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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역사문화산책 : 비잔틴에서 오스만을 넘어 튀르키예까지
전직 주 튀르키예 대사부부와 함께 떠나는 인류문명과 역사 여행
대부등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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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국의 옛 수도에서: 갈라타 다리 위에서 시작하는 이스탄불 이야기

I. 이스탄불은 어떤 도시인가

II. 이스탄불의 전략적 위치

III. 비잔틴 제국을 돌아보다

1. 망각된 비잔틴 제국
o 고대 문명과 르네상스의 가교
o 유럽을 지킨 최전선의 방파제
o 기독교 교리의 정립

2. 비잔틴 제국의 지도자와 회자되는 인물
o 콘스탄티누스 대제: 기독교 공인과 콘스탄티노플 건설
o 테오도시우스 대제: 기독교의 국교화
o 유스티니아누스 대제: 로마법 편찬, 성 소피아 성당 건립, 로마영토 회복
o 제국의 황비 테오도라: 제국의 운명을 건지다
o 훈족의 아틸라: 제국을 흔든 유목민 지도자

3. 비잔틴 제국의 유산을 찾아서
o 콘스탄티누스 기둥: 잊힌 황제의 빛바랜 이정표
o 성 소피아 성당: 두 문명이 겹쳐진 기적의 공간
o 성 이레네 성당: 침묵 속에 잠든 제국의 첫 번째 성전
o 바실리카 저수고: 지하 궁전이 품은 제국의 생명줄
o 발렌스 수도교: 산과 계곡을 넘어온 로마의 공학
o 테오도시우스 성벽: 천 년의 요새
o 갈라타 타워: 바다를 품은 제노바의 감시자
o 베네치아: 흔적을 찾기 어려운 해상의 지배자
o 카리예 모스크: 성상 파괴 운동 이후에 태어난 성화

4. 천 년 제국은 왜 사라졌는가 : 비잔틴 제국의 멸망
o 유목민족·이슬람 세력의 침략과 제국의 종교적 내분
o 셀주크 투르크의 아나톨리아 진출과 제4차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약탈
o 종교적 분쟁과 오스만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함락

IV. 오스만 제국의 흔적을 좇아서

인류역사의 큰 흐름을 이끈 오스만 제국
o 유럽 세계를 호령한 제국
o 유럽의 균형자: 프랑스와의 동맹
o 합스부르크 스페인에 대한 견제: 영국의 협력 요청
o 대항해 시대의 숨은 연출가: 신대륙의 발견
o 종교개혁의 알려지지 않은 조력자: 개신교의 부흥
o 역설의 제국: 유럽의 성장과 오스만 제국의 쇠망
o 러시아 제국 탄생의 산파: 러시아의 비상

2. 오스만 제국의 지도자와 회자되는 인물
o 메흐메드 2세: 비잔틴 천 년을 허문 정복자
o 셀림 1세: 칼리프 등극
o 쉴레이만 대제: 제국의 찬란한 영광
o 록살라나 술탄비: 제국의 운명을 바꾼 여인
o 미마르 시난: 제국의 건축가
o 피리 레이스: 콜럼버스 지도와 연결된 지리학자
o 나스레딘 호자: 웃음 속에 지혜를 숨긴 제국의 이야기꾼

3. 오스만 제국의 유적을 찾아서
o 톱카프 궁전: 국정 운영의 산실
o 하렘: 금지된 장소, 그 비밀의 문으로
o 루멜리 히사리(요새): 콘스탄티노플 장악을 위한 전초기지
o 그랜드 바자르: 600년을 이어오는 서민의 장터
o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블루 모스크): 푸른빛에 담긴 이슬람의 자존심
o 돌마바흐체 궁전: 화려함과 비애감의 극치
o 일드즈/츠라안/베이레르베이 궁전: 화려함 뒤에 감춰진 비극
o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인류 역사의 증인
o 메이든 타워: 이스탄불의 등불
o 프린스 섬: 마르마르해의 애환

