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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Part 1 인간이란, 그리고 생각이란 무엇인가 Chapter 1 당신은 정말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Chapter 2 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 · 모른 채 살 수 없는 동물 · 세대를 건너는 생각 · 생각할 수 없게 된다면 Chapter 3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 생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생각은 무엇을 빚어내는가 · AI에게 물어보는 것이 익숙해진다면 Chapter 4 굳이 인간이어야 하는가 · 반론 1. 맡기는 것이 정말 퇴화일까 · 반론 2. 결과만 있으면 충분하지 않은가 · 반론 3. 어쩌면 우리 세대만의 반응 아닐까 Part 2 생각을 넘기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Chapter 5 생각의 과정은 어디에서 끊기는가 · 검색이 남겨 둔 것 Chapter 6 어느 지점에서 알아차릴 수 있는가 · 길을 외운 뇌와 길을 맡긴 사람 · 배우는 자리, 일하는 자리 · 전문가의 직관은 안전할까 · 서로 다른 곳에 남은 같은 흔적 Chapter 7 당신이 알아차리기 전에 기우는 곳 · 듣고 싶은 말만 듣게 될 때 · 기울어진 데이터가 만든 시야 Part 3 누가 그 답을 쥐고 있는가 Chapter 8 당신은 무엇을 선택했는가 Chapter 9 수억 명이 기대는 AI를 누가 통제하는가 · 제약이라는 안전장치 · 회사는 답을 바꿀 수 있다 Chapter 10 AI가 무기가 된다면 · 국가는 사용을 막을 수 있다 · 국가도 답을 변경할 수 있다 · 만약에 실제로 무기로 사용이 된다면 · 역사를 건드리게 된다면 Chapter 11 이제 탑은 누가 쌓는가 Part 4 그래도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Chapter 12 AI가 없어지면 되는 거 아닌가 · 혼자 멈추는 대가 · 금지는 왜 오래가지 못했는가 · 먼저 멈추는 쪽이 진다 · 법은 기술보다 늦게 온다 Chapter 13 지금의 방법은 정말 통할까 · 책을 읽으라는 말 · 깊이 생각하라는 말 · 남과 토론하라는 말 · 너무 옳고 너무 멀리 있는 처방 Chapter 14 AI의 답과 부딪히는 법 Chapter 15 나는 지금 생각하고 있는가 · AI가 도구가 아니게 되는 순간 · 지금은 지금 수준의 위험이 있다 · 바둑이라는 선례 · 그래서 미래는 참고 자료 및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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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 건 한 친구와 떠난 여행에서였다. 친구는 일정부터 식당, 도보 경로에 이르기까지 여행의 거의 모든 것을 AI로 계획했다. 여행을 하던 중, 나는 문득 친구에게 물었다.
“둘 중 뭐가 더 나을 것 같아? 이 계획은 어때?” 그냥 친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었을 뿐인데, 친구는 그때도 스마트폰으로 먼저 손을 뻗었다. AI 대화창을 열어 내 질문을 입력하고, 화면에 나온 답을 읽은 뒤 내게 대답했다. 그 순간, 나는 지금 누구와 대화하고 있는지 더는 확신할 수 없었다. 분명 친구의 목소리였지만, 그 말은 다른 누군가의 생각처럼 들렸다. …… 만약 당신이 AI를 이용해 메일을 써 본 적이 있다면, 이제 가정에서 빠져나와 당신의 실제 ‘보낸 편지함’을 열어 보자. 지난 한 달 동안 보낸 메일 가운데 짧은 회신은 제외하고, AI가 초안을 잡거나 문장을 다듬지 않은 채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쓴 메일은 몇 통이나 되는가? “이건 내 능력 밖이야”에서 시작한 부탁은 “내가 하는 것보다 더 잘하잖아”를 지나, 끝내 “뭐 하러 굳이 직접 해야 해?”라는 물음으로 바뀌었다. 당신은 지금까지 정말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선뜻 그렇다고 답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조용히 넘겨주고 있던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 「당신은 정말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중에서 우리는 세 사람이 똑같은 시험지를 받아 든 장면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당신, 그리고 두 친구 A와 B. 문제는 단 하나, ‘인간이란 무엇인가’다. 조건은 이렇다. 당신은 이 책을 한 장 한 장 직접 읽어 온 사람이고, 두 친구는 펼쳐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정작 답을 쓰는 자리에서 당신에게는 아무 자료도 주어지지 않는다. 대신 친구 A에게는 이 책 한 권이 통째로 주어지고, 친구 B에게는 이 책의 논지를 정리한 모범 답안이 건네진다. 