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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뮤지엄
디자인으로 읽는 인간 욕망의 역사 양장
김신
북트리거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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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_이토록 편리하고 아름다운 삶을 만드는, 디자인

1전시실. 살다 - 아늑한 곳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부엌_집의 중심
욕실과 화장실_목욕과 배설의 쾌락
조명_빛을 통제하다
침대와 의자_사람과 가장 오래 접촉하는 가구

2전시실. 다루다 - 인간의 신체는 어떻게 확장되었는가
요리 도구_부드러운 음식을 향한 열망
음식 운반 도구_우아하게 먹는 수단
자동차_빠르게, 그리고 우아하게 이동하라
사무실과 사무 가구_합리성과 창의성을 향한 도전

부록 1 삶의 풍경을 만든 디자이너들

3전시실. 기록하다 - 세계는 어떻게 복제되고 재현되는가
인쇄술_여러 사람에게 오랫동안 말할 수 있게 되다
오디오와 비디오_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하다
회화와 사진_이미지 재현 기술의 진화
글꼴_글자에 표정을 만들다

4전시실. 보다 - 시각의 규칙을 만든 디자인
포스터_대중을 향한 설득의 언어
픽토그램_세계의 공용어
인포그래픽_복잡한 정보를 한눈에
로고 디자인_믿음을 만드는 압축의 언어

부록 2 일상의 풍경을 바꾼 디자인 운동

저자 소개 1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에서 미술 이론을 전공했다. 1994년에 디자인하우스 월간 『미술공예』의 기자로 입사해 다음 해 자매지인 월간 『디자인』으로 옮겼다. 2011년 2월까지 월간 『디자인』 기자와 편집장으로 모두 199회의 잡지 기획과 제작에 참여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대림미술관 부관장으로 있었다. 2014년부터 독립해 프리랜스 칼럼니스트로 여러 신문과 잡지, 온라인 미디어에 디자인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다. 동시에 여러 대학에서 디자인론, 디자인사, 디자인 비평, 이미지 기호학, 서양미술사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디자인 잡문집 『고마워 디자인』과 『쇼핑 소년의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에서 미술 이론을 전공했다. 1994년에 디자인하우스 월간 『미술공예』의 기자로 입사해 다음 해 자매지인 월간 『디자인』으로 옮겼다. 2011년 2월까지 월간 『디자인』 기자와 편집장으로 모두 199회의 잡지 기획과 제작에 참여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대림미술관 부관장으로 있었다. 2014년부터 독립해 프리랜스 칼럼니스트로 여러 신문과 잡지, 온라인 미디어에 디자인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다. 동시에 여러 대학에서 디자인론, 디자인사, 디자인 비평, 이미지 기호학, 서양미술사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디자인 잡문집 『고마워 디자인』과 『쇼핑 소년의 탄생』이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디자인 저술 활동과 디자인 강의를 통해 디자인 이론의 대중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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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27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140*240*30mm
ISBN13
9791193378731

책 속으로

등잔이나 촛불 같은 미약한 인공조명에 의지하던 시대에는 빛의 방향을 조절할 수 없다는 것에 결핍을 느낀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룰 수 있는 빛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방향 또한 통제하려는 의지가 생겨난 거예요.
빛의 방향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각도 조절 램프가 등장했습니다. 1932년에 세상에 나온 앵글포이즈Anglepoise는 최초의 각도 조절 램프이자 현대적인 관절형 램프의 조상으로 여겨져요. 이를 디자인한 영국의 조지 카워딘(George Carwardine, 1887~1947)은 스프링 공학자였어요. 폴 헤닝센이 빛의 질과 아름다움을 연구했다면, 카워딘은 공학자로서 순전히 기능주의적으로 조명기구를 디자인했습니다. 그는 전구를 지지하는 기둥에 천착했어요. 사용자가 원하는 바로 그곳으로 빛을 집중시키려면 전구를 받치고 있는 기둥이 자유롭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사람의 팔처럼 관절을 만들어 조명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게 했죠. 그리고 장력을 가한 스프링이 어떤 위치에서든 램프의 무게와 균형을 이루어 손만 대면 부드럽게 멈추는 메커니즘을 개발했습니다.
--- pp.86-87

