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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마음의 손으로 문장 속살을 어루만지다
그 시절, 연필로 옮겨 적었던 내 마음의 시와 문장들 광속의 디지털 시대에 ‘손으로 생각하는 의미’를 되새기며 온몸으로 교감하는 ‘마음 필사’의 묘미 첫째 마당, 나의 전 생애가 담긴 침묵 백접(白蝶)-조지훈 아말피의 밤 노래-세라 티즈데일 술잔을 들며 2(對酒 二)-백거이 가던 길 멈춰 서서-윌리엄 헨리 데이비스 꽃피는 날 꽃 지는 날-구광본 화원-베르톨트 브레히트 낙화-조지훈 풀밭에서 일박-고두현 둘째 마당, 어느 뉴펀들랜드 개의 묘비명 달빛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月下獨酌)-이백 어느 뉴펀들랜드 개의 묘비명-조지 고든 바이런 황학루(黃鶴樓)-최호 이른 봄의 시(詩)-천양희 수종사 뒤꼍에서-공광규 홀로-헤르만 헤세 사월에 걸려온 전화-정일근 귀천-천상병 그리고…… 고두현 시인의 감성 에세이 따라 쓰며 마음에 새기는 명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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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 「 조지훈의 시 [낙화]」 중에서 풀밭에서 일박 별빛 아래 잠들었다 이슬 보듬고 깨어난 아침 풀밭 이불 베개 속에 동전 몇 닢 감춰 놓고 또 다시 길 떠나는 하늘 땅 구름 모두 가장 싼 숙박비로 하룻밤씩 묵어가는 푸른 여인숙. ---- 「고두현의 시 [풀밭에서 일박]」 전문 침묵은 때로 고독의 선물이다. 고독은 결핍에서 오고, 결핍은 상실에서 온다. 생의 굽잇길을 돌 때마다 하나씩 알게 되는 진실. 상실에서 얻는 것이 되레 많다. 어떨 땐 결핍이 완숙을 채운다. 사라지는 것들이 더 아름답다는 생의 비의(秘意)도 알게 된다. 그러니 먼저 버려야 한다. 새 옷을 입으려면 먼저 벗어야 한다. ---「고두현의 에세이」 중에서 쓰는 시간만큼은 온전히 나를 위한 사색과 성찰의 시간으로 비워두라. 그렇게 석 달이나 대여섯 달쯤 지나면 한층 깊어진 생각의 단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빈 페이지를 하나씩 채워간 사유의 나이테에서 우리 삶의 비밀스런 정원을 만날 수도 있다. 그렇게 조금씩 빈 곳을 채우다보면 스스로 완성한 책 한 권을 갖게 되는 행복까지 누릴 수 있다. 베껴 쓴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옮겨 적는 의미가 아니다. 연필심이나 펜촉이 종이에 글자를 그리는 그 시간의 결을 따라 문장 속에 감춰진 내밀한 의미가 우리 가슴에 전해진다. 행간에 숨은 뜻도 하나씩 드러난다. 여기에서 교감과 공감의 울림이 시작된다. 리듬을 타면서 몸과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써보라. 은은하게 소리를 내면서 쓰는 글은 우리 몸을 완전한 공명체로 만들어준다. ----「저자 서문」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