하우스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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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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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날개
에세이 · 허연

저자 소개 1

李箱, 김해경金海卿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으로, 1910년 8월 20일에 태어났다.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현재 서울대학교) 재학 중 학생 회람지 [난파선]의 편집을 주도하면서 시를 발표했고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1929년 조선총독부의 건축기수가 되어 근무하던 중 12월에 건축학회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당선된다. 1928년 졸업 앨범에서 평생 동안 필명이 되는 이상(李箱)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1930년 [조선]에 첫 소설 『12월 12일』 연재를 시작하며 등단했다. 이후 『이상한 가역반응』 『파편의 경치』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내며 활발한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으로, 1910년 8월 20일에 태어났다.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현재 서울대학교) 재학 중 학생 회람지 [난파선]의 편집을 주도하면서 시를 발표했고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1929년 조선총독부의 건축기수가 되어 근무하던 중 12월에 건축학회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당선된다. 1928년 졸업 앨범에서 평생 동안 필명이 되는 이상(李箱)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1930년 [조선]에 첫 소설 『12월 12일』 연재를 시작하며 등단했다. 이후 『이상한 가역반응』 『파편의 경치』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내며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친다.

1934년에는 [조선중앙일보]에 『오감도』를 연재했는데, 난해하고 파괴적인 형식에 독자들의 항의를 받고 연재가 중단되기도 하였다. 「오감도 작가의 말」은 연재 중단 후 쓰여 해당 잡지에는 발표되지 않았다. 1936년「날개」를 발표하여 큰 화제를 일으켰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날개」는 이상의 대표 소설이다. 이듬해는 1937년 2월 사상불온 혐의로 일본 경찰에 유치되었고, 같은 해 4월 17일 도쿄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사망하였다.

현대시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시인이며, 1930년대에 있었던 20년대의 사실주의, 자연주의에 반발한 모더니즘 운동의 기수였다. 그는 건축가로 일하다가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의 모더니즘 문학사를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겉으로는 서울 중인 계층 출신으로 총독부 기사였던 평범한 사람이지만, 20세부터 죽을 때까지 폐병으로 인한 각혈과 지속적인 자살충동 등 평생을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던 기이한 작가였다. 한국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시와 소설을 창작한 바탕에는 이런 공포가 늘 그의 삶에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910년에 태어나 1912년 아들이 없던 백부 김연필(金演弼)의 집에 장손으로 입양되었고, 백부의 교육열에 힘입어 신명학교, 보성고등보통학교,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마쳤다. 손가락이 잘리고 빈궁하게 살았던 친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와 자신을 입양한 백부에 대한 증오심으로 어린시절을 보냈다. 영민하여 학업 성적은 우수하였고,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재질이 있어 학창시절, 직장시절 내내 그림에 꿈을 품고 열중하였다. 또한 조선인인지 일본인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유창한 일본어 실력이 있었고, 예술적 이상향으로 동경(도쿄)을 꼽았다고 한다. 스스로를 선각자이며, 천재, 모더니즘의 기수이자 전위예술의 선구자라고 자처했는데, 식민지 시대임에도 민족적인 자각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범세계적이고 현대적인 문명에 심취하였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는 한국 고유의 색채를 찾아볼 수 없으며, 오히려 유럽이나 일본 문학계에 유행하던 모더니즘의 영향을 찾을 수 있다. 실제 생활은 나태하고 난잡, 무기력했다고 전해지며,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잡지 [조선(朝鮮)]의 1930년 2월호부터 12월호까지 9회에 걸쳐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이기도 한 『12월12일(十二月十二日)』을 」이상」이라는 필명으로 연재하였고, 1931년 『이상한 가역반응』을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BOITEUX·BOITEUSE』 『오감도』 등을 [조선과 건축]에 발표했고, 1932년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을 [조선]에 발표하면서 비구(比久)라는 익명을 사용했으며,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하였다. 이후 [구인회]에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한다. 미친수작, 정신병자의 잡문이라는 혹평을 받아 결국 30회로 예정되어 있었던 분량을 15회로 수정하여 연재가 중단되었지만 열화와 같은 찬반양론을 일으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소설 『지팡이 역사』 수필 『혈서삼태』와 『산책의 가을』 등을 발표하였고, 1935년에는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연재되는 동안 삽화를 맡아 그리기도 하는 등 창작 활동은 계속하였다. 친구인 구본웅(具本雄)과는 신명(新明)학교 동기동창일때부터 각별히 친했으며, 대학입학시 그가 선물한 스케치박스(사구상)에서 필명인 이상이 나왔다는 설이 전해진다. 화가 구본웅이 인쇄소 창문사에 이상의 일자리를 주선하여 근무하면서 1936년, 구인회의 동인지인 [시와 소설]을 창간하고 편집해 발간하지만 1집만을 발간하고 그만둔다. 이후 [중앙]에 『지주회시』 [조광]에 『날개』 『동해』를 발표하였다.

