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도서 번역 및 기획을 하고 있다. 바른번역에서 일어 출판번역 전 과정을 수료했으며, 제22회 한국번역가협회 신인번역장려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철학의 기본』, 『교양으로 읽는 서양음악사』,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신화에서 시작되었다』, 『70세의 정답』, 『프로세스 이코노미』 등이 있다.
분명 우리는 과거의 부자유로부터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통념과 그 통념에 반했을 때 느끼는 열등감과 죄책감으로부터는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한 불안을 달래기 위해 인간 시장에서 승리하려는 이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업로드에 여념이 없다. 겉치장에 불과한 SNS 게시물 속에서 그 불안이 비쳐 보이더라도 말이다.
유사 이래 가장 건강하고 장수한 시대인 현대 사회의 통념 속에는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적 사유가 사라졌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꼭 이뤄야 할 무언가가 있어서 건강을 돌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다수는 건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이나, 건강해야 마땅하다는 막연한 믿음을 안고서 건강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
4 실제로 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아름다운 나라’는 그저 ‘불쾌한 고통’만을 안겨줄 뿐이다. 현실에서도 그러한 원망 섞인 목소리가 익명 게시판과 엑스 곳곳에서 끊임없이 쏟아지고, 병원 정신과에서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이처럼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사회에서 뒤처진 사람들은 때로 직장에서 정신건강을 잃고,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다. 치료가 잘 되어서 직장으로 복귀하는 사람도 있지만 직업소개소를 거쳐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사람도 많다. 의료와 복지 서비스는 이렇게 건강상의 문제를 겪은 개인이 회복한 뒤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의료와 복지의 역할은 거기
동아시아 국가들은 ‘아이에게 많은 교육비를 들여야 한다(그리하여 차세대 경제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부르주아적 육아관이 서민들에게까지 퍼져 있고, 충분한 교육적 투자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차라리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젊은 층이 많다. 특히 도쿄처럼 현대적 가치관이 철저히 내면화되고 교육 투자가 당연시되는 도시에서는 그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