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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경계선 위에 서 있다
이대우
나비의활주로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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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형사 이대우’가 걸어온 지난 40년, ‘시민 이대우’가 걸어갈 앞으로의 나날들

PART 1 ‘서대문 레전드’의 팀장이 다시 서대문 경찰서로 돌아온 이유
1 나는 그가 마음 편하게 살아가도록 놔둘 수 없다
2 지옥으로 향하는 불타는 수레에서의 고통
3 1%의 가능성을 100%로 키워내는 마음의 태도
4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재미있는 사명감’을 가져보자
5 ‘오늘만 사는 대책 없는 인간’이 만드는 희망찬 내일

PART 2 위태로운 경계선에서 무너지지 않기 위한 내면의 장치
1 선의에 의한 욕망도 때로는 경계선에 서게 한다
2 고립에서 벗어나야 치우침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3 무엇이 우리를 좀 더 현명하게 만들어 주는가?
4 ‘쉽고 빠르게’라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이면
5 진짜 법 없이도 살아가는 사람이 된다는 것
6 예뻐 보이는 돌다리도 두드려 봐야 상태를 알 수 있다

PART 3 삶이라는 ‘365일 라이브 방송’을 아름답게 찍는 법
1 겸손과 의심이 나를 지키는 무기다
2. 신뢰가 붕괴되면 그 관계는 폐허가 된다
3. 주변 사람을 목격자로 만들면, 리더십은 저절로 생겨난다
4. 지루함을 견디고 현상을 넘어설 때 만나는 창의성
5. 언제나 소프트웨어가 보다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6. 러닝머신 위에서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

PART 4 우리는 모두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싸울 수 있다
1 오늘의 선택이 내일 하게 될 선택의 기본값이 된다
2. 범죄가 가까이 있다면, 행복도 가까이 있을 것이다
3. 혼자만 잘 살 수 있는 사회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4. 형사가 보는 한국 치안이 좋은 진짜 이유
5. 경찰 시스템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시민의 힘

에필로그
경험은 퇴직하지 않는다. 단지 새로운 임무를 맡을 뿐이다

부록
·앞으로도 함께할 풍순이에 대한 한 가지 걱정
·아내를 생각하며

저자 소개 1

지난 40여 년간 경찰로 재직하면서 3천 명에 가까운 범인을 검거한 강력계 형사의 전설이다. 2004년 강력팀장으로 처음 발령받은 서대문경찰서에서 7년 동안 형사로서의 전성기를 보내면서 특유의 열정과 근성과 추진력으로 자신의 팀을 ‘서대문 레전드’로 만들었고 이후 전국 경찰서의 형사과, 수사과 사이버범죄팀, 수사과 지능범죄팀, 경제팀 등을 두루 거쳤고, 지난 2025년 3월 다시 서대문경찰서로 돌아온 후 2026년 6월 30일자로 정년퇴직했다. 그동안 ‘탱크’, ‘범죄 사냥꾼’으로 불리면서 무려 3,000여 명의 범죄자를 체포했다. 2005년 강도 베스트 수사팀, 2008년 조직
지난 40여 년간 경찰로 재직하면서 3천 명에 가까운 범인을 검거한 강력계 형사의 전설이다. 2004년 강력팀장으로 처음 발령받은 서대문경찰서에서 7년 동안 형사로서의 전성기를 보내면서 특유의 열정과 근성과 추진력으로 자신의 팀을 ‘서대문 레전드’로 만들었고 이후 전국 경찰서의 형사과, 수사과 사이버범죄팀, 수사과 지능범죄팀, 경제팀 등을 두루 거쳤고, 지난 2025년 3월 다시 서대문경찰서로 돌아온 후 2026년 6월 30일자로 정년퇴직했다. 그동안 ‘탱크’, ‘범죄 사냥꾼’으로 불리면서 무려 3,000여 명의 범죄자를 체포했다. 2005년 강도 베스트 수사팀, 2008년 조직폭력 베스트 수사팀, 2016년 사이버 분야 우수 수사팀, 2017년 사이버 분야 최우수 수사팀 등을 이끌었으며 그 공적으로 2010년에는 근정포장을 받았다.

