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택배비 및 박스 포장 문제로 11권 이상 대량 주문 시 합배송이 어렵거나 주문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택배비 및 박스 포장 문제로 11권 이상 대량 주문 시 합배송이 어렵거나 주문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여러 권을 함께 주문하시는 경우 재고 변동으로 인해 누락 또는 분리배송이 발생할 수 있어 부득이하게 취소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
☎현재 문의량이 많아 전화 연결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신속한 처리를 위해 주문번호를 반드시 기재하여 ‘판매자 문의하기’로 남겨주시면 확인 후 최대한 빠르게 안내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들의 많은 관심과 문의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근 유선 상담 문의가 급증하여 연결이 다소 지연될 수 있습니다.
전화 연결이 어려우실 경우, 보다 원활한 상담을 위해 게시판에 문의글을 남겨주시면 빠르게 순차 대응해드리겠습니다.
항상 따뜻한 관심과 믿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나은 서비스로 보답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양해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
루
마야 라이카 데이모스 키나 남자 알리체 콜린스 작가의 말 |
|
동료들이 꿈에서 죽음으로 항로를 바꾸고 있는 순간에도 나는 충실하게 바이털사인을 보내고 있었다. 박동이 사라진 심장과 얼어버린 신체 속에 동면해 있는 것이 나의 임무였다. 우주를 가로지르는 동안 화성은 붉은 벌레, 붉은 옷, 붉은 구름의 모습으로 꿈속에 나타나 춤을 추었다. 나는 얼음으로 된 그릇이었으나 꿈만은 얼지 않았다. 몇 세기가 단지 기나긴 낮잠 같았다.
--- pp.9-10 “영리하고 건강할 것, 주인이 없을 것. 나는 모스크바 시내를 떠도는 집 나온 개였어. 연구소에 흘러들어 배 터지게 먹을 때만 해도 운이 좋다고 생각했지. 정신 차려보니 전극이 달린 케이블로 온몸이 칭칭 감긴 채 우주로 날아가고 있는 거야. 젠장, 이게 로큰롤이지 뭐야!” --- p.17 그러나 나의 감정은 진짜이고, 진실이다. 알 수 없는 세계에 알 수 없는 존재로 내던져진 내가 스스로에게 분명히 해두는 소리였다. 이 감정은 진실이다. 나만의, 나만의 고유한 진실. --- p.34 “나는 온 우주에서 오직 너만을 걱정한단다, 얘야. 모든 별은 어머니이고 우리는 춥지 않단다.” --- p.39 먼저 어머니의 죽음이 있었고, 그다음에 나의 출생이 있었다. 그전에는 우주인의 공격이 있었고, 그전에는 우물이 있었다. 그전에는 쿠키처럼 구워진 별들이 노란 태양을 따라 천천히 돌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모든 이야기의 끝은 쿠키처럼 바싹 구워지다 부서져버리는 별의 모습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내가 없다. --- pp.43-44 ‘화성은 얼어붙은 사막, 금성은 타오르는 지옥.’ 오래전에 지구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이 땅은 그렇게 춥지만은 않다. 아늑한 우주선과 간헐천이 솟아오르는 우물, 무엇이든 가르쳐주는 데이모스와 모닥불처럼 따뜻한 라이카의 등이 있으니까. --- p.61 꽃잎에 눈이 가려진 키나의 입술이 벌어지면서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미소를 만들었다. 얼굴에서 꽃이 피어나는 것 같아. 나는 홀린 듯이 몸을 굽혀 입을 맞췄다. 화성을 떠나는 순간 마지막으로 떠올린 것도 이 모습이다. 꽃잎을 덮은 채 웃고 있는 키나. 나의 친구, 나의 연인. 영원히 붉은 별 키나. --- p.84 오래전 우리가 쌍둥이 로봇으로 화성에 함께 왔을 때, 우리는 모든 모험과 실험을 함께했다. 화성의 크레이터를 샅샅이 찾아내고 사진을 찍으며 우리가 떠나온 ‘창백한 푸른 점’을 향해 데이터를 전송했다. 우리는 ‘애정’이라는 말을 알았고 ‘그리움’이라는 말도 알았다. 그것은 끝없이 한 방향으로 데이터를 송신하는 행위였다. --- pp.120-121 “신도 믿지 않으면서 기도를 하다니 이상하잖아. 무신론자의 기도는 대체 어디로 가지?” “우주로.” 라이카는 펼쳐진 대기를 향해 윙크를 했다. 우유의 강이 하늘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누군가를 위해 간절한 마음을 가졌다는 게 중요하지 기도가 이뤄지고 이뤄지지 않고는 상관없다고 라이카는 말했다. --- p.138 |
|
“화성으로 쏘아 보낸 열두 마리의 실험동물 중 오직 나만 살아남았다.”