백부에게서 유산을 물려받고 가족들과 함께 살았으나, 가족들의 무지와 가난에 곧 질려서 보름만에 나와버렸다. 1933년, 무질서한 생활로 폐병이 심해져 각혈까지 한 그는 총독부 기사직을 그만두고 구본웅과 함께 황해도 백천에서 요양 생활을 시작했다. 그 곳에서 그의 연인인 금홍을 만났다. 서울에 올라와서도 금홍을 못잊고 방황 하다가 제비 다방을 마련해 그녀를 마담자리에 앉혔다. 그는 금홍과의 만남 이후에도 여러 여급들과 사랑을 나누었는데, 이들을 무척 사랑하긴 했지만 그 행복이 오래간 적은 없었다. 다만 이들과의 관계에서 문학적 영감을 얻어 작품들을 집필하였다. 1933년부터 1937년까지, 그는 금홍과 권순희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가면 『봉별기』, 『날개』, 『지주회시』 그리고 『종생기』등과 전문시 음화시, 문명 비평류의 수필 등을 산더미처럼 쏟아내었다. 이 수많은 작품들이 술에 절어있던 한밤 중에 쓰여졌다는 사실은 ‘천재 이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그러던 그는 이화여전 출신인 여류문인이자 친구 구본웅의 이복동생인 변동림(이상이 죽은 뒤 순화 김환기의 부인이 된 김향안 씨)과 결혼을 하였다. 그녀는 금홍과 달리 빈민굴에서 고생하는 그의 가족과 깊은 친분을 맺었다. 하지만 그녀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그녀는 카페의 여급으로 일하며 입에 풀칠을 하게 되었다. 건강악화와 어려운 경제적 여건 등, 국내에서의 비참한 현실과 마주친 이상은 도피하기 좋아하는 그의 성격탓인지, 가족과 아내를 남겨둔 채 1936년에 동경행을 선택했다. 동경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가난을 절절히 겪던 그는 『종생기』, 『환상기』, 『실락원』, 『실화』, 『동경』 등의 수많은 작품을 엮어냈고, 『봉별기』를 [여성]에 발표하였다.

그의 마지막 여자인 변동림은 『동해』 『단발』 구필 『행복』 『종생기』의 『선』 『실화』의 『연』 등에서 지금까지 살아 숨쉬고 있다.이듬해 2월, 극도로 악화된 건강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던 이상은 1937년 불량선인(사상불온) 혐의로 운 나쁘게도 일본 경찰에게 검거되어 옥살이를 치렀다. 건강이 악화되어 거의 시체나 다름없게 된 그는 보석을 허가받아 평소 동경제대의 부속병원에 입원했다. 항상 여자와 문학에 빠져 살던 이상은 결국 날지 못한 채 변동림이 구해온 레몬의 향기를 맡으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 유해는 화장하여, 경성으로 돌아왔으며, 같은 해에 숨진 김유정과 합동영결식을 하여 미아리 공동묘지에 안치되었으나, 후에 유실되었다. 20세기 한국문학사에 내장된 최고의 형이상학적 스캔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전집이 출간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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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88쪽 | 165g | 100*180*12mm
ISBN13
9791175910935

