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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매력적인 이론머리말: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다르게 행동했을 것이다1장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2장 누구의 거리인가?3장 위협감4장 차이나 쇼크5장 몽유병자처럼 재앙을 향해 걸어가는6장 중국에 더 이상 투자해서는 안 된다7장 세계화와 무역의 모든 문제점8장 미국 정부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사람9장 이 빌어먹을 공급망10장 큰 정부의 귀환11장 모든 지혜로운 자들이 약속한 일마무리하며: 세계화를 보는 새로운 관점?감사의 말주註참고 문헌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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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J. Ly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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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대한 도박의 시작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냉전 종식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승리를 알리는 ‘역사의 종언’으로 선언되었다.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과 서구 엘리트들은 무역 개방과 자유 시장이 전 세계에 끝없는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부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 속에서 이른바 ‘거대한 도박’에 나섰다. 1993년과 1994년에 걸쳐 미국 의회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우루과이라운드를 연이어 승인하면서 무제한적인 자유무역의 기조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고,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과 상품의 이동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이러한 초세계화의 낙관론은 1990년대 중반 다자 기구의 출범과 강대국들의 통합으로 절정에 달했다. 1995년 1월, 국가 간 무역 분쟁을 판결하고 국제무역 규범을 강제하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며 시장 지상주의적 세계 질서를 공고히 했다. 이어 1997년 6월 덴버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 선진 민주주의 산업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러시아가 최초로 합류한 것은, 맹목적인 글로벌 자본주의 통합이 가져온 화려한 청사진의 정점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2] 환상 뒤에 가려진 균열과 위기그러나 세계화의 화려한 약속 이면에서는 맹목적인 자본 이동의 부작용과 개방의 혜택에서 철저히 소외된 노동자들의 억눌린 분노가 서서히 끓어오르고 있었다. 1997년 태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가 아시아 전역을 휩쓸고, 이듬해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월스트리트의 거대 헤지펀드(LTCM)가 연쇄 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통제 없는 자본 이동의 파괴력이 낱낱이 드러났다. 급기야 1999년 11월 시애틀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는 세계화가 다국적 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한다며 반발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도시 전체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이러한 균열의 결정타는 2001년 12월 중국의 WTO 가입과 함께 찾아왔다. 서구 엘리트들은 중국을 자유무역 체제에 편입시키면 부유해진 대중의 열망에 따라 자연스럽게 민주화가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중국은 오히려 서구의 기술과 자본을 흡수하며 독재 체제와 국가자본주의를 더욱 강화했다. 넉넉한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값싼 중국산 제품이 미국 시장을 덮치면서 중서부 공업 지대를 중심으로 240만 개 이상의 제조업 일자리가 증발하는 거대한 ‘차이나 쇼크’가 발생했고, 안전망 없이 거리에 나앉게 된 패자들의 절망은 깊어만 갔다.[3] 부메랑이 된 분노와 세계화의 몰락방치된 패자들의 누적된 분노와 경제적 불안정성은 마침내 임계점을 넘으며 기존의 정치·경제 질서를 산산조각 내기 시작했다. 2008년 미국 주택 시장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렸고, 구제금융의 혜택이 위기를 자초한 금융 엘리트들에게만 집중되는 것을 지켜본 대중의 불신은 중산층 붕괴와 맞물려 극에 달했다. 무역으로 일자리를 잃고 소외되었다고 믿는 유권자들의 응어리진 분노는 결국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라는 역사적 지각변동으로 폭발하며, 보호무역주의와 극단주의(MAGA)를 시대의 주류로 끌어올렸다.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는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초세계화 시대의 종말을 거칠게 행동으로 옮겼다. 그는 취임 직후 거대 무역협정인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을 전격 파기하며 미국의 전통적인 무역 질서 지위를 스스로 내던졌다. 나아가 2018년부터는 중국산 수입품 전반에 대규모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며 양국 간 전면적인 무역 전쟁에 불을 뿜었다. 한때 공동의 번영을 창출할 것으로 굳게 믿어졌던 국가 간 무역은 이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짓누르는 제로섬 게임이자 지정학적 무기로 완전히 전락하고 말았다.[4] 큰 정부의 귀환과 각자도생의 시대거센 보호무역주의의 물결로 시작된 세계화의 후퇴는 팬데믹과 지정학적 위기를 거치며 바야흐로 ‘경제민족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굳어졌다.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오직 비용 절감만을 추구하던 ‘적시 생산(just-in-time)’ 기반의 글로벌 공급망을 순식간에 마비시키며 무분별한 해외 의존이 부른 뼈아픈 민낯을 세계에 드러냈다. 뒤이어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정학적 평온의 시대가 영원히 끝났음을 각인시켰고,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 등 경제계 거물들조차 앞다투어 ‘세계화의 종말’을 공식적으로 고하기에 이르렀다.바야흐로 경제적 효율성과 이윤 극대화가 차지하던 자리는 국가 안보와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이 대신하게 되었다. 한때 무역 자유화의 열렬한 옹호자였던 조 바이든 행정부조차 맹목적인 자유 시장 기조를 버리고, 반도체 및 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 산업의 자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무기로 휘두르는 ‘큰 정부’로 선회했다. 국가 주도의 강력한 산업 정책과 무역 장벽이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은 지금, 세계는 지난 30년간의 위태로운 도박을 뒤로하고 각국의 생존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도모하는 냉혹한 각자도생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이 책은 단순한 과거의 실패에 대한 회고록이 아니다. 비용 절감과 효율성이라는 오랜 환상에서 깨어나 국가 안보와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최우선시하는 ‘선택적 세계화’의 시대를 읽어내는 가장 예리한 안내서다. 극심한 지정학적 위기와 각자도생의 경제민족주의가 지배하는 지금, 불확실성의 파도를 넘어 새로운 21세기 글로벌 경제 질서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현대의 리더와 독자들에게 이 책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가장 묵직하고 완벽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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