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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요트 창업
낭만적인 요트의 숨겨진 1인 창업자의 생존기
이동현
슬로디미디어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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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사 • 4
프롤로그 • 6

1장 회사 생활과 마인드셋

➀ 처음부터 장사를 하려던 건 아니었습니다만: ‘망한 장사’의 기억과 안정을 향한 첫걸음 • 17
➁ 입사 첫날의 혼란: 거대 시스템의 민낯을 마주하다 • 21
➂ 쿠!팡: 조달과 원가, 비즈니스의 기본을 배우다 • 24
➃ 새것도 때론 불량이다: 완벽한 시작은 없다는 깨달음 • 27
➄ 빨간 날, 쉬는 날 맞죠?: 멈추지 않는 노동과 워라밸의 허상 • 30
➅ 상사라는 파도: 시스템의 부속품에서 벗어나 내 배의 키를 잡다 • 33
➆ 금의환향: 고향으로 돌아와 새로운 항로를 그리다 • 39
초보 사장의 비즈니스 노트
* 막연한 불안감을 이기는 ‘나만의 플랜 B’ 기획법 • 42

2장 요트 현실 창업(초기 세팅)

➀ 일 수저: 부모님의 업을 잇는다는 것의 기회와 한계 • 47
➁ 요트 사장이 된다는 것: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현실로 • 51
➂ 요트를 사는 방법: 정보 비대칭 시장에서 호구 되지 않는 법 • 54
➃ 전 재산을 배에 걸다: 보험을 깨고 시작하는 창업의 무게 • 58
➄ 딜리버리와 배달 수수료: 돈과 시간, 리스크 사이의 의사결정 • 62
➅ 그래도 주인이 알아야 한다: 1인 기업가의 필수적인 기술 독립 • 71
초보 사장의 비즈니스 노트
* 특수 아이템 창업, 행정의 미로에서 살아남는 법법 • 75

3장 요트는 낭만이 아니라 운영이다(리스크 관리)

➀ 마리나의 현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고정비’ 방어 전략 • 81
➁ 청년 사업 지원의 진실: 창업 지원금 카르텔과 멘토링의 허상 • 87
➂ 9,000원 식대의 비밀: 시장 가격의 논리와 부가가치 창출 • 93
➃ 날씨가 매출을 결정한다: 통장 잔고를 요동치게 하는 외부 변수 대처법 • 97
➄ 프로펠러에 그물이 감겼다: 셧다운의 순간, 실전 위기관리 매뉴얼 • 100
➅ 멈추면 고장 나는 것들: 기계의 속성으로 배우는 재고 관리 • 104
➆ 다이소: 겉보기에 화려한 요트 속 ‘가성비’ 소모품 운영법 • 109
초보 사장의 비즈니스 노트
* 날씨 변수 대처와 잠수 등 현장형 1인 사장의 필수 스킬 • 112

4장 로컬 비즈니스 생존 마케팅

➀ 첫 손님을 받던 날: 연습과 실전은 다르다 • 117
➁ Sailing은 Selling이 된다: 취미가 비즈니스가 되는 순간의 딜레마 • 123
➂ 광고의 허상: 마케팅을 잘하는 법은 몰라도 망하지 않는 법은 안다 • 129
➃ 키워드와 리뷰: 관광지 상권 비즈니스의 생명줄 잡기 • 135
➄ ‘ㅇㅇ 가볼 만한 곳’: 검색 상단 노출과 플랫폼 선점의 비밀 • 140
초보 사장의 비즈니스 노트
* 대행사 보이스피싱 피하는 법과 네이버 플레이스 100% 활용법 • 143

5장 손님 응대(cs)와 인력 관리

➀ 바다 위의 사랑: 감동, 서비스 • 149
➁ 특별한 손님: 장사의 환상을 깨는 뜻밖의 불청객들 • 155
➂ 나만의 기준 세우기: 쏟아지는 고객 요구 속 중심 잡기 • 159
➃ 고객은 숫자가 아니다: 요트에 기름을 채우며 돌아보는 초심 • 162
➄ 마리나의 겨울: 비수기를 버티는 젊은 사장과 나이 든 알바의 시선 • 166
➅ 사장인데 스카우트 당했다: 대면 서비스업 인력 확장의 한계 • 171
초보 사장의 비즈니스 노트
* 1인 창업 가족 경영의 장단점 • 174