4. 오스만 제국의 제도와 문화: 제국의 힘은 어디서 왔는가
o 데브쉬르메: 소년 강제 징용인가, 인재 등용문인가
o 예니체리: 제국의 중심세력
o 형제 살해법: 권력승계를 위한 비정한 생존 법칙
o 밀레트 시스템: 이교도에 대한 제국의 통치술
o 하맘: 목욕탕에서 사교 살롱까지
o 나자르 본죽: 질투의 시선을 막아주는 파란 눈
o 할례의식: 전통과 종교의 융합 의례

5. 찬란했던 제국은 왜 무너졌는가 : 오스만 제국의 멸망
o 후계자를 잃은 제국: 승계의 비극
o 가택연금에서 성장한 술탄들: 리더십의 붕괴
o 개혁을 거부한 군대: 예니체리의 타락
o 허영이 쌓아 올린 궁전들: 방만한 재정
o 신과 권력 사이에서: 종교와 정치의 혼재
o 상업 천시 경향: 경제적 인식의 부재
o 지식의 문을 스스로 닫다: 과학기술의 외면
o 탐욕스러운 외부의 세력: 열강의 개입

V. 튀르키예 공화국의 발걸음

튀르키예 100년의 모습
o 유럽의 병자, 패전, 와해 그리고 공화국 건국
o 개혁, 벗어나고자 한 몸부림
o 수십 년간의 난제, 쿠르드 문제
o 수도를 잃은 도시 이스탄불, 세계를 품다
o 그리스 사람이 떠나고 난민이 밀려오다
o 아나톨리아에서 온 사람들: 도시의 팽창
o 게지 공원 시위: 도시가 들끓다
o 경제 수도, 정치의 중요 무대: 이스탄불을 얻는 자가 튀르키예를 얻는다
o 2,700년의 층위 위에서: 과거와 현재를 함께 쓰는 도시

2. 튀르키예 100년을 읽는 두 개의 코드: 아타튀르크와 에르도안
o 아타튀르크: 튀르키예의 국부
o 에르도안: 21세기의 술탄

3. 튀르키예의 어색한 동행
o 흑해 넘어 러시아: 지독한 악연과 기묘한 우정 사이
o 소아시아 동쪽의 이란: 이슬람 분파의 종교적·정치적 갈림
o 에게해 맞은편의 그리스: 가장 가깝고 가장 불편한 이웃

4. 이스탄불 서민들의 모습을 담아
o 귈하네 공원: 제국의 담장을 허물고 시민의 품으로
o 카디코이: 과거 눈먼 자들의 도시, 현재 젊음의 성지
o 발라트: 성공한 도시 재생의 모델
o 에윱 모스크, 피에르 로티 언덕: 신성한 안식처, 골든 혼을 가까이에
o 이스탄불에 새겨진 한국의 자부심: 보스포루스 제3대교와 유라시아 터널

VI. 정과 환대가 넘치는 미식 여행
o 카흐발트에서 커피까지
o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수프
o 식탁의 서막, 메제(Meze)
o 식사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빵
o 튀르키예 음식의 대명사, 케밥
o 제철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생선요리
o 소박한 그리움을 간직한 길거리 음식
o 태양을 머금은 달콤한 과일
o 소통의 매개체인 일상적 마실 거리, 커피·차·아이란
o 음식이 끝난 것이 아니다, 후식(디저트)
o 재미있고 독특한 식문화 경험

VII. 이스탄불에서 반추해 본 인류문명

(참고서적)

