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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경제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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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제1장전체를 조망하며
제2장오이코노미아에서 이코노믹스로
제3장공유재의 비극들
제4장토지의 일식
제5장이상적 동기 조직: 동물과 식물
제6장휴경의 문화
에필로그스물다섯째 시간

저자 소개 2

루이지노 브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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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igino Bruni

이탈리아 로마의 룸사대학 정치경제학과 교수이자 칼럼리스트이다. ‘인간적 경제’와 ‘모두를 위한 경제(Economy of Communion)’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고 ‘인간적 경제’가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21세기 새로운 경제 모델을 제시하였다. 2016년 제7회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여 한국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경제학자이다. 저서 가운데 『콤무니타스 이코노미』 『숲과 나무』 『시장은 원래 차갑지 않았다』 『식물성 경제』가 한국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이외에도 70여 권의 저서가 있으며 여러 나라 언어로 출판되었다. 『숲과 나무』로 2016년 ‘레스 마그나
이탈리아 로마의 룸사대학 정치경제학과 교수이자 칼럼리스트이다. ‘인간적 경제’와 ‘모두를 위한 경제(Economy of Communion)’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고 ‘인간적 경제’가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21세기 새로운 경제 모델을 제시하였다. 2016년 제7회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여 한국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경제학자이다. 저서 가운데 『콤무니타스 이코노미』 『숲과 나무』 『시장은 원래 차갑지 않았다』 『식물성 경제』가 한국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이외에도 70여 권의 저서가 있으며 여러 나라 언어로 출판되었다. 『숲과 나무』로 2016년 ‘레스 마그나에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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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피아노에 있는 소피아대학원에서 시민경제와 경제윤리를 공부했다. 성공회대학교에서 같은 주제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모두를 위한 경제(EoC) 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숲과 나무』 『식물성 경제』가 있으며, 공동 번역한 책으로는 『콤무니타스 이코노미』 『시장은 원래 차갑지 않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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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4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27*187*20mm
ISBN13
9788946076594

책 속으로

오늘날의 경제적 은유는 경쟁을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스포츠로 이해하고, 기업을 ‘팀’으로, 경영자를 ‘리더’로, 관리자를 ‘코치’로 묘사한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이러한 비유는 끝없이 확장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은유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그것은 우리의 상상력과 머릿속 이미지를 특정 방향으로 이끌고, 우리가 던지는 질문의 틀을 짜며, 결국 우리가 얻게 될 답변까지 좌우한다. (중략) 경제학이 식물적 은유를 버리고 동물이나 기계의 은유를 선호한 것은 단순한 언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선택은 우리가 경제를 이해하는 틀을 뿌리째 흔들었고, 경제학이 던지는 질문 자체를 바꾸었으며, 기업 현장과 학계의 실천을 완전히 지배해 버렸다.
--- p.15 「제1장 전체를 조망하며」 중에서

경제학은 식물적·생물학적 패러다임을 주류로 받아들이기보다, 뉴턴 물리학의 모델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화폐를 사회의 ‘혈액’으로 보는 은유는 최근까지도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받아들여져 왔다. 물론 생물학적 모델이 식물적 모델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계적(또는 동물적) 모델에 비하면, 생물학적 모델은 식물적 모델에 훨씬 더 가까운 친연성을 지닌다. 따라서 기계적 패러다임과 동물적 패러다임은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경제학자들의 사고 속에서 비교적 큰 충돌 없이 공존해 왔다.
--- p.46~47 「제2장 오이코노미아에서 이코노믹스로」 중에서

영국의 철학자 마틴 홀리스(Martin Hollis, 1998)가 지적했듯이, 커먼스의 상호성은 ‘넘침의 논리(logic of overflow)’에 기반한다. 다시 말해, 내가 기부를 하거나 헌혈을 해서 ‘우리의 것’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로 결심할 때, 그 선택은 계약이나 제도적 보장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나와 함께 살아가는 많은 시민들 역시 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신뢰와 기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중략) 어떤 공동체이든 이러한 상호성의 논리를 기꺼이 넘어서는 사람이 없다면, 커먼스는 결코 만들어질 수도, 유지될 수도 없다. 실제로 모든 공동체에는 ‘(먼저) 시작하는 시민들(cittadini starter)’이 존재한다. 그들을 움직이는 논리는 단순하다. ‘아무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 하나라도 먼저 하는 편이 낫다’는 믿음이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위험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때로는 순진하다는 조롱을 받거나 기회주의자들에게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공익과 공동선을 지키기 위해 차라리 홀로 행동하기를 선택한다. 물론 그들도 다른 이들이 뒤따르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을 요구하거나 강요하지는 않는다.

