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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룩거리며 찾아나선 정화의 순간들
김신록 에세이 양장
김신록
글항아리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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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 내가 아는 신록이_강말금(배우)
들어가며: 예술이 삶으로, 삶이 예술로

1부 카메라 바깥으로

절룩거리며 찾아나설 정화의 순간들
Endless
Mortality, 죽음을 피할 수 없음
냉장고를 부탁해
레디, 액션, 컷, 오케이!
마감 압박
맨살과 맨살을 맞대고
흐물거리고 흘러넘치는 거대한 요괴의 몸뚱이
풍경-얼굴
이중Double
오색 약수터 예술론, 그리고 배선희
아우라를 걷어내고, 때로는 납작하게

인터미션: 구슬들이 스르륵 꿰어지며

2부 무대 안쪽에서

구원의 (불)가능성
연극과 퍼포먼스의 언저리를 더듬으며
해방된 배우
배우가 자기를 이야기하는 방식
배우와 인물 사이
비어 있는 몸으로 그리기
모든 유예된 것들의 지난한 아름다움
찬란한 시간의 미로
Inspire: 숨을 불어넣다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하는 작은 조각배들

나오며: 완벽이나 완성을 기다리지 않고

저자 소개 1

배우. 연기를 통해 삶을, 삶을 통해 연기를 생각한다. 연기라는 일, 배우라는 정체성을 보다 넓은 의미로 탐색하고 있다. 연극배우 25명을 인터뷰한 인터뷰집 『배우와 배우가』를 썼고, 김홍석과 공동 저작자로 작업한 렉처 퍼포먼스 및 영상 「인간질서-질문들」이 서울시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프리마파시」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우스피스」 「비평가」 등의 연극과 「지옥」 「재벌집 막내아들」 「언더커버 하이스쿨」 등의 드라마, 「군체」 「전,란」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없는 시간」 「김신록에 뫼르소, 870×626cm」 「위치와 운동」 「5 Takes」 등의 공연을 연출
배우. 연기를 통해 삶을, 삶을 통해 연기를 생각한다. 연기라는 일, 배우라는 정체성을 보다 넓은 의미로 탐색하고 있다. 연극배우 25명을 인터뷰한 인터뷰집 『배우와 배우가』를 썼고, 김홍석과 공동 저작자로 작업한 렉처 퍼포먼스 및 영상 「인간질서-질문들」이 서울시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프리마파시」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우스피스」 「비평가」 등의 연극과 「지옥」 「재벌집 막내아들」 「언더커버 하이스쿨」 등의 드라마, 「군체」 「전,란」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없는 시간」 「김신록에 뫼르소, 870×626cm」 「위치와 운동」 「5 Takes」 등의 공연을 연출하고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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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4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28*188*20mm
ISBN13
9791169095983

책 속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사사롭고 오염된 마음의 덫에 걸려들기 십상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조바심, 인정욕구, 이해를 따지는 마음, 경쟁심, 시기심, 때로는 받아들일 수 없고 용서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방어하다 모든 게 다 미워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어차피 다 거짓이다’와 같은 극단적인 허무와 ‘나는 왜 이렇게 별로인가’와 같은 얄팍한 자기혐오에 빠지곤 했다.
미움은 말 그대로 가뭄과 같다. 흘러넘치는 것이 아니라 말라비틀어지게 만든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내게 한다. 사랑이 충전되는 속도의 몇 제곱의 속도로 사랑을 집어삼켜 영혼을 주리고 쓰리게 만든다. 충혈된 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하고, 마르고 쑤신 눈으로 낮을 지나치게 한다. 몇 달 동안의 무심하고 산만한 낮과 집요하고 달뜬 밤을 보내고 나서 우연히 이 지면을 얻었다.
---p.20

중요한 일을 앞두고 마음이 위축되거나 영혼이 저조한 날이면 나는 억지로라도 공연장으로 영화관으로 전시장으로 서점으로 찾아들었다. 전력을 다한 누군가의 가장 깨끗하고 사심 없는 한순간을 목격하기 위해. 그런 순간은 지켜보는 사람 역시 깨끗하고 온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p.21

허무와 미움으로부터 도망쳐 애써 찾아가 만난 순수하고 깨끗한 순간들을 기록하자. 예술, 예술가들, 혹은 삶의 순간을 예술로 바꿔내는 멋진 이웃들도 찾아가 만나야지. 미움이 영혼을 집어삼키는 속도를 이길 수 있는,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무기는 예술이 주는 정화의 순간뿐이기 때문이다. 부디 내 영혼의 성장판이 아직 무사하기를.
---p.23

