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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방법론: 미래를 예견하는 세 가지 기둥 활용법: 모두를 위한 생존 서사 독법 일러두기 제1부 아무도 살아본 적 없는 시대 당신 주변은 전혀 괜찮지 않다 경우의 수 타조의 비행 제2부 냉혹한 일상 제1장 어느 날 갑자기 2027+년 어느 날 서울 1명이 무너지면 5명이 맞는 직격탄 브레이크 없는, 병동국가로의 변화 삶의 질에서 생존 보장으로 시한부 감성 늦었지만 방패를 찾습니다 일상화되는 전시 태세 과학과 권위는 벼슬이 아니다 갑작스런 충격에도 괜찮으신가요? 사무실에 ‘워킹식’이 가득이라구요? 제2장 현금거지가 되다 어느 반의 반토막 하루 부자 빈자가 따로 없는 세상 현금 블랙홀 엑소더스 절박함이 재촉하는 청산 경제 더하기보다 빼기! 마진보다 회전! 하늘의 별이 된 자유 극한 유동성을 향한 경쟁 최종 생존자가 된다면 당신의 지갑은 소중하니까 혹시 여기 ‘콘크리트 푸어’ 계신가요? 제3부 K의 파산 제3장 살아남는 K와 소멸되는 K 매몰비용과의 전쟁 잉여 고갈로 재발명되는 K-리추얼 초절전 모드가 켜진 도시 행사 트리아지와 착한 무관심 숙제 완료에서 생존 보장으로 1인의, 1인에 의한, 1인을 위한 허상보다 실상, 기분보다 실속 시각의 시대가 끝나면 소중한 시간, 어떻게 보내실래요? 요즘은 ‘최저도리’ 합니다 제4장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K-배신 시스템 설마가 사람 잡는 시대 하이재킹당한 나라 사람들에게 남은 선택지 힘없는 다수의 확정된 필패 뒤늦은 자구책 매우 매운 맛 오징어게임 풍경 더 숨어들고 더 졸라매는 연명 그 와중에 수혜자가 된 사람들 시스템의 마지막 캐시카우 K-배신 시스템 생존지능 시험 K-배신이 낳은 자식들 제5장 초강력 AI의 식민지 AI가 지지고 볶는 어느 나라 처음 살아보는 하이리턴 하이리스크 시대 주민번호 없는 천재들의 식민지 정답사회 사람들이 AI를 끼고 살면 생기는 일 불편 · 불신 · 불안에 돈을 냅니다 당신이 살아가게 될 세상 쓰는 사람에서 쓰이는 자원으로 한국형 정답사회 우등생들의 미래 사람들에게 부름받는 존재가 되세요 ‘AI 총독부’를 아시나요? 제4부 동아줄과 지푸라기 제6장 0원의 시대에 살아남을 사람들 0원의 충격 무차별 가격파괴 시대의 교육투자 손익계산서 바보야, 문제는 가격방어야 1,170만 화이트칼라의 운명 환금성이 유지되는 일은 무엇일까 2030년 시점 생존 대차대조표 불이 꺼지지 않는 기술학원 서울대 정원미달 사태 남들과 다른 길로 갈 자신 있나요? ‘역량회계’가 기본이 됩니다 제7장 오리진 이코노미 광고계 수퍼갑 미투는 죽고 원조는 뜬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즌2 신뢰점수 매겨주는 A2A 경제 최고의 찬사 “제대로 미쳤다!” 모든 수저들의 꿈 - 1인 메가코프 오리진 거버넌스 저작권 침해 소송이 사라진 세상 AI가 모셔가는, 세상의 출발점이 되세요 프로비넌스, 대비하고 있나요? 제8장 해결사의 출동경제 지식은 0원 출동비는 유료 출동경제의 탄생 2030년 누적 2천만 무직자 시대 별점 테러보다 무서운 ‘동네 평판’… 상권의 죽음 뒤 해세권 생태계 알고리즘이 모르는 출동경제 생존 공식 급하지만 119 부를 일은 아닌 것들 해결사가 많은 곳은 어디일까 해결사 정신 할 줄 아는 거 적어보실래요? 추억의 번화가마다 수직 요양원 제5부 슬프지만 스페로 스페라 제9장 최고 존엄의 마지막 축제 인증감옥의 수감자들 마지막 축제 속 균일한 행복의 끝 인증 없이 기본권 없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삭제될 세대 연동되지 않은 것이 없는 지상낙원 세상에 그냥이나 공짜란 없다 기묘한 재난 존재 증명 수단을 잃지 마세요 제10장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라 가짜 뉴스 검증 보고서 로또를 맞다 멜론 머슥, 쌤 할트만, 첸스 왕 면접 찐친 단톡방 알바 관둔 날 알바생 코리아 인생 멘토링 무료 구원은 없다 에필로그 10년 후 한국사회 계급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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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팀장 워크숍
