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양자 문명
원자에서 양자컴퓨터까지, 세계를 움직이는 양자의 힘
한정훈
김영사 2026.08.21.
가격
22,000
10 19,800
YES포인트?
1,1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예약상품과 함께 주문 시 제품 출시일에 함께 배송됩니다. (제작사의 사정으로 출시 지연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상세 이미지

책소개

목차

추천사
들어가는 글

1장. 전기 문명
유리와 서양 과학
프리즘에서 양자역학까지
자석에서 전기 문명으로
전기 문명의 영웅들
유선 전신에서 전화의 발명까지
무선통신의 시대
전기 문명과 양자 문명의 만남: 벨 연구소

2장. 세 번째 양자 문명
하디와 첫 번째 양자 문명
두 번째 양자 문명: 반도체 소자
2준위 양자계
두 번째 양자 문명: 레이저
세 번째 양자 문명
토머스 쿤의 패러다임 전환

3장. 중첩, 얽힘, 측정, 붕괴
행렬역학, 파동역학, 확률적 해석
양자 중첩 이해하기
중첩에 관한 사고실험
얽힘에 관한 사고실험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위대함
중첩과 얽힘을 기하학적으로 이해하기

4장.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터의 사상가들
양자컴퓨터의 무어의 법칙
양자 연산의 명암 이해하기
양자컴퓨터의 '킬러앱'
양자컴퓨터의 쓸모
계산기의 역사

5장. 양자공학
얽힘: 상상에서 현실로
초전도 큐비트 만들기
이온과 원자로 큐비트 만들기
양자컴퓨터 개발
양자 오류 정정
양자 이득, 양자 우월성, 양자 암호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의 만남

맺음말
한눈에 보는 양자 문명사(연표)
참고 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1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1997년 워싱턴대학교에서 데이비드 사울레스 교수(201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1997~1999)와 버클리대학교(1999~2001) 연구원, 건국대학교(2001~2003) 교수를 거쳐 성균관대학교(2003~현재)에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양자 자성체, 양자 스핀계, 위상 양자 물질 이론이다. 다강체 이론, 스커미온 이론, 양자 스핀계의 수송 이론, 위상수학적 양자 이론 등에서 독보적인 연구 업적이 있다. 워싱턴대학교의 서배스천 카러 상 Sebastian Karrer Prize, 삼성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1997년 워싱턴대학교에서 데이비드 사울레스 교수(201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1997~1999)와 버클리대학교(1999~2001) 연구원, 건국대학교(2001~2003) 교수를 거쳐 성균관대학교(2003~현재)에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양자 자성체, 양자 스핀계, 위상 양자 물질 이론이다. 다강체 이론, 스커미온 이론, 양자 스핀계의 수송 이론, 위상수학적 양자 이론 등에서 독보적인 연구 업적이 있다. 워싱턴대학교의 서배스천 카러 상 Sebastian Karrer Prize,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연구비,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등을 받았다. 120여 편의 학술 논문과 전공 서적 《응집물질에서의 스커미온 Skyrmions in Condensed Matter》(Springer, 2017)을 출판했다. 2020년에 낸 첫 대중서 《물질의 물리학》으로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저술상, 한국과학창의재단 올해의 과학도서, 아태이론물리센터 올해의 과학도서, 한국과학기술도서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2023년에는 여러 물리학자와 함께 《물질의 재발견》을 출간했다.

한정훈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140*210*30mm
ISBN13
9791173327643

책 속으로

20세기에 들어와 양자역학 덕분에 원자의 작동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한 인류는 원자 속 깊숙이 숨겨져 있던 막대한 에너지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핵에너지를 제어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통달하는 과정에서 양자 문명이 탄생했다. 양자역학은 원자의 궁극적 비밀을 밝혀낸 과학적 쾌거였을 뿐 아니라 인간과 물질 사이의 관계를 새로 쓰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반도체와 레이저는 양자역학을 일상생활에 응용할 방도를 찾는 과정에서 탄생한 물질이다. 물질이 작동하는 방식을 원자 수준에서 이해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인간은 새로운 물질을 우연히 발견하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신물질을 능동적으로 설계하고 합성하는 존재가 되었다.
--- p.20

