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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하버드 제국의 27대 황제의 대관식
1. 워싱턴에 온 구원투수 래리 서머스 2. 새로운 총장을 찾아서 3. 게임의 법칙 - 교수 길들이기 4. 인간 서머스, 그리고 그의 방식 5. 분열과 갈등 6. 하버드의 공부벌레들 7. 내가 곧 법이요 진리다 8. 테러리즘과 전쟁을 겪으며 9. 누구를 위한 리더십인가 결론 : 옥좌에 앉은 총장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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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9.11 테러 공격 이후 미국의 그러한 스산한 풍경을 여실히 확인해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정책에서 ‘이’자만 올려도 반유태주의자로 내몰리고 처참하게 무너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1960년대의 진보적이고 낭만적인 운동을 주도했던 학교가 이제 숨죽인 고통 아래서 신음하고 있다. 낭만이 지나쳤던 것일까? 21세기에 들어선 지 5년이 된 지금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 p.408 ‘옮긴이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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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의 권력은 학장들에 대해서만 커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영향력은 하버드법인에 대해서도 강해져갔다. 리 볼링거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로 알려진 로버트 스톤 하버드법인 위원은 2003년 말에 직위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하버드 1945년 조업생인 스톤은 나이가 많았고, 서머스 때문에 사임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총장에게는 그의 사임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한 명 더 하버드법인에 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역시 그는 그렇게 했다.
--- p.293 '7. 내가 곧 법이요 진리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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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하버드를 지배하는가, 하버드는 무엇을 지배하는가
‘정신의 제국’ 하버드, 딜레마에 빠지다! 하버드를 지배하는 사람들의 권력 암투를 담은 생생한 논픽션! 권력으로 변모한 교육의 권위, 21세기 교육의 역할을 묻는다! 한 지식인은 역설한다. “부(富) 없이 기회 없고, 기회 없이 진보도 없다. 급변하는 세계에서 개인의 잠재력을 키우려면 학교교육의 수준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휴먼 캐피털’, 즉 인재가 자산인 오늘날, 그의 말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21세기 인류의 발전과 진보는 벌거벗은 인간의 비상한 두뇌와 예민한 손끝에서 시작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가장 본질적이며, 시대적인 물음을 던진다. 인재를 양성하는 ‘훌륭한 교육’이란 과연 무엇인가! 학교는 이미 배움의 전당이라는 숭엄한 권위를 망실한 듯하다. 각종 데이터로 수치가 매겨지는 산술의 공간이 되었다.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가 올해 처음으로 세계 100대 대학에 선정된 것에 여기저기 비탄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요는 최고에 어울리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사고는 ‘파워 엘리트’의 꿈에 매몰돼 있다. 