저 침대 위 맨발의 주인이 꿈속에서 저 울창한 숲을 헤매고 다닐 것 같은 상상. 나도 저런 숲을 헤매고 싶어. 맞아. 혼자 훌쩍 떠나서 제주도 무슨 무슨 왈, 무슨 무슨 오름, 그런 곳을 헤매고 싶어. 난 사실 혼자 여행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일지도…… 그런데 난 운전을 못 해서 렌트를 못 할 텐데? 정신 차리자, 신록아, 귀엽고 겁 많은 기계치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만 사실 하루하루 차근차근 더듬더듬 배워나가는 걸 싫어해서 운전을 못 하는 거야. ‘매일매일 꾸준히, 더디더라도 조금씩’ 같은 배움의 자질이 네 몸에 없는 거야. 어린 시절 한때 머리 좋아서 공부 잘하는 바람에 더듬더듬 배우는 법은 훈련하지 못한 거야, 나도 네가 뭐든 잘 배울 줄 알았지. 근데 대충 휘리릭 한 방을 노리지 차근차근은 정말 돌아버리는 거야. 나도 이런 내가 아주 돌아버려.
---pp.26-27

예술 작품 앞에서 내 산란한 정신이 자연스럽게 그러모아지는 것은 어쩌면 작가가 거쳤을 그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대한 본능적인 공감과 이해 때문이 아닐까. 한 인간이 자신의 선택을 사람들 앞에 내놓기 위해 거쳤을 모든 정제의 순간, 벼려진 기술과 마음들, 숨 쉬듯 자연스러웠을 불안과 그 불안을 이겨낸 담대함을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p.58

객석에 앉아 행복과 주변시에 대한 생각을 더듬다 ‘나는 왜 항상 다른 곳에 있었나’ 하는 상념에 젖으려는데 공연이 시작된다. 소리꾼 이자람과 고수 이준형이 담백하고 단단하게 걸어 나온다. 그 순간 ‘그녀는 여기에 있다’라는 문장이 마음을 스쳤다. 두 사람이 자리하고 소리꾼이 객석에 대고 뭐라고 인사 한마디 할 줄 알았더니 대뜸 소리를 시작한다. ‘인왕~~산~~.’ 그 담백하고 에누리 없는 대면의 순간, 마음속에 ‘나도 여기 있다’라는 문장이 새로이 스치더니 갑자기 두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p.77

이 작품에 벌써 세 번째 출연하고 있는 나는, 아직 저 고통의 순간 마리안이 보게 되는 시몽의 얼굴에 대해 자신이 없다. 그 얼굴은 대체 어떤 모습이고 어떤 의미이고 어떤 속성을 지녔을까. 객관적인 이목구비가 아닌 시몽의 역사가 담긴 그만의 표정, 마리안과의 관계 안에서만 읽힐 수 있는 고유하고 내밀한 느낌, 마리안이 경험하고 기억하는 시몽 정도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은 하면서도 막상 무대 위에서 눈앞에 무엇을 어떤 식으로 떠올려야 하는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 얼굴이 대체 어떤 것이길래 오늘 아들을 잃은 엄마가, 설령 잠시더라도, 이런 식의 작별과 해체에 대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안도할 수 있을까.
책들이 널브러진 책상 위에서 한유주 작가의 『계속 읽기: 기억하지 못해도』를 집어든다. 남의 생각을 들으면 내 생각이 열리기도 하고 남의 글을 읽으면 내 글이 써지기도 하니까.
---pp.95-96

우린 둘 다를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기획자가 말로 건져올린 것 이상의, 그 말을 넘어서는, 말로부터 미끄러져서 일어나는 다른 일, 그게 사실 예술의 핵심이고 퍼포머가 해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단 말이야.

---p.116

출판사 리뷰

삶다운 것, 세부의 힘이 만들어내는 리듬
카메라 안팎의 정화의 순간들

1부의 산문들은 감각적이고 디테일에 능하다. 김신록의 글은 유쾌하고 장면 전환이 빠르다. 여기서 장면 전환이란 구체적인 현실의 뒤바뀜을 뜻하기보다, 현실과 그 현실을 인식·감각하는 정신활동 사이의 전환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저자의 생활 속 세부들은 언제든 내면의 장면으로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 무대 바깥의 삶에서도 무대를 보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저자의 글이 지향하는 바이다.