이야기는 화성에 도착한 ‘루’가 의식을 되찾으며 시작된다. “영하 270도의 액화 헬륨으로 냉동된 채” 삼백 년 후 미래의 화성으로 발사된 열두 실험체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루. 그녀는 자신이 어떤 종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로 화성에서 홀로 깨어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화성에 도착한 존재가 있었으니, 유령 개 라이카다. 최초로 우주여행을 한 포유류이자 전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기념우표까지 만들어진 바로 그 개, 지구를 벗어나는 순간 폭발로 목숨을 잃은 라이카는 그와 함께 죽은 네 마리의 유령 벼룩과 함께 우주를 떠돌다 화성에 당도했던 것. 루는 늘 냉소적인 농담을 던지고 틈날 때마다 니체와 한나 아렌트를 인용하는 수다쟁이 라이카와 함께 화성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모래에 파묻혀 있던 화성 탐사로봇 데이모스를 구해낸 뒤 세 존재는 함께 화성에서의 삶을 일구어나간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극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루는 임신한 채로 우주선에 태워졌고, 인간들에 의해 화성에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캐리어’로서 그곳에 보내졌다는 것. 데이모스의 극진한 보살핌에도 루는 아이를 출산하며 목숨을 잃고, 태어나자마자 화성의 고아가 될 ‘마야’는 삼백 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마야가 세상에 나오는 장면은 『화성의 아이』의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이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삼백 년 동안 엄마의 뱃속에서 우주를 가로지르는 동안 언어와 지식을 습득한 마야는 황량한 사막이 전부인 화성에서, 심지어 엄마도 없는 세상에 태어나기를 거부하며 라이카와 실랑이를 벌인다. 그러나 라이카와 데이모스의 노력으로 끝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화성의 아이’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아간다. “걱정 마라. 먹을 건 충분한데다 우린 말이지- 놀라지 말아라, 우물도 있단다.” 라이카는 백만장자 같은 말투로 거들먹거렸다. 오케이, 물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엄마가 없잖아.” “그건 그렇지.” 옆에서 데이모스가 인정한다. 내가 처량한 우주 고아 신세라는 것을 말이다. “거참, 더럽게 말이 많네. 그만 떠들어대고 썩 나오지 못해!” 라이카가 참지 못하고 컹컹거리는 바람에 대화는 중단됐다. 깜짝 놀란 내가 고개를 쑥 내밀었는데, 그 바람에 문이 열렸다. 뒤이어 무지막지하게 눌러대는 압력 때문에 몸을 비틀었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첫걸음은 폭발적이다. 그다음엔 데이모스의 팔에 잡혀 로켓에 탑재된 화물처럼 나머지 몸도 주르륵 밀려나왔다. 제기랄, 나는 연극 무대에서 아기라는 배역을 맡은 것같이 기어이 태어나고 만다. 울음이 터졌다. 볼품없는 여느 신생아처럼. _46쪽 “네가 말한 건 아주 중요한 정보야. 물이 있으면 언젠가 여기가 지구처럼 될 수도 있단 소리잖아. 한마디로 좋을 게 하나도 없지……” 라이카가 뱃속의 마야에게 말한 대로 화성에 물이 솟아나는 우물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고, 그것은 곧 연못으로, 호수로 점차 크기를 불려나간다. 그들은 루가 타고 온 우주선을 집으로 삼아 호숫가에서 삶을 이어간다. 유령 개 라이카와 로봇 데이모스의 정성 어린 양육에 의해 마야는 십대 소녀로 자라난다. 더불어 마야가 어린 시절 발견한 미생물 표본을 바탕으로 데이모스가 생명을 배양해 호숫가에는 수풀이 우거지고 소금쟁이가 물위를 걸으며 새들이 지저귀는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집 앞에서 눈꺼풀이 없는 어린 소녀가 쓰러진 채로 발견된다. 사연인즉 지구에서 부모님의 반역죄로 인해 눈꺼풀 제거형을 받고 견디다 못해 지구를 탈출한 뒤 화성까지 오게 되었다는 것. 눈꺼풀이 없는 소녀 키나는 행성의 반대편에 그녀와 함께 화성으로 온 인간 무리가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그들은 눈앞에 닥쳐올 위협으로부터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절망을 이해하되 웃음을 잃지 않는 마음 슬픔과 고통, 상실을 껴안고서 한 발짝 나아가는 이야기 『화성의 아이』는 화성에서 태어난 아이 마야의 성장담이자 모험담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유일한 종으로, 세상 누구보다 고독하게 태어난 마야가 비인간 존재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며 삶과 사랑을 배워나가는 이야기는 따뜻한 감동을 준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단지 한 인물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여덟 개의 장으로 나뉜 이 소설은 각 장마다 매번 다른 화자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앞서 언급된 중심인물들부터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알몸으로 화성에 온 한 남자, 마야의 앞에 위협적인 존재로 나타난 절대자 알리체, 심지어는 라이카의 피부에 붙어사는 유령 벼룩까지…… 김성중은 소설에 등장하는 각각의 존재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 하나하나가 모두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다채로운 캐릭터들은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한다. 그러니까 『화성의 아이』는 김성중이 탄생시킨 하나의 세계가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시니컬한 유머로 가득한 동화 같은 이야기는 뜻밖의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그 놀라움은 이 이야기가 단지 “상상의 자유와 즐거움”을 주는 소설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절망을 이해하되 웃음을 잃지 않는 마음”이 담긴 이야기, “슬픔과 고통, 상실을 껴안고서 한 발짝씩 나아가는” 이야기라는 데서 온다. “가장 황폐한 지점에서도” “우리에게는 사랑할 힘이 있다는” 믿음을 주는 이야기, “소중한 이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해주는”(최은영) 이야기라는 데에서도. 그러나 저 애틋한 존재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건 우주의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었다. _112쪽 |
|
나는 다른 무엇으로 대체될 수 없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소설을 좋아한다. 상상의 자유와 즐거움을 주는 소설을 좋아한다. 누군가를 돌보고 키우고 지키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슬픔과 고통, 상실을 껴안고서 한 발짝씩 걸어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절망을 이해하되 웃음을 잃지 않는 마음을 좋아한다. 폭력에 맞서되 저항의 대상이 아니라 저항의 목표에 가닿는 시선을 좋아한다. 우리에게는 사랑할 힘이 있다는, 가장 황폐한 지점에서도 그 일은 가능하다는 믿음을 좋아한다. 내게 소중한 이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해주는 책을 좋아한다. 당신도 그러하다면, 그런 책을 기다려온 이들에게 『화성의 아이』를 추천한다. - 최은영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