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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의 발견 예술의 발견
양장
전영태
생각의나무 2006.01.10.
베스트
예술일반/예술사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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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기쁨 찾기’를 찾아서

1부 고독의 발견, 예술의 발견
극장에서의 불안과 고독
마음속에서 펄쩍 뛰어오르는 노래
끝도 시작도 없는 음악의 미로
고갱, 비속한 문명인
윤흥길, 고흐, 그리고 내 구두
예술, 특별하게 만들어서 아무나 따라하도록 유혹하기

2부 쾌락의 발견, 행복의 발견
어린이와 초정상자극적 미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에덴동산과 리조트의 미학
낚시꾼의 은유와 상징
행복의 땅을 찾기 위한 지형도
멜로드라마로 우리 시대 다시 읽기

저자 소개 1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된 이후, 섬려하고 고유한 미적 감식안으로 문학과 예술의 본질적 가치를 궁구하는 작업을 해왔다. 충북대학교를 거쳐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비평을 가르치고 있으며, ‘마니아’ 필드 테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소설의 이해』 『현대사회와 문학』 『문학과 현실의 인간』 『쾌락의 발견 예술의 발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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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1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79쪽 | 694g | 153*224*30mm
ISBN13
9788984985100

책 속으로

음악은 우리에게 심리적 드라마를 연출시킨다. 마음을 명랑하게, 쾌활하게, 침울하게, 엄숙하게, 장엄하게, 기분이 들뜨게, 우수에 차게, 평안하게, 우아하게, 슬프게, 기묘하게, 진지하게, 힘겹게, 강건하게 만든다. 음악이 우리의 마음을 조종하지 못하는 구석은 없다. 우리는 음악을 통해서 우리 마음의 광대무변한 영역을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우리가 못 가본 미지의 마음의 세계와 만난다. 음악은 그런 뜻에서 위대한 내성의 탐험이다.
음악은 또한 마술과 상통한다. 우주 만물과 대화를 나누는 능력을 가진 샤먼은 환각 상태에 빠져 영적인 세계를 방문한다. 여기에는 항상 율동적인 영창, 장단을 맞추는 박수 소리, 격렬한 춤 동작이 따르게 마련이다. 음악과 춤과 더불어 샤먼은 그의 영통적인 신비의 세계를 열어 보인다. 샤먼을 통하지 않더라도 음악가 자신이 마술사가 될 수도 있다. 괴물의 격정조차 진정시킬 수 있었던 그리스 신화의 음악의 화신 오르페우스, 밤에 피리를 불면 지나가는 달이 그를 위해 앞길을 밝혔다는「제망매가」의 시인 월명사, <마술피리>를 작곡한 음악의 마술사 모차르트, 이런 존재들은 세계를 그의 뜻대로 변환시키는 마술적 능력을 가졌다. 그들의 뛰어난 마술 능력에 힘입어 우리도 마술학교 신입생 정도의 마술을 음악을 통해 부릴 수 있을 것 같다. 두통아 사라져라! 아가야 배속에서 잘 자거라! 바람아 멈춰라! 우리는 그러한 마술적 소망을 담아 음악을 연주하고 또 듣는다.

--- pp.70~71

고갱의 예술세계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의 양론이 존재한다. 그의 그림은 인상주의뿐만 아니라 미술사 전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혁의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는 타히티의 현실을 무시하고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이상적 현실로 대체시켜 타히티에 대한 인공낙원적인 미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 아름다움은 서구 미술의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이국적 정서의 충격을 준다. 그러나 고갱은 문화제국주의자로서 타히티 사람들로부터 소중한 것을 빼앗아 그들의 삶과 자존심을 위축시켰으며 결과적으로 그들을 기만하였다.

--- p.82

‘가려움’이라는 말은 성이 고상한 품위와 거리가 먼 인간의 행동 영역이라는 차원에서 적절한 은유라고 생각한다. 가려움의 정도가 지나치면 ‘욥’ 같은 성인도 기왓장으로 등을 긁는 품위 없는 행동을 하지 않았던가. 남성에게는 상시화되어 있고 여성은 그 징후를 감추는, ‘발정’의 시기는 마찰을 통해 가려움의 증상을 완화시키려는 행동을 유발한다. 가려움의 단계에서는 간지럼의 단계에서 출현하지 않는 동물적 본능이 행동의 동기와 결과를 주도한다. 이 본능을 통제하지 못한 남자가 섣부르게 여자에게 접근하다가 매몰찬 거절을 체험하면 남자는 다음 기회를 기다리며 은인자중하지만, 그렇게 할 심리적 여유가 없는 남자들은 다른 여자를 찾거나, 혼자서 가려운 데를 긁거나, 전문적으로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여자를 찾아가거나, 아니면 앞서 말한 대로 모든 단계를 무시하고 찍어 누름과 조르기의 단계로 돌진하거나, 다양한 방황의 경로를 더듬는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때문에 남자의 여성관이 바뀌고 그의 행동이 거칠어지고 성적 도착행동이 시작된다. 이것은 여자의 행동이나 태도 때문에 비롯된 것이 아니다. 여자들은 존재의 가려움을 느껴도 참는 것이 내면화되어 있는데, 남자들이 여자들의 그 참음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오묘한 남녀간의 참음에 대한 태도의 대조가 성 문제의 난해성을 표출시키는 것이다.