6장 비전과 확장

➀ 바다에서 교통사고가 난다고?: ‘모두가 가는 길’의 포화 상태와 위험성 • 179
➁ 파도는 모두에게 친다: 피 튀기는 레드오션에서 살아남는 생존법 • 182
➂ 장사는 나만 잘한다고 잘되는 것이 아니다: 시장 생태계 이해하기 • 188
➃ 씨맨쉽: 경쟁자를 대하는 태도와 상생의 비즈니스 철학 • 191
➄ 상대성: 다양한 모습 보기 • 194
➅ 모든 것에는 존재의 이유가 있다: 불편함을 견디는 시스템의 중요성 • 198
➆ 자영업은 봉사활동이다: 이기심을 넘어 지역에 가치를 제공하는 마음 • 201
➇ 자기 사이즈를 알자: 과도한 빚과 레버리지를 경계하는 법 • 204
➈ 수업료: 무형의 가치를 방어하고 멘탈을 지키는 법 • 208
➉ 컨설팅과 농부의 마음: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수확 계절을 기다리는 법 • 212
초보 사장의 비즈니스 노트
* 1인 사장을 위한 요트 유지 보수와 응급 처치 노하우 • 216

에필로그 • 218

저자 소개 1

목포 해양대학교 졸업 후 국제무역선 1등 기관사, 대기업 해운회사 구매팀을 거쳐 현재는 여수에서 1인 자영업자로 요트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직장인에서 자영업자로, 거대한 상선에서 작은 요트로 갈아타며 겪은 날것의 창업 현실을 기록한다. 수면 아래에서 치열하게 발장구치는 자영업의 민낯과, 망망대해 같은 비즈니스 생태계 이야기를 글로 나누고자 한다. 저서로 《배를 타 며 파도치는 내 마음을 읽습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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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48*210*20mm
ISBN13
9791167853226

책 속으로

언제까지나 선원으로 국제무역선을 타며 떠도는 삶을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차츰 찾아왔다. 서른은 안정이 필요한 나이였다. 바다 위에 부유하는 삶을 멈추고, 육지의 단단한 땅 위에 머무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좀 더 안전하고 탄탄한 곳을 찾아 닻을 내리려 했다. 수많은 이력서를 내며 내가 멈춰 설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p.18

대기업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이 회사는 당연히 배보다 더 정교한 시스템으로 돌아갈 것이라 믿었다. 높은 빌딩, 깔끔한 로비, 목에 건 사원증. 모든 것이 질서 정연해 보였으니까. 하지만 그 믿음이 깨지는 데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p.21

훗날 창업을 하고 나서야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완벽한 시작의 환상에 빠진다는 것을. 자본금, 인테리어, 마케팅 계획까지 모든 것이 100% 세팅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 것을. 나도 그랬다.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믿었고, 작은 오차 하나에도 쉽게 흔들렸다. 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비즈니스란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처음부터 완벽한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고쳐나가는 것이다. ---pp.28~29

배에서는 기계가 고장 나면 어떻게든 고쳐서 다시 쓰려 했지만, 이곳에서는 사람이 지치면 너무나 쉽게 대체되었다. 회사의 시스템을 바꾸는 것보다 사람을 바꾸는 게 더 편하고 빠르니까. 그의 가차 없는 효율성은 외부 업체와의 협상에서도 드러났다. 견적서가 들어오면 무조건 10%를 깎으라고 지시했다. ---p.35

회사 이름, 부서, 직급을 모두 지웠을 때 나에게 남는 진짜 무기를 적어보자. 회사원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나면, 남는 것은 기계를 고칠 줄 아는 엔지니어의 손이었다. 대기업 사원증이 아니라, 당장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나의 최소 단위 기술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조직의 간판이 사라져도 갑판은 남는다. 그 갑판 위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p.42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특이한 웃음소리. 요트로 세계 여행을 마치고 여수에 상륙한, 아버지의 친구 J 삼촌이었다. 저 멀리 수평선 너머에서 천천히, 조용히 오기 시작했다. 그것이 나와 요트와의 첫 만남이었다. ---p.50

논리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전혀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했다. 항해사 출신인 여자 친구는 엔진만 알지 항해는 모르는 우리가 낯선 중고 요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겠다는 계획에 울먹이며 타박했다. 아버지는 전날 늦게까지 지인들과 술을 거나하게 드셨다. 다음 날 아침에는 눈이 반짝거렸다. 소풍 가기 전날 밤의 아이처럼 들떠 보였다.
“걱정 마라. 내가 이 남해 바다에서 세 살 때부터 배를 탔어. 눈 감고도 간다.” ---p.64

비즈니스에서 아웃소싱 비용을 아낀다는 것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돌발 변수를 내 몸으로 직접 감당하겠다는 뜻이다. 송전선, 조수간만의 차, 너울, 새카만 돼지고기까지. 모르면 용감하다고, 만약 이 모든 리스크를 미리 알았다면 나는 기꺼이 200만 원을 지불했을지도 모른다. 돈과 시간, 그리고 리스크. 창업자는 매 순간 이 세 가지를 저울질하며 최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아버지와 함께한 이 험난한 항해에서 뼈저리게 배웠다. ---p.70

