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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 들어가는 말
1장 인간의 거울 치킨 잔혹사 디오게네스와 개XX(?) 피론의 돼지 인간의 거울, 침팬지와 보노보 〈고기 랩소디〉의 추억 2장 문명의 고단함 아웃 오브 아프리카 마지막 네안데르탈인 농자천하지대본 함무라비 법전 자본주의 탄생의 잔혹사 아프리카의 눈물 지구를 떠납시다(?) 3장 우주 속의 인간 줌아웃! 안녕, ET! 돌덩어리 속의 우주 빅뱅, 우주의 불꽃놀이 4장 그래서 혹은 그래도 인간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적인 이유 썩은 상자 안의 사과는 썩지 않을 수 있을까? 헛소리와 소통하기 5장 인간다움의 길 에피쿠로스의 와인 두 잔 춘추전국시대의 반전사상, 양주(楊朱) 네 머리로 생각하라 키르케고르의 추억 니체의 초인은 누구일까? 가난한 시대의 웃음 나오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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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로 생각하자”고 말하고 나니 아득한 고등학생 시절 일이 떠오른다. 단 한 번 살다갈 인생, 남들하고 똑같은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해 보였다. 대학에 진학하여 이미 주어진 코스를 따라 살다 죽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무리 초라하고 힘겹더라도 내가 선택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내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세상을 배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에 가지 않겠다”고 말하자 아버지께서 어처구니없다는 듯 말씀하신 게 기억난다. “한국에 너를 가르칠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말이냐?” 용기가 부족했던 나는 결국 대학에 진학했고, 사회의 네트워크 안에서 수많은 약속들에 둘러싸인 채 최근까지 살아왔다. 이제 방송PD 생활에서 한 걸음 물러나 다시 삶을 돌아보니 나를 가르칠 선생님이 많이 계시다는 걸 새삼 발견한다. 아버지 말씀이 옳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하지만 “내 머리로 생각하자”는 고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들어가는 말」중에서
프린스턴 대학교의 교수이며 《동물해방(Animal Liberation)》의 저자 피터 싱어(Peter Albert David Singer)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인간 이외의 동물도 고통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생명체”라며, “인간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그들의 이익을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MBC 스페셜 〈고기 랩소디〉에 출연한 그는 힘주어 말했다. “우리가 다른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간혹 일어나는 동물학대를 말하는 게 아니라 체계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기를 생산하거나 실험도구로 사용할 때 우리는 다른 동물도 기본권(생명권)이 있다는 점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특히, 꼭 필요하지 않은 목적, 가령 모피나 가죽구두를 얻기 위해 그들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는 다른 동물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태도를 ‘종차별주의(speciesism)’라고 비판했는데, 이 ‘종차별주의’를 극복해야만 인간은 닭보다 나은 존재임을 비로소 입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치킨 잔혹사」중에서 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10월 12일, 콜럼버스 일행과 원주민들이 처음 마주친 순간일 것이다. 미국은 이 날을 아메리카 대륙의 자랑스러운 새 역사가 시작된 ‘콜럼버스의 날’로 기념한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처참한 약탈, 살인, 파괴가 시작된 비극의 날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의 버클리처럼 진보적인 도시에서는 이 날이 ‘원주민의 날’이다. 볼리비아는 2002년부터 이 날을 ‘원주민 저항의 날’로 부른다. 우루과이의 인디오들은 하루 전인 10월 11일을 ‘마지막 자유의 날’로 애도한다. 아르헨티나, 칠레, 멕시코, 베네수엘라에서는 10월 12일이 ‘인종의 날’이다. 스페인, 인디오, 흑인들의 피가 합쳐져 하나의 인종이 되었다는 뜻이다. ---「자본주의 탄생의 잔혹사」중에서 인간과 ET가 실제로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와의 만남은 인간의 의식과 철학에 큰 충격을 안길 것이다. 