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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3 Editor’s Note
9 Cover Story : 뉴노멀 2026 10 ? 16 안세진 외주화된 예술과 은폐된 폭력 17 ? 20 문지혁 ‘위대한 자동 문장 기계’의 탄생-우리는 무엇과 계약했는가 21 ? 25 전청림 전구 한 알 26 ? 34 김광철 출판을 담는 그릇 북페어의 입장에 관하여 39 Essay 40 ? 47 강성봉 더블린프라하콩브레 4회 48 ? 54 오석헌 옥수동 수의사의 동물 마음 일지 3회 55 ? 64 홍윤주 우리가 지은 도시 3회 69 Interview 70 ? 85 진은영 X 강보원 우리의 사랑은 조금씩 죽어 가면서 86 ? 97 천쓰홍 X 원소윤 즐거운 실패자, 행복한 도망자 103 Short Story 104 ? 149 손보미 춤추고 싶어요 150 ? 164 박재연 몽돌 줍기 166 ? 184 문지혁 나의 안나 191 Poem 192 ? 198 김 근 「칠월의 난간」 외 1편 199 ? 202 장수양 「세상의 머그」 외 1편 203 ? 205 권누리 「자기장」 외 1편 206 ? 209 이원석 「저수지가 있다」 외 1편 213 Review 214 ? 218 성현아 『인비인』 219 ? 222 박다래 『아주 간단한 스위치』 223 ? 225 박대겸 『학살기관』 226 ? 229 김경수 『고스팅』 230 ? 233 권영민 『나의 일본미술 순례2 + 이 한 장의 엽서』 236 ? 237 Epi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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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문예지 《릿터》가 통권 61호로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민음사가 창립 60주년을 맞는 해에 나온 10주년 호이기도 하다. 39년 동안 발간되어 왔던 계간 문예지 《세계의