하여 꽃다운 학생들은 학문의 본질을 알기도 전에 우리 같은 학원으로, 암실 같은 과외현장으로 핏기를 잃은 채 끌려가고 있다. 2005년 국내 교육계는 전장이나 다름없었다. 새로운 교육 개혁안이 발표될 때마다 광장은 달궈졌고, 사회적 불안과 갈등은 증폭됐다. 교원평가제 실시, 사학법 개정안 통과, 고교 내신비중 강화, 서울대 및 사립대 정시 심층면접 발표 등으로 인해 교육 행정부와 교사, 학생과 학부모, 교원단체 등은 이해를 달리하며 첨예한 대립 구도를 만들어냈다. 위협에 가까운 대응, 절박에 가까운 흐느낌, 확고부동한 자세 등 올해도 어김없이 교육과 관련된 소식은 최대 이슈가 되어, 전 세대를 긴장케 한다. 위에 약술한 것이 바로 오늘날의 한국 교육, 그 복판의 모습이다. 각종 언론은 말한다. ‘서울대 입학자들의 22%가 강남 또는 특목고 출신의 부유층 자제들’이며, ‘교실에서 사제간의 몸싸움이 발생하며’ ‘급우끼리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고’ ‘학비를 못 내고, 끼니를 거르는 비루한 아이들이 있다’라고. 이미 교육은 신자유주의의 경제 법칙을 적용받으며, 이른바 교육 권력이 돼가고 있다. 이제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도덕과 윤리를 존대했고, 제대로 된 ‘인간’을 양육했던 철학과 희망의 비전을 가진 교육으로 말이다. 『하버드가 지배한다』는 미 재무장관에서 하버드의 총장이 된 경제학자 래리 서머스의 행보를 바짝 쫓고 있다. 또한 세계 교육의 역할 모델인 하버드의 밀실을 세모눈으로 관찰하고 있다. 거대 권력으로 부상한 총장으로 인해 하버드 교정에 불어 닥친 변화와 하버드 비화를 공개함으로써, 21세기 교육의 자화상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오만한 대학, 하버드 스펙트럼 - 인식 속엔 ‘정통 하버드’가 살아 있고, 현실 속엔 ‘낯선 하버드’가 숨쉬고 있다! 1636년, 워싱턴보다 무려 160년 앞서 하버드 대학교가 개교한다. 이후 7명의 미국 대통령, 3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명망 있는 정치가, 대법관, 학자, 예술가 등 세계적인 수재들을 배출하며, 하버드는 세계 지성의 산실로 자리 매김한다. 미국인에게 하버드에 입학하는 것은 ‘수소 폭탄을 한 방 떨어뜨리는 것’으로 비유될 정도로 하버드는 미국 교육의 신화이며, 전 세계를 추동하는 지성의 용광로가 되었다. 이에 하버드는 마땅한 오만함과 자부심으로 브랜드 가치 1위의 대학을 고수해왔다. 하버드는 98개의 도서관에 1,410만 권의 도서가 소장돼 있으며, 현재까지 누적된 기부금은 무려 25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1년 교육 예산과 맞먹는 엄청난 액수이며, 비영리 단체로선 로마 바티칸 다음으로 많은 재산이다. 하버드의 엄청난 규모 외에도 처칠 수상이 공표했듯 하버드의 가치는 살아 있는 ‘정신의 제국’이란 것이다. 1960년대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들불처럼 번진 반전운동과 흑인인권운동의 핵이었으며, 현재까지 널찍한 하버드의 야드는 세상을 향한 진보의 발언대로 열려 있다. 야드 중앙에 세워진 메모리얼 교회는 진실(VERITAS―하버드의 로고, 라틴어로 ‘진실’을 뜻함)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하버드의 의지를 상징하고 있다. 하버드는 비단 한 대학의 목소리가 아니다. 세계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성의 창구였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식 속의 하버드, 그 이상적인 모습이다. 그렇다면 현실 속의 진실은 무엇인가? 여기서 이 책은 하버드의 날것 그대로의 속살을 보여준다. 이미 하버드는 지난 세기의 상식 밖으로 달음질친 지 오래다. 9?11 테러 이후 하버드는 미국의 역할과 응전에 대한 논쟁이 요구받았다. 그러나 하버드는 침묵하고 있다. 학생과 항의자들도 그랬고, 하버드의 공식입장이 되는 학보마저도 굳게 입을 닫았다. 그들은 무관심한 태도로, 혹은 무엇엔가 잔뜩 움츠러든 저자세로 불안해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 청산을 요구했던 학내 시위와 완곡한 의지의 학생, 교수들은 강경 좌파의 반유대주의자로 몰려 호되게 비난을 받고 있다. 