경찰에 대한 부정적 오해와 편견을 깨트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방송 『경찰청 사람들』, 『시티 헌터』, 『사냥꾼 이대우』, 『도시 경찰』, 『히든아이』 등에 출연해 범죄와의 싸움으로 고군분투하는 형사의 진정성을 알렸다. 2020년에 자신의 첫 번째 책인 『다시 태어나도 경찰』을 출간했다. 퇴직 이후에도 늘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며, 특히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과 경찰의 가교 역할을 할 계획이다. 또한 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지원하는 ‘사단법인 범죄 사냥꾼’을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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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48*210*15mm
ISBN13
9791124401361

책 속으로

나는 강력팀 형사들과 함께 구미 음식점 여주인과 용의자를 만나러 지방으로 향했다. 형사로서 떠나는 나의 마지막 출장이었다. 구미의 한 허름한 상가 2층에 있는 음식점을 찾아갔으나 이미 폐업한 상태였다. 여주인의 행방을 수소문한 결과, 공교롭게도 그녀 역시 지병으로 1년 전에 세상을 떠난 뒤였다. 이제는 용의자를 직접 만나는 수밖에 없었다. 한 카페에서 직접 대면을 하니, 26년 전 그를 처음으로 취조하던 날이 떠올랐고, 나의 손바닥은 그의 쿵쾅거리던 심장을 기억하는 듯했다. 그도 오랜 세월로 인해 60대 후반의 얼굴이 되어 있었다. 나는 에둘러 말하지 않고 그냥 직접적으로 말했다.
“나는 아직도 당신이 그 분식집 여주인을 죽였다고 생각해요. 왜 죽였어요?”
---p.25

가끔 나를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 이유는 내 별명이 ‘범죄 사냥꾼’이라는 점 때문이다. ‘사냥’이라는 말이 들어가기 때문에 마치 멧돼지 사냥을 하듯, 내가 범죄자를 때려잡기만 하는 사람이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최종 목표는 범죄자를 잡는 것 그 자체가 아니다. 그것으로 인해서 피해자가 최소한의 치유를 느끼고, 국가가 범죄자를 처벌했다는 일말의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며 또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다. 만약 나와 내 가족에게 피해를 입힌 범죄자가 잡히지 않았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 상처는 더욱 커질 것이고, 아무도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소외감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런 피해자들을 돌봐주는 일은 바로 나 자신을 전진시키는 큰 원동력이 된다고 볼 수 있다.
---p.52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범인이 잡히지 않아서 혼자서 애태우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대우야, 너무 애태우지 마. 잡힐 놈은 반드시 잡혀!”라는 선배님의 한마디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적도 있다. 또 수사를 하면서 너무 힘들 때 “선배님, 이제까지 잘해 오셨잖아. 이번 사건도 반드시 해결하실 거예요!”라는 후배의 말에 다시 용기백배했던 적도 있다.
우리는 언제라도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보이스피싱의 전화를 받을 수 있고, 온라인 그루밍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 그러한 시도가 나에게로 향하는 것 자체를 막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럴 때에도 우리가 고립의 상태가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사회적 관계가 있다면 범죄에 의한 피해를 막을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p.86

내가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할 때 한 사기 사건 피해자 남매를 만난 적이 있었다. 오빠와 동생 사이였는데, 그들은 모두 서울대를 졸업했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동생의 직업은 의사였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에게 접근한 사기꾼을 만나 큰 피해를 입었다. 그들은 살면서 단 한 번도 사기를 당할 것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했다. 거기다가 매우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사람들을 보는 자신들의 안목에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설사 자신이 사기의 피해자가 될 것이라 여기지도 않았다. 결국 사람은 자신에게 위험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 그리고 자신의 생활 반경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역설적으로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p.113

AI가 이렇게 빠르게 우리 생활을 바꾸어놓고 있음에도 주변을 둘러보면 변화를 대하는 사람들의 속도는 다르게 느껴진다. 누군가는 아직도 AI를 자신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하며 낯설어한다. 사용법도 잘 모르고 또 AI로 뭘 해야 할지도 모른다. AI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도 막상 일상적인 대화 상대로만 이용하는 데 그치는 사람들도 있고, 몇 번 사용해 보다가 별 활용성을 찾지 못하고 사용을 멈춘 사람들도 있다.
반면 AI가 대중화되기도 전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람들도 분명 있다. 스스로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직접 실행해 보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다. AI를 받아들일 때만 그런 것은 아니다.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때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현장에서 수십 년을 뛰어다니며 깨달은 명확한 사실 하나는, 세상은 단 한 순간도 멈춰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사건도, 범인도 진화한다. 지금 사회를 뒤흔드는 보이스피싱 범죄나 로맨스스캠, 딥페이크 범죄 등은 기술의 발달로 나타난 범죄 유형이다. 사회 발전 속도에 따라 범죄 형태도 빠르게 변화하고 범죄자들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수사 방식도 진화해야 한다.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범죄자들도 머리를 굴리는데, 그들을 잡아야 하는 형사들이 공부를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pp.162-163