오후 2시가 넘은 시간, 팀장들이 세 번째 안건 자료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본사만 먼저 보시면, 이번 달은 휴직이 7명입니다. 지난달보다 1명 줄긴 했습니다.” 인사팀장이 입을 열었다. “병가 10명, 퇴사 5명이고요. 그중 4명은 건강상 사유로 인한 퇴사입니다.” 재무팀장이 말을 이었다. “예전에는 퇴사 통보를 한두 달 전에는 했는데, 요즘은 며칠 전에 나가겠다고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상담해 보면 퇴사나 이직 고민이 있더라도 당장 실행할 생각은 없었는데, 본인도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건강 사정으로 나가는 사례가 예전보다 늘었습니다. 지금 멀쩡하게 회사 다닌다고 해서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 것 같아요.” 회의실 뒤쪽에 앉아 있던 한 팀장이 낮게 말했다. “요즘은 아침에 누군가 출근을 못 했다고 하면 겁부터 난다니까요?” ---p.58 「1장 어느날 감자기」 중에서 가까운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되면서, 자신의 건강과 일상도 시한부일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한때 TV 다큐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를 지금 한국인은 자기 문제로 가정하고 있다. 어떤 불행을 당했을 때 중요한 것은 금세 털고 일어날 수 있느냐다. 그럴 수 있다면 웬만한 어려움은 어쩌다 걸린 감기 같은 것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어떤 이벤트가 갑자기 터졌을 때, 아주 큰 일로 비화될 체감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일어선 뒤의 모습이 이전과 같지 않은 사람이 너무나 많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명에게 큰일이 닥치면 몇 명이 영향을 받는가. 사람들은 세상을 시한부라는 가정을 전제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p.80 「1장 어느날 감자기」 중에서 #5 감옥이 된 내 계좌 금요일 오후, 시중 은행 ATM 앞. 40대 직장인 진우는 ATM을 박살내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았다. 빨갛게 뜬 경고 메시지 때문이었다. [인출 한도 초과: 국가 유동성 안정화법에 의거, 개인 일일 현금 인출 한도는 5만 원입니다. 초과 인출을 원하시면 현금 사용 목적 소명서를 제출하세요(예상 심사 기간: 2~3 영업일)]. ‘신용불량도 아니고, 등급도 높은데 내 돈 5만 원도 내 마음대로 못 찾는다고? 이 새끼들이!’ 진우가 ATM 화면을 노려보며 10초간 생각에 잠겼다. 당장 오늘 저녁, 치매 어머니를 돌봐주는 시간제 간병인에게 줄 주급 40만 원이 급하게 필요했다. 간병인은 간병비를 조금 빼주는 대신 현금으로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겨우 5만 원에 소명서까지 요구받을 줄이야. 간병인이 원한 것은 실물 현금이었지만, 일단 진우는 뱅킹 앱을 열었다. 하지만 해당 은행 미등록 개인으로의 송금 역시 보이스피싱 근절·뱅크런 예방·지하경제 제거라는 명분으로 월 30만 원 한도 내에서만 가능했다. 한도를 늘리려면 거쳐야 할 절차가 복잡했다. 일부라도 송금할까 생각하다 그만두고 진우는 동네 마트로 향했다. 어머니에게 드릴 두유 한 팩과 저녁으로 때울 컵라면을 집었다. 결제를 위해 폰을 켰다. 정부에서 매월 충전해 주는 K-디지털원(CBDC) 앱을 열었다. 익숙한 알림음과 함께 팝업이 떴다. [현재 잔액: 140,500 디지털 원] [주의: 본 CBDC 포인트는 거주지 반경 3km 이내에서 생필품 구매 목적으로만 사용 가능하며, 금월 미사용분은 국고로 자동 환수됩니다.] 계산대 직원에게 바코드를 내밀었다. 어차피 저축할 수도 없는 돈이니 동네에서 푼돈 계산할 때 소진하자는 생각이었다. “결제됐습니다. 더 필요한 건 없으세요? 곧 월말이니 필요한 거 미리 구입하시면 이득이에요! 감사합니다.” 멘트가 싹싹하고 영리한 것은 직원이 로봇이어서다. ---p.107 「2장 현금거지가 되다」 중에서 #1 “아버지가 남긴 수의를 대기업에 팔았습니다.” 당장 장례를 치르려면 수백만 원을 더 내야 하는 지민은 이미 다달이 이자 부담에 시달리는 형편이었다. 