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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손안의 세계, 갈라진 현실을 다시 연결하다 5
1부 벼랑 끝 공영방송 공영의 이름과 시민의 신뢰가 멀어진 시간 01 닫혀버린 광장 17 12월 3일 밤, ‘침묵’을 중계하다 17 박수 소리에 묻힌 진실 20 ‘윤비어천가’와 반복된 포획의 귀환 22 민주화와 ‘낙하산 사장’ 잔혹사 24 어떻게 권력의 피아노가 되는가 27 02 개혁의 역설 30 ‘조건부 자율’의 시간과 유예된 위기 30 거리의 에너지는 왜 제도가 되지 못했나 33 두 개의 뉴스룸, 두 개의 진실 36 보복의 악순환과 ‘전문직주의’의 후퇴 40 03 시민은 언제, 왜 등을 돌렸나 45 ‘시민자문단’, 임대된 자유의 짧은 봄 45 정치의 축소판, 이사회라는 전장 48 이용마의 꿈이 제도가 되던 날 52 “이 지경이 되도록 뭐 했습니까” 55 2부 플랫폼 문명과 공공성의 재발견 방송시대에서 ‘신뢰 인프라’시대로 04 플랫폼 문명과 여론의 재구성 61 BBC가 ‘지상파와 헤어질 결심’을 한 이유 61 금 모으기의 추억, 여론의 입구가 바뀌다 65 편집국장 자리를 차지한 알고리즘 68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재래식 관성’이었다 71 방송을 지킬 것인가, 공공성을 지킬 것인가 74 05 인식의 감옥과 민주주의의 위기 77 지상파의 황혼과 멈춰 버린 ‘배달 뉴스’ 77 알고리즘이 설계한 확증 편향의 감옥 80 플랫폼 안의 ‘앱 하나’가 된 공영방송 83 AI의 등장과 ‘진짜’조차 의심받는 시대 87 공론장의 균열과 민주주의의 위기 90 06 AI 시대의 저널리즘: 기술을 넘어 신뢰로 94 AI가 ‘인간 기자’를 대체할까 94 전자동굴의 횃불과 알고리즘의 설계자 98 기계와 인간의 동행, ‘휴먼 인 더 루프’ 103 항공기 안전시스템과 ‘신뢰의 설계’ 106 마크 톰슨과의 대화, 그리고 ‘신뢰 인프라’라는 질문 109 3부 플랫폼 비컨: 공영미디어의 새로운 설계도 데이터의 바다에서 신뢰의 등대를 세우다 07 플랫폼 비컨: 공공성의 디지털 등대 117 위기의 밤, 시민은 왜 다시 ‘뉴스’를 찾나 117 길을 잃은 시대, 누가 방향을 비출 것인가 120 ‘공익 알고리즘’과 ‘우연한 발견’의 설계 124 데이터와 AI, 저널리즘이 만드는 ‘신뢰의 삼각형’ 128 방송 조직을 넘어 ‘공공 디지털 인프라’로 131 08 ‘사과 본부장’의 고백과 신뢰생산 뉴스룸 135 기계적 균형을 넘어, 신뢰를 설명하는 뉴스룸 135 투명한 과정과 정직한 설명 139 공영미디어 뉴스룸을 ‘팩트체크 허브’로 143 정보 전달자를 넘어, 설명하는 전문직으로 147 AI는 도구일 뿐,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 150 09 시민지식플랫폼: ‘안방극장’에서 ‘지식 인프라’로 154 닫힌 알고리즘을 여는 ‘지적 안전망’ 154 완성작에서 살아 있는 지식 인프라로 158 시민의 질문에서 출발하는 지식 생산 161 지식 주권과 보편적 도달의 설계 165 공영미디어의 새로운 ‘운영체제(OS)’ 168 10 문화 공공플랫폼: ‘본방 사수’에서 ‘시민 놀이터’로 171 BTS와 넷플릭스 사이, ‘문화 등대’의 존재 이유 171 함께 즐길 권리, 문화 공공성의 인프라 174 ‘본방 사수’에서 경험의 흐름으로 177 ‘취향의 감옥’을 넘는 공공 큐레이션 180 K-문화 공동 플랫폼의 조건 183 11 생명정보 플랫폼: 재난방송에서 안전망으로 188 정보가 생존을 결정하는 ‘위험 사회’ 188 축적된 역량, 멈춰 선 시스템 192 ‘전달’에서 ‘흐름’을 만드는 ‘생명 허브’로 195 주관방송사에서 국가 방재 인프라로 198 기후위기와 산업재해를 읽는 ‘위험 지도’ 201 4부 다시 흐르는 신뢰 시민과의 새로운 계약에서 공적 생태계로 12 새로운 계약: 방송법에서 시민 협약으로 209 “왜 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 209 디지털 실험이 마주한 제도의 벽 212 정치의 허가에서 시민과의 계약으로 216 규제 대상에서 공공의 신뢰 자산으로 219 이용자에서 ‘공동 운영자’로 222 마무리: 비컨 이후, 다시 신뢰가 흐르는 생태계 226 에필로그 그날의 기도에 대한 늦은 답장 234 본문 출처 238 참고한 책과 자료 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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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공간에 앉아 있지만 저마다 다른 세계를 보고 있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전혀 다른 정보를 접하고, 각자의 취향과 관심, 분노와 두려움에 맞춰 만들어진 화면 속에서 서로 다른 현실을 살아간다.