문명화 이전 인류는 마라토너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먹을 것을 찾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계속 움직였으니까요. 물론 눕거나 땅바닥에 주저앉아 쉬기도 했겠지요. 어쩌면 바위에 걸터앉아 쉬던 자세는 현대인이 의자에 앉아 있는 것과 비슷한 자세였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 시간은 불과 몇 분 정도에 지나지 않았을 거예요. 다시 말해, 기본적으로 서서 이동하는 자세에 적합하게 진화한 것이 인류의 몸입니다. (…)
지난 30만 년 동안 인류의 척추는 S 자에서 벗어날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직 노동자의 비율이 폭증한 20세기 중반부터 인류의 척추는 위협받기 시작했어요. 아침 9시까지 출근해 의자에 앉은 채 7~8시간의 노동 시간을 채우고, 업무가 끝나지 않으면 계속 앉아 야근까지 하는 현대인은 그 어느 시대에도 없던 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척추는 S 자가 아니라 C 자가 되기 쉬워요. 이에 따라 척추가 정상적인 곡선을 잃고, 척추뼈 사이에서 뼈끼리 부딪치는 것을 막아 주는 쿠션 같은 디스크가 튀어나와 주변 신경을 누르며 병이 생깁니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근육과 관절이 긴장되고 위축되며,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 있는 건 대단히 위험해요. 그렇지만 현대인은 의자에 앉는 것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 몸이 얼마든지 의자에 앉아도 괜찮도록 금방 진화할 리도 없고요. 어찌하면 좋을까요? 현대인이 필연적으로 앉을 수밖에 없다면, 의자가 최대한 몸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디자인되어야 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사무용 의자는 다른 의자들과 다르게 대단히 과학적으로 접근하며 진화해 왔습니다.
--- pp.184-185

당시 오디오는 고가의 사치품이었어요. 나무 또는 무늬목으로 표면에 한껏 멋을 부려 고급 가구 흉내를 내고 있었죠. 이런 보수적인 디자인에 반해 SK4는 대단히 진보적이었습니다. 하얀색 금속 재질은 무미건조해 보였습니다. 오직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려 주겠다는 순수한 기능주의의 산물입니다. 제품이 이처럼 하나의 기호, 즉 자신의 정체를 분명히 밝히는 건 새로운 디자인 태도였습니다.
1961년, 불과 29세의 나이에 브라운의 수석 디자이너가 된 디터 람스는 오디오, 레코더, 라디오, 전자계산기, 믹서기 등 많은 카테고리에서 표준 디자인을 마련했습니다. 그가 활약할 당시 브라운은 오늘날의 애플 같은 지위에 있었죠. 1995년까지 무려 40년 동안 브라운에서 재직하고 은퇴한 뒤 그는 잊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 1967~ )가 디터 람스로부터 많은 영 감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애플 디자인이 디터 람스의 디자인과 같은 노선을 걷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뒤 람스는 전 세계 디자인의 구루Guru로 다시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의 디자인 십계명 또한 조명받았습니다.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고, 유용하며, 아름답고, 이해할 수 있고, 야단스럽지 않으며, 정직하고, 오래 지속되며, 마지막 디테일까지 철저하고, 환경을 생각하며, 가능한 최소한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 pp.210-211

사진은 우리 삶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재현할 수 있게 해 주었어요. 사진이 탄생하기 전에 재현 기술은 굉장히 비쌌습니다. 화가들은 오랜 세월 동안 재현 기술을 연마한 장인이었기에 누구나 고용할 순 없었습니다. 인구의 5퍼센트 정도뿐인 왕과 귀족, 성직자, 그리고 부유한 상인 계층이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자신과 가족들의 이미지를 후대에 남길 수 있었죠. 게다가 화가들은 자신에게 돈을 주는 계층의 기대에 부응하는 그림을 그렸어요. 다시 말해 그들을 열심히 이상화했습니다. 절대다수의 민중은 결코 자신만의 이미지를 남기지 못했어요. 사진은 이런 이미지 재현의 기울어진 현실을 바꾸었습니다.
1854년 프랑스의 사진작가 디스데리(André Adolphe-Eugèe Disdéri, 1819~1889)는 명함 크기의 사진을 발표하고 이를 대중화했습니다. 그는 고객에게 명함 크기 사진 여덟 장을 인화해 주고 20프랑을 받았어요. 이는 당시 초상 사진보다 현격하게 저렴한 금액이었습니다. 디스데리는 이 사진을 ‘카르트 드 비지트carte de visite’, 즉 ‘방문 명함’이라고 불렀어요. 카르트 드 비지트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체와 미국에서까지 유행했습니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중산층은 물론 서민층까지 자신의 이미지를 남길 수 있게 되었죠.
--- pp.303-304

1970년대 들어 여객 산업이 발전하면서 북미와 서유럽에서는 외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숫자가 부쩍 늘었습니다. 당시 이들 지역의 공항 터미널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현대판 바벨탑을 연상케 했죠. 이에 미국의 교통성은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도록 사인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하기로 합니다. 공항 터미널은 물론 각종 운송 수단이나 시설물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표준 사인을 만들고자 한 거예요. 해당 프로젝트를 맡은 미국그래픽아트협회American Institute of Graphic Arts 소속 디자이너 로저 쿡과 돈 샤노스키는 1974년에 승객과 보행자의 편의를 위한 34개의 사인 세트를 발표했습니다.(사진 12) 이때 발표된 사인은 ‘공중전화, 택시, 버스, 기차, 식당, 금연, 주차’ 등 현대인에게 무척 익숙한 픽토그램들입니다. 미국 교통성의 사인 시스템은 오틀 아이허가 디자인한 뮌헨 올림픽 픽토그램의 형식을 수용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중립적인 디자인을 채택한 거죠. 대표적인 것이 남성과 여성 스틱맨으로 표현된 화장실 사인입니다.
--- p.362