지민은 가족들과 상의해 보겠다고 둘러대고 황급히 화장실로 숨어들었다. 변기 뚜껑을 닫고 앉은 지민은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켰다. 그리고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 관혼상제 해체기로 불리는 AI 기반 리추얼 매니저 앱, ‘리추얼-X’를 실행했다. 지민이 15장짜리 골든라이프 상조 계약서와 안마의자 결합상품 약관을 업로드하자, 화면 중앙에 로딩 스피너가 돌기 시작했다. 5초쯤 지나자 리포트가 팝업됐다. 📊 계약 잔존가치 평가 결과 · 계약 유형: 2013년 고정 단가형 프리미엄 의전 패키지 (VIP 리무진 2대, 최고급 생화 제단, 최고급 삼베 수의 포함) · 현재 내재 가치: 2028년 초인플레이션 반영 시, 동일 패키지 실거래가 약 18,500,000원 · 최종 의견: 해당 계약은 보유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보유 의사가 없을 경우 리추얼-X 2차 거래소 매각을 권장합니다. 장례지도사는 추가금을 요구했지만, 아버지가 남긴 계약의 시장가치는 추가금을 더한 금액보다 훨씬 높았다. 💡 매각 시뮬레이션 · 본 계약의 제3자 양도 조항(표준약관 제14조)에 따라 기업 바이어에게 즉시 매각을 진행합니다. · 매각 대금 계산 공식입니다: B2B 매입가(14,000,000) - 안마의자 잔여 위약금(2,100,000) - 플랫폼 수수료 5% 👉 최종 고객 입금 예정액: 11,200,000원 ※ 대금은 스마트 에스크로에 즉시 예치되며, 명의변경 행정 절차 완료 후 익일 지급됩니다. 지민은 망설일 이유도 시간도 없었다. [즉시 매각 및 권리 양도] 버튼을 눌렀다. ---「3장 살아남는 K와 소멸되는 K」 중에서 #3 떨떠름한 고지서 여느 때처럼 폰으로 날아온 건강보험료 고지서를 보고 경진은 잠깐 굳어버렸다. 보험료가 작년보다 30%나 올라 있었다. 알아보니, 최근 시행된 AI 통합 자산 부과 시스템이 배우자 명의로 된 오피스텔 임대 수입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해 반영한 결과였다. 2027+년부터 국세청, 금융결제원, 등기소 데이터가 단일 API로 통합된 이후, 가구원 명의로 된 모든 자산이 하나로 묶여 보험료 산정에 실시간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임대료 수입 금액이 잘못 잡혀 있었다. 경진은 건강보험공단 앱을 켰다. 당연히 AI 챗봇과 먼저 상담하게 되어 있었다. “아래에서 유경진 님의 보험료 산정 공식을 확인해 보세요!” 챗봇은 경진의 질문에 기승전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답답한 마음에 상담원 연결을 시도했지만, 화면에 찍힌 예상 대기 시간은 무려 3시간 40분이었다. 이의 신청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화면에 예상치 못한 문구가 떴다. [본 이의 신청 건은 시스템 내 자동 감사 항목으로 분류됩니다. 신청 진행 시 관련 자산 전체에 대한 정밀 검토가 함께 진행될 수 있습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경진은 손가락이 멈췄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정정해야 할까? 앞으로도 계속 이럴 텐데…….’ 고민스러웠다. 이의 제기 행위 자체가 또 다른 리스크의 방아쇠가 될지 도무지 예측이 안 됐다. 화면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조용히 앱을 닫았다. 억울했지만 60만 원 가까운 돈을 그냥 내기로 했다. 경진은 세금 징수 알고리즘에 처음으로 징그러움을 느꼈다. ---「4장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K-배신 시스템」 중에서 #1 역량회계 감사인 초인종이 울린 건 오전 8시 12분이었다. 택배나 우편이 아니었다. 검은 코트를 입은 남자가 서류 가방을 든 채 서 있었다. 명함에는 ‘역량회계 감사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처음 보는 직함이었다. 그는 정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전 동의하신 정기 역량 실사 일정입니다. 15분이면 끝납니다.” 