양자역학의 가장 섬세하고 궁극적 측면인 중첩과 얽힘과 확률적 현실을 우리가 배우고 친해져야 할 이유는, 양자가 이미 과학을 넘어 문명의 한 단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성숙한 토대 위에 놓인 증기 문명과 전기 문명에 비해 양자 문명은 아직도 발전 중이다. 양자 문명의 파도를 잘 타려면 새로운 문법을 익혀야 하는데, 그 문법은 양자역학이라는 언어로 씌어 있다.
--- p.25

증기 문명을 견인한 일등 공신인 제임스 와트는 영리하고 손재주가 뛰어난 기술자였지만, 체계적인 과학 교육을 받은 학자는 아니었다. 수증기가 지닌 열에너지가 어떻게 증기기관을 통해 역학적 일로 변환되는지, 그 과정을 이해하고 설명할 명확한 언어를 당시 과학자들도 아직 개발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론이 기술 개발을 지휘한 것이 아니라, 증기기관이라는 도구와 그로 인해 펼쳐진 증기 문명의 역동성이 과학자들을 자극해 열의 본질과 열기관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게 만든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공장제 생산과 도시화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노동 제도와 기술 교육, 그리고 산업사회에 걸맞은 경제·정치 사상이 뒤따랐다. 도구의 발전이 새로운 사상과 제도를 이끌어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이 먼저 상용화되고, 그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과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도덕률과 사회 운영 체계의 탐색이 그 뒤를 따르는 오늘날의 모습이 그리 새롭지 않게 느껴진다.
--- p.49

전자기학의 모든 현상을 하나의 방정식으로 통합한 맥스웰, 그 방정식이 예고한 전자기파의 존재를 실험으로 증명할 가치를 알아본 헬름홀츠, 스승의 제안에 따라 전자기파 발생기라는 전대미문의 도구를 만들어낸 헤르츠, 헤르츠가 발견한 광전효과를 양자 가설에 기반한 광자의 개념으로 깔끔하게 해명해낸 아인슈타인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새로운 이론이 새로운 도구를 낳고, 새로운 도구가 새로운 관찰을 가능하게 하며, 새로운 관찰이 다시 새로운 이론을 잉태하는 아름다운 과학의 서사 한 자락이다.
--- p.77

벨 연구소의 토양 위에서 탄생한 트랜지스터는 자연에서 우연히 발견한 물질이 아니었다. 인간이 양자역학이라는 이론을 도구 삼아 연구실에서 설계하고 실험실에서 합성한 대표적인 인조 물질이었다. 문명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트랜지스터의 발명은 전기 문명과 양자 문명의 만남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인류가 그 이전까지 에너지를 얻던 수단인 근력, 수력, 증기력, 전기력을 압도하는 핵에너지를 발견하고 그 사용법을 습득하면서 첫 번째 양자 문명의 시대가 열렸다면, 트랜지스터의 폭발적인 진화를 통해 정보 통신 사회가 열리면서 두 번째 양자 문명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
--- p.84

인공지능 시대를 넘어 그다음 문명을 견인할 만한 계산기를 인류가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만약 가능하다면 그 주인공은 양자컴퓨터가 될 것이다. 그동안의 컴퓨터는 반도체 소자를 연산의 기본 단위로 삼았고, 소자를 설계하는 데 사용했던 이론은 양자역학이었다. 양자컴퓨터에서는 양자역학 자체가 연산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반도체 설계의 기본이 되었던 양자 고체물리학은 양자역학의 특성인 얽힘을 활용하지 않는다. 그 덕분에 양자 물질로 만들어진 반도체 소자가 늘 같은 입력 값에 대해 같은 출력 값을 주는 결정론적인 연산 장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양자컴퓨터의 기본 소자인 큐비트는 양자역학의 중첩, 얽힘, 관측에 따른 상태의 붕괴라는 양자역학적 본질을 유지해야만 한다. 그로 인해 관측의 확률성이라는 양자역학적 특성도 계산 과정에서 고스란히 물려받는다. 양자컴퓨터는 계산 결과가 그때그때 다른 확률적 계산기이다. 확실성이라는 친숙한 계산의 특성을 일부 포기하는 대가로 기하급수적인 계산 속도의 증가를 얻는다.
--- p.146

