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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눈꽃 연기
늙은 어부
토함산방
오신 님
몽돌밭
사랑의 변주곡
지상의 숨결
빛살무늬
한낮의 그림자
가슴에 번지는 봄기운
석양낙조

지은이의 소회

저자 소개 1

조약도에서 태어났다. [현대문학] 추천, [월간문학] 신인상, [세계의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남도(5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진경산수』 『노루똥』,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도서) 『꽃이 피니 열매 맺혔어라』 『피에 젖은 노을』, 『맥박』 등을 세상에
조약도에서 태어났다. [현대문학] 추천, [월간문학] 신인상, [세계의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남도(5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진경산수』 『노루똥』,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도서) 『꽃이 피니 열매 맺혔어라』 『피에 젖은 노을』, 『맥박』 등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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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40*200*30mm
ISBN13
9791124471159

책 속으로

눈밭에서 노닐던 산 꿩만 보더라도 무소유의 본보기가 아닌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그런데도 산천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자유를 누린다. 추위를 탓하지도 않고 한여름 폭풍우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인간은 너무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다. 어떨 때는 사악할 정도로 음흉하게,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범죄행위로 거리낌 없이 사익을 추구하고 배를 불린다.
---「눈꽃연기」중에서

천리수천일색(千里水天一色), 현판을 대신한 낡고 삭은 주련이 우인의 눈길을 끌었다. 하늘과 바다가 하나로 어우러진 석양 낙조를 함축한 뜻이리라. 우인은 마루에 올라섰다. 가운데 마루가 놓여있고 좌우로 방이었다. 마루 안쪽 벽면에 토함산방(土咸山房)이라는 현판이 퇴색한 자태로 걸려 있었다. 누군가 산방 앞 처마 밑 비바람 들이치는 곳에 걸려 있던 것을 보존상 안에다 걸어놓은 듯하였다
---「토함산방」중에서

“그거야, 운명이거니 하고 옷깃을 여밀 수밖에. 운명이라는 것은 어찌 생각하면 풀 수 없는 그 무엇 아니겠어? 태어날 때부터 업보처럼 지니고 있는가 하면 순간의 감정과 이성의 매듭에 의해 좌우되는 수도 있을 것이고, 억지로 떠밀리듯 맺어지는 경우도 있고 말이야.”
신해는 소여의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우리네 어머니들을 비롯하여 종류도 다양한 주위 사람들의 감정이라든가, 사랑의 질량과 갈래를 잠시 떠올렸다.
---「오신 님」중에서

초승달은 이내 서산 너머로 사라지고 밤은 깊어 갔다. 삼라만상이 고요한 침묵 속에 잠겨 의식의 나래는 수면 아래로 잦아들었다. 세월의 문양으로 새겨지는 나이테를 떠올렸다. 그와 함께 천이삼백 도에서 변신하는 숯의 형체와 인간의 사리(舍利)를 생각하였다. 위대한 선각자들은 어떻게 찰나적인 이 순간을 가슴에 안았을까? 무념의 상태로 자신을 놓아버렸다고? 인간의 망각 증세는 매일 죽음에서 깨어나면서도 죽음의 세계를 인지하지 못한다. 잠에서 깨어나 겨우 새벽녘의 꿈 한 자락을 베어 물고서 죽음의 세계를 물 위의 가랑잎처럼 떠내려 보낸다.
---「사랑의 변주곡」중에서

두 사람은 석양 낙조를 의식하고 바다로 나갔다. 저렇듯 붉게 타는 일몰과 함께 하루가 가면 또다시 동트는 새벽이 온다. 잠에서 깨어나는 동트는 아침. 그 신선한 하루의 시작만큼 인간의 삶이, 역사의 수레바퀴가 늘 새롭게 깨어났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부조리로 뒤엉킨 삶과 역사의 점철. 우인과 유종은 통발을 보고 나서 몽돌밭에 이르렀다.

---「가슴에 번지는 봄기운」중에서

줄거리

눈보라 치는 외딴섬 암자에 숨어든 지식인 청년 우인이 눈 속에서 길을 잃은 의문의 여인 신해를 구해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속세의 상처와 부조리, 일제강점기와 6·25 및 군사독재로 이어진 역사의 상흔을 품은 우인은 섬 속에서 통발로 고기를 잡고 약초를 캐는 등 자연과 하나 된 일상을 쌓아간다. 그 과정에서 자연주의적 지혜를 건네는 노어부 도옹, 도시에서의 실패를 딛고 흑염소를 치며 살아가는 유종 등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이들과 교류하며 계절의 순환 속에 내면의 비분과 통증을 내려놓는다. 마침내 우인은 신해와 부부의 연을 맺고 정착하며, 이승과 저승을 저녁노을과 새벽하늘에 견주어 삶의 귀천(歸天)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도옹과 함께 섬 정상에서 꽃씨를 뿌리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무소유와 비움의 미학을 체화하고 새벽을 향해 나아가는 내면의 각성을 맞이한다.

출판사 리뷰

1. 제1회 채만식 문학상 『남도』의 정형남 작가가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
한국 현대사의 굴곡과 인간의 한을 깊이 있게 조명해 온 정형남 작가가 이번 신작을 통해 특유의 선이 굵으면서도 정교한 필력을 다시 선보인다.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시선, 묵직한 서사 속에서도 빛나는 시적이고 단아한 문체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과 문학적 감동을 선사한다.

2. 자연의 순리와 인간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성찰
자연에서 멀어져 가는 인간의 삶을 조명하고, 자연의 순환법칙에 의한 시원적인 역사 인식을 되짚는다. 유교·불교·노장사상 등 동양 철학과 자연주의적 가치관이 깊게 녹아있는 이 작품에서 작가는 무소유의 삶을 체현하는 산짐승과 바다의 생명들, 계절의 순환 과정을 통해 사악한 탐욕과 이분법적 대립으로 점철된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궁극적으로 자연과 하나 되는 삶의 경지를 제시한다.

3. 상처받은 영혼들이 전하는 따뜻한 연대와 치유의 시간
주인공 우인을 비롯해 신해, 도옹, 유종 등 등장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역사적·사회적·개인적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소설은 이들이 섬과 산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차 한 잔, 술 한 잔을 나누며 주고받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따스하게 담아내어, 각박한 현대 사회에 참된 인간관계와 연대의 의미를 되묻는다.

4.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상흔에 대한 묵직한 환기
소설은 단순한 자연 속 유유자적한 삶에 머물지 않고, 친일 청산의 미완, 민족상잔의 비극, 공권력에 의한 감시와 수배 등 한국 현대사가 남긴 억압과 한(恨)의 역사적 맥락을 끊임없이 환기한다.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삶을 어떻게 압박하고 있는지 직시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선 희망의 ‘새벽’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물들의 의지를 통해 역사의식과 문학적 소명 의식을 다잡는다

* 이 책은 전라남도와 (재) 전라남도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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