--- p.56~57 「제3장 공유재의 비극들」 중에서

출판사 리뷰

뿌리 뽑힌 자본주의에 건네는 초록빛 사유
: 병든 지구와 위기의 시장을 구할 문명적 패러다임, ‘식물성 경제’

벼랑 끝에 선 자본주의, 동물적 패러다임의 한계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생태적 재앙은 단순한 정책의 실책이나 일시적 경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경제를 조직해 온 동물적 패러다임의 근본적 결함에서 비롯되었다. 애덤 스미스부터 현대 경제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는 시장 내부의 인간 대 인간 관계에만 상호이익의 원리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자연과 지구 전체를 향해서는 약탈과 착취의 논리를 지속하며, 인간에게는 +1이 되고 자연에게는 -1이 되는 제로섬 게임을 계속해 왔다.
살아남기 위해 맹목적으로 경쟁하는 동물적 패러다임 안에서 리더는 포식자처럼 명령하고, 기업은 중앙집권적 뇌를 가진 포유류처럼 움직이며, 시장은 승자와 패자만을 가르는 경기장이 되었다. 이러한 속도와 효율의 광기 속에서 자본주의는 부와 수명을 늘리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지구와 공존하는 데는 처참히 실패했다.

식물에게서 배우는 삶의 질서, 오이코노미아의 회복
이탈리아 시민경제학의 거두인 루이지노 브루니 교수는 세계적인 식물생리학자 스테파노 만쿠소와의 지적 교류를 통해 뜻밖의 열쇠-‘식물성 경제(Economia vegetale)’를 발견한다. 여기서 ‘에코노미아(Economia)’는 단순한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에 그치지 않고, ‘오이코노미아(oikonomia, 삶을 꾸리고 함께 살아가는 질서)’를 의미한다.
식물은 땅에 뿌리내린 채 움직일 수 없다는 치명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물과는 전혀 다른 생존 양식을 진화시켰다. 식물에는 중앙집권적인 뇌가 없다. 대신 줄기, 잎, 뿌리 전체가 독립적인 모듈로서 생각하고, 느끼고, 소통한다. 화학 신호와 전기 신호를 활용해 숲 전체와 정보를 나누고, 개체가 아닌 군집으로 행동하는 무리지성을 발휘한다. 풀밭이 소 떼에게 완전히 뜯겨 먹혀도 아주 작은 일부만 남아 있으면 다시 푸르게 되살아나는 놀라운 회복탄력성은 바로 이 분산적·협력적 구조에서 나온다.

우리는 거대한 소나무 한 그루만으로 숲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서로 다른 수많은 나무들이 땅속 깊은 곳에서 뿌리를 얽히고설키며 연결될 때 비로소 거친 비바람을 견디는 숲이 된다. 유럽 자본주의 역사 속에서 이미 식물적 패러다임으로 작동해 온 기업 모델이 존재한다. 바로 협동조합이다. 중앙집권적 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주변부의 역량을 모아 공존을 도모하는 협동조합은 경제의 과거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다가갈 미래의 이정표다.

뿌리는 과거를 붙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이 책의 가장 깊은 울림은 단순히 기업 경영이나 조직 관리의 비유에 그치지 않고, 인간 존재와 공동체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로 확장된다는 점에 있다. 식물에게 뿌리는 스피드를 저해하는 장애물이 아니다. 가뭄과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다시 싹을 틔우게 하는 미래의 원동력이다. 자본주의가 뿌리 뽑힌 채 끝없는 성장의 속도만을 추구할 때, 생태계는 파괴되고 인간관계는 파편화되었다. 브루니 교수는 경제학과 생물학, 철학과 성서, 공동체론을 오가며 우리에게 묻는다. “경쟁만으로는 결코 숲을 이룰 수 없다.” 식물은 인간에게 경쟁보다 공존을, 중앙집권보다 분산을, 단기적 속도보다 장기적 회복력을, 나홀로 성장보다 깊은 관계를 가르쳐준다.

『식물성 경제』는 경제학자나 생물학자만을 위한 단단하고 딱딱한 학술서가 아니다. 기후위기라는 엄혹한 현실 앞에서 불안을 느끼는 보통 사람들, 조직의 위태로운 경쟁 구조 속에서 피로를 느끼는 직장인과 기업가들,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삶을 고민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건네는 따뜻하고도 명쾌한 지혜의 신호다. 책장을 덮고 나면 늘 거닐던 길가의 나무와 숲은 물론, 우리가 일하는 일터와 경제, 그리고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근본적으로 달라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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