저자 소개 2

주 튀르키예 대사를 마지막으로 외교관 생활을 마친 이후 부산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국립외교원 명예교수·한국유라시아문명연구회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국내외 문화유적지를 방문하여 역사의 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하여 계속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리더십의 성공과 실패』, 『독일 통일 30년, 독일의 과거에서 한국의 미래를 본다』, 『세상 밖으로 시간 속으로 1·2』, 『에너지 자원의 위기와 미래』 등 10권이 있고 번역서로 『일본 과거 그리고 현재』, 『독일 경제 어떻게 구할 것인가』 등 5권이 있다. 2027년에 『길따라 사람따라
주 튀르키예 대사를 마지막으로 외교관 생활을 마친 이후 부산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국립외교원 명예교수·한국유라시아문명연구회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국내외 문화유적지를 방문하여 역사의 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하여 계속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리더십의 성공과 실패』, 『독일 통일 30년, 독일의 과거에서 한국의 미래를 본다』, 『세상 밖으로 시간 속으로 1·2』, 『에너지 자원의 위기와 미래』 등 10권이 있고 번역서로 『일본 과거 그리고 현재』, 『독일 경제 어떻게 구할 것인가』 등 5권이 있다. 2027년에 『길따라 사람따라: 우리 땅 역사문화산책(가제)』를 출간할 목적으로 여행하면서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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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 후 미국 이스트만 음악원에서 작곡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보스턴 대학교 작곡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겸임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및 국민대학교 음악대학 강사를 역임했고 KBS FM과 MBC FM 방송에서 현대음악을 소개했다. 싱가포르 National Institute of Education 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쳤으며, 러시아에서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작곡 전문가과정 디플롬을 받았고 독일에서 프리랜서 작곡가로 활동했다. 한국·미국·싱가포르·러시아·독일·뉴질랜드·대만 등에서 작품이 연주되었다. 저서로는 『대사관저의 담장 너머』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 후 미국 이스트만 음악원에서 작곡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보스턴 대학교 작곡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겸임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및 국민대학교 음악대학 강사를 역임했고 KBS FM과 MBC FM 방송에서 현대음악을 소개했다.

싱가포르 National Institute of Education 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쳤으며, 러시아에서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작곡 전문가과정 디플롬을 받았고 독일에서 프리랜서 작곡가로 활동했다. 한국·미국·싱가포르·러시아·독일·뉴질랜드·대만 등에서 작품이 연주되었다. 저서로는 『대사관저의 담장 너머』,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와인의 나라 조지아, 돌의 나라 아르메니아(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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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7쪽 | 152*225*30mm
ISBN13
9791122081909

책 속으로

(들어가며)
이스탄불을 찾을 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갈라타 다리 위를 걸었다. 이 다리는 이스탄불 구시가지(파티흐)와 신시가지(베이오을루) 지역을 이어 주는 물길(골든 혼) 위의 다리로, 난간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의 풍경이 오래전부터 명물이다. 노을이 물드는 해 질 녘, 그 위를 걸으면 마음 깊은 곳에서 시적인 감정이 자연스럽게 올라온다.
문명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이스탄불을 서구 및 이슬람 문명이 서로 도전하고 응전하면서 쌓아 올린, 인류 문명의 가장 역동적인 무대로 인식하였으며, 유네스코는 이스탄불 도시 전체를 인류 문화유산으로 선정하였다. 비잔틴 제국와 오스만 제국의 1,600여 년 수도로서 두 문명이 한 공간에 중첩되어 있다는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이스탄불만의 독특한 면모다.

(비잔틴 제국)
비잔틴 제국은 호메로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전들을 묵묵히 보존해 왔다. 로마법과 행정 체계를 수용하고 발전시켰으며, 철학·수학·천문·지리·역사·의학 지식을 끊임없이 다음 세대로 이어주었다.
비잔틴 제국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외부 세력으로부터 유럽을 지켜냈다는 점이다. 7~8세기에 이슬람 세력은 유럽과 아시아의 길목에 있는 콘스탄티노플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비잔틴 제국은 '그리스의 불'이라는 강력한 무기와 3중 성벽으로 이를 막아냈다. 5세기의 훈족, 7세기의 페르시아와 아바르족의 협공도 격퇴했다. 비잔틴 제국의 방어가 없었다면 당시 혼란 속의 서유럽은 이슬람 세력의 영향권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기독교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1세와 테오도시우스 1세의 조치, 그리고 소아시아에서 열린 공의회, 특히 니케아·콘스탄티노플·에페소·칼케돈 공의회의 결과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당연하게 여기는 삼위일체, 그리고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조화라는 교리가 바로 이 치열한 논쟁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오스만 제국)
오스만 제국의 전성기는 15세기 중반부터 17세기 후반까지 200년 이상에 걸친 시기다. 이 기간 오스만 제국은 단순한 군사 강국을 넘어, 문명의 교차로에서 동서양을 잇는 거대한 문명국가로 기능했다. 군사적으로 오스만 제국은 당대 최강이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 공략 때 메흐메드 2세가 거대한 대포를 동원하여 천 년의 성벽을 무너뜨린 것은 오스만 제국이 군사 기술에서 시대를 앞서 있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군사력만이 전성기의 전부가 아니었다. 오스만 제국은 문명적으로도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의 유산을 계승하고, 7세기부터 13세기까지 수학·천문학·의학·철학 등 여러 분야에서 찬란한 성취를 이룬 아랍·이슬람 문명을 흡수했다. 콘스탄티노플 함락 당시 비잔틴 제국의 학자들이 서유럽으로 피신하면서 고대 그리스 문헌들을 가져갔고, 이것이 유럽 르네상스의 불씨가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스만 제국 역시 정복한 콘스탄티노플의 도서관과 학문적 유산을 이어받아 발전시켰다.