남들이 다 하는 식당이나 카페 창업은 매뉴얼이 명확하지만, 요트 같은 특수 업종은 허가를 받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다. 순서가 한번 꼬이면 몇 달씩 기다려야 한다. 이 행정의 미로를 뚫어내는 과정이야말로 창업가가 겪는 첫 번째 체력 테스트다. ---p.75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장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이것이다. 초기 투자 비용만 계산하고 고정비를 계산하지 않는 것. 화려한 인테리어, 새 기계, 근사한 간판. 하지만 자영업자를 진짜 말라 죽게 하는 것은 초기 비용이 아니라 숨만 쉬어도 매달 통장 잔고를 갉아먹는 고정비다. 내 비즈니스가 멈춰서 수익을 내지 못할 때도 꼬박꼬박 나가는 이 고정비를 감당할 체력이 있는지, 혹은 이 고정비를 뛰어넘을 확실한 수익 모델이 있는지 계산하지 못하면 결국 내 배를 버리고 야반도주하는 선주 꼴을 면치 못한다. ---pp.85~86

많은 초보 창업자들이 지원금 몇 천만 원을 받으면 사업이 단숨에 궤도에 오를 것이라 착각한다. 하지만 지원금은 독이든 성배와 같다. 사용처가 제한된 지원금에 맞춰 사업 방향을 억지로 틀거나, 쓸데없는 인테리어에 돈을 바르는 순간 비즈니스의 본질은 흐려진다. 빵집 사장의 무기는 지원금이 아니었다.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회전율과 택배라는 물류 시스템이 만든 10억짜리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내 사업의 본질적인 구조가 탄탄하다면 지원금은 쳐다볼 필요도 없고, 구조가 엉망이라면 지원금을 아무리 쏟아 부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다. ---pp.91~92

비즈니스의 진짜 승부처인 부가가치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똑같은 생수를 팔아도 편의점에서는 1,000원이지만, 땀 흘려 헉헉대며 올라간 산 정상에서는 10,000원을 받을 수 있다. 물이라는 본질은 같지만 산 정상이라는 상황이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시장 가격의 천장이 9,000원으로 막혀 있다면, 무작정 가격을 올려 시장에서 외면받는 대신 고객이 이 돈을 내고도 전혀 아깝지 않다고 느끼게 만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아야 한다. 생수가 산 정상에서 만 원이 되듯, 똑같은 요트 투어라도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특별한 경험을 입혀야만 한다. ---p.96

배에는 항상 여러 옵션이 필요하다. 엔진이 죽으면 돛을 펴고, 돛 조차 쓸 수 없으면 닻을 내려 배가 떠내려가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 하나의 길이 막히면 즉각적으로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어떤 대안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순간이 오면, 손님들 앞에서는 태연한 미소를 지으면서 캄캄하고 차가운 물속으로 기꺼이 뛰어들어 자기 손으로 그물을 끊어낼 용기가 있어야 한다. ---p.103

요트도 똑같다. 주인이 아끼느라 1년에 한두 번 탈지 모르지만, 그렇게 둔 배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안은 고장 나고 있다. 배 밑에는 따개비와 각종 해양 생물이 자라고, 배 안의 나무들은 습기를 먹고 뒤틀린다. 배터리는 방전되고, 엔진에는 슬러지가 침전되고, 윤활유가 만든 유막이 깨진다. 방청 기능이 약해지니 녹이 슬고, 베어링은 멈춘 채로 한쪽으로만 지속적인 압력을 받아 미세하게 변형된다.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시동을 걸었을 때, 뒤틀린 베어링은 중심을 잡지 못해 덜덜거리고 엔진은 비명을 지른다. 기계에게 정지는 휴식이 아니라, 망가짐이다. ---pp.105~106

사업을 막 시작한 초보 사장들은 종종 보여 주기식 허영심에 빠진다. 그래도 명색이 요트 투어인데, 손님들에게 최고급 식기와 고급 비품을 제공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소모품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비즈니스 현장, 특히 거친 바다 위에서는 아무리 비싼 소모품도 결국 빠르게 감가상각되어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운명일 뿐이다.
오래 남을 핵심 자산과 빠르게 교체해야 할 단기 소모품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 그리고 소모품에서는 철저하게 허영을 버리고 원가를 절감하는 것. 이것이 겉보기에만 화려한 장사가 아니라, 실제로 통장에 이윤을 남기는 진짜 장사꾼의 운영법이다. 손님들이 요트 투어에서 진정으로 돈을 지불하는 가치는 깨지기 쉬운 크리스털 잔이 아니라, 바다 위를 가르는 시원한 바람과 잊지 못할 추억 그 자체이기때문이다.---pp.110~111