--- pp.184~185

물고기, 그것은 한 마리의 단순한 수생 동물이 아니다. 물속에서 있는 힘을 다해 저항하며 떠오르는 물고기는 물 위에서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새로운 의미와 차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빛나는 은유, 찬란한 상징, 바로 그것이다. 우리의 삶을 빛나게 하는 은유, 우리의 정신을 각성시키는 황홀한 상징, 한 가지 뜻으로 고착할 수 없는 그 은유와 상징을 캐내기 위해서, 몰려오는 수마를 떨쳐가며 이 순간에도 낚시꾼은 수면에 드리워진 찌를 응시하고 있다. 낚시란 우리가 알 수 없는 물밑 세계에 숨어있는 은유와 상징체계를 끌어올려 그 뜻을 마음속에 아로새기는, 세계에 대한 해석의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이다. 입질이 오고 있다. 대를 세워라! 지느러미를 쫙 펼친 채 비늘을 번득이고 아가미를 펄떡거리며 은유와 상징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이제 그 은유와 상징 속으로 걸어 들어갈 차례가 왔다.

--- pp.282~283

출판사 리뷰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그의 저서『수상록』에서 에세이를 쓰기 위해선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풍부하고 고도한 경제력과 지위, 지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태생적 결핍과 다양한 글의 속성을 무시한 도발적인 발언이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필수조건으로 ‘나이 듦’의 겸허를 강조하며, ‘나이 듦’이 빠진 에세이는 정작 미완이라고 역설한다.
여기 문학평론으로 밥벌이를 하는 지식인이 있다.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사가 전방위로 확대됐고, 앎과 지식이란 것들은 한곳에 가둘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났단다. 그리고 몽테뉴가 역설했던 앎의 희열을 한곳에 기록할 수 있을 성싶은 이순에 가까워져, 마침내 주저했던 에세이 쓰기에 도전한다.

지식인의 점잔과 고상을 기대했다면 책장을 덮자. 그리고 고루한 논리와 의도에 결박된 지식의 허영을 잠시 떠올려보라. 이내 책장을 다시 열면, 전영태식의 발상과 수다는 살가우며, 유쾌할 것이다. 쉽게 호칭하자. 그는 ‘유쾌한 말의 여행자’다. 새로이 만났거나 익숙하거나, 구상이거나 추상이거나 간에 뭐든 그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으로 포획되어 즉각 그의 입맛대로 조리된다.
그는 자신의 논리 타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수많은 철학가, 심리학자, 생물학자, 화가, 음악가, 예술가들을 한데 모아놓고, 그들의 논리를 제시한다. 그리고 부합하는 것에는 대놓고 침 마른 호의를, 반대의 경우엔 발끈하며, 쾌활한 시비를 건다. 그의 표현법을 빌자면, 이것이 전영태의 성향이며 머리, 가슴, 글이 삼위일체를 이룬 경지라고 할 수 있다.

『쾌락의 발견, 예술의 발견』에서 주목할 점은 무엇보다 전영태의 화법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구어체’의 모양새를 띤 말맛이다. 행간 곳곳에는 스타카토 의식(이것저것 다양한 관심사로 변주하며, 기어이 한두 마디씩 늘어놓는 방식)으로 인한 진풍경이 펼쳐진다. 성글고, 기워낸 듯한 말들의 품새와 전영태식으로 조합된 낯선 단어, 그리고 숨을 고를 때마다 툭툭 불거져 나오는 신소리가 그것이다. 하여 이 책은 한바탕 흙밭에서 펼쳐지는 마당극처럼 일견 소란스러우며 당돌하고, 또한 재밌으며 해학적이다. 얼토당토않은 것들을 그럴싸하게 술술 풀어내는 전영태의 기막히고 탁월한 기술은 마당극과 같은 ‘웃음과 해학’을 획득한다.

연방 웃음을 자아내는 무규칙 사고와 독특한 소설 작법을 구사하는 소설가 박민규의 은사이기도 한 전영태는 자신의 수업내용을 가장 잘 이해하고, 몸소 실천한 이가 박민규가 아니겠냐며 너스레를 놓는다.
뛰어난 관찰과 부지런한 사유, 꼿꼿한 자의식을 갖춘 문학평론가 전영태. 직설적인 화법과 만평 형식으로 완성된 문화에세이『쾌락의 발견, 예술의 발견』에서 우리는 내 식대로, 보이는 모든 것들을 사유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의뭉스럽게 감추지 않고, 아는 만큼 말하고, 아는 대로 쓰는 유쾌한 글쓰기를 만나보자.

추천평

전영태 교수는 한마디로 팔방미인이다. 그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비평분야에서는 물론, 취미로 시작한 낚시는 어부 수준이며, 재즈를 비롯한 음악에 대한 심미안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재즈 마니아란 백만 원 월급에 120만 원어치 재즈 음반을 사는 자이다”라는 그의 말은 그가 한때 얼마나 재즈에 빠져 있었던가를 말해준다. 동서양 철학과 종교,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또한 놀랄 만한 수준이다. 학생들은 신화?인류학?진화론을 거쳐 미학과 문학이론으로 거침없이 달려오는 그의 강의에 빠져든 나머지 때로 시간을 잊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는 책을 펴낸 적이 거의 없다. 자신의 다양한 재주를 추스를 사이도 없이 늘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곤 하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그가 유도선수였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입을 떡 벌린다. 이제 명실공히 그의 해박한 식견을 자랑하는 첫 번째 책을 내놓는다. 이를 필두로 우리의 시대를 예리하게 해석하는 화려한 필봉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_ 차창룡 (시인 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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