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부 사람(People)
2부 땅(Creation) 3부 하늘(The Creator) |
주성학의 다른 상품
|
돌담 사이로
바람 지날 틈이 있어야 세월을 버텨낸다. 삶에 틈을 내는 것은 흠이 아니라 지혜이다. ---「틈새」중에서 유기농 귤 농사를 짓는 집사님이 직접 착즙한 귤즙을 교회 냉장고에 넣고 계셨다. 원액의 황금빛 귤즙이 냉장고 안에서 반짝였다. “집사님, 주스를 왜 이렇게 많이 만드셨어요?” 집사님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올여름에 예배 끝나고 교회 식구들하고 같이 마시게요.” 칠순이 다된 집사님의 굵은 손마디가 눈에 들어왔다. ‘아! 저 손으로 제주의 땅을 일구고, 귤나무를 돌보고 우리 온교회 식구들을 품으시는구나….’ 귤 마흔 개는 족히 짜야 이 리터들이 병 하나를 채울 수 있다고 하는데, 수십 개의 병을 채우기 위해 귤을 까고 착즙기로 즙을 내는 반복적인 과정을 마치 수행하듯 해냈을 것이다. 우리는 성도의 땀이 섞인 음료를 마시고, 성도의 삶이 녹아든 밥을 먹으며 주일을 보낸다. 예수님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떡과 포도주가 우리 영혼의 양식이 되듯 온교회에 모이는 예배자들은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성도의 수고와 사랑을 함께 먹고 마신다. 냉장고 안의 귤즙을 통해 우리는 신앙을 관념이 아닌 삶으로 마주한다. ---「그리스도의 식탁」중에서 대정읍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돌, 작은 돌, 네모난 돌, 제멋대로 생긴 돌…. 생김새는 제각각이지만 어우러져 한 몸을 이루고 있다. 크다고 과시하지 않고 작다고 주눅 들지 않으며 각자 제자리에서 상대를 잡아주고 빈틈은 메우며 서로의 무게를 버텨낸다. 기우뚱한 몸을 기대면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었다. 애기 손바닥만 한 돌멩이도 저 큰 성벽의 틈새를 메우니 쓰임새가 있다. 큰 돌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더 많은 무게를 버텨내며 안정감과 균형을 유지한다. 둘쑥이 있으면 날쑥이 채우고, 날쑥이 있으면 들쑥으로 메꾸면서 서로 다르지만 하나로 연결되고 하나이지만 각각의 멋으로 존재한다. 대정읍성을 마주하고 서서 교회의 존재방식을 떠올려본다. ---「대정읍성(城)」중에서 죽은 소나무 위에 튼 빈 둥지를 보았다. 나무가 죽어서 새가 떠났을까? 아니면 새가 떠나자 나무가 죽었을까? 주인이 떠난 빈 둥지는 탐라의 흔들바람에도 위태롭게 휘청거린다. 아직은 괜찮아 보이지만, 작은 나뭇가지가 삐져나오고 이겨 붙인 진흙이 흘러내리다 보면 언젠가 우수수 쏟아져 내리리라. 소나무와 둥지의 모습을 보며 오늘의 한국 교회를 떠올렸다. 뿌리와 줄기가 견고하고 푸른 잎 성성하다면 손짓하지 않아도 새들이 몰려와 이 가지 저 가지에 둥지를 틀 것이다. 그러나 뿌리가 죽으면 가지에 매달린 둥지도 함께 죽는다. 나무가 생명의 기운을 잃으면 새들이 먼저 알고 둥지를 떠나기 때문이다. ---「둥지」중에서 교인의 귤농장을 방문하면 귤나무를 바라보며 기도한다. 귤나무가 제때 꽃피고 병충해를 이겨내어 맛 좋은 열매를 맺도록. 그리고 저 귤을 먹는 소비자는 기쁘고 귤을 재배하는 교인은 수입이 늘어 수고하는 보람을 누리기를. 블루베리농장에 가면 블루베리나무를 붙잡고 기도하고, 단호박밭에 가면 호박꽃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추수 때가 된 보리밭을 지날 때면 수확할 때 비가 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콤바인이 고장 났다고 하면 제때 고쳐 작업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평생 해본 적이 없는 기도를 매일같이 배우고 드리다보면 일상이 기도 언어로 가득 채워진다. ---「기도를 배우다」중에서 |
|
이 책은 삶에 금이 간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제주도의 돌담이 돌과 돌 사이의 틈으로 바람을 흘려보내며 오래 서 있듯, 사람도 삶에 틈이 있기에 무너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상처를 감추느라 지친 분, 마음이 메말라 하늘을 올려다볼 힘조차 잃은 분이라면 이 책을 만나 보십시오. 저자의 따뜻한 시선은 삶에 생긴 틈을 고치려 하지 않고, 그 틈으로 스며드는 은혜를 함께 바라보게 할 것입니다. 책을 덮을 때쯤에는 자신의 삶을 이전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품을 수 있을 것입니다.
- 강영안 (한동대 석좌교수) 주성학 목사, 참 잘생긴 얼굴입니다. 맑고 밝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의 글에는 왠지 모를 애수가 깃들어 있습니다. 진한 눈물이 배어 있는 듯합니다. 제주의 돌담, 그 틈새에서 하늘을 보더니 아픔과 눈물이 배어들었나 봅니다. 보내 준 원고를 한 주간 묵혔습니다. 섣불리 읽고 글을 쓰기가 왠지 주저되었습니다. 그리곤 마침내 단숨에 읽고, 인생과 목회의 틈새를 통해 밀려오는 감동과 눈물에 행복했습니다. 제주의 돌담 틈새에서 본 글들이 얼마나 곱고 예쁜지, 제주가 새삼 아름답게 보입니다. ‘무슨 긴말과 글이 필요할까….’ 이렇게 좋은 책은 그냥 슬그머니 말없이 권해 주고 싶습니다. 스쳐 가는 한 줌의 바람이 시원하게 전하는 청량감을 이 글을 읽으며 누리게 됩니다. - 양의섭 (시인, 왕십리중앙교회 원로목사) 목회 초년생 시절, 저에게 목회에 대해 하나하나 가르쳐 주신 목사님이 계십니다. 그분께서 친구가 쓴 글이라며 간혹 책을 건네 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 책에는 평범한 일상에서 건져낸 보석 같은 깨달음이 들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곁에 저런 친구가 있어서 목사님은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 주성학 목사님의 책 《일상의 틈새로 하늘을 보다》를 읽으며, “내 곁에 이런 친구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캄캄한 하늘에서도 여전히 빛나고 있는 별들의 존재를 다시 기억하게 해준 주성학 목사님, “참 고맙습니다.” - 신충우 (부산진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