언제 동의했는지 가물가물한 사이, 그는 이미 태블릿 화면을 열고 있었다. 몇 달 전 이직 플랫폼 가입 시 동의했던 약관 한 줄이 떠 있었다. ☑ 경력 자산에 대한 시장가치 재평가에 동의합니다. 식탁에 마주 앉자 그는 차분하게 서류 탭을 열었다. 첫 페이지는 종합 이력이었다. 학력, 자격증, 경력, 프로젝트 이력, 교육 수료 내역, 발표 경험, 외국어 점수, 심지어 강의 경력까지,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모든 것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우선 자산 분류부터 하겠습니다.” 그는 전자펜으로 줄을 그으며 브리핑했다. [경력] 대기업 전략기획 11년, 과거 우량 자산이었지만 현재는 100% 대체 가능. 평가액 0원. [강점] 영어 프레젠테이션 능력, 희소성 약화와 AI 통역 상용화로 실수요 급감 및 가격방어 실패. 평가액 0원. [스킬] 엑셀, 문서 작성, 경쟁사 분석, 보고서 구조화 및 편집 모두 시장 가격 붕괴. 평가액 0원. [기타] MBA 학위 및 리더십 교육 이수, 조직 내 기여도 불분명. 무형 역량 가치 인정 보류. 미동도 없는 표정과 절제되고 차분한 목소리로, 그는 계속 페이지를 넘겼다. ---「6장 0원의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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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조각을 준다면, 이 책은 지도를 준다!”
하이재킹당한 대한민국, 가짜 위로 대신 냉혹한 생존 좌표를 쥐어주는 예언서 서점가에 넘쳐나는 미래 전망 서적들은 대개 기술 혁신을 낙관하거나 거시적인 통계 지표를 나열하곤 한다. 독자를 안심시키기도 하지만,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는 데 대한 불안을 조장하기도 한다. 특히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체한다거나 고령화 사회가 도래한다는 거대 담론은 무수히 반복되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난 뒤 ‘내 삶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늘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싱크탱크서울 권혜진 대표의 신간 『K-생존 시나리오 2027-2031』은 기존 미래서들과 시작부터 끝까지 차별화된다. 학자들에게나 필요할 것 같은 거시적 이론이나 그래프, 숫자가 난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용은 온가족이 같이 읽어도 될 만큼 피부에 와닿고 구체적이다. 앞으로 다가올 5년 동안 한국의 평범한 생활인들이 맞닥뜨릴 현실을 소름 끼치도록 생생한 서사와 정교한 시나리오로 ‘미리보기’ 시켜준다. 생존 여건 변화에 따라 기존 업종이나 업태가 변하는 양상까지 묘사해 활용도가 높은 생존 지침서다. 고도가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따뜻한 기내식을 즐기는 승객들 저자는 대한민국의 현 상태를 ‘하이재킹(공중납치)당한 비행기’라는 강력한 메타포로 설명한다. 조종실의 통제권은 이미 다른 이들의 손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그런데도 기내에는 여전히 따뜻한 기내식과 화려한 엔터테인먼트가 제공된다. 안심하고 즐기라는 방송이 계속 나온다. 승객들은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책이 그려내는 2027년 이후의 풍경은 가히 충격적이면서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병동국가와 한정 자원이 된 건강 인구 감소와 유병률 급증이 동시에 맞물리는 ‘병동국가’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에서 건강함과 정상성은 더 이상 기본값이 아닌 한정 자원이 된다. 한 명의 구성원이 쓰러질 때 그 파장은 최소 주변 5명의 일상과 생존 기반을 뿌리로부터 흔드는 연쇄 직격탄이 된다. 기업에서는 자꾸만 증가하는 직원 부고와 병가, 휴직에 어떻게 대비할지 고민하고, 보험 보장 범위는 가입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해 야금야금 변경된다는 묘사는 결코 과장이 아니게 다가온다. 