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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스리랑카
툭툭 로드트립 3,375㎞ PARTⅠ
문상건
슬기북스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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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인간 동물이 되어 쇠똥처럼 굴러 굴러

1 네곰보
네곰보의 택시 운전사
안녕! 툭툭
멈출 수 있는 자유

2 콜롬보
갈레페이스
드라이브스루 갤러리
박물관이 살아 있다
메리 크리스마스, 성 안토니오 성당

3 라트나푸라
예수님이 보낸 툭툭 운전사
보석의 도시
운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

4 하푸탈레
차밭 사이에서 길을 잃다
구름이 걷히면, 립턴스 시트

5 누와라엘리야
실론의 샴페인을 마시다
작은 영국, 그랜드 호텔
세상의 끝에서
두 손가락의 마법
목장 우유, 사마한, 사롱 그리고 만찬

6 스리파다
신의 발자국

7 엘라
나인 아치 브리지
엘라, 걷다가 문득
여기는 엘라잖아
엘라라는 인류애 충전소

8 사파리 드라이브

9 아루감베이
여행의 중력
낯설지도 익숙하지도 않은
어부가 내민 새해 선물
야생에는 야생이 없다

10 남부 해안 1
카타라가마의 신성한 신전들
고요한 불탑 마을
어머니의 샘물
방랑이 아니라 수행이기를
어부의 밥상
지옥보다 더 끔찍한, 지옥도

11 미리사
코코넛나무 언덕에서
스리랑카 바이브
마음이라도 대왕고래

12 남부 해안 2
가짜 낚시꾼과 진짜 문학 그리고 삶의 민낯
스리랑카 커리
제국은 사라졌지만 삶은 계속된다
장군님의 이층집
길들이고 길들여지며
페랄리야의 기차
하늘 위의 양조장

에필로그
다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서 더
다시, 초심으로

저자 소개 1

문상건은 여행가, 여행작가, 강연가, 출판인이다. 낯섦에 익숙해질 때까지 한 지역에 오래 머무는 여행을 지향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감동과 성찰을 전한다. 여행인문학과 여행글쓰기를 주제로 강단에 서고, 종종 라디오와 TV에 출연해 여행 경험을 나눈다. 스리랑카에 매료된 이후로는 1년에 한두 차례, 특별한 스리랑카 여행을 기획하고 있다. 1인 출판사 슬기북스를 운영하며 직접 책을 기획하고 만든다.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면서 술자리에 잘 걸려든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가끔 끙끙 앓곤 한다. 이런 불안을 견디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과 삶에 대한 관심이라는 걸 늦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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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문상건은 여행가, 여행작가, 강연가, 출판인이다.
낯섦에 익숙해질 때까지 한 지역에 오래 머무는 여행을 지향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감동과 성찰을 전한다. 여행인문학과 여행글쓰기를 주제로 강단에 서고, 종종 라디오와 TV에 출연해 여행 경험을 나눈다. 스리랑카에 매료된 이후로는 1년에 한두 차례, 특별한 스리랑카 여행을 기획하고 있다. 1인 출판사 슬기북스를 운영하며 직접 책을 기획하고 만든다.

Instagram @travel_sg84
Email moonscave@naver.com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148*210*20mm
ISBN13
9791196637095

책 속으로

마침내, 야생과 비야생의 경계가 사라지고 인간 동물이 되었다. 나는 세 바퀴 달린 툭툭을 타고 쇠똥구리가 힘껏 굴린 똥처럼 데굴데굴 흘러갔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움푹 파인 길을 달릴 때면 툭툭의 엔진은 앙칼지게 울었고, 나도 벅차올랐다. (12쪽)

여행을 마친 어느 날, 서점에 들러 스리랑카 지도를 펼쳤더니, 동맥처럼 굵은 선으로 표시된 주요 도로가 대부분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길 위에서, 하루에 다섯 시간 운전대를 잡으며, 내 시선은 얼마나 많은 날것에 머물렀겠는가. 얼마나 다양한 스리랑카 사람들의 삶을 엿보았겠는가. 얼마나 경이로운 풍경에 사로잡혔겠는가. 그리고 얼마나 자주 깊은 상념에 빠졌겠는가. (14쪽)

“Forgot basic? 환불해 줄 테니까 모두 돌아가세요. 이렇게 하면 다 죽어요. 내가 보내 준 영상 공부한 거 맞아요? 툭툭 운전은 어렵진 않지만, 방심하면 정말 위험하다고요.”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낙방이라니. B는 정신이 없어 못 들었겠지만, 나는 호랑이 선생님이 속사포처럼 쏟아 내는 말 속에서 한 마디가 똑똑히 들렸다.
“기본을 다 잊었잖아요.” (27쪽)

“신의 발자국을 보러 왔어요. 처음에는 왜 하필 저 높은 곳에 발자국을 남겨서 이렇게 사람들을 힘들게 하냐는 우스갯소리를 했어요. 그런데 신의 발자국을 보고 내려가는 지금, 무수히 많은 신의 발자국이 보여요. 천천히 올라오던 할머니, 아들을 업고 가던 아버지, 아이를 들쳐 멘 어머니. 장애를 가진 사람들. 불상을 가마에 모시고 오르던 승려와 신자들. 어느 순간부터 이들의 걸음에서 신의 발자국이 보여요.” (184쪽)

다행히 내게 시간은 좋은 것만 남기는 거름망이다. 그리고 나는 여행의 중력을 믿는다. 좋은 것은 천천히 가라앉아 차곡차곡 쌓인다. 그 침전의 시간이 지나면 여행이 남긴 진정한 의미가 드러난다. 그래서 몸의 여행은 집으로 돌아오면 끝나지만, 여행가는 여행을 복기할 때 비로소 여정을 마친다. (232쪽)

툭툭 운전사에게 바람맞아서 시작된 골목 여행. 시내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완전히 새로운 미리사가 펼쳐졌다. 화난 마음도 스르르 풀렸다. 저 큰 대왕고래를 보고도 이렇게 속 좁게 살아서 무엇 하나. 몸집은 작아도 마음은 대왕고래만 하게 살고 싶다. (335쪽)

스리랑카. 굵은 선보다 옅은 무늬로 남는 곳. 빛과 그림자, 그 사이를 보게 하는 곳.
신성과 세속, 일상과 야생, 과거와 현재, 자신과 타인. 그 사이의 경계는 무엇일까.
나는 이 작은 섬나라를 여행하며, 내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스리랑카에서는 반듯하게 나누어지지 않기 때문에 온전하다. 여행이란 결국 경계를 부드럽게 반죽하는 일. 내가 아는 것의 바깥을 향해, 낯섦에 익숙해지는 일. (4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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