책 속으로

나는 어디까지든지 내 방이-집이 아니다. 집은 없다-마음에 들었다. 방 안의 기온은 내 체온을 위하여 쾌적하였고, 방 안의 침침한 정도가 또한 내 안력을 위하여 쾌적하였다. 나는 내 방 이상의 서늘한 방도, 또 따뜻한 방도 희망하지 않았다.
---p.15

만일 내가 그런 좀 적극적인 것을 궁리해내었을 경우에 나는 반드시 내 아내와 의논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면 반드시 나는 아내에게 꾸지람을 들을 것이고- 나는 꾸지람이 무서웠다느니보다도 성가셨다. 내가 제법 한 사람의 사회인의 자격으로 일을 해보는 것도, 아내에게 사설 듣는 것도.
---p.22~23

나는 내가 지구 위에 살며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지구가 질풍신뢰의 속력으로 광대무변의 공간을 달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참 허망하였다. 나는 이렇게 부지런한 지구 위에서는 현기증도 날 것 같고 해서 한시바삐 내려버리고 싶었다.
---p.32

하늘에서 얼마라도 좋으니 왜 지폐가 소낙비처럼 퍼붓지 않나, 그것이 그저 한없이 야속하고 슬펐다. 나는 이렇게밖에 돈을 구하는 아무런 방법도 알지는 못했다. 나는 이불 속에서 좀 울었나 보다. 돈이 왜 없냐면서…….
---p.50

무슨 목적으로 아내는 나를 밤이나 낮이나 재웠어야 됐나? 나를 밤이나 낮이나 재워놓고 그러고 아내는 내가 자는 동안에 무슨 짓을 했나? 나를 조곰씩 조곰씩 죽이려 든 것일까?
---p.62

나는 또 내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인생에 무슨 욕심이 있느냐고. 그러나 있다고도 없다고도, 그런 대답은 하기가 싫었다. 나는 거의 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조차도 어려웠다.

---p.66

출판사 리뷰

고전을 새롭게 읽는 가장 위픽다운 방식, 위픽 클래식

단 한 편의 단편소설로 오늘의 한국문학을 조명하며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안해온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이 이번에는 고전 문학으로 독자들과 만난다. ‘위픽 클래식’은 ‘독자가 고른 불멸의 고전’을 슬로건으로, 문학사적 권위가 아닌 오늘의 독자들이 사랑하는 작품을 현대적인 번역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소장형 시리즈다. 1차로 동시 출간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이상의 『날개』는 위픽 클래식이 지향하는 세계관과 형식을 보여주는 파일럿 성격을 띤다.

고전은 늘 읽고 싶지만, 막상 펼치기에는 어렵고 멀게만 느껴진다. 낡은 번역과 전집 중심의 구성은 특히 젊은 독자들에게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위픽 시리즈는 그동안 ‘단 한 편’의 단편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내는 실험을 통해 짧지만 밀도 높은 독서 경험을 제안해왔다. 위픽 클래식 역시 이러한 정체성을 이어받아, 기존의 전집이나 선집 중심에서 벗어나 한 편의 고전 단편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독자는 부담 없이 작품을 완독하면서도 고전이 지닌 깊이와 여운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각 권에는 작품을 사랑해온 작가들의 에세이도 함께 수록되었다. 『인간 실격』에는 주인공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을 만큼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요조 작가가, 『첫사랑』에는 러시아 문학 번역가이자 시인 겸 소설가인 이장욱 작가가, 『날개』는 영원한 청춘들의 시인 허연 작가가 참여해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애정을 담아냈다. 작품을 오랫동안 사랑해온 이들의 진솔한 글은 고전을 새롭게 읽는 또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당신의 인생에 남은 단 한 편의 고전은 무엇인가요?

위픽 클래식은 고전을 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전이 지금의 독자에게 새롭게 읽히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현대 독자의 감각에 맞춘 번역, 소장 가치를 높인 디자인과 편집을 통해 고전 독서의 문턱을 낮추고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안한다.

