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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문학에 뿌리내린 나무 이야기
송기호
지혜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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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하는 말 5

1부

나무, 나무 그리고 나무 13
잎 29
뿌리 43
몸통 49
씨앗 56
나무의 쓸모 61
나무 심기 74

2부

참나무┃나무의 제왕 83
물푸레나무┃세계를 떠받치는 나무 93
월계수┃아름다움이 상처가 된 나무 100
호랑가시나무┃겨울에 더 빛나는 나무 107
산사나무┃오월 축제의 나무 122
마가목┃마법의 힘을 지닌 나무 132
올리브나무┃삶의 온갖 풍상을 겪은 노인 138
아몬드나무┃사랑으로 되살아난 나무 146
무화과나무┃꽃 없는 나무에 내려지는 경고 154
포플러, 미루나무, 사시나무┃행복한 수다쟁이 162
주목┃죽은 자의 곁을 지키는 나무 171
사이프러스┃슬픔이 되어 버린 나무 178
백향목과 삼나무┃태고의 신비를 품은 나무 183
뽕나무┃슬픈 사랑으로 검붉어진 열매를 맺는 나무 192
버드나무┃슬퍼하는 연인들의 나무 200
벚나무┃삶처럼 피었다 지는 꽃 208
자작나무┃가녀린 여인의 자태를 지닌 나무 216
단풍나무┃붉고 달콤한 가슴을 지닌 나무 227
코스트 레드우드┃은둔의 삶을 선택한 거인 240
커피나무┃현대인의 신화를 만들어 가는 나무 251

저자 소개 1

송기호는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충북대학교, 서울대학교와 미시간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한남대학교 영문과에서 영시를 가르치고 있다. 사회적 주변부로 내몰린 사람들의 삶을 다룬 문학작품에 관심이 많으며, 영국의 노동자 시인들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디지털 사회에서도 느리게 책을 읽고 사유하는 일의 가치와 힘이 여전하리라고 믿고 있으며, 다양한 인문학적 주제에 관심이 있다. 최근에 쓴 책으로 『시간을 물고 달아난 도둑고양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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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45*225*20mm
ISBN13
9791157286133

책 속으로

싯다르타가 나무와 맺은 인연의 절정은 보리수였다. 부처가 되기 전 싯다르타는 보리수 아래서 수행하였는데, 보리수는 해를 피할 수 있는 넓은 그늘을 만들고 소나기도 피하게 해주어 그가 깊은 명상에 들 수 있게 하였다. 싯다르타가 성불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보리수의 이름에서 보리(普提)는 깨달음을 뜻하는 말이다.
--- 「나무, 나무 그리고 나무」 중에서

나무를 볼 때 나무의 큰 키와 굵은 몸통, 그리고 가지마다 무성하게 달린 나뭇잎이 덮개를 만들어 하늘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나무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감추어진 페이지가 있다. 나무의 뿌리다. 나무의 삶에서 이 감추어진 페이지에 쓰인 풍성한 이야기를 흔히 놓치기 쉽다. 그리고 강물이나 냇물의 물 거울에 비친 나뭇가지가 실제보다 초라해 보이듯, 땅 아래 가려진 뿌리가 하는 일을 하찮게 여기기 쉽다. 왕과 귀족이 주목받던 고대 도시에서 그들이 안락하고 호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조용히 충성스럽게 일하는 하층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층 건물이 탑처럼 솟아 있는 현대 도시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낮은 곳에서 궂은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도시 자체가 기능한다. 나무의 뿌리는 이런 존재이다.
--- 「뿌리」 중에서

올리브나무는 물푸레나뭇과의 늘푸른나무로 높이 6~10미터 정도 자란다. 여름과 가을에 향기 있는 옅은 녹백색 꽃이 피고 타원형의 열매가 열리는데, 이 열매의 과육에서 기름을 짠다. 올리브나무는 감람(橄欖)나무라고도 하며,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와 더불어 성경에 자주 나온다. 그런데 식물학적으로 감람나무와 올리브나무는 다르다.
--- 「올리브나무-삶의 온갖 풍상을 겪은 노인」 중에서

무화과나무는 크게 자라지 않고, 겉보기에 꽃도 피우지 않지만, 이 나무에 축적된 문화적, 상징적 의미는 그리 가볍지 않다. 특히 오랫동안 기독교 세계관이 뿌리내린 서양에서 무화과나무에 붙여진 상징성은 확고하게 정착되었다. 창세기에 나오는 선악을 분별하게 하는 지식의 나무는 전통적으로 무화과나무라고 여겨졌다. 열매를 따 먹은 후 아담과 이브가 자신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몸을 가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중에 복음서의 예수가 무화과나무를 저주하는 것은 이 나무가 이 세상에 죄와 죽음을 가져온 통로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꽃 없는 나무에 내려지는 경고」 중에서

『걸리버 여행기』로 잘 알려진 아일랜드 소설가인 조나던 스위프트(Jonathan Swift)는 “커피는 우리를 진지하고 엄숙하고 철학적으로 만든다”라고 말했다. 미국 건국기의 대통령이었던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은 “커피, 문명 세계의 최고 음료”라고 말했다. 음악의 아버지로 알려진 바흐도 커피에 관해 재미있는 말을 남겼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마치 구운 염소고기를 말려 놓은 것 같은 상태가 된다.” 「황무지」라는 잘 알려진 시를 쓴 엘리엇(T. S. Eliot)은 다른 시에서 “나는 내 삶을 커피 스푼으로 재어 왔다”라는 유명한 구절을 썼다. 커피가 인간의 삶 속에 들어온 지도 오래되었고,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이 커피에 부여했던 의미가 변화를 겪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커피에 부여하는 의미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으며, 커피는 현대인의 삶에서도 새로운 신화를 계속 만들어 가고 있다.

--- 「커피나무 - 현대인의 신화를 만들어 가는 나무」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나무를 읽는다는 것은 인간의 삶을 읽는 일이다.”

나무는 가장 익숙한 생명체이면서도 여전히 신비로운 존재다. 땅에 뿌리내린 채 하늘을 향해 자라고, 빛과 어둠을 동시에 품으며, 한자리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낸다. 저자는 이러한 나무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인간의 삶과 정신을 발견한다.

이 책은 나무의 생태를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신화와 옛이야기, 문학 속에 새겨진 나무의 의미를 따라간다. 나무에 얽힌 사랑과 죽음, 욕망과 희생, 신성과 인간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무가 왜 오랜 세월 인간의 상상력 속에서 특별한 존재로 자리해 왔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익숙해서 지나쳤던 나무 한 그루를 새롭게 바라보는 순간, 그 나무는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이제 우리 곁의 나무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자. 한 그루의 나무에 깃든 오래된 이야기와 삶의 지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나무가 우리의 모습을 비추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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