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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성주여자교도소의 이상한 여자들
2장 3일의 귀휴 3장 신참 교도관 4장 접시꾼 오주란 5장 카사노바 배장수 6장 그래야 우리가 살아 7장 벚나무 옆 붉은 벽돌집 8장 망치녀 오한나 9장 친절한 이웃 10장 문정왕후와 정난정 11장 정당방위 12장 판금과 지오 작가의 말 프로듀서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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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에요?”
“삼 년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네.” 단 한 번도 판금에게 면회를 온 적 없었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아버지인 모양이었다. 그날 판금에게 3일의 귀휴가 결정됐다. 복역 중인 죄수는 일정한 사유가 생기면 휴가를 얻어 교도소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부모가 사망할 경우 허가되는 특별귀휴도 드문 사유 중 하나였다. 박판금은 무기수이지만 온갖 권모술수로 수형 생활을 잘해 모범수로 분류된 데다, 교도관들과 모종의 유착 관계를 유지해온 덕에 어렵지 않게 귀휴를 얻어낼 수 있었다. ---p.22 “여긴 장례식장이 아니잖아요?” 그때 판금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더니 차에서 내려 사람들 소리가 나는 공장 안쪽으로 도망쳤다. 지오의 뒤통수가 화끈거렸다. ‘이 미친!’ 지오가 판금을 쫓아 공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p.30 “어머니가 실종되기 전에 성주여자교도소에 면회를 가신 기록이 있어요.” 몇 년 전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성주여자교도소에 관한 내용을 접한 적이 있었다. 여죄수 중에서도 무기수 혹은 누범을 저지른 S3급 죄수들만 가는 곳이라고 했다. 현직 교도관들도 발령이 나면 퇴사를 고려할 정도로 험지로 꼽히는 그곳에 엄마가 발걸음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엄마가 사라지기 직전에 그곳을 찾았다는 것이었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p.44 “지독한 것. 아주 뒤통수에 눈이 달렸나 보네. 숨 막혀서 같이 다니겠나 이거.” ---p.73 지오와 두 사람이 거칠게 몸싸움을 하는 사이, 판금은 선장실로 달려가 다시 조타기를 잡았다. 손바닥에 닿는 차가운 키가 제 마지막 목숨줄처럼 느껴졌다. 판금은 꽉 다문 잇새로 낮게 읊조렸다. “제발 움직여라. 제발. 나 아직 우리 해수 얼굴도 못 봤어. 이대로는 못 간다, 내가.” ---p.91 텅 빈 독방에 남겨진 판금은 바닥에 얼굴을 묻은 채 꺽꺽 울어댔다. 목이 쉬어 아무런 소리도 새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그저 입을 벌린 채 우는 표정만 짓고 있을 때까지. 밖은 벌써 따뜻했다. 꽃들이 무성하게 피어 눈부시게 화사하고도 잔인한 봄이었다. ---p.105 “마른 오징어에도 쥐어짜낼 물기는 남아 있는 법이지.” ---p.149 개털만 날리는 성주여자교도소에 범털의 등장은 낭보였다. 감옥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둘 중 하나를 갖춰야 했다. 사형수를 뜻하는 빨간색 명찰을 달고 있거나, 혹은 돈 많은 범털이거나. 전자는 섣불리 건드릴 수 없기 때문이고, 후자는 떨어지는 콩고물이 꽤 짭짤하기 때문이었다. ---p.161 공이 선을 넘었느냐 아니냐를 가르는 비정한 깃발처럼, 판금의 삶 역시 누군가가 임의로 그어놓은 선들에 의해 번번이 무효 처리 당하기 일쑤였다. 그것은 사회가 허락하지 않은 위치에 철저히 고립되어 있던 판금을 향한 지독한 오프사이드 선언처럼 느껴졌다. ---p.196 목숨을 걸고서라도 자식을 만나고 싶은 마음과 자신을 믿어주는 단 한 사람. 그 교차점에서 죄수와 교도관이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의 씨앗이 텄습니다. 그리고 그 씨앗은 제 안에서 한 편의 활극으로 자라났습니다. ---「작가의 말」중에서 원고를 읽으며 누군가에게 ‘팔자가 사납다’고 말하는 이들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한 인간이 쌓아온 인생 겹겹을 쉬운 말로써 정의해버립니다. 처절하게 살아온 한 인생을 유별나다 취급하며 멀리합니다. 그렇다 한들 그 말이 판금을 담을 수 있는 전부일까요? ---「프로듀서의 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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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서 함께 가는 게 아니다