그들의 존재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문명사적 전환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처럼 탐욕과 이기심을 극단까지 몰고 가서 자멸의 길로 뛰어드느냐, 아니면 평화와 상생의 철학을 받아들이고 우주의 겸허한 일원이 될 것이냐 선택해야 할 때가 올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안녕, ET!」중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어린이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나님이 세월호를 침몰시켰다’거나 ‘하나님이 식민지배와 분단을 주셨다’는 말을 글자 그대로 보면 신이 나쁜 짓만 골라 하는 존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순수한 어린이들의 정직한 반응이다. 교수, 언론인, 총리 지명자 등 요직에 있는 사람들이 허구한 날 헛소리를 뱉어내면 그 사회의 소통 시스템이 건강할 수 있을까? 노이즈로 가득한 공기 속에서 합리적인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까? ---「헛소리와 소통하기」중에서 대학시절, 데카르트는 오류투성이로 보였고 인간적으로 좋아하기 어려웠다. 철학사에서 한결같이 그를 ‘근대철학의 아버지’로 부르는 게 거슬렸다. 철학사를 쓴 사람들은 자기 머리로 생각하지 않는 걸까? 이른바 ‘철학자’들 중에는 기존 철학사의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걸까? 데카르트를 읽고, 이해하고, 정리해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다. 감히 그를 비판할 깜냥이 되진 않지만, 머릿속에 박혀있는 ‘데카르트 바이러스’를 어떻게든 파악하고 배설해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30년 만에 다시 만난 데카르트는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PD생활 내내 입버릇처럼 스스로 던진 “네 머리로 생각하라”는 말을 데카르트가 이미 400년 전에 강조했음을 발견했다. 모든 책은 자신의 거울일 뿐일까? 내가 발견한 것은 데카르트가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이었다. ---「네 머리로 생각하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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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가장 필요한 공부, ‘사람’
빅뱅에서 세월호까지 정면으로 마주한 인간의 민낯 “30년간 교양다큐를 찍으면서 가장 큰 공부는 ‘사람’이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채훈 PD의 줌아웃 인간 탐사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질문은 있으나 정답은 모르는 물음을 인류는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되풀이했다. 인간 정체성에 의구심이 들거나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를 때 질문은 더욱 절실해진다. 오늘날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현상도 ‘인간다움’의 기준을 잃어버린 현실을 반영한다. 오늘날 인문학은 문사철의 경계를 넘어 과학, 예술, 심리, 경제 등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인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천문학, 고고학, 심리학, 물리학, 생물학 등 과학의 발전은 빅 히스토리의 관점에서 인간을 새롭게 보라고 주문한다. “현대의 도덕과 윤리는 철학이 아니라 진화론과 우주론에서 나온다.”(12쪽) 《ET가 인간을 보면?》에서 저자 이채훈 PD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김혜수의 W] 등 30년간 교양다큐를 연출하며 체득해온 폭넓은 인문학적 지식과 다방면의 지적 체험을 바탕으로 인간과 관련한 여러 주제들을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우주에 대한 경이’, ‘동물들에 대한 연민’, ‘인류 문명이 걸어온 길’, ‘인간의 오만과 편견’, ‘인류공동체의 운명’ 등 그의 경험만큼이나 다양한 주제들은 여러 각도에서 인간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그래서 인간인가?’와 ‘그래도 인간인가?’라는 질문 사이에서 독자가 인간다운 삶을 스스로 성찰하고, 여기서 우러난 지혜가 각자 삶의 자양분이 되도록 이끌어준다. 그래서 사람인가? 그래도 사람인가? 빅뱅이론부터 침팬지의 습성까지 호기심 많은 다큐PD가 목격한 역사 속 인간의 민낯은 어떤 모습일까? 그것은 마치 외계생명체가 처음으로 인간을 보았을 때 느꼈을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값이 떨어질까 수백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하고, 전쟁무기를 팔아 흑인노예를 사들인다. 무고한 수백 명이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신의 뜻이라고 설교하고, 독재자의 명령에 따라 인종청소를 한다. 