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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모니카 007홍안 053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081산노리 가는 길 105칼랑코에 133완벽한 가족 161이중성 191추천사│김탁환 255작가의 말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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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시작하니, 독자도 등장인물도 어리둥절하다. 불친절하다는 비판을 살 수도 있지만, 황보윤은 불거진 상황을 힘차게 밀어붙인다. 양날의 검일까. 양면에 거울이 달린 문일까. 나아가는 문장과 물러서는 문장이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다. 황보윤은 상처에 예민하다. 등장인물들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그때 그들은 고통에 붙들리지 않고 길을 나선다. 빈털터리더라도, 아프더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버림을 받더라도, 포기한 채 주저앉지 않고, 그 시간과 그 공간과 그 인간을 떠난다. 원치 않는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낯설음과 불편함을 소설의 육체로 삼는다. 갑작스런 출발이었기에 계획 따위 있을 리 없다. 환대와 축복은 먼 나라 이야기다. 걸음걸음을 내디뎌 악바리처럼 살아내다가 문득 또 전혀 뜻하지 않은 순간에 비수처럼 옆구리를 찔린다. 길 위에서 부딪힌 누군가의 말, 누군가의 표정, 누군가의 행동이 겨우 가라앉힌 상처를 덧나게 만든다. 이 여행의 고약함이란, 기억의 늪에 빠지더라도 왔던 길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점이다. 상처 입힌 동네로부터 멀어질수록 어쩌면 위로와 어쩌면 평온이 찾아들까 기대하지만, 기억하는 한 원통하며 기억하는 한 억울하다. 갑자기 터진 울음은 겨우 일상의 리듬을 찾던 여정을 뒤틀어버린다. 그리하여 황보윤의 소설은 또 우리의 인생은 어떻게 끝이 나는가.「산노리 가는 길」이나 「완벽한 가족」처럼 죽음이 아니고선 끝을 끝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가.「칼랑코에」처럼 기억의 제거를 끝이자 시작으로 받아들일 것인가.「모니카, 모니카」처럼 인생을 연극에 끼워 맞추더라도,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기러기는 날아가기 마련인 것을!여기서 「이중성」의 특별한 재주가 빛을 발한다. 두 사람의 끝과 끝을 조밀하게 엮어 몸도 마음도 떨어질 수 없게 만들었으니, 다시 양날의 검이자 양면의 거울로 돌아온 셈이다. 서로의 상처를 찔러댄다면 이들의 여정이 두 배로 힘겨우리라. 그러나 그 상처를 번갈아 어루만지며 새벽을 맞는다면, 비록 여전히 길 위라고 하더라도, 가장 먼저 따듯한 시작을 품을 자격은 그들의 것이다. 황보윤의 소설은 길 위에 있다. 쉽게 편히 누울 집을 구하지 않으니, 오늘도 밤하늘을 우러르며 걸어야 하리. 당신과 내가, 독자와 작가가 이야기판을 돌면서, 그렇게 끝도 없이!― 김탁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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