서로가 없으면, 다음 단서로 갈 수 없으니까 소설 속 두 주인공은 서로를 믿지 않는다. 지오에게 판금은 통제해야 할 재소자이고, 판금에게 지오는 귀찮고 위험한 감시자다. 그러나 혼자서는 다음 단서로 갈 수 없다. 감시와 호송으로 시작된 동행은 곧 거래가 되고, 그 거래는 두 사람을 각자의 가장 어두운 사연 속으로 데려간다. 이 소설에 착한 구원은 없다. 그저 선한 교도관이 불쌍한 죄수를 구해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판금은 교도소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실세들에게 조아리고, 재소자들에게 우표를 뜯고, 필요하면 상대를 속인다. 그러나 그 무모한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 순간 묻게 된다. 과연 판금의 삶을 범죄자라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김미조 작가는 판금을 판결문 밖으로 끌어내, 낙인 뒤에 가려져 있던 한 인간의 생을 보여준다. 온 나라가 같은 편을 외치던 순간에도 삶은 누군가를 선 밖으로 밀어냈다 제목 『오프사이드』는 축구 규칙이자 이 소설의 핵심 질문이다. 오프사이드는 아주 짧은 순간의 위치와 타이밍으로 누가 선 안에 있고, 누가 선 밖에 있는지를 판정한다. 판금의 삶도 그런 보이지 않는 선 위에 놓여 있다. 법의 선, 가족의 선, 사회가 정상이라고 부르는 삶의 선. 그는 오래전 그 선 밖으로 밀려났지만 멈추지 않는다. 달리고, 찾고, 사랑하고, 끝내 누군가를 포기하지 않는다. 모두가 같은 편을 외치던 그 여름, 『오프사이드』는 묻는다. 누가 안에 있고, 누가 바깥에 있는가. 그리고 그 선은 과연 누가 그었는가. 장면이 먼저 떠오르는 문장과 미장센 김미조 감독의 첫 소설 김미조 작가는 영화 〈갈매기〉로 여러 영화제를 휩쓸고, 최신작 〈경주기행〉으로 다시 주목받는 감독이다. 『오프사이드』는 그의 첫 소설로, 영화적 장면 전환과 생생한 입말이 문장에 살아 있다. 교도소의 폐쇄감, 젓갈 공장에서의 소동, 산과 바다와 섬으로 이어지는 전개는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무겁고 비극적인 사연을 품고 있으면서도, 이 소설은 넉살과 유머, 속도를 잃지 않는다. 원고를 읽으며 떠올린 얼굴들 ✶ 〈기생충〉 〈우리들의 블루스〉 배우 이정은 ✶ 〈약한영웅〉 〈D.P.〉 배우 이연 추천작! 『오프사이드』의 인물들은 읽는 순간 선명한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제작 과정에서 원고를 읽으며 가상 캐스팅으로 떠올린 배우들에게 추천을 청했고, 이정은 배우와 이연 배우가 작품을 읽고 기꺼이 응답했다. 이정은 배우는 무기징역수 박판금을 두고 “책을 덮은 뒤 그녀를 그저 범죄자라고 부를 수만은 없었다”고 말하며, 이 소설을 “끝내 살아가려고 고군분투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로 읽어냈다. 이연 배우 역시 『오프사이드』를 “인물들이 제 숨과 체온을 지닌 채 움직이는 소설”이라 평하며, 김미조 작가가 집요하게 쌓아올린 세계와 감정을 짚었다. 가장 밝은 축제의 뒤편에서 시작된 가장 어둡고 뜨거운 추적극 그 여름의 붉은 함성 뒤편에서 두 여자는 서로를 의심하고, 속이고, 필요할 때는 한편이 되어 같은 방향으로 달린다. 웃음이 터지는 소동극은 점점 더 깊은 진실로 향하며 어느새 법과 낙인의 선을 가로지르는 하드보일드 누아르가 된다. 『오프사이드』는 끝까지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 당신은 이미 판금의 편에 서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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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조 작가에게는 누군가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특별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오프사이드』의 두 주인공을 각별한 존재로 만듭니다. 주인공은 교도관조차 긴장하게 만드는 무기징역 복역수입니다. 그러나 책을 덮은 뒤 그녀를 그저 범죄자라고 부를 수는 없었습니다. 그녀는 사회가 그어놓은 선 밖으로 밀려나도 끝내 살아가려고 고군분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장면마다 영화처럼 펼쳐지고, 한 번도 멈출 수 없게 달려가는 이야기입니다. - 이정은 ([기생충],[우리들의 블루스]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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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는 순간, 글 앞으로 세계가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판금과 지오, 나아가 이야기 속 모든 인물들이 제 숨과 체온을 지닌 채 움직이고, 그런 그들을 마주하며 느끼는 감정이 낯설 만큼 선명해 진짜에 가까웠으니까요. 김미조 감독이 집요하게 쌓아올린 이 세계를 누구보다 먼저 문장으로 하나하나 뜯어보고 있다는 사실이 짜릿했고 벅찼습니다. 반갑다 오프사이드. - 이연 ([약한영웅],[D.P.]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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