--- p.5 동굴 속 죄수들이 벽에 비친 그림자를 현실이라고 믿었듯, 오늘의 우리는 손안의 화면에 떠오른 세계를 현실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나는 스마트폰 화면 속에 빠져 저마다의 세계를 살아가는 이 상태를 ‘전자동굴’이라고 부르고 싶었다. --- p.6 공영방송의 위기는 권력의 장악에서 시작되었고, 내부의 균열을 거쳐, 결국 시민의 이탈로 깊어졌다. 그러나 해답의 실마리 역시 시민이 왜 떠났는지를 다시 묻는 데서 시작된다. 시민이 떠난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 p.58 방송의 영향력이 약해진 시대에도 공영미디어는 여전히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송신탑과 편성표 중심의 ‘방송 시스템’인가, 아니면 변화한 플랫폼 환경 속에서도 유지되어야 할 ‘공공성’인가. --p. 74 플랫폼이 설계한 확증 편향의 감옥은 그래서 더 위험하다. 그 안에 머무는 사람들은 자신이 갇혀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을 더 정확히 보고 있다고 여기게 된다. --- p.83 30년 넘게 기자로 살며 내가 믿어온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는 비교적 단순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적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사실 위에서 토론하고, 양보와 타협을 통해 공동의 판단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토론의 전제가 되는 공통의 사실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 p.90 항공 안전시스템의 핵심이 조종사 한 사람의 영웅적 판단이 아니라, 실수를 줄이고 위험을 막는 구조에 있듯이, AI 시대 저널리즘의 신뢰도 기자 개인의 양심과 능력만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판단을 중심에 두되, 그 판단이 반복 검증과 출처 인증, 오류 수정과 설명 책임의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일이다. 신뢰는 더 이상 선언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이제는 설계되어야 한다. --- p.109 플랫폼 비컨은 새로운 방송 채널이나 앱을 하나 더 만들자는 구상이 아니다. 플랫폼과 인공지능이 정보의 흐름을 바꾸는 시대에, 시민들이 다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공적 기준을 세우자는 제안이다. 공영미디어와 저널리즘의 다음 과제도 여기에서 시작된다. --- p.120 플랫폼 비컨의 뉴스룸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더 많은 뉴스를 더 빨리 만드는 일이 아니다. 보다 투명하게 판단하고, 보다 정직하게 설명하고, 잘못했을 때 보다 책임 있게 고치는 뉴스룸이 되는 것이다. 정정과 사과는 권위의 훼손이 아니다. 오류를 숨기는 뉴스룸보다 오류를 설명하고 고치는 뉴스룸이 더 신뢰받을 수 있다. --- pp.142-143 좋은 지식 생산은 더 이상 미디어 내부에서만 완결되지 않는다. 시민의 질문과 전문가의 지식, 공공데이터와 저널리즘의 검증이 연결될 때 사회적 설명력은 더 커질 수 있다. 시민은 의제 설정의 출발점이 되고, 전문가는 그 질문에 깊이와 검증을 더하며, 공영미디어는 이 둘을 연결하는 조정자이자 편집자가 되는 구조다. --- p.163 이런 상황에서 정보는 단순한 소식이 아니다. 