이날 나는 로컬 비즈니스의 뼈저린 진리 두 가지를 배웠다.
첫째, 아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습은 진짜 돈이 오가는 실전을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돈이 오가지 않는 지인들과의 모의고사는 변수에 대한 팽팽한 긴장감과 책임감을 앗아간다. 완벽한 서비스 매뉴얼은 진짜 돈을 낸 고객의 날카로운 시선 앞에서 비로소 시험대에 오른다.
둘째, 서비스업의 본질은 완벽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결함을 대하는 사장의 태도에 있다. 첫 손님에게 제공한 내 요트의 하드웨어는 낙제점이었다. 그럼에도 고객이 지갑을 열고 별점 5점짜리 리뷰를 남긴 이유는, 끝까지 키를 놓지 않고 안전하게 귀항하려 애쓴 책임감과 끊임없이 사과하던 태도를 보았기 때문이다. ---pp.121~122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키워드 권력이 아무리 무섭다 한들, 장사의 본질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스마트폰을 잠시 꺼두고 맑은 여수 앞바다를 바라본다. 억지로 꾸며낸 가짜 리뷰보다, 내 배를 탄 손님의 얼굴에 피어나는 진짜 웃음이야말로 관광지 상권에서 휩쓸리지 않고 닻을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나는 매일 키를 쥐며 배우고 있다. ---p.139

포털 사이트 지도에 신규 매장을 등록하면 광고 대행사로부터 수십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그들의 수법은 정형화되어 있으므로, 몇 가지 키워드만 기억하면 쉽게 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
사기 대행사들은 예외 없이 네이버 혹은 카카오 공식 대행사, 네이버 지도 관리부라는 타이틀을 내건다. 네이버는 소상공인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광고 상품을 권유하거나 지원 사업을 안내하지 않는다. 공식 대행사라는 말은 100 퍼센트 사기다. ---p.143

나는 그저 배의 시동을 걸고 여수 앞바다를 한 바퀴 돌고 올 뿐이다. 하지만 손님들은 이 작은 요트 위에 저마다의 사랑과, 추억과, 그리움을 가득 싣고 내린다. 내가 파는 것은 단순한 승선권이 아니라, 누군가의 뭉클한 기억이 안전하게 쓰일 수 있도록 이 바다 위의 작은 공간을 오롯이 지켜내는 일일지도 모른다. ---p.154

한국 요트 비즈니스의 가장 큰 리스크인 겨울이 오면 마리나는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손님도 뚝 끊긴다. 추운 선착장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보고 있노라면, 마치 펫숍의 강아지처럼 누군가 데려가 주기를 바라는 내 처지가 참 처량해진다. 매출은 0에 수렴하는데 정박료와 관리비 같은 고정비는 숨만 쉬어도 빠져나가니, 사장의 자존감은 바닥까지 떨어진다. ---p.167

씨맨쉽은 경쟁이 없을 때나 꽃피는 것인지도 모른다. 제로섬 게임이 되어버린 좁은 시장에서, 경쟁자를 향해 무조건적인 선의를 베풀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장사는 하루 이틀 하고 끝낼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오늘 내가 줄을 잡아주지 않아서 앞 배가 방파제에 처박힌다면, 내일 내 배의 엔진이 멈췄을 때 나를 견인해 줄 배 역시 사라지게 된다. 비즈니스 생태계에서의 진정한 씨맨쉽이란 대단한 희생이 아니다. 경쟁 속에서도 최소한의 공멸을 막고, 예측 불가능한 시장의 파도 앞에서 언제든 협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을 남겨두는 냉철한 생존 철학일 것이다. ---p.193

30피트 배를 가진 사람이 50피트 배의 조언을 들으면 망한다.
“파도 오면 그냥 밀고 가면 돼요. 엔진 올리면 뚫려요.”
그건 50피트짜리 대형 배의 언어다. 막강한 레버리지를 견딜 수 있는 대형 자본의 논리를 작은 1인 창업자가 따라 했다가는 전복된다. 내 배는 작고 가벼운데, 크고 무거운 배의 항해법을 흉내 내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pp.206~207

출판사 리뷰

자본도 시스템도 없이, 오직 몸으로 부딪히며 쓴
1인 창업자의 투박한 항해 일지

하루에도 수많은 가게가 문을 열고, 또 그만큼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이들은 도대체 어떤 파도를 맞았으며, 어떻게 그 캄캄한 시간을 견뎌냈을까.
항해 중 바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위치를 나누는 일이다. 보이지 않는 암초와 위험물이 도사리는 길을 공유해야만 서로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지나온 기록들이 모여 비로소 하나의 항로가 만들어진다.

이 책은 내가 바다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으로 부딪히며 배운 장사의 민낯이자, 투박한 항해 일지다. 대기업 구매팀 직원에서 전 재산을 털어 요트로 바다에 뛰어든 자영업자. 자본도 시스템도 없이, 자신만의 무기로 거친 시장에 뛰어들려는 수많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이 기록이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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