누군가 이러한 하버드 풍경에 이유를 댄다. ‘줏대 없는 회의주의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것이 하버드의 입장이라고. 생경스러워진 하버드. 진보적인 성격으로 사회문제에 어느 아이비리그 대학보다, 어느 지성의 중심보다 적극적이었던 전통 하버드는 전 시대의 유물로 묻히며, 생존을 위해 정재계와 타협하는 교육 집단으로 전락하고 마는가? 『하버드가 지배한다』는 잘 짜여진 다큐멘터리 한편을 보는 듯한 지적 쾌감을 던진다. 이 책은 기존에 출간돼 있는 ‘하버드에서 보낸 지난 시간’ ‘하버드식 공부 방법’ 등의 서적과는 확연히 다르다. 지성의 공간, 그러나 반지성적인 양태가 보이는 은밀한 곳을 산책하면서 만나는 낯선 하버드를 조립해나간다. 그렇다면, 이상의 세계에서 모범적이었던 하버드는 언제부터 왜 변화하게 되었나? 하버드의 교육 대통령 서머스 대(對) 세계 최고 지식인 하버드家 사람들 -래리 서머스, 그는 누구인가 세계은행 수석 경제연구원, 미국 재무장관을 역임한 하버드의 새 총장 서머스의 이력이 흥미롭다. 그러나 이것은 비단, 하버드와 서머스만의 독특한 프로필이 아니다. 한국의 김진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정운찬 서울대학교 총장도 모두 전직 경제 관료 출신의 인물들이다. 지금 교육계는 교육전문가보다, 경제전문가가 절실한 것이다. “여성이 과학적 성과가 적은 것은 선천적으로 남자보다 지적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970년대 한국의 유소년 매춘부는 100만 명에 달했다.” 워싱턴 경제통의 이력 외에도, 서머스는 잦은 말실수와 특히 한국에 대한 망언으로 세간의 주목을 톡톡히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하버드의 첫 유대인 총장이며, 20세기에만 두 개의 노벨상을 거머쥔 학자 집안 태생인 그의 배경은 쏠쏠한 이야깃거리로 회자된다. 하버드 최연소 종신교수직을 얻고, 미래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까지 언급되던 하버드 재직 시절의 서머스는, 돌연 워싱턴으로 향해 경제전문가로 활약하고 종내는 로버트 루빈과 함께 멕시코 경제 위기와 한국 IMF 사태를 조정했던 핵심 경제 관료로 급부상한다. 그의 비상한 두뇌와 저돌적인 추진력은 스케일이 큰 워싱턴에 그 누구보다 적합했다. 반대로 그러한 그의 성향이 하버드 총장을 선출하는 하버드 행정부에게 더없이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2001년 서머스는 하버드로 돌아왔다. 무려 400대 1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고, 하버드의 절대적 신임을 얻은 루빈의 입김으로 21세기 하버드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할 제27대 총장이 됐다. 그리고 하버드는 변화를 맞게 된다. 10년의 워싱턴 생활에 익숙해진 서머스의 워싱턴 식 게임이 하버드 교정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제 외곬수와 같은 착한 교육은 없다. 오로지 경쟁 속에서, 세계 초일류 대학 정수리에서 낙마하지 않기 위해 서머스는 주창한다. 시대의 트렌드, 생명과학에 집중 투자하라! 찰스 강 인근에 자리 잡은 하버드를 올스톤 구역까지 확대해 하버드 제국을 건설해라! 전통 커리큘럼은 가고, 새로운 커리큘럼을 마련해라! 세계화에 발맞춰 세계 각국에 하버드 분교를 설립해라! 하버드는 4년여의 시간 동안 엄청난 지각변동을 겪게 된다. 보통 15~20년인 하버드 총장의 재임기간을 고려해볼 때, 하버드의 변화는 누구를 총장으로 앉히고, 누가 지배하느냐에 따라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교정에선 반유대주의를 인정할 수 없고, 한갓 회의주의에 빠진 인종과 종교와 관련된 문제에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학생의 본분으로 돌아가, 오로지 경쟁 그리고 성과를 만들어내라는 것이 서머스의 논조다. 책은 앞뒤 꽉 막힌 불도저에다, 무례하기 짝 없고, 반 서머스 인물들을 가차 없이 축출하는 하버드 대통령 서머스의 일거수일투족을 예민하게 더듬으며 그와 관련된 수많은 일화, 그를 둘러싼 인무들의 대립 관계와 권력 구조를 상세히 나열하고 있다. 지성의 제국, 그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투쟁의 현장은, 오늘날 교육계의 현실을 함축하고 있다. 