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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의 작별 - 9
지도 제작자 - 35 하트랜드 - 59 발췌-신세계 공인 사전 중에서 - 77 모크샤 - 91 신세계의 아이들 - 109 폴 라인 - 127 실패한 혁명에 관한 짧은 역사 - 153 이주 - 161 피라미드와 엉덩이 - 189 로켓의 밤 - 221 개방 - 229 빙하기 - 251 감사의 말 - 280 |
Alexander Wei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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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도 혁명가도 등장하지 않는 세계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와인스타인의 이야기 속에는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 <실패한 혁명에 관한 짧은 역사>라는 단편에서도 엿보이듯, 오히려 혁명은 이미 실패한 뒤다. 대신 남은 것은 그저 새로운 현실에 제 나름대로 적응하려 애쓰는 사람들, 그 과정에서 차라리 타협하거나 뜻하지 않게 공모자로 전락하고 마는 사람들이다. 마찬가지로 이야기 속에 거듭 등장하는 '아이들'이라는 소재는 미래의 희망을 상징하기보다는 어른들이 세운 세계의 부산물이자 실험 대상에 가깝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작가는 근미래에서의 도덕적 딜레마, 개인의 윤리적 선택을 담담히 보여 준다. 인간이라는 길 잃은 종을 냉소하거나 포기하는 대신 연민을 품고 응시하는 그의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상실의 감각을 품고 있으며 지극히 인간적이다. 익숙한 현실이 품고 있는 한 줄기 은총 같은 순간 그가 그리는 미래는 수백, 수천 년 뒤의 낯선 세계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현재에서 단지 한두 걸음 정도 더 나아간 미래, 현재의 연장에 가깝다. 즉, 이 소설들은 계시적 예언으로 둘러싸인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정밀한 거울로서 기능하고 있다. ≪신세계의 아이들≫에서 묘사되는 세상은 얼핏 냉혹해 보인다. 기술은 우리의 삶 깊숙이 침투해 많은 것을 바꾸고 불안을 증폭시킨다. 그러나 그 균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연약하며 아직 곳곳에 미미한 온기를 품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기묘하고 불안한 세계 속에서도 모두 인간으로서, 끊임없이 인간적 연결을 원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작가는 때로는 서정적으로, 때로는 희극적이거나 미스터리하게, 자유자재로 그린다. 비극에 가까운 인물들의 삶을 집요하게 따라가며 인간이 여전히 인간일 수 있는 순간들을 포착해 낸다. 이렇듯 ≪신세계의 아이들≫은 SF 소설이라는 장르적 상상력은 물론이고 문학적 깊이를 모두 이룬 작품이다. 기술이 인간의 욕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더 노골적이고 잔인하게 추구하도록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한 자만이 쓸 수 있는, 오늘날 가장 설득력 있는 과학소설이다. 우리가 처해 있는 세계의 다음 장면이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을 꼭 펼쳐 볼 것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