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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 가득 어슴푸레하고 은은한 생명의 빛!
몸을 낮추고 배 끝을 살짝 구부린 나방들의 몸짓! 배 끝에서 좁쌀만 하게 나오는 나방의 알! “나방아, 힘내라!” “나방아, 힘내!” 색동 나방들은 한 마리씩 날아 와손바닥에 알을 하나씩 조용히 내려놓았어요. “와~! 색동 누에알이라니!” “그 알은 휘파람 아줌마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어머나! 고마워요” 이번 방은 색실 방이었어요. 휘파람 아줌마는 색실로 순식간에 잠자리를 만들었어요. “우와~ 사람의 손은 대단해요. 어떻게 실로 잠자리를 만들어요? 개구리도 만들 수 있어요?” “그럼, 이렇게 여러 가지 색의 실이 있는데…. 여치, 꽃, 팔찌…… 뭐든 만들 수 있지.” 핑구 아빠가 가볍고 부드러운 노란 실 다발을 골라 주면서 말했어요. “휘파람 아줌마, 이 실을 목에 둘러보세요.” 핑구가 싱긋 웃었어요. 휘파람 아줌마가 실뭉치를 목에 두르자,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날개가 양쪽으로 피어올랐어요. 휘파람 아줌마는 날개를 쫙 펴고 높이 날면서 색동 나라를 내려다보았어요. 둥글둥글 빛나는 색색의 지붕들이 점점 멀어졌어요. “휘리리이 휘리리이~.” 휘파람 아줌마는 뽕나무 옆에 사뿐히 내렸어요. 주머니엔 색동 누에알! ‘아~! 얘네들은 어떤 색으로 깨어날까?’ 휘파람 아줌마는 색동 누에 생각에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어요. “휘리~~ 휘이이~~ 휘리리리!”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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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 한 번에 펼쳐지는 상상과 생명의 색동나라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현실과 상상이 서로 손을 잡고 살아갑니다. 『휘파람 불면 누에 나온대』는 바로 그 경계에서 시작되는 아름다운 그림동화입니다. 아침 햇살이 비치는 뽕나무 숲, 휘파람을 불며 뽕잎을 따는 휘파람 아줌마 앞에 분홍빛 누에 ‘핑구’가 나타나는 순간, 독자는 현실의 뽕밭을 넘어 상상의 색동나라로 초대됩니다. 작품은 작은 누에 한 마리와 사람의 만남이라는 소박한 출발에서 시작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자연과 생명, 용기와 우정, 그리고 끝없는 상상력이 어우러진 따뜻한 세계를 펼쳐 보입니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분홍색 누에 핑구의 등장과 휘파람 아줌마의 만남은 이 작품이 현실을 바탕으로 한 환상 동화임을 자연스럽게 보여 줍니다. 색깔로 배우는 상상력, 생명으로 배우는 자연 이 동화의 가장 큰 매력은 상상력이 자연을 만나 더욱 아름답게 피어난다는 점입니다. 핑구는 자신이 사는 색동나라에는 초록색, 다양한 색깔의 누에들이 살며 무지개보다 더 많은 색의 실을 뽑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은 이 장면을 통해 ‘누에는 흰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됩니다. 작가는 실제 누에와 뽕나무라는 익숙한 소재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여, 자연을 배우는 과정이 곧 창의력을 키우는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상상은 현실을 떠나는 일이 아니라 현실을 더욱 풍성하게 바라보는 또 하나의 창이라는 사실을 이 작품은 자연스럽게 전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는 생명의 소중함도 따뜻하게 녹아 있습니다. 휘파람 아줌마는 연하고 좋은 뽕잎을 골라 누에를 먹이고, 위험에 빠진 핑구를 위해 거침없이 왕거미 도도에게 맞섭니다. 힘없는 작은 생명을 보호하려는 따뜻한 마음은 어린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심어 줍니다. 누에는 단순한 벌레가 아니라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친구가 되는 존재이고, 사람과 자연이 서로 돌보고 의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동화는 아름답게 들려줍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생명을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아이들은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위기를 넘어 희망을 만드는 용기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워지는 것은 왕거미 도도의 등장입니다. 도도는 핑구를 잡아먹으려는 위협적인 존재이지만, 작품은 두려움만을 그리지 않습니다. 휘파람 아줌마의 용기와 핑구의 지혜가 힘을 합쳐 위험을 극복하는 과정은 긴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특히 핑구가 "커져라! 커져라! 나의 고치 풍선아!"라고 외치며 거대한 고치 풍선을 만들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는 명장면입니다. 위기 앞에서도 서로를 믿고 협력하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메시지는 어린 독자들에게 자연스러운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 줍니다. 이 작품은 선과 악을 단순히 대립시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위험은 존재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은 서로를 지켜 주려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이야기 전체를 통해 보여 줍니다. 휘파람 아줌마는 핑구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핑구 역시 자신의 특별한 능력으로 아줌마를 구합니다. 도움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주고받는 것이라는 사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따뜻하게 전하는 것입니다. 결국 두 존재가 함께 힘을 모아 도도를 물리친 뒤 다시 평화를 되찾는 결말은 아이들에게 협력의 가치와 희망의 힘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합니다. 그림 한 장마다 피어나는 동화의 감성 『휘파람 불면 누에 나온대』는 글뿐 아니라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또한 매우 인상적입니다. 부드러운 수채화풍 색감으로 표현된 뽕나무 숲과 푸른 자연, 분홍빛 핑구, 환상적인 색동나라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한 편의 그림 전시회를 감상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화려함보다 따뜻함을 선택한 그림은 아이들의 정서를 편안하게 감싸 주며, 이야기에 더욱 깊이 몰입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글과 그림이 서로 경쟁하지 않고 아름답게 호흡하며 한 편의 서정적인 동화를 완성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이 작품의 큰 장점입니다. 『휘파람 불면 누에 나온대』는 단순히 누에를 소재로 한 동화가 아닙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 친구를 지키는 용기, 그리고 현실을 넘어서는 상상력까지 한 권에 담아낸 따뜻한 그림동화입니다. 무엇보다 휘파람이 울리는 순간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설정은 앞으로 이어질 ‘휘파람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까지 품게 합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아이들은 어느새 휘파람을 불며 자신만의 색동나라를 상상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상 속에서 자연은 더 가까워지고, 생명은 더 소중해지며,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운 곳으로 변해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