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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색이자 아무것도 아닌 색
하얀 천사와 검은 악마 빛을 그리는 신의 색 악마가 되어 버린 그림자의 색 멜랑콜리의 창조와 순수의 폭력 새봄을 품은 우울함의 색 순수의 가면을 쓴 폭군의 색 세상의 흐름에서 잠시 벗어난, 쉼표 같은 색 죽음의 색에서 무한히 깊은 울림으로 감각을 넘어 성찰의 세계로 우주의 원리를 담은 흑백의 본질 하얗게 시작해서 검게 끝나는 세상 달, 자연, 어둠, 연민을 품은 조선인의 색 흑백 신화의 세계 먹으로 온 우주를 그리다 빛과 어둠, 모든 살아 있는 것의 근원 그림목록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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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이 가진 모순은 그것이 빛에서 온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흰색은 스스로 색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다른 수많은 색들로 변할 수 있다. 이 점 때문에 흰색은 신의 색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변신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그리스 신화에서 만신의 제왕인 제우스는 때로는 흰 소로, 때로는 하얀 백조로 변신한다. 이렇게 흰 색은 인간을 넘어서 있는 초월적인 어떤 것이 변해서 된 것들의 색이다. 기독교적 상징체계에서도 신의 전령은 모두 흰 색으로 표현된다. 성령의 흰 비둘기, 하얀 날개의 천사, 예수를 나타내는 하얀 어린 양, 마리아가 두른 하얀 수건, 천사가 들고 있는 백합꽃 등도 모두 흰색이다.
--- pp.1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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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의 위압적인 힘은 그것이 깊은 어둠을 상기시킨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힘으로 알 수 없는, 그러나 인간 내부에 잠자고 있는 깊은 어둠의 색이 검은색이기 때문이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머리부터 발까지 새까만 옷차림으로 등장하는 다스베이더는 은하계 전체를 혼돈으로 밀어넣는 악의 꼭두각시이다. 그는 그러나 구원자의 표상으로 등장하는, 흰 옷을 입은 루크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스베이더와 루크의 싸움은 우리 내면에 있는 두 가지 힘의 싸움이기도 하다. 그 둘의 싸움은 루크가 투쟁 의지를 버림으로써 끝난다. 어둠에 대한 공포가 사라질 때 악도 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악이 사라지면 선도 더 이상 선이 아니다.
--- p.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