이번에 출간된 『인간 실격』 『첫사랑』 『날개』는 시대와 국경을 넘어 꾸준히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고전들이다.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불안과 고독, 자기 고백의 극한을 보여주는 일본 문학의 정수 『인간 실격』, 단 한 번뿐인 첫사랑의 설렘과 상실, 그리고 성장의 순간을 섬세하게 그려낸 러시아 문학의 걸작 『첫사랑』, 불안과 욕망, 자아의 분열을 독보적인 상상력과 실험적인 문체로 담아낸 한국 근대 문학의 문제작 『날개』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과 감동을 전한다.

위픽 클래식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자 참여형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첫 세 권을 시작으로 독자 설문을 통해 다음 작품들을 선정함으로써 시리즈 전체를 독자와 함께 완성한다. 특히 작품명과 저자명을 가린 채 문장만으로 작품을 선택하도록 설계해 독자들이 선입견 없이 작품 자체의 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독자들의 선택은 곧 위픽 클래식의 다음 목록이 되며, 과정과 결과 역시 공개해 시리즈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고전은 오래되었지만, 읽는 방식은 새로워질 수 있다. 위픽 클래식은 고전을 읽는 방식을 새롭게 제안하며, 오늘의 독자들과 함께 새로운 클래식의 목록을 만들어갈 것이다.

“나는 이불 속에서 좀 울었나 보다. 돈이 왜 없냐면서…….”
시대를 뒤흔든 전위적 모더니스트,
천재이자 광인, 이상이 그리워했던 인공의 날개

1930년 근대 한국의 정체된 문단에 혜성처럼 나타나 7년간 문제작을 쏟아내며 화제를 몰고 다녔던 ‘천재이자 광인’ 이상.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7쪽)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70쪽) 『날개』는 근대 이후 한국문학 사상 가장 유명한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가진 단편소설이다. 1936년 월간지 『조광(朝光)』 9월호에 실린 이 소설은 난해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쏟아내며 “미친놈의 헛소리”라는 비난까지 들었던 이상을 불멸의 모더니스트로 뒤바꾸었다.

주인공 ‘나’는 33번지 낡은 집의 볕도 들지 않는 윗방에서 “가장 게으른 동물처럼”(23쪽) 종일 잠을 자거나 아내의 소지품으로 불장난을 하며 시간을 축낸다. 가운데 장지를 중심으로 볕이 드는 아랫방은 아내의 몫이다. ‘나’는 “아내에게는 왜 늘 돈이 있나 왜 돈이 많은가”(26쪽)를 궁금해하며 자신의 방에서 이불을 쓰고 누워 아내와 내객의 대화를 엿듣는다. 어느 날 ‘나’는 아내의 밤 외출을 틈타 밖으로 나온다. 5원을 가지고 거리를 헤매지만 갈 곳도, 할 것도 없고 돈을 쓰는 법도 모른다. 피곤해진 ‘나’는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그 돈을 쥐여주고 처음으로 아내 방에서 잠을 잔다. 외출한 뒤에 돌아와 아내 방에서 자는 것, 세상의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이 기쁨을 깨달아버린 ‘나’는 돈이 없음을 한탄하게 된다. 하루는 외출했다가 비를 맞고 감기에 걸린 ‘나’에게 아내는 아스피린을 준다. 한 달 동안 약과 잠에 취해 살던 나는 아내의 화장대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날개』는 이상의 경험을 투영한 자전소설이자 한국문학에 처음으로 의식의 흐름 기법을 도입한 심리소설로 평가받는다. 주인공 아내의 이름인 ‘연심’은 그의 첫 번째 연인이었던 기생 금홍의 본명이며, 소설 속 ‘나’의 거처인 33번지는 이상이 금홍과 함께 운영했던 다방 ‘제비’의 주소지 종로1가 33번지를 암시한다. 두 사람은 다방 ‘제비’가 문을 닫을 무렵 헤어졌고, 이상은 폐결핵을 앓으며 아내가 벌어오는 돈으로 연명하는 자신의 모습을 소설 속 ‘나’와 아내로 되살려냈다. 어엿한 사회인의 자격으로 돈을 벌지도, 그렇다고 밖에 나가 놀지도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해부하는 ‘나’의 목소리는 스스로를 가장 가혹한 시선으로 들여다본 적 있는 독자라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거울을 보듯 자기 자신을 뜯어보는 냉소적인 문장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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