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작가의 말
어쩌면 모든 게 늦은 것만 같은 - 리즈 맞지 않는 구두를 신다 - 비비안 안락한 구속, 불안한 자유 - 올리비아 반짝임은 내 안에 있다 - 마릴린 욕망을 욕망하다 - 그레이스 나에게서 벗어나 볼 용기 - 오드리 나를 사랑할 시간 - 소피아 에필로그 - 서영의 이야기 |
남인숙의 다른 상품
|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마지못해 나를 벗더니 원래 그대로 다시 단장시켰다. 천 주머니에 들어가기 직전, 나는 눈물을 그득 담고 있는 그녀의 커다란 눈을 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니? 어떻게 살아야 내가 밉지 않을 수 있는 거니?” 그건 그저 한탄일 뿐이었지만 나는 알 수 없는 책임감을 느꼈다. 내가 그 답을 알고 있다면 어떻게든 그녀에게 전해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아마 다시는 그녀를 만날 수 없겠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그녀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내 남은 생의 숙제가 되리라는 예감이 느껴졌다. - [어쩌면 모든 것이 늦은 것만 같은_리즈」중에서 “너는 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결혼이라는 거, 하고 싶어?” 나는 왜 남자가 결혼에 대한 말에‘ 나하고’라는 단어를 쏙 빼놓는지 궁금했다. “결혼? 하면 좋지. 하지만 안 해도 상관없어. 만약 지금보다 삶의 질이 나빠질 것 같은 결혼이라면 안 하는 게 나아.” 대답을 들은 남자는 조금 마음을 놓는 듯했다. 결혼에 대한 그들의 대화는 결코 그 이상으로 깊어지지 않았다. 항상 거기까지만 갔다가 얕은 곳으로 되돌아와 무릎까지만 담그고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것. 그게 그들이 함께 있는 방식이었다. ---「맞지 않는 구두를 신다_비비안」중에서 “너 그 오빠하고 키스 했어, 안 했어?” 그녀가 대답 대신 바쁘니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하자 저쪽에서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했구나, 했어.” 그녀가 변명할 새도 없이 친구는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제발 부탁이니 처음 만난 남자하고 첫날부터 술 마시고 키스하지 말라고 했지? 네 연애가 항상 두 달을 못 넘기는 이유가 그거야. 왜 그걸 못 참아?” “어쩌다 분위기가 그렇게 됐어. 시작이야 어쨌든 지금부터 잘하면 되지 뭐. 나 그 오빠 맘에 들어.” “퍽이나 그러겠다! 내가 지켜볼 거야.” “결혼하게 되면 너한테 크게 한턱 쏠게.” 그녀는 결혼을 참 쉽게 입에 올렸다. 매력적이고 결혼을 열렬하게 원하기까지 하는 그녀가 왜 이제까지 결혼을 하지 못했는지 이상하고 또 이상한 일이었다. ---「반짝임은 내 안에 있다_마릴린」중에서 사람들의 오해와는 달리 욕망이 없는 삶은 모든 게 채워진 완벽한 삶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없는 삶이다. 내가 나를 욕망했던 여자들에게서 좌절보다는 생기를 느낄 수 있던 것처럼 말이다. 인간의 욕망은 방향과 정도를 통제할 수 있을 만큼 현명하기만 하다면 좋은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임이 분명하다. 나는 이별을 쓸쓸히 느끼면서도 이번 만남에서도 나의 리즈에게 전해줄 가치가 있는 말을 건져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욕망의 온전한 주인이 될 때 삶은 당신 편이 된다.’ - [욕망을 욕망하다_그레이스」중에서 소피아는 심 대리를 무척 싫어했는데 심 대리가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우거나 야근을 미룰 때 자신이 그 일까지 떠맡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한 번은 소피아가 동료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 “머리로는 나도 안다고. 그 애들이 자라서 세금을 내고 내 연금도 내 주겠지. 그런데도 내가 내 피와 살을 깎아서 남의 애를 키워 주는 것 같은 이 더러운 기분은 뭐지?” 그녀들 사이에는 배려와 권리라는 묘한 경계 위에서의 줄타기가 있었다. 처음에는 소피아도 심 대리를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배려하려고 노력했지만, 미처 배려를 받지 못했을 때 심 대리가 권리를 침해당한 듯 반응하는 걸 보고 상심했다. 나는 두 사람의 사이에 훨씬 더 힘이 센 누군가가 있어서 그 배려와 권리를 조율해 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책임은 언제나 두 사람이 나누어 떠안아야만 했다. ---「나를 사랑할 시간_소피아」중에서 |
|
◆ 신비한 구두, 7명의 여자 앞에 나타나다
