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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레시아스의 칼
제9회한국소설신인작가상수상집 2001
최옥정 등저
개미 200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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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정현 : 티레시아스의 칼
2. 김연혜 : 회향
3. 최옥정 : 기억의 집
4. 김정묘 : 이구아나의 겨울
5. 원채연 : 꽃멀미
6. 유향목 : 찌
7. 정인 : 낯선 오후
8. 유연희 : 주변의 중심
9. 채대일 : 1999년, 카사블랑카
10. 이재민 : 가을 여행
11. 김강윤 : 내 순수에 대한 추모

저자 소개 1

등저최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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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건국대 영문과 학사, 연세대 국제대학원 석사를 마쳤다. 학교 졸업 후 잘나가던 은행원, 영어교사를 하다가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삼십 대 중반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1년 [한국소설]에 단편소설 「기억의 집」으로 등단했다. 등단 후에는 번역과 어린이 책 집필로 생활했다. 소설집으로 『늙은 여자를 만났다』, 『식물의 내부』, 『스물다섯 개의 포옹』, 장편소설로 『매창』, 『안녕, 추파춥스 키드』, 『위험중독자들』, 포토에세이집으로 『On the road』, 에세이집으로 『삶의 마지막 순간에 보이는 것들』, 소설창작매뉴얼로 『2라운드 인
1964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건국대 영문과 학사, 연세대 국제대학원 석사를 마쳤다. 학교 졸업 후 잘나가던 은행원, 영어교사를 하다가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삼십 대 중반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1년 [한국소설]에 단편소설 「기억의 집」으로 등단했다. 등단 후에는 번역과 어린이 책 집필로 생활했다. 소설집으로 『늙은 여자를 만났다』, 『식물의 내부』, 『스물다섯 개의 포옹』, 장편소설로 『매창』, 『안녕, 추파춥스 키드』, 『위험중독자들』, 포토에세이집으로 『On the road』, 에세이집으로 『삶의 마지막 순간에 보이는 것들』, 소설창작매뉴얼로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소설창작수업』, 번역서로 『위대한 개츠비』 등이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이들을 돕다가 2018년 9월 세상을 떠났다. 『식물의 내부』로 허균문학상, 『위험중독자들』로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을 수상했으며, 한문 고전읽기 모임인 이문학회에서 9년여 동안 수학했다.

그리고 작가는 “소설과 인생은 등을 맞댄 한 몸이라는 생각으로 인간의 삶을 관찰하고 거기서 창작의 모티브를 찾고자했다. 인간은 엄청난 일 앞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고, 작은 돌부리에도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존재다. '소설은 진짜여야 한다.'얼핏 터무니없는 것 같은 이 말을 바라보며 소설을 써왔다. 소설은 픽션이지만 한 줄도 삶과 동떨어진 가짜여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다. 내가 발견한 '인물'은 끝까지 나의 분신이라 여기며 책임을 지는 게 작가의 일이라 믿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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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6쪽 | 49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038384

책 속으로

유품이랄 것도 못 되는 허섭스레기인 할머니의 반짇고리에 어떻게 이미농지가 들어가 있었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다만 어릴 적 남의 집 일처럼 들렸던 할아버지의 고향 얘기가 단편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었다. 금강산 밑에 있는 마을, 말을 타고 집 안팎을 돌아다녔다는 할아버지, 꿩고기로 꾸미를 얹은 만두국, 고향을 떠나온 뒤에 어머니가 숯을 구어 연명해왔다는 얘기를 떠올리며 사진첩을 빼앗겨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진 속의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강제 이주 명령을 받았던 고향 땅에서 콧수염을 기른 할아버지 친구들과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사진이었다. 나는 미농지로 흑백 사진을 싸듯이 접어놓고 어항 속에 엎뎌 있는 이구아나를 꺼내들었다.

아이가 이구아나를 품에 안고 오던 날이었다. 나는 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중앙아시아와 가깝게 있었다. 비행기표 값만 마련해, 나머지는 다녀와서 원고료로 때워보지 뭐. 좋은 기회인데 놓치면 아깝잖아. 전에 있던 직장 선배로부터 뜻밖에 받은 제안은 좋은 기회 정도가 아니라 한 마디로 내가 살길은 그쪽이다 하는 직감이 들게 만들었다. 그곳에 가면 뭔가 있겠구나. 나는 전화기를 노려보며 어금니를 물었다. 예상했던 일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경험이 별로 없는 나로서도 믿기 어려운 확신이었다. 온몸의 피가 몰려들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얼굴이 달아올랐고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있던 손에는 땀이 배었다. 이구아나와 중앙아시아가 고리고리로 엮여 있는, 무슨 계시를 받은 게 아닌가 여겨지는 전율이었다.

---pp.14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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