정보를 늦게 받으면 대피 시기를 놓칠 수 있고, 잘못된 정보를 믿으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정확한 정보를 제때 받은 사람은 위험을 피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더 큰 위험에 놓인다면 정보의 격차는 곧 안전의 격차가 된다. --- p.183 스마트폰이 인간의 손안에 세계를 연결했다면,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화면 속에서 갈라진 세계를 다시 연결하는 일인지 모른다. --- p.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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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면 모두가 스마트폰을 켜고 무언가를 보고 있다. 같은 칸에 앉아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지만, 우리는 어쩌면 각자 다른 화면과 다른 세계 속에 있다. 『전자동굴』은 바로 이 평범한 일상의 풍경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이 연결되어 있지만, 왜 함께 믿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의 현실은 약해지고 있는가.
김종명 전 KBS 보도본부장은 이 상태를 ‘전자동굴’과 ‘취향의 감옥’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2400년 전 플라톤이 말한 동굴 비유, 100년 전 리프먼이 말한 의사환경의 문제의식은 오늘날 AI 플랫폼 시대의 정보환경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전자동굴’이라는 다소 낯선 개념은 스마트폰과 알고리즘이 각자의 현실을 따로 구성하고, 우리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저자는 12월 3일 밤의 침묵에서 국풍81과 땡전뉴스, ‘윤비어천가’와 낙하산 사장 논란, 두 개의 뉴스룸과 반복된 내부 갈등에 이르기까지, 공영방송이 시민의 신뢰와 어떻게 멀어졌는지를 먼저 성찰한다. 그러나 이 책의 시선은 공영방송 비판에 그치지 않는다. BBC가 디지털 공공서비스로 전환하려 한 이유, 편집국장 자리를 차지한 알고리즘, 확증편향의 감옥, AI가 만든 진짜와 가짜의 혼란을 짚으며 문제를 플랫폼 문명과 공론장의 위기로 넓혀간다. 저자는 런던 특파원 시절 만난 마크 톰슨의 BBC 혁신, AI 시대 ‘휴먼 인 더 루프’, 항공기 안전시스템에서 얻은 신뢰 설계의 비유를 통해 저널리즘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신뢰의 기준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모색한다. 책의 후반부는 하나의 설계도라 할 수 있다. 투명성과 공익성, 설명 책임을 갖춘 공공 알고리즘의 도입과 공영미디어와 전문가·시민이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상시 검증하는 팩트체크 허브의 구축이 핵심 구조로 제시된다. 여기에 신뢰 생산 뉴스룸, 시민지식플랫폼, 문화 공공플랫폼, 생명정보 플랫폼 구상이 이어지며, 공영미디어가 방송을 넘어 공적 신뢰 인프라와 사회 안전망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자동굴』이 제안하는 ‘플랫폼 비컨’은 완성된 제도안이라기보다, 가짜뉴스와 확증편향, AI가 만든 혼란 속에서 신뢰의 등대를 세우려는 실천적 구상이라 할 수 있다. “보지도 않는데 왜 수신료를 내야 하나”라는 시민의 질문은 공영미디어만이 아니라, AI 플랫폼 시대에 공통의 사실과 신뢰의 기준을 누가 어떻게 지탱할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진다. 대형 미디어그룹의 경영 위기가 곧 공론장 인프라의 위기라는 지적, 가짜뉴스 대응의 핵심은 규제가 아니라 신뢰 구조의 구축이라는 설명, AI 시대 뉴스룸의 마지막 기준은 인간의 책임이어야 한다는 분석은 미디어 현장과 정책 논의 모두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바로 이 점에서 이 책은 언론인과 언론을 준비하는 학생, 미디어·지식 콘텐츠 산업 종사자, AI와 미디어 정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오늘도 전자동굴과 취향의 감옥 속에서 각자의 화면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다. 