여기 일곱 명의 여자가 있다. 제각각 다른 고민과 다른 매력을 가진 여자들이다. 혼자 힘겨운 서울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사회 초년생, 결혼을 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벅찬 남자와 오랜 연애를 끌고 있는 간호사, 결혼은 하고 싶지만 자기의 라이프 스타일을 양보하고 싶지는 않은 공무원, 이른 나이에 결혼해 남편의 눈으로만 모든 걸 바라보게 된 주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욕망하는 방법조차 잊은 아이 엄마, 사회생활과 사람에 상처 받은 은둔형 외톨이, 인생에는 이기고 지는 것밖에 없다는 듯 일에만 매달리는 커리어 우먼까지. 이들은 모두 자기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살아왔지만 해결되지 않는 고민을 안고 있다. 그리고 이 여자들의 앞에 신비한 구두가 나타난다. 12센티미터 굽을 가진 이 ‘야하게 생긴’ 구두는 일곱 여자를 차례차례 찾아가며 그녀들과 함께 고민하고, 그녀들과 함께 욕망한다. 그리고 이 신비한 구두는 여자들이 갈 길을 자기도 모르게 인도한다. 하지만 이 구두는 마법의 구두가 아니다. 이 구두를 신은 여자들이 삶의 답을 찾은 이유는 ‘화려한 구두’라는, 오로지 자기를 위한 선택을 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20대 초반에는 아무렇지 않게 신고 다니던 화려한 하이힐은 나이가 들며 여자들에게서 조금씩 멀어진다. 나이가 드니 불편해서, 회사에 신고 다니기에는 너무 화려해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신을 일이 없어서……. 그러나 이 일곱 명의 여자들은 그저 자신을 아름답게 해주는, 오직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이 구두를 선택하고 신을 용기를 냈다. 그리고 그 용기가 결국 그녀들의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었다. “좋은 구두는 신은 사람을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준다”는 유행어는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좋은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말과 동의어일지도 모른다. ◆ 불안할수록, 두려울수록, 외로울수록 나를 사랑하라 지금의 자신에게 실망을 느낀다면 그것은 아직 자신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사람은 아무 상관없는 사람에게 실망을 느끼지 않는다. 사람은 스스로를 사랑하기에 자기 자신에게 실망한다. 모두가 내 탓인 것만 같은 마음에서 조금만 거리를 둬 보면 어떨까? 한 발짝 멀어져서 보면 자신의 삶도 그렇게 나쁜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들과 다른 장점과 매력이 있고, 나름대로 꾸준히 해온 노력도 있다. 아무것도 없더라도 괜찮다. 지금부터 용기를 내면 되니까. 다른 사람을 위로할 때 “괜찮아. 지금부터 시작하면 되지”라고 말하듯,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말을 걸 수 있다. 나 자신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고, 나의 장점과 매력 역시 나만큼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나를 가장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다. 불안하다면, 두렵다면, 외롭다면, 나 자신을 탓하기 전에 누구보다 먼저 나의 편이 되어 자신을 사랑하라고 이 책은 말한다. 일곱 명의 여자들은 이 책을 읽는 여자들 모두의 모습이다. 이야기 속 구두는 만나는 여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그녀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개성을 찾아낸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자기 자신의 사랑스러운 점을 샅샅이 뒤지고 찾아내, 그때부터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하게 되기를 바란다. [작가의 말] 중에서 지금부터 내가 들려 줄 것은 구두 이야기이지만 구두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여자들, 어쩌면 바로 당신에 대한 이야기다. 스무 살을 맞은 이래 열심히 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시간을 거쳐 몇 가지 중요한 인생의 선택을 마친 채 고민에 빠진 여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시작부터 스포일러를 하자면, 나는 고통이 아닌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주인의 아름다움밖에 보지 못하는 눈먼 구두의 수다를 통해 당신이 자기 삶의 아름다움을 한 번 더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