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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 제 1 장 | 두 개의 여명 | 제 2 장 | 두 사람의 여명 | 에필로그 | | 에피소드 0 | 한 사람의 여명 |
高山 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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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여름이 성큼 다가온 해안가를 시야는 혼자서 걷고 있었다. 수업을 땡땡이치고 아침에 바닷바람을 쐬면 기분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냥 덥기만 했다. 둑 너머로 뭐든 집어삼킬 듯한 거센 파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야는 초여름의 태양을 가만히 노려보았다. 이 기세등등한 태양도 6월이 되면 장마철 비구름에 일단 한 발짝 물러선다. 내가 태양이라면 시작부터 초를 치니 홧김에 대지를 몽땅 태워버리는 폭동이라도 일으킬 텐데. 나 같은 열여섯 살 남학생이 세상에 실망해서 폭주하듯 말이다. 둑길을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출근과 등교를 마치고 직장인과 학생 모두 정해진 장소에 도착해서 저마다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한가롭게 산책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p.3 또다시 거센 파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닷물에 난반사된 빛이 둑에 부딪혀 산산이 흩어졌다. 그 빛 가운데로 문득 사람의 형상이 나타났다. 사신 다음은 천사인가. 시야는 쏟아지는 빛을 손으로 가리고 그쪽을 바라봤다. 둑 위에 서 있는 사람은 짧은 머리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천사라면 이번엔 꽤나 현대식이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둑에 서 있는 소녀가 팔짱을 낀 채 말했다. 가만 보니 짧은 머리 소녀는 내가 걸친 옷과 똑같은 디자인의 교복을 입고 있었다. “나 말이야?” 시야는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바닷바람에 미니스커트가 이리저리 모양을 바꿔가며 펄럭였다. “얘기 말이야.” 저 아이는 나와 사신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던 모양이다. “의외인데.” “뭐가?” 그녀가 손을 허리에 대고 고개를 갸웃했다. “귀신처럼 미스터리한 존재와 나누는 대화는 당사자에게만 들릴 줄 알았거든.” “나는 귀신이 아니다. 사신이다.” “이 아이는 아직 초심자니까 이해해 줘, 미나모토.” “미나모토?” “사신의 이름이야.” ---p.19 “왜 캔으로 마셔? 페트병이 양도 많고 뚜껑이 있어서 보관도 편한데.” “그건 냉정한 합리주의자들의 생각이지. 캔으로 마셔야 이 짜릿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거든.” 가에데는 캔에서 입을 떼지 않고 이쪽을 곁눈질하면서 단숨에 콜라를 다 비웠다. “아, 잠깐. 나는…….” “응?” 가에데가 한 손에 빈 캔을 들고 눈살을 찌푸렸다. “혼자서 먹으면 꿈자리가 사나워지는 법이라고.” “1년 안에 죽을 운명이라 꿈자리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어. 네 돈으로 사 먹으면 되잖아.” “오늘 지갑을 깜박했어. 하나 사 줘.” 시야가 손바닥을 내밀며 돈이 없다고 말하자, 가에데도 요금을 청구하려는 듯이 시야를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 “아니, 그러니까 돈이 없다고.” “3일.” “뭐?” “네 여명의 3일을 주면 콜라 사줄게.” 여명이 무슨 남한테 받아서 쓰는 충전식 전자 화폐인 줄 아나. “아, 됐어.” 콜라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시야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아까는 전부 주겠다며.” “전부는 줄 수 있어도 조금씩 나눠 주긴 아까워.” “무슨 계산법이 그래? 이상한 애네.” “사신이랑 알고 지내는 인간에게 들을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시야가 가에데를 쏘아 보았다. “그건 그렇고 아까 말인데…….” 시야가 이어서 말하려는데 갑자기 가에데가 둑길을 따라 학교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지각하겠다. 나 먼저 간다!” 나 참 지금 이 시간에 지각이라니. 뛰어가는 가에데의 뒷모습을 시야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신은 학교에 뛰어서 갈 열정 따윈 없다고 생각하면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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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늘릴 수 없다. 그러나 나눌 수는 있다
제목은 '죽기로 했다'라고 말하지만, 이 소설이 끝내 도달하는 자리는 정반대다. 죽음이 정해진 두 사람이 남은 시간으로 무엇을 하는가, 라는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살아야 할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소설이 죽음을 다루는 태도는 첫 장면부터 선명하다. 시야가 목숨을 걸고 트럭 앞에서 구해낸 고양이는, 사실 이미 죽어 있었다. "죽었다고 해서 그 몸까지 함부로 해선 안 되니까." 소년은 죽은 존재의 존엄을 위해 도로에 뛰어들었고, 사신은 바로 그 행동 때문에 그의 앞에 나타난다. 죽음을 관장하는 존재가 낫 대신 칼 두 자루를 차고 사극 말투를 쓰는 꼬마 사무라이라는 설정, 여명 선고 앞에서 "다우트!"를 외치는 소년의 능청. 작가는 죽음을 웃음으로 눙치는 대신, 웃음의 온도로 죽음을 정면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이 소설의 가장 아름다운 설정은 '여명은 늘릴 수 없지만, 나눌 수는 있다'는 규칙이다. 딱히 살고 싶은 이유가 없던 소년은 처음 만난 소녀에게 무심하게 말한다. "그럼. 줄게. 내 여명." 남은 날을 세는 대신 함께 쓰기로 하는 것, 내 시간을 너의 시간에 포개는 것. 작가는 이 규칙 하나로 사랑을 다시 정의한다. 한편 소녀가 남은 1년을 통째로 걸고 쫓는 빈집털이범의 정체, 그리고 도둑맞은 봉투의 내용물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미스터리의 축이다. 추적이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것은 범인의 정체만이 아니다. 두 사람이 각자 품고 있던 꿈, 그리고 여명 따위에 양보할 수 없는 살아야 할 이유가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꿈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기도 하니까." 이 소설을 다 읽은 독자가 마지막에 만나게 될 문장이다. 잔인할 만큼 뜨거운 제목과 청량하기 그지없는 표지의 대비처럼, 이 소설은 웃음과 눈물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간다. 올여름 가장 뜨거운 자리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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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작품 이상 써왔지만 걸작이 생겼다고 생각한 건 이 작품이 처음이다. - 다카야마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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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맛과 따뜻한 맛을 최고의 배합으로 녹인, 삶의 반짝임이 느껴지는 러브스토리 - 무나오카 아쓰코 (일본 기노쿠니야 서점 후쿠오카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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