한편 인디오의 편에 서서 인간의 존엄성을 항변하고, 우주에서 지구를 보면서 평화를 다짐하고, 잔인한 심리실험을 멈추라고 교수를 설득한다. 폭력적이고 체제순응적인 인간이 있는가 하면 인류애와 평화에 온몸을 내던진 인간도 있다. 무엇이 인간의 진정한 모습일까? 역사 속 절망과 희망의 변주에서 인간은 쉽사리 간파되지 않는다. 저자는 약자, 피해자, 저항자의 편에 서서 평화와 평등 추구, 위로와 대안 모색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지만, 그렇다고 정답을 독자에게 섣불리 강요하지 않는다. 역사 속에서 인간은 신, 초인, 해탈의 자리에 올라서고자 했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한 적 없고, 파리보다 못한 목숨으로 전락하면서도 결코 그곳에만 머무르지는 않았다. 이렇듯 역동적이고 다양한 인간 군상과 마주하여 과연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어떤 인간을 지향해야 하는지 독자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하라고 권유한다. 학문의 경계를 낮추면 더 재밌어진다! 《ET가 인간은 보면?》은 크게 1)닭, 개, 돼지, 침팬지 등 동물들에 비춰본 인간, 2)원시시대부터 자본주의 시대까지 역사에서 본 인간, 3)천문학의 새로운 발견과 경험에서 본 인간, 4)복잡한 사회적 현상과 인간심리에서 인간, 5)에피쿠로스와 니체 등 유명 철학자의 눈으로 본 인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이렇듯 여러 각도의 인간 이해를 단지 지식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매체와 사회현상 등을 통해 설명하고 비판하는 방식으로 재미를 더해준다. 이를 테면 ‘종차별주의’는 조류독감을 통해, 네안데르탈인은 소설을 통해, 함무라비 법전은 한국 현대사를 통해, 빅뱅이론은 우주에 대한 상상을 통해, 니체의 철학은 시(時) 읽기를 통해 내용이 더욱 흥미롭고 풍성해진다. 고전이니 추천도서니 책으로만 배우는 인문학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일이나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도 인문학적 사유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전공을 살려 인문학 공부를 위한 다큐멘터리를 여럿 소개한다. [고기 랩소디][W][침팬지, 사람을 말하다][인간탐구 욕망-황금][인류, 20만 년의 여정][크라이 프리타운][밖에 아무도 없소?] 등 그가 직접 연출한 작품을 비롯하여 국내외 다큐멘터리들을 통해 교실 밖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인간의 민낯을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다큐멘터리스트들의 열정 또한 진하게 느껴진다. 멀리서 보면 더 잘 보이는 사람 공부 저자는 현재 (사)한국PD교육원에서 월례 인문학 포럼의 프로그램을 짜고 강사를 섭외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트라우마와 치유, 진화론, 천문학, 아프리카 역사, 음악, 영화와 예능 등 올해 그가 이곳에서 계획 및 진행한 주제들 또한 책과 마찬가지로 학문의 경계가 없다. 그러나 모든 주제들은 결국 ‘인간 이해’라는 소실점에서 만난다. 폭넓은 인간 이해가 결국 방송 콘텐츠의 다양성과 완성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비단 PD들에게만 해당되는 현실은 아닐 것이다. ‘통섭’ ‘융합’ 등의 화두가 우리 사회에 회자된 지 오래다. 인문학의 경우 과학기술, 경영학, 예술 등 다양한 학문 및 산업 분야와 만나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실용적인 목적에 더해 ‘인간다움의 회복’이라는 시대적 요청 또한 인문학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 다양한 힌트를 주고 있는 이 책 《ET가 인간을 보면?》은 인생의 나침반뿐 아니라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모든 독자들에게 인문학 책읽기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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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별을 노래하는 사람을 만나면 정이 간다. 진화이론으로 세상 이치를 따지는 사람을 만나면 믿음이 간다. 이채훈 PD가 그런 사람이다. 그의 글 속에는 이런 그의 인생이 한껏 그려져 있다. 그러니 사랑할 수밖에. 이명현(천문학 박사, 세티 코리아 사무국장) 이 책에는 인문과 자연이 절묘하게 공존하고 있어서 누구나 접근이 용이하다. 특히 방송 시청이 어떻게 타임킬링이 아니라 적극적 사유로 이어질 수 있는지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30년 가까이 대중과 소통해온 PD답게 그의 글은 쉽고, 깔끔하고, 흥미진진하다. 장대익(진화생물학자,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이채훈 선배의 인문학 특강은 PD들에게 더없이 유익한 공부였다. 이 좋은 내용을 PD들만 독점할 수는 없다. 진짜 공부에 목마른 모든 분들께 권해드린다. 지금은 잠시 TV를 끄고 책을 펼칠 시간이다. 김민식 PD(MBC [내조의 여왕] 연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