현대 미국의 자화상이자, 교육의 초상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하버드를 투영한다. 누가 하버드를 지배하며, 하버드는 무엇을 지배하는가! - 교육 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투쟁의 역사, 그 복판의 인물들! 하버드 27대 총장 래리 서머스 Larry Summers “대학은 도덕성 여부에 상관없이 지식 찾기에 헌신해야 하는 곳이다.” 일각에선 노벨경제학상 후보로까지 점쳐지던 최고의 경제학자였던 그는 돌연 워싱턴행을 택한다. 90년대 후반 멕시코 경제 위기와 한국의 외환위기 사태를 진두지휘하며, ‘워싱턴 합의’를 도출해낸 경제 관료 서머스, 그에게 워싱턴은 본능에 가까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런 그가 10년간의 백악관 생활을 접고,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하버드 새 총장으로 보스턴에 입성한다. 그의 비상한 두뇌, 놀라운 추진력은 오늘날 교육의 권위를 상실해가는 하버드를 회복시켜줄 보루였다. 그러나 그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하버드 교육 대통령을 자처한다. 하버드의 변화는 이미 그의 머리와 손끝에서 시작됐다. 미국흑인학과 교수 헨리 루이스 게이츠 2세Henry Louis Gates Jr. “미국의 역사적인 백인 엘리트 조직 속에 들어가 안으로부터 개혁을 하고 싶었다.” 기부금 모으기에 충실했던 전 총장 루덴스타인의 최대 업적을 꼽으라면 단연 미국흑인학과의 부흥이다. 학과장인 스킵 게이츠와 미국흑인학과 미래 구상도를 그리며, 앤서니 아피아, 코넬 웨스트 등의 진보적 교수들을 모아 미국흑인학과 드림팀을 완성해나간다. 백인의 노예에서 백인의 친구로 흑인의 지위가 격상되기까지의 흑인의 역사를 기록하고, 흑인의 가치와 역할을 대변해주는 게이츠는 잘 차려진 권력의 식탁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서머스와 타협하는 인물이다. 일부 백인들에게는 교묘하게 이종주의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덧붙여 흑인들에겐 지나치게 권력에 순응적이며 그것을 즐기는 인물이라고 평가를 받는 그는, 그래도 미국흑인학과를 지키기 위해 서머스와의 지지부진한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흑인학과 교수 코넬 웨스트Cornel West “우리는 모두 하버드 전통을 판단하는 데 각자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 인종, 종교, 사회 문제를 담은 곡을 써서 직접 랩(rap) CD를 만든 정력적인 스타 교수인 웨스트는 미국흑인학과‘드림팀’의 대표주자였다. 학생들을 선동하고, 정치적 활동을 서슴지 않으며 수업에 소홀하다는 서머스의 억측으로 인해 새 총장의 권력에 희생되는 첫 번째 제물이 된다. 대중에게 사회참여적인 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 프린스턴 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학장 해리 루이스Harry Lewis “하버드는 말하고, 합리적인 주장을 펼 수 있는 자유를 구한다. 그러므로 각 주장은 차이를 존중받아야 하며, 하나로 뭉뚱그리려는 시도는 피해야 한다.” 서머스와 동갑내기 학자로서 그보다 1년 일찍 하버드의 종신교수직을 따냈다. ‘교육’에 대해 ‘속도 줄이기’를 말했던 소신 있는 학장이었다. 비록 그것이 교육이 가치와 목표에 대해 새 총장과 대척점에 있다는 불운한 점만 뺀다면 그는 하버드의 전통적인 도덕과 철학을 지켜낼 한 사람으로 남았을 것이다. 2003년 서머스가 최측근인 베네딕트 그로스를 하버드 학부 학장에 앉혀 완벽한 서머스계 인사를 감행한 후, 8년 동안 몸담았던 학장 자리에서 밀려나고, 하버드에선 자진 사임의 형태로 축출되고 만다. 『하버드가 지배한다』본문 내용 서론 하버드 ― 제국의 제27대 황제의 대관식 “하버드는 세계에서 가장 넓고 깊은 지적인 능력과 학문적인 원천의 집단으로 축복받은 곳이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하버드에서 리더십을 구하고 있다.” ―리처드 레빈 예일 대학교 총장 2001년 하버드 대학교의 제27대 총장 취임식이 거행됐다.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선출된 총장이다. 9?11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이 자행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기에 대관식 행사는 사뭇 엄숙했다. 