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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목차 본문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6 만자 (종이책 기준 약 30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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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기>
"메리가 집에 오는 게 늦네, 엄마." "그러게, 앨리스야. 앞치마로 머리 덮고 정원 끝에 가서 메리가 오는지 한번 봐라. 이 시간까지는 진작 왔어야지. 시계가 곧 열 시를 가리키겠구나." 앨리스가 현관문을 열었을 때, 어머니는 한여름 바람이 무성하게 핀 나무들 사이로 낮게 신음하듯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손에 들고 있던 바느질을 내려놓고 현관 쪽으로 따라나가셨다. 깊숙하고 그늘진 현관은 시골집답게 장미와 인동덩굴로 둘러져 있었고, 좁은 길에는 물레나물로 테두리가 곧게 이어져 대문까지 뻗어 있었다. 양 옆으론 생울타리가 높고 관목이 울창하여 확 트인 전망은 없지만, 대문에 이르면 언덕진 들판 저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고, 거의 1마일에 걸쳐 헥커다이크로 향하는 오솔길이 뚜렷하게 보였다. 워드 가족의 집은 들판 한가운데 외딴 곳에 있었고, 바로 뒤에는 울창하게 나무가 심어진 언덕이 솟아 있었으며, 앞쪽으론 곡식밭과 목초지가 끝없이 펼쳐졌다. 나무들 사이로 올라가지 않으면 이웃집 연기조차 볼 수 없는 고적한 곳이었지만, 그곳에 오르면 2마일 떨어진 골짜기 속 헥커다이크 마을과 더 멀리 있는 작은 마을들의 안개 어린 풍경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날 밤은 아주 맑고 부드럽고 따뜻하며 아름다운 달밤이었고, 나뭇잎 사이로 쓸쓸하게 바람이 휘몰아쳐 더욱 고요함이 짙어 보였다. 앨리스는 몇 분간 하얀 길을 주시하다가 말했다. "잘 안 보여요, 엄마. 우리 조금 나가서 마중하러 갈까요?" "그래도 괜찮다만, 모자만 좀 쓰고 가자꾸나." 앨리스는 대문을 나서서 기둥에 기대어 어머니를 기다렸고, 두 사람은 함께 길을 따라 별 말 없이 곧장 걸었다. 메리를 만나지 못하자, 둘은 미처 생각한 것보다 더 멀리 가버린 듯했다. 시골사람들이 애쉬풀이라고 부르는 큰 연못 옆 불편한 나무 울타리까지 와서, 워드 부인은 더 이상 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제 곧 올 테니 여기서 기다리자꾸나. 앉아라, 앨리스. 나도 거의 지쳤구나." 두 사람은 울타리에 놓인 널빤지에 앉아, 딸은 어머니 머리 위쪽, 둘 다 헥커다이크 방향으로 얼굴을 돌렸다. 애쉬풀은 거의 발치까지 초원을 적시고 있었고, 가지가 흔들릴 때마다 부서진 달빛이 은빛으로 물 위를 비추었다.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달빛과 잔물결, 흔들리는 나뭇잎과 고개를 숙인 갈대가 앨리스의 나른한 눈을 자극했고, 그녀는 저편 어두운 연못가에서 뭔가 흰 것이 움직이는 듯한 환상을 보기까지 했다. <추천평> "단순한 미스터리나 고딕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사랑보다 명예를 중시하던 빅토리아 시대의 엄격한 도덕관과 종교적 공동체 안에서, 한 젊은 여성이 감당해야 했던 침묵의 무게를 섬세하게 그려낸 심리 드라마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불안, 공동체의 시선과 개인의 양심이 교차하며, 잔잔하게 시작한 이야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감정의 여운을 남긴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