경찰이 치안 유지나 범인 검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하지만, 결국 ‘사람이 죽은 뒤에야 약 처방을 쓴다’는 의미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 불과하다. 실제로 사람이 목숨을 잃은 다음에 범인을 검거한다고 하더라도,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 역시 수많은 범인을 검거했지만, 그럴 때마다 ‘아예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피해는 피해대로 남고, 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처벌로 고통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시민들이 선제적으로 개입하고, 경찰과 합동으로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경찰은 늘 시민들 곁에 있기 때문에 신고 후 평균 5분 안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이토록 가까운 거리에 있더라도, 처음부터 현장의 모든 것을 감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일상생활을 하는 시민들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대신해 주어야만 한다. 작고 사소한 범죄의 징후를 넘기지 않는다면 우리 공동체는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

---p.187

출판사 리뷰

우리는 모두, 어느 날 그 선 앞에 선다

퇴직을 40일 앞둔 형사가 휴무일 아침에 전화를 받는다. 관할에서 살인 사건이 났다는 소식이다. 반려견과 나가기로 한 산책도, 아내와 먹기로 한 저녁 메뉴도 그대로 접어둔 채 그는 현장으로 향한다. 『우리는 모두 경계선 위에 서 있다』는 그렇게 시작한다.
저자 이대우는 40년을 경찰로, 그중 대부분을 강력계 형사로 살았다. ‘범죄 사냥꾼’이라는 별명, 2,086명이라는 검거 숫자, 팀원 일곱 명 전원 특진이라는 기록이 따라다니는 사람이다. 그런데 정작 이 책에서 오래 남는 건 화려한 무용담이 아니다. 끝내 잡지 못한 두 건의 미제 사건, 그리고 그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 한 사람의 뒷모습이다.

그는 명예퇴직도 공로연수도 마다했다. 26년 전 홍은동 분식집 여주인 살해 사건과 보험금을 노린 존속 살해 사건, 그 둘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며 마지막 근무지로 옛 부임지를 자원했다. 퇴직 13일을 남기고 떠난 마지막 출장에서 그는 오래된 용의자를 마주 앉히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아직도 당신이 범인이라고 생각해요.” 성과는 없었다. 다만 누군가는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끝까지 남겨두고 싶었다.

책의 중심에는 ‘경계선’이라는 단어가 놓여 있다. 평생 남에게 폐 한 번 끼치지 않던 사람이 한순간의 감정을 못 이겨 선을 넘고, 오래 믿었던 친구 사이에서 사기가 벌어지고, 어제까지 멀쩡하던 통장이 하루 만에 비워진다. 저자는 그 선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 자신도 범인을 검거하다 전과가 생긴 적이 있다고 담담히 적어둔다.

읽다 보면 사건 이야기의 결이 조금씩 달라진다. 장모의 금붙이를 노려 복면을 쓴 사위가 실패한 뒤 다시 그 집에 찾아와 장모의 어깨를 토닥이고 있던 장면, 개인 회생 신청 소식에 무너져 내린 채무자와 채권자의 관계, 조수석에 아내를 태우고 경찰서로 들어온 남편. 저자는 여기서 처벌의 언어 대신 질문을 꺼낸다. 사람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나빠지는가. 그리고 그 답으로 겸손과 의심, 신뢰, 자기만족 같은 오래된 단어들을 꺼내놓는다. 형사의 입에서 나오니 뜻밖에 새롭게 들린다.

문장은 어렵지 않다.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재미있는 사명감’, ‘오늘만 사는 대책 없는 인간’, 두드려봐야 아는 예쁜 돌다리처럼 손에 잡히는 비유가 이어진다. 현충일인 줄도 모르고 출근했다가 혼자 웃은 이야기, 아침마다 손목을 물어 자신을 ‘체포’하는 반려견 풍순이 이야기에서는 슬며시 웃게 된다.

후반부에서 그는 시선을 시민 쪽으로 돌린다. 단골손님 얼굴의 멍 자국을 그냥 넘기지 않은 편의점 점주, 집 안 분위기가 이상하다며 신고한 가스 검침원. 사건을 막은 건 결국 옆자리에 있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이야기가 담담하게 이어진다.

경찰청장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 마지막 두 달의 자리를 지켜낸 대목은 이 책의 성격을 압축해 보여준다. 남은 60일을 건성으로 보낼 수 없었던 이유를 그는 이렇게 적는다. 유가족은 30년, 40년을 고통 속에 산다고. 그 앞에서 자신의 두 달은 결코 남는 시간이 아니라고.

퇴직한 형사가 쓴 책이지만 마무리는 회고가 아니라 다음 이야기다. 사법권은 없어도 무음 모드 없는 휴대폰은 여전하다고, 인세는 범죄 피해자를 위한 단체의 초석으로 쓰겠다고 그는 적었다. 잡는 사람에서 붙잡아주는 사람으로 자리를 옮기겠다는 선언이다.
우리 모두가 어느 날 그 선 앞에 서게 된다면, 이 책은 넘어가지 않도록 손을 내밀어 주는 쪽에 가깝다. 마지막 수사 보고서라는 부제가 조금도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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