새 총장에게는 권력 이양의 상징으로써 휘장과 두 개의 은 열쇠, 두 개의 인장, 하버드 초창기 역사를 기록한 책이 전달됐다. 90년대 학내에서 늘어나는 부정과 부패를 청산하고, 의당 새로운 하버드를 구축해야 했기에 새 수장에게 거는 기대는 각별했다. 1. 워싱턴에서 온 구원투수 래리 서머스 “서머스는 뛰어나다는 말로도 모자랄 만큼 가장 우수한 학생이었다. 나는 그가 미국 최초의 유대인 프레지던트가 되고 싶어한다고 믿었다. 하버드 총장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 말이다” ―게오르게 지메스, 독일 경제학자 유년시절 서머스는 지역 라디오 퀴즈쇼에 출연해 모든 문제를 다 풀어 문제가 부족했던 일화를 갖고 있다. 왕성한 호기심과 놀라운 두뇌의 배경에는 경제학자인 두 부모와 노벨상을 수상한 두 명의 삼촌이 있다. 그는 성공의 가능성을 보며, 도전했다. MIT에 입학해 전공을 수학에서 경제학으로 바꾼 것도 그것이다. 하버드 최연소 종신교수직을 얻고,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부 장?차관을 역임한 경제관료 서머스, 그는 학자이기보다 워싱턴 경제통에 더 적합한 인물이었다. 2. 총장을 찾아서 “우리가 그날 보았던 것은 강력한 지성, 우리 대학과 우리 대학의 임무와 사명에 대한 이해 그리고 우수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훌륭한 취향이었다.” ―한나 그레이, 하버드법인 위원 ‘미국에서 두 번째로 쟁쟁한 수장직’인 하버드 총장 선출을 위해 인선위원회는 하버드 동문들에게 400명의 후보를 추천받았다. 최종적으로 후보는 에이미 구트만(여, 과학자, 프린스턴 교무처장), 하비 피네버그(하버드 교무처장), 리 볼링거(당시 미시건 주립대 총장), 래리 서머스(재무장관) 4명으로 압축된다. 뉴욕 모처의 호텔에서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총장 비밀 면접이 시작되고, 볼링거와 서머스 사이에서 인선위원회는 갈등한다. 그리고 전 재무부 장관, 로버트 루빈의 입김으로 서머스에게 새 총장직을 넘겨준다. 3. 게임의 법칙 ― 교수 길들이기 “나도 총장만큼이나 하버드 전통의 일부분인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하버드 전통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데 각자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 ―코넬 웨스트, 하버드대 전 미국흑인학과 교수 전 총장인 루덴스타인의 업적을 꼽자면, 막대한 액수의 기부금 모금과 미국흑인학과의 육성이었다. 반면 서머스는 미국흑인학과의 중요성에 둔감했다. 대외적 발언을 많이 하는 미국흑인학과의 스타 교수 웨스트는 눈엣가시였다. 갖은 트집으로 웨스트는 서머스 집권 후,첫 번째로 축출되는 희생양이 된다. 하버드 사람들은 초긴장 상태에 들었다. 총장에게 길들여지거나, 혹은 일찌감치 떠나거나 더 이상 하버드엔 선택의 자유가 없다. 4. 인간 서머스, 그리고 그의 방식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미국에 적대적인 나라들을 향한 가장 확실한 원조는 그들 집단의 구성원들이 하버드와 같은 곳의 일원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 대학교 총장 ‘접시 가게의 황소(미다스 손의 반대 표현으로 건드리는 것마다 모두 파괴한다는 의미)’서머스. 총장의 권력에 반하는 인물들은 즉각 처단되고, 하버드는 서머스식대로 운영돼 간다. 워싱턴에서 그와 함께 일한 정치적 인물들, 즉 ‘서머스의 예스 보이들’을 주변에 포진시켜 머릿속에 구상한 낯선 하버드를 구체화시킨다. 총장 취임 첫 해, 졸업식 대표 연설자로 뽑힌 이슬람계 학생이 ‘나의 아메리카 지하드’란 연설문을 준비하자, 하버드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거센 논란이 불거졌다. 서머스의 심기는 더욱 불편하다. 이제 다음해부터 졸업 연설자는 서머스가 심사할 것이라 선포한다. 5. 분열과 갈등 “우리는 다원적인 커뮤니티에서 다른 의견을 말하고, 그것을 다루는 매커니즘을 잃어버린 것 같다.” ―피터 고메스, 메모리얼 교회 목사 「십자포화 속에서 죽어가다」를 쓴, 시인 톰 폴린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나치스에 비교하고,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연민을 표명했다. 