콘크리트 푸어와 청산 경제 이보다 더 섬뜩한 것은 거의 모두의 유동성 잠금 현상이다. 저자는 장부상 자산은 가졌지만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말라버린 중산층을 ‘현금거지’ 혹은 ‘콘크리트 푸어’로 명명한다. 부동산 불패 신화의 종말, 재난적 의료비, 숨만 쉬어도 빠져나가는 구독료 등 고정비 부담이 겹치면서 장부상 부자들이 소리 없이 무너지는 ‘청산 경제’의 시대가 된다. 생활문화의 초절전 모드 전환 삶이 그렇게 팍팍해지면 오래된 문화도 버티지 못한다. 못하게 되는 것들이 많아진다. 체면유지비를 결제하다가 생존유지비가 바닥날 형편인 사람들이 많아진다. 통과의례와 인맥관리 행동시 ‘최저도리’만 고려하는 ‘초절전 모드’로 태세를 전환하는 사회 풍경이 촘촘하게 묘사된다. 국가적 안전망의 배신과 AI 식민지 이런 시대에 국가적 안전망은 누구의 편일까? 어디까지나 미래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AI를 통해 실시간으로 자산을 추적해 세금과 건보료는 칼같이 매기지만 연금은 뜻대로 쓸 수도 없는 디지털 화폐로 지급하고, 이의 신청마저 사실상 차단되는 ‘K-배신 시스템’의 완성이 기다리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모두 다 가능한 일이다. 합법적인 절차 속에서 개인은 매사 ‘본인 책임’의 덫에 걸려 버려진다. 압도적 성능과 비용절감을 빌미로 덮쳐오는 초강력 AI는 웬만한 직장인들을 사유 능력과 자율성이 거세된 피관리 계층으로 전락시킨다. 정답사회에 길들여진 한국은 만능 정답자판기인 AI에 특히 취약하다. 생존자가 잡은 손잡이 시나리오는 암울한 예견에 그치지 않고 생존자들이 어떤 모습일지도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막연한 희망의 메시지가 아닌 실용적인 ‘생존 손잡이’를 쥐어주는 느낌이다. 디지털 자동화로 지식의 가치가 0원에 수렴하는 시대에 살아남을 유일한 화폐는 인간의 판단, 책임, 시간, 그리고 흔적뿐이다. AI가 복제할 수 없는 고유한 맥락과 원천을 쥔 오리진(Origin)은 몇 년 안에 AI가 오히려 모셔가는 스타가 된다. 개인이나 기업이 사용하는 AI 에이전트들이 최적 솔루션을 찾아주고 검증하다보면 가짜는 거르고 진짜 고수를 수면 위로 끄집어낼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다만 그렇게 되려면 어떤 사전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한편에서는 도심 아파트 단지를 누비며 모니터 밖 현장의 일상 문제들을 해치우는 해결사들에 대한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몇 년 후 예상 누적 퇴직자 규모와 병동국가적 현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맞물리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힘들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라 책의 대미는 고조된 기대를 끝까지 만족시킨다. 저자는 편리함과 안전을 위해 깔린 기술 인프라에 본인 인증을 하지 않고서는 모든 것이 불가능해지는 미래를 우려한다. 여기서 인간 존재에 대해 던지는 질문은 여타 책에서 보기 드문 깊은 성찰로 독자를 끌고 간다. 책의 부제이기도 한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흥미진진하게 각색된 알바생 K 이야기에서 온전히 설명된다. 그것은 ‘자기 양심을 할인하지 않는 단단한 태도’다. 기계가 끝내 대체할 수 없는 인간다움의 마지노선이다. 책은 에필로그에서 또 한 번 독자에게 큰 생각거리를 던지고 마무리된다. 미래가 정말 이대로 진행된다면, 10년 후 당신은 어디에 속하게 될 것인가? 10년 후 한국 사회 계급도는 이 책이 독자에게 선사하는 궁극의 미래 시나리오다. 『K-생존 시나리오 2027-2031』은 단순히 공포감이나 두려움을 심어주는 책이 아니다. 손에 잡히지 않았던 불안의 실체를 직시하게 만들면서도 저자는 일관되게 독자의 편에 서 있다. 서문에서 약속한대로, 인간주의적인 접근이 전체를 관통한다. 다가올 거친 계절을 통과하기 전, 최소한의 안전벨트를 매고 싶다면 반드시 일독해야 할 시대의 필독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