일상의 파편이 저자의 내면으로 들어가면 하나의 이야기가 탄생한다. 열두 편의 산문은 그런 리듬에 따라 쓰였다. 그 안에서 이야기는 몸집을 키우고 활동반경을 넓히다가 불현듯 장면 전환을 이뤄낸다. 한 줄 띄고 무대나 전시 공간으로의 순간 이동! 어느 날 연출가의 연기 지시를 듣고 스스로 답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저자는 문밖으로 나와 이훤 작가의 사진전을 보러 간다. 혹은 딸 넷을 키운 뒤 이제 손주를 돌보고 있는 엄마와 오랜만에 통화한 뒤 연극 「아이들」을 보러 간다. 이때 생활 에세이를 이질감 없이 무대 이야기로 전환시키는 건 저자에게서 발견되는 고유의 능력이다. 생각의 전환은 공간 이동을 이뤄내고, 거기서 문체도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저자의 산문이 보여주는 특징 중 하나는 일종의 의식의 흐름 기법인데, 여기서는 꿈과 현실의 경계도 사라진다. 「마감 압박」은 칼럼 마감으로 마음이 짓눌리자 스르르 잠들고는 꿈속에서 런던으로 순간이동 하는 내용이다. 꿈에서도 그는 현실과 똑같이 시인 김혜순의 책을 읽다가, 젠더나 계급 의식은 내팽개친 채 귀여운 아시아 여성 코스프레에 빠졌다가 현실에서와 똑같이 길치여서 런던 한복판에서 길을 잃는다. 그러다 문득 잠에서 깨 원고를 마감하기 위해 커피를 내린다. 그러나 현실에 돌아와서도 글은 잘 써지지 않는다. 괴로움에 차 이전의 메모들을 들추면서 거기서 원고지를 채울 글들을 찾아내려 한다. 중간중간 커피 한 모금을 ‘홀짝’ 하며 압박감을 누그러뜨리려는데, 한 모금의 ‘홀짝’이 옛 메모들을 지금 여기의 원고지로 옮겨놓는다. ‘홀짝’이라는 의성어가 나올 때마다 과거의 기억은 극적으로 소환된다, 마치 무대에서 배우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등장하는 것처럼. 이 아름다운 산문은 청각적·촉각적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원고지를 순간 무대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김신록의 산문은 무정형적이지 않고 한 편의 극처럼 구성되어 있다. 그 극 안에서 구체적인 일상은 디테일을 제공하고, 저자는 배역을 맡은 배우처럼 극을 이끌어가는데 그건 바로 이야기꾼으로서 그의 재능 덕분이다. 저자는 상념에 곧잘 빠지며 그 상념조차 리드미컬하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가장 성스럽고 형이상학적이어야 할 교회에서 상념이 냉장고 속 재료들로 빠져드는 이야기다. 목사님이 설교에서 ‘마음’을 ‘냉장고’에 비유한다. 이때 저자는 목사님 말씀대로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보다는 냉장고에 방치되어 있는 식재료를 떠올린다. 그 재료들을 제때 처리하지 못한 게 ‘마음의 짐’이기 때문이다. 짐 진 자의 무거운 마음은 오로지 냉장고 속 빨간 파프리카, 굽지 못한 갈치, 오래된 곰탕, 좀 있으면 상할 우유 속에 머문다. 잠깐 거룩해질 뻔한 순간에조차 인간은 형이하학적인 존재임을 이 에세이는 여러 차례의 장면 전환으로 보여주고 있다.

생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에세이들은 삶의 모든 것이 예술의 자양분이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연기는 수렴이기도 하고 발산이기도 하다. 나의 모든 것을 응축한다는 점에서는 수렴이지만, 이걸 다 꺼내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인다는 점에서는 발산이다. 배우는 얼핏 모순되어 보이는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수행하는 사람이고, 그 밑바탕에는 생활이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다.

배우는 “가장 순수한 최초의 비평가”

저자의 정체성은 영화·드라마 연기자, 연극배우, 전시·공연 리뷰어, 인터뷰어로 다채롭고 복합적이다. 이처럼 여러 역할 사이를 오가는 그는 일인극 연기가 몸에 꼭 맞는 사람일지도 모른다(「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서 그는 1인 16역을 했고, 「프리마 파시」에서는 혼자 10여 명의 목소리와 행동을 연기했다). 자신이 맡은 배역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내지만, 사실 저자는 극장 객석에 관객으로서 앉아 있을 때가 더 많다.