미시적 세계에서 ‘이거나’로 표현되던 중첩이 어떻게 거시 세계에서는 ‘이면서’인 상태로 나타날 수 있을까? 양자 구슬을 이용한 마술의 비유처럼, 여러 번 반복된 측정의 결과를 합하면 구슬은 빨간 주머니에 ‘있으면서’ 동시에 파란 주머니에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단 한 번의 측정만 하면 입자는 빨강, 또는 파랑의 양자 택일을 해야 하지만 여러 번 반복된 측정을 통해 입자는 점차 빨간 주머니에도 있고 파란 주머니에도 있는 공존의 상태로 전이해간다. 우리에게 친숙한 거시 세계의 ‘이면서’식 중첩은 ‘이거나’식 중첩에 대한 관측을 반복했을 때 발현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거나’와 ‘이면서’는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다. 이것이 양자역학적 세계를 고찰해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중 하나다.
--- p.169

현실 세계에서 중첩된 상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원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0〉)와 그다음으로 낮은 에너지 상태(|1〉)라는 두 기저상태를 중첩할 수도 있다. 원자가 |0〉도 아니고 |1〉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에 있다고 표현하면, 우리는 건물의 1층도 아니고 2층도 아닌 1.5층, 혹은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어딘가에 서 있는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원자의 중첩은 이런 일상생활에서의 비유로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는 안전한 방법은, 구면 위를 가리키는 화살표의 방향으로 중첩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다른 모든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는 중첩된 상태다. 중첩 상태를 이해하려면 우리에게 익숙한 직관을 내려놓고, 이 구와 화살표 비유를 출발점으로 삼는 편이 낫다.
--- pp.195-196

이렇게 풍부한 정보를 담은 양자 상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면 일단 양자 연산 자체는 끝이 난다. 하지만 연산 결과를 읽어내는 과정에서 엄청난 병목 현상이 벌어진다. 문학적 상상력을 조금 발휘하자면, 저승(양자적 세계)에 살던 영혼이 이승(고전적 세계)으로 넘어오려고 할 때 인간의 육체라는 외투를 입어야만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영혼의 세계는 자유롭다. 중첩이든 얽힘이든 뭐든 가능하다. 하지만 이 세상으로 건너오기 위해 측정이라는 이름의 강을 건너는 순간, 영혼은 양자 상태의 붕괴라는 매우 비싼 통행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 p.231

양자컴퓨터 개발의 역사는 쇼어 알고리즘이 등장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1981년 엔디콧 모임 이후 발전을 거듭한 양자 알고리즘 이론은 쇼어의 알고리즘을 통해 정점을 찍었다. 그보다 중요한 변화는, 쇼어 알고리즘 등장 이후 양자컴퓨터 개발이 더 이상 순수 과학자나 수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다는 사실이다. 2001년에는 분자의 원자핵을 기반으로 한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15=3×5 인수분해에 성공했다는 보고가 있었고, 이후 초전도체 기반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35=5×7 인수분해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물론 이런 초보적인 결과는 쇼어의 알고리즘을 구현해 암호 해독에 성공했다기보다는 양자컴퓨터 제작자들이 만든 컴퓨터가 잘 작동한다는 점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자기 검증이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 p.240

연산 도중 오류가 발생했는지 알고 싶으면 양자 상태를 그때그때 들여다봐야 한다. 이럴 때 자칫 잘못하면 애써 만든 양자 상태가 붕괴해버리는 비극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양자 연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오류를 찾아내고 보정할 때는, 양자 상태가 붕괴하지 않도록 오류의 흔적만 조심해서 골라 측정해내고, 그렇게 찾아낸 오류를 곧바로 고쳐가며 연산을 이어가야 한다. 마치 몸속 깊은 곳에 종양이 있는 환자를 마취도 하지 않은 채, 환자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의사가 진단과 수술을 모두 끝내야 하는 상황과도 같다. 양자컴퓨터에서는 이런 기적 같은 일이, 계산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계속 벌어져야만 한다.
--- p.244

양자컴퓨터가 이전의 모든 계산기를 무용지물로 만들 만큼 강력한 계산 능력을 지녔다는 주장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두려움을 동시에 자극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양자컴퓨터의 잠재력을 다소 과장한 측면이 있다. 양자컴퓨터가 고전컴퓨터보다 더 빨리 풀 수 있는 문제는 극히 제한적이다. 지금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더라도 고전컴퓨터가 담당할 계산 영역은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 pp.249-250