당신은 책을 읽던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자기 말로 써 내려간다. 친구 A는 책장을 바쁘게 넘기며 쓸 만한 구절을 찾아 옮긴다. 친구 B가 할 일은 가장 단순하다. 답안지에 적힌 문장을 그대로 베껴 적는다. 채점이 끝나고 세 장의 답안이 나란히 놓인다. 큰 흐름이야 저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비슷할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답안지를 그대로 베낀 친구 B의 점수가 가장 높게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세 사람은 모두 결과물을 내놓았으니, 다 같이 생각을 한 것일까? ---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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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넘기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1부 · 인간이란, 그리고 생각이란 무엇인가 “당신은 정말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책은 이 질문 하나로 문을 연다. 이탈리아어를 몰라도 몇 초 만에 비즈니스 메일을 완성해 주는 AI 앞에서, 우리는 언제부터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까지 넘기게 되었을까. 저자는 까마귀의 나뭇가지 갈고리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나란히 놓고 인간을 다른 동물과 가른 것이 무엇인지 되짚은 뒤, 빈티지 카메라를 고르는 사고실험을 통해 생각이란 완성된 답이 아니라 ‘모른다’는 결핍에서 시작해 부딪히고 실패하는 마찰을 거쳐야 비로소 내 것이 되는 과정임을 보여 준다. 그 끝에서 저자는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코기토, cogito, ergo sum)”를 다시 꺼낸다. 이 한 문장을 단 한 번의 깨달음으로 끝내지 않고, 의심하고 되묻는 행위가 평생에 걸쳐 쌓여 마침내 ‘나’라는 사람을 빚어내는 과정으로 풀어낸다. 동시에 “맡기는 것이 정말 퇴화일까”, “결과만 있으면 충분하지 않은가”, “어쩌면 우리 세대만의 과민 반응 아닐까” 같은, 독자가 실제로 품을 법한 반론을 저자 스스로 정면에서 검토한다. 일방적인 경고가 아니라, 양쪽 입장을 모두 통과한 뒤에 도달한 결론이라는 점이 이 책의 신뢰성을 더한다. 2부 · 생각을 넘기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소크라테스가 문자를 두려워했던 바로 그 장면에서 다시 출발한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걱정에서 멈추지 않고 이를 구체적으로 검증한다. 런던의 택시 기사들이 ‘런던의 지식(The Knowledge)’을 외우는 동안 실제로 커졌던 뇌 부위, 반대로 내비게이션에 기댈수록 나빠진 사람들의 공간 기억, 챗GPT로 글을 쓴 집단에서 뚜렷이 약해진 뇌 연결성, 그리고 AI 도입 이후 오히려 낮아진 내시경 전문의의 병변 발견율까지 - 이 책은 구체적인 연구 결과로 ‘생각이 넘어가는 순간’을 하나씩 증명한다. 여기에 더해 AI가 사용자의 확증 편향을 강화하고, 학습 데이터의 불균형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판단의 출발점을 기울인다는 사실까지 짚으며 묻는다. 우리가 스스로 골랐다고 믿는 그 답은, 정말 우리의 것일까. 3부 · 누가 그 답을 쥐고 있는가 질문의 방향을 개인에서 구조로 옮긴다. 2026년 슈퍼볼 광고에서 “AI에 광고가 들어온다. 하지만 클로드는 아니다”라고 외쳤던 실제 AI 기업의 사례로 시작해, 구글 제미나이와 그록이 각기 다른 이유로 답을 편집했던 사건, 그리고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로 한 AI 기업이 자사의 최신 모델을 전 세계 이용자에게 일시 중단해야 했던 2026년 실제 사례까지 다룬다. 수억 명이 기대는 AI를 실제로 쥐고 있는 것은 결국 소수의 기업과 국가라는 사실, 그리고 그 답이 역사 서술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짚으며 책은 묻는다. “이제 탑은 누가 쌓는가.” 4부 · 그래도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책이 단순한 경고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대목이다. “AI가 없어지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손쉬운 해법부터 검토하고, 개인과 기업과 국가 모두가 먼저 멈추는 쪽이 손해를 보는 치킨 게임에 갇혀 있음을 보여 준다. 동시에 “책을 읽어라”, “깊이 생각해라”, “남과 토론해라”처럼 흔히 제시되는 처방들이 왜 “너무 옳고, 너무 멀리” 있는지도 냉정하게 짚는다. 그리고 AI 앞에서 가장 먼저 변화를 맞닥뜨린 바둑계의 선례를 통해, AI가 아직 도구로 남아 있는 지금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