오스만의 수도 이스탄불은 동서양 문명이 만나는 거대한 용광로였으며, 16세기 기준으로 인구 70만을 넘는 당시 세계 최대 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튀르키예 공화국)
이스탄불 거리를 걷다 보면 도시 곳곳에서 두 남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명은 서거한 지 90년이 다 되어가는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이고, 다른 한 명은 20년 넘게 권좌를 지키고 있는 현 대통령 에르도안이다. 한 나라의 풍경이 이토록 극명하게 두 지도자의 흔적으로 채워져 있는 경우는 드물다. 1923년 공화국 탄생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튀르키예의 지난 100년은 사실상 이 두 사람이 설계하고 개조해 온 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타튀르크가 무너져가는 제국의 폐허 위에서 '세속주의'와 '근대화'라는 초석을 놓았다면, 에르도안은 그 토대 위에 '이슬람의 가치'와 '강한 통치권'이라는 새로운 기둥을 세우며 제국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명은 종교를 정치에서 분리하려 했고, 다른 한 명은 종교를 다시 정치의 전면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마치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며 대립한다.

따라서 튀르키예, 그리고 그 심장부인 이스탄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두 인물을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들의 삶과 철학을 들여다보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튀르키예 사람들이 무엇에 열광하고, 무엇에 갈등하며,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튀르키예의 지난 100년을 상징하는 두 지도자의 발자취를 따라면 역동적인 이 나라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튀르키예 음식)
튀르키예 사람들은 프랑스, 중국요리와 함께 튀르키예 음식이 세계 3대 요리라고 자부한다. 16세기 중반 이후 400여 년간 중동·북아프리카·발칸반도·흑해를 장악하였고 이스탄불로 각지의 음식이 모여들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이 풍성한 식탁의 기원이다. 과거 오스만 제국의 심장인 톱카프 궁전에서는 매일 수천 명의 식사를 준비해야 했다. 제국 전역에서 올라온 최고의 요리사들은 술탄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각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기막힌 레시피들을 쏟아냈고, 그 미식의 유산이 오늘날 튀르키예인들의 식탁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튀르키예의 아침은 풍요롭다. '카흐발트(Kahvalti)'라고 불리는 이들의 아침 식사는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행위가 아니라, 하루를 축복하는 의식에 가깝다. 카흐발트라는 말 자체가 '커피(Kahve)를 마시기 전(alti)'이라는 뜻이니, 본격적인 일과를 시작하기 전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채우는 준비 단계인 셈이다. 튀르키예의 아침 식사인 카흐발트만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곳곳에 있을 정도로 튀르키예인들은 독특한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인류문명과 이스탄불)
역사에는 반드시 명(明)과 암(暗)이 존재한다. 이스탄불은 그 명암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도시다. 학창 시절 우리가 배웠던 유럽 중심의 역사는 이 거대한 문명의 절반만 강조했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고, 고대와 중세가 충돌하며, 종교와 과학이 어우러지거나 부대끼던 무대.

이 도시의 골목을 걸으면서 문득 문명이란 결국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화려한 제국도, 난공불락의 성벽도, 영원하지 않았다. 남은 것은 다음 세대로 넘어간 지식과 질문들이었다. 이스탄불은 그것을 가장 오래, 가장 깊이 품어온 도시다. 그래서 이 도시는 한 번 보고 알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올 때마다 새로운 층이 드러나고, 떠날 때마다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남는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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