차분기관에서 에니악을 거쳐 오늘날의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를 돌아보면, 계산기의 발전 뒤에는 언제나 기존 방식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복잡한 계산을 해결하려는 시대적 요구가 있었다. 양자컴퓨터가 하필 지금 등장한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고전컴퓨터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계산 문제가 우리 앞에 현실적인 과제로 다가왔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 p.260

양자역학은 우리 일상과 동떨어진 미시 세계를 서술하는 이론이라는 전통적인 관점은 이제 거시적 양자 현상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고전적 세계와 양자 세계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지, 그 경계가 실은 우리가 만들어낸 물질이나 실험 장치의 종류와 품질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닌지, 하는 질문도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 p.300

양자컴퓨터가 대중적 파급력을 발휘하려면, 수백만 개의 큐비트와 그것을 제어하는 소자가 모두 한 기판 위에 집적되거나 서로 다른 기판에 분산되어 있으면서 원활하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초전도 소자는 절대영도 가까이에서만 작동한다는 제약 조건이 있는 만큼,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는 고민한 적이 없는 다양한 재료과학적 난제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양자컴퓨터의 모습은 집적회로가 등장하기 전 컴퓨터의 모습, 즉 수많은 개별 소자와 이를 연결하는 배선이 뒤엉켜 있는 모습을 많이 닮아 있다는 사실이다.
--- p.315

증기 문명은 증기의 힘을 길들이면서 시작되었고, 전기 문명은 전기의 힘을 길들이면서 꽃을 피웠다. 첫 번째 양자 문명은 원자핵 속에 감춰져 있던 에너지를 활용하는 데 성공한 결과였고, 두 번째 양자 문명은 전자와 광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기술 위에서 가능해졌다. 이제 세 번째 양자 문명은 자연의 본질이자, 어쩌면 인간 사고의 본질일지도 모르는 ‘확률’을 길들이는 여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 p.328

출판사 리뷰

문명을 관통하는 양자 오디세이
유리와 자석에서 반도체, 레이저, 큐비트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발견과 기술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낸 새로운 시선

박태웅 의장, 채은미 교수, 권석준 교수, 한지아 의원 추천!

이론물리학자가 쓴 문명의 역사, 성균관대학교 한정훈 교수의 《양자 문명》이 출간됐다. 2020년에 낸 첫 대중서 《물질의 물리학》으로 '세계적 수준의 교양서'라는 찬사와 함께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저술상, 한국과학창의재단 올해의 과학도서, 아태이론물리센터 올해의 과학도서, 한국과학기술도서상 최우수상 등을 받았던 저자가, 이번엔 문명사로 시야를 넓혔다. 첫 책이 '물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따라 현대물리학의 가장 큰 분야인 응집물질물리학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책은 시야를 넓혀 지난 한 세기 동안 양자역학이 인류 문명 그 자체를 어떻게 다시 설계해왔는지를 살펴본다.

2,000년 전 폼페이, 100년 전 맨해튼, 그리고 오늘날 대도시까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반듯한 도로와 상하수도, 집과 상점이 촘촘히 들어선 도시라는 상자의 겉모습은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자동차, 전등, 전화, 라디오, 그리고 지금 우리 손 안의 스마트폰까지, 그 속을 채운 도구는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한 세기 동안 그 도구들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힘의 정체는 ‘양자역학’의 발견과 응용이다. 저자는 산업혁명 이후 인류 문명을 움직여온 동력이 증기에서 전기로, 전기에서 양자로 옮겨왔다고 진단하고, ‘양자 문명’을 다시 세 개의 물결로 세분화하는 독창적인 틀, 이른바 ‘양자 문명 3단계론’을 제시한다. 원자핵 에너지를 길들인 첫 번째 양자 문명, 반도체와 레이저가 정보혁명을 이끈 두 번째 양자 문명, 중첩과 얽힘을 활용하는 양자컴퓨터와 양자 통신이 이끌어낼 세 번째 양자 문명까지, 이 책은 양자의 관점에서 문명의 역사를 안내한다. 갈릴레오와 프랭클린, 벨 연구소의 과학자들, 오늘날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연구자들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현대 문명을 움직이는 에너지와 연산의 엔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복잡한 수식 없이도 이해되도록 정교하면서도 직관적인 사고실험과 역사적 사례를 통해,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가 바꾸어갈 미래 문명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양자는 이제 과학의 언어를 넘어, 우리 문명의 언어가 되었다.”
양자역학은 어떻게 문명이 되었는가
양자 하나로 꿰뚫는 현대 문명의 역사와 미래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기 문명에서 양자 문명으로 이어지는 현대 문명의 흐름이 1, 2장에서 펼쳐지고, 3장에서는 양자역학의 핵심 개념인 중첩과 얽힘을 다룬다. 그리고 4, 5장에서는 세 번째 양자 문명의 주인공인 양자 연산과 양자컴퓨터를 소개한다.