바우하우스는 바이마르 시에서 처음 출발했습니다. 이 학교는 바이마르에 있던 순수예술학교와 응용예술학교를 통합하면서 태어났죠. 초대 교장으로 임명된 사람은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 1883~1969)입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에 장교로 참전한 사람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했습니다. 인간성의 파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폐허가 된 패전국의 현실을 본 그로피우스는 기존의 ‘고독한 예술가’라는 개념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고독한 예술가는 사회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자신의 창작욕을 불태우는 천재를 의미하나, 그로피우스는 이제 예술가는 삶을 돌아보고 무너진 사회를 재건해야 하는 임무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의미를 담아 학교 이름을 ‘바우하우스Bauhaus’라고 지었죠. 독일어 bauen는 ‘짓다’라는 뜻이고, Haus는 ‘집’을 뜻합니다. 여기서 ‘집을 짓다’라는 건 단지 건물을 세운다는 뜻을 넘어 파괴된 사회의 복구를 의미합니다.

--- p.412

출판사 리뷰

사물을 보면 시대가 보인다
디자인의 역사는 곧 인간 생활의 역사

“집처럼 편안히 계세요.”
우리는 휴식을 이야기할 때 자연스럽게 ‘집’을 떠올린다. 그렇다면 집은 언제부터 편안함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구석구석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또 어떠한가. 의자는 왜 지금의 형태가 되었고, 조명은 어떻게 밤의 문화를 바꾸었으며, 우리는 왜 특정 로고를 신뢰하게 되었을까?

『디자인 뮤지엄』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하여, 디자인을 아름다운 결과물이 아니라 인간의 생활이 남긴 흔적으로 읽는다. 디자인사를 다룬 기존 도서들이 주로 시대와 양식, 혹은 유명 디자이너의 계보를 따라 서술된다면, 이 책은 ‘살다’, ‘다루다’, ‘기록하다’, ‘보다’ 등 인간의 행위를 기준으로 디자인사를 새롭게 구성했다. 오늘날 디자인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AI가 이미지를 만들고, 알고리즘이 취향을 추천하는 시대일수록 실생활 속 디자인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안목은 더욱 중요해진다. 디자인이 그 어느 때보다 일상 깊숙이 스며든 지금, 『디자인 뮤지엄』은 익숙한 사물을 새롭게 읽는 시선을 선사한다. 부엌과 욕실, 자동차에서 글꼴과 포스터까지 익숙한 공간과 사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디자인은 곧 인간 생활이 발전해 온 역사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월간 『디자인』 전 편집장 김신은 오랜 시간 디자인사를 연구하며 축적해 온 자료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방대한 디자인의 역사를 쉽고 깊이 있게 풀어 낸다.

국내외 미술관과 박물관의 소장품을 비롯해 디자인사 핵심 자료와 사진 370여 점을 수록했다. 인간의 행위를 중심으로 구성한 네 개의 전시실을 따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독자는 하나의 전시를 관람하듯 디자인의 진화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여기에 디자인사의 흐름을 이끈 주요 디자이너와 디자인 운동을 정리한 두 편의 부록을 더해, 개별 사물의 역사뿐 아니라 디자인사 전체의 맥락까지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풍부한 도판과 꼼꼼한 해설을 갖춘 이 책은 디자인사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훌륭한 입문서가 되어 줄 것이다.

한 권의 책 속 네 개의 전시실
책으로 만나는 디자인 뮤지엄

『디자인 뮤지엄』은 하나의 박물관을 관람하듯 디자인의 역사를 따라가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살다’, ‘다루다’, ‘기록하다’, ‘보다’ 네 개의 전시실(부) 구성은 인간의 일상과 행동을 중심으로 디자인이 변화해 온 과정을 보여 준다.

1전시실 ‘살다’에서는 부엌, 욕실, 조명, 침대와 의자 등 우리가 머무는 공간과 사물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더 편안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왔는지 살펴본다.
2전시실 ‘다루다’에서는 요리 도구, 음식 운반 도구, 자동차, 사무 가구를 통해 인간의 신체 능력을 확장하고 효율적인 삶을 가능하게 한 디자인을 조명한다.
3전시실 ‘기록하다’에서는 인쇄술, 오디오와 비디오, 회화와 사진, 글꼴을 통해 인간이 세계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방식의 변화를 다룬다.
4전시실 ‘보다’에서는 포스터, 픽토그램, 인포그래픽, 로고 디자인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의미를 만들어 내는 시각 디자인의 역사를 살펴본다.

네 개의 전시실을 따라가다 보면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다운 형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인간이 더 나은 삶을 고민하며 쌓아 온 선택과 발명의 역사임을 발견하게 된다. 익숙하게 지나쳤던 사물과 공간은 어느 순간 시대의 고민과 인간의 지혜가 담긴 기록으로 새롭게 읽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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