공통의 사실이 사라져가는 시대,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가. 이 책에서 제기하는 주요 문제의식 1. 전자동굴과 취향의 감옥 스마트폰과 알고리즘은 모두에게 같은 세계를 보여주는 창이 아니라, 각자의 취향과 분노, 두려움에 맞춰 조정된 정보환경을 만든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연결’의 약속은 손안의 화면을 통해 실현된 듯 보였지만, 그 연결은 때로 서로 다른 현실을 강화하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이 개인화된 현실의 구조가 책이 말하는 ‘전자동굴’이자 ‘취향의 감옥’이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이 연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화면 속에서 서로 다른 사실과 감정, 판단을 소비한다. 연결 과잉이 오히려 공통의 현실을 약화시키고, 공론장의 전제가 되는 공동의 사실 기반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2. 대형 미디어그룹의 경영 위기에서 공론장 위기로 현실로 닥쳐온 대형 미디어그룹의 경영 위기는 개별 기업의 유동성 문제나 전통 언론사의 경영난에 그치지 않는다. 광고와 이용자가 상업 플랫폼으로 이동할수록, 사회적 의제를 발굴하고 시민들이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의 기반도 약해진다. 시민들은 같은 사건을 두고도 서로 다른 정보와 해석을 접하게 되고, 공통의 사실 위에서 토론할 기회는 줄어든다. 책은 미디어 산업의 위기를 공론장 인프라의 위기로 읽는다. 3. 공영미디어의 공적 플랫폼 전환과 새로운 공적 협약 방송 정상화와 제도 개편만으로 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공영방송은 먼저 “보지도 않는데 왜 수신료를 내야 하느냐”는 시민의 질문 앞에서 철저히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 저자는 논의의 초점이 누가 공영방송을 지배할 것인가를 넘어, 공영미디어가 어떤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책무를 어떻게 검증받을 것인가로 옮겨가야 한다고 본다. 뉴스·지식·문화·재난·안전 서비스를 연결하는 공공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그 책무와 재원, 평가와 책임을 시민과의 새로운 공적 협약으로 다시 설계하자는 것이 책의 제안이다. 4. 가짜뉴스 대응보다 신뢰 구조 구축 허위정보는 규제보다 빠르게 확산된다. 책은 가짜를 뒤쫓는 방식보다, 공영미디어와 전문가, 시민이 참여해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상시 검증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진짜가 더 빠르고 단단하게 작동하는 신뢰 구조를 만드는 일이 허위정보 대응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허위정보 대응의 핵심은 시민이 믿고 참고할 수 있는 정보의 기준을 사회적으로 세우고, 그것이 작동할 수 있는 공적 신뢰 구조를 구축하는 데 있다. 5. AI 시대 뉴스룸과 인간의 책임 AI는 자료 수집, 데이터 분석, 패턴 발견을 도울 수 있지만 질문 설정, 맥락 검증, 오류 수정과 설명 책임은 인간 저널리즘의 몫이다. 저자는 런던 특파원 시절 인터뷰했던 마크 톰슨 당시 BBC 사장의 혁신 사례를 예로 들며, 공영미디어의 디지털 전환도 결국 신뢰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책은 ‘휴먼 인 더 루프(Human in the Loop)’를 AI 시대 신뢰 뉴스룸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