1장은 유리라는 재료가 서양 과학의 '눈'이 되어 망원경과 현미경, 그리고 원자의 '화학적 지문'을 읽어내는 분광기로 발전해간 과정을 갈릴레오와 뉴턴의 이야기로 따라간다. 프라운호퍼와 키르히호프의 분광 관측은 흑체복사 문제로 이어지고, 1900년 막스 플랑크가 이를 풀며 '양자' 개념을 처음 도입하는 순간에 다다른다. 이야기는 다시 패러데이의 유도 전류 발견에서 시작된 전기 문명으로 넘어가 지멘스, 에디슨, 웨스팅하우스, 테슬라를 거쳐 유선 전신과 전화, 무선통신으로 확장되고, 1925년 벨 연구소 설립(공교롭게도 양자역학의 수학적 체계가 완성된 바로 그해이다)을 정점으로 전화라는 전기 문명의 요구와 양자역학이 만나 트랜지스터라는 대발명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포착한다.

2장에서는 '양자 문명 3단계론'의 전모가 펼쳐진다. 하디가 "쓸모없다"고 평했던 양자역학이 훗날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이 되는 역설에서 출발해, 엔리코 페르미가 원자로에서 핵분열을 제어하며 연 '첫 번째 양자 문명', 트랜지스터와 레이저가 정보 사회를 앞당긴 '두 번째 양자 문명', 그리고 지금 우리가 들어서고 있는 '세 번째 양자 문명'의 윤곽을 차례로 그린다. 토머스 쿤의 패러다임 전환 개념을 빌려, 양자역학이 급진적 단절이 아니라 점진적 도전과 응답의 산물이었음을 밝힌다.

3장은 양자역학에서 가장 난해하면서도 가장 매혹적인 개념인 중첩과 얽힘을 다룬다. 수식 대신 정교하게 설계된 사고실험을 통해 양자 중첩을 이해해본다. 고양이 톰과 생쥐 제리, 사과와 귤이 담긴 두 개의 봉지를 등장시켜 양자 얽힘의 원리를 설명하는 대목은 이 책에서 가장 독창적인 장면 중 하나다. 아인슈타인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붙들고 놓지 않았던 날카로운 질문, 이른바 'EPR 역설'이 반세기가 지나 오늘날 양자 기술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다루는 대목은 이 책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다.

4장에서는 양자컴퓨터의 이론적 구상이 구체화, 정교화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뉴턴에서 라그랑주, 디랙, 파인먼으로 이어지는 300년에 걸친 수학적 계보가 어떻게 양자컴퓨터라는 아이디어로 수렴했는지를 추적한다. 디랙의 논문에 담긴 아홉 번째 수식 하나에 매달려 '경로적분'이라는 독창적 방법론을 완성해낸 젊은 파인먼의 일화는 훗날 양자컴퓨터라는 개념의 기원이 된다. 이어 양자컴퓨터의 발전 속도를 가늠하는 잣대와 암호 해독 같은 실질적 활용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지금 작동하는 큐비트 수는 실용화에 필요한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냉정한 현실과 중첩 상태 유지의 어려움을 '접시 돌리기'에 빗댄 대목을 통해 장밋빛 전망에 안주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계산기의 역사를 통해 양자컴퓨터가 어떤 계보의 끝에 서 있는지를 드러낸다.