폴린의 반유대주의 문제는 곧 하버드의 문제가 됐다. 폴린을 초청해 강연을 하기로 한 영문학과는 서머스의 내압으로 강연을 취소한다. 학내에 불온한 좌파적 반유대주의가 번지고 있다는 것이 서머스의 생각. 드림팀의 핵심 멤버를 잃은 게이츠는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 서머스와 타협하고, 하버드에서 그는 시한부 인생을 다시금 확인한다. 6. 하버드의 공부벌레들 “하버드에는 ‘나는 어떤 부분에서는 최고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패자다’라는 문화가 있다. ―로힛 초프라, 하버드 학부 학생회장 극심한 경쟁과 성과주의의 압박으로 공부벌레로 불려지던 하버드 학생들이 90년 이래 16명이나 자살했다. 학생들은 전복하고, 해체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결국 자신의 몸뚱이를 해체하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축제나 파티는 턱없이 부족하며 대책을 강구하려는 학교의 특별한 움직임이 별로 없다. 학생들은 귀족적 사교클럽을 자체적으로 결성하고, 바쁜 학업의 틈바구니 속에서, 쉴틈을 마련한다. 7. 내가 곧 법이요 진리다 “그는 통계 전문가이고, 막후에서 권력이나 조종하는 인물이지, 지성인은 아니다.” ―브래들리 엡스, 하버드대 낭만주의 문학 교수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수많은 토론의 대상이 되었다. 하버드 학부 학장이었던 루이스는 민감하고, 날카로운 사회 문제가 논의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지지했다. 반면 서머스는 반대쪽 입장에서 강경했다. 한갓 회의주의에 동조하지 말라. 또한 이스라엘과의 관계 청산 운동을 지지하는 것은 반유대주의이며, 이것은 강력하게 통제받아야 한다. 하버드의 무서운 ‘경쟁 속도’를 경계했던 루이스는 8년간의 하버드 생활을 접고, 서머스에게 ‘퇴출’이라는 낙인을 얻는다. 8. 테러리즘과 전쟁을 겪으며 “우리는 진정으로 역사적인 순간을 살고 있다. 다름이 비방 당하고, 신이 인간의 가장 추악한 충동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팀 매카시, 하버드대 전 ‘미국의 저항 문학’ 강사 하버드 종교대학원생인 레이챌 피시는 서머스와 마찬가지로 '좌파적 반유대주의가 학내에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다고 믿는 적극적인 학생이었다. UAE의 대통령 셰이크 자드가 하버드 종교대학원에 어마어마한 기부금을 지원하면서 학내 반유대주의를 고무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대외적 반응을 얻기 위해 언론에 그 사실을 흘린다. 서머스의 지원을 받을 거라 예상과 달리, 서머스는 종교대학원장의 권위를 빼앗고, 기부금과 관련된 발언을 묻어버린다. 하버드의 도덕적인 투명성이란 사라진지 오래란 말인가! 9. 누구를 위한 리더십인가 “서머스가 하버드에 대한 그의 통제권을 강화해나가면서, 그의 행정 당국은 적절한 수준의 투명성과 심의보다는 비밀주의의 경향과 중앙집권적인 결정 방식을 고수해오고 있다.” ―『크림슨』2004. 2 서머스 집권 셋째 해를 맞이하면서, 서머스는 『크림슨』『하버드 가제트』에 대한 강력한 통제권을 행사한다. 마치 공산당의 기관지처럼 하버드 언론들은 서머스의 아젠자에 보조를 맞춰 기사를 게재하기 시작한다. 서머스의 사진과 기사는 그가 승인한 기자에 의해서만 작성될 수 있다. 정신의 제국에 군림하는, 황제 서멋스. 그의 리더십은 성공적으로 발휘되고 있는가?! 결론 옥좌에 앉은 총장 “이 사람은 이제 더 이상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힘 있는 선수가 되려면, 게임에 나서라.” ―스킵 게이츠, 하버드대 미국흑인학과 교수 교정에선 서머스가 볼 때에 흑색분자들이 사라졌다. 항의자들이 사라지고, 갖은 시위가 줄어드는 교정은 보이지 않는 서머스의 권력의 공기로 휩싸여 있다. 4년여의 세월, 가시적으로 드러난 서머스의 업적은 올스톤으로 하버드 확장뿐이다. 스무 살, 하버드 입학시험에서 떨어져 MIT를 선택해야만 했던 서머스. 그를 거부했던 하버드를 이십여 년 만에 다시 찾아 프레지던트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