배우는 배역을 창조해내는 사람이기에 비평가나 리뷰어가 되는 일이 드물다. 창작과 비평은 길항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미나를 하고, 공부를 하고, 글을 쓰는 저자는 오랫동안 리뷰를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2부에는 공연과 전시를 보고 나서 쓴 글들을 모았다. 무대에서 떨어져 나와 객관적 거리가 확보되는 순간 글의 결은 달라진다. 연극 「오레스테이아」와 「연옥」을 본 뒤 쓴 글 「구원의 (불)가능성」은 마치 내레이터처럼 쓴 리뷰다. ‘딜레마!’ ‘파토스!’ ‘원죄!’ 등 짧고 강하게 끊어서 내뱉는 연기처럼 리뷰에서도 스타카토식 발화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독자의 주의를 단숨에 집중시킨다. 이런 화법은 이미지를 극대화하거나 감정을 절제하면서 잔상을 강렬하게 남겨 리뷰와 희곡의 경계를 허문다.

저자가 앉아 있는 극장은 이를테면 객석 규모 20석의 신촌극장 같은 곳이다. 이 무대에는 ‘연극적 카리스마’가 없고 ‘연기적 클리셰로서의 에너지’도 없다. 대신 있는 것은 표현을 아끼는 배우들, 인물에 스스로를 다 내어주기보다 꾹꾹 희곡을 겪어내며 차오르는 기억과 마음을 헤쳐나가는 몸짓들이다. 여기서 다뤄지는 연극들은 대개 배우 혹은 역할로서의 아우라를 제거하고, 관객과 무대 사이의 제4의 벽을 깨뜨리며, 허구와 실재가 구분되지 않는 것들이다. 혹은 단기간만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시적극장’과 같은 곳이다.

작곡가 이상욱이 선보인 공연은 「작곡을 전공한 서른 언저리의 이들은 무엇을 하는가」 외에 두 편이나 다뤄졌다. “엉망이었죠. 그냥 손 놔버렸어요. 뭐, 엉망이에요”라고 자평한 이상욱의 말대로 이 공연은 아방가르드와 포스트모던 사이에 있기도 하고, 돌파를 꿈꾸는 모든 것의 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물은 썩 만족스럽지 못해 이를 보고 난 뒤 저자는 혼란스러워한다. 이 글의 핵심은 물론 그게 아니다. 여기 글로 다뤄진 공연과 전시들은 애써 찾아가야 간판이 보이는 곳, 잠깐 머물다 해체되는 무대, 자리가 몇 석 없는 소극장이다. 거기서 저자는 “서슴없는 감상과 비평”을 보탬으로써 그들의 항해에 응원과 애정을 드러낸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은 그런 삶의 결, 즉 모자람과 소박함 사이,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이의 다정한 마음에 동참하게 된다.

***

김신록의 글에는 리듬이 있어서 어떤 사소한 정보마저 끼워넣는 순간 훼손된다. 예를 들어 공연 날짜나 장소를 넣는 것만으로도 산문의 리듬이 깨져 자세한 정보는 책 말미에 넣었다. 또한 앞서 장면 전환의 기법을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 어법이 있다. ‘문득’ ‘불현듯’이란 단어가 그의 글의 흐름에서 자연스레 끼어드는 것이다. 그는 일상과 과거 기억을 늘이다가 불현듯 촬영 현장으로 돌아가 연기의 해법을 얻는다. 따라서 그의 글은 자유분방하게 펼쳐지는 듯하지만, 문장과 단락마다 단련된 문학적·연기적 기법이 배어든다. 즉 사생활과 연기는 앙상블을 이루면서 이 책에서 ‘인물’과 ‘배우’가 분리되지 않은 채 하나로 합치되는 빛나는 순간들을 보여주고 있다.

추천평

그래서 내가 아는 신록이는? 모르는 곳으로 가고 있는 사람.
이 원고를 읽으면서도 알 수 있었다. 내가 그녀를 목격한 그 눈으로 동시대 예술가들을 지켜보고, 작품을 통해 깊숙이 교류하며, 그녀는 오늘도 가고 있다는 것을.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작은 차이를 내며, 매일 방향과 속도의 차이를 내며, 가고 있다.
이제 신록이를 지켜보는 사람이 아주 많다. 그녀를 보는 즐거움은 그녀가 만들어내는 근사한 결과물만으로 충분할지도 모르겠으나, 조금 일찍부터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제 그녀의 길을 보세요, 더 멋져요, 하고 권하고 싶다. - 강말금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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