5장에서는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양자컴퓨터가 실제 하드웨어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학의 시선으로 따라간다. 얽힘이라는 상상 속 개념이 실험실에서 현실이 되기까지의 과정, 초전도 조지프슨 소자라는 '인조 원자'를 두고 경쟁해온 IBM과 구글의 개발사, 이온과 중성원자를 레이저로 붙잡아 큐비트로 빚어내는 기술까지, 오늘날 경쟁하는 여러 양자컴퓨터 구현 방식의 실체를 소개한다. 이어 양자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발견하고 정정하는 기술, 양자 이득과 양자 우월성, 양자 암호 같은 핵심 개념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이 양자컴퓨터의 오류 제어에 결정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한 최근의 풍경을 그리며 책을 마무리한다.

확실성에서 확률성으로,
양자 문명의 새로운 시작점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책

저자는 문명을 움직이는 두 축을 '역학 엔진'과 '연산 엔진'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한다. 증기기관과 발전기처럼 에너지를 역학적 힘으로 바꾸는 장치를 '역학 엔진'으로, 주판에서 전자계산기, 인공지능에 이르는 계산 도구를 '연산 엔진'으로 부르며, 두 엔진의 계보를 나란히 놓고 추적한다. 그리고 그다음에 올 엔진의 이름을 조심스럽게 예고한다. 확실성 대신 확률성을 계산의 원리로 받아들이는 '양자 연산 엔진', 곧 양자컴퓨터다. 흥미로운 사실은 인공지능 이전까지의 연산 엔진 발전 과정에서 인류는 한 번도 계산의 확실성을 포기한 적이 없지만, 이제는 차츰 확실성 대신 확률성에 근거한 연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가로 얻는 것은 여러 경우의 수를 동시에 계산하는 '양자 병렬성', 그리고 이를 통한 특정 문제의 기하급수적인 속도 향상이다.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창의적인 비유도 빛을 발한다. 마술사의 양자 구슬과 상자 속에 넣어둔 전자의 거동을 통해 양자 중첩을, 고양이와 생쥐가 사과와 귤이 든 봉지를 두고 벌이는 소동으로 양자 얽힘의 신비를 설명하며, 시계의 계보를 통해 양자의 2준위계라는 속성이 어떻게 우리 삶의 '시간'을 규정하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직관적이면서도 정교한 이런 사고실험과 비유야말로, 수학의 장벽 앞에서 독자를 감상자로 남겨두는 여느 양자역학 교양서와 이 책이 다른 지점이다. 또한 이 책은 중첩과 얽힘, 측정과 붕괴 같은 양자역학의 개념들을 쉽게 설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과 제도, 산업과 생활양식을 낳았는지까지 밀어붙인다. 트랜지스터의 발명과 레이저의 원리, 양자컴퓨터의 오류 정정 기술 같은 개별적인 기술사적 사실도 타이태닉호의 침몰과 무선통신의 등장, 앨빈 토플러가 예견한 '제3의 물결',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 수요와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같은 큰 장면 속에 배치해 기술사를 문명사로 확장한다.

양자역학의 가장 섬세하고 궁극적 측면인 중첩과 얽힘과 확률적 현실을 우리가 배우고 친해져야 할 이유는, 양자가 이미 과학을 넘어 문명의 한 단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증기 문명과 전기 문명이 이미 성숙한 토대 위에 서 있다면, 양자 문명은 지금도 파도처럼 밀려오는 중이다. 그 파도를 잘 타려면 새로운 문법을 익혀야 하는데, 그 문법은 양자역학이라는 언어로 쓰여 있다. 그 언어를 설명하는 책은 많아도, 그 언어가 써내려가고 있는 문명의 역사까지 읽어주는 책은 드물다. 큐비트로 쓰이는 원자와 광자, 큐비트를 조작하는 레이저, 연산의 오류를 잡아내는 인공지능까지, 양자컴퓨터는 한 세기 넘게 쌓여온 기술의 지층 위에서 태어났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손 안의 스마트폰 한 대에도 한 세기에 걸친 물리학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릴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품고 그 답을 자신의 작품으로 풀어냈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비슷한 질문과 답을 과학과 기술 문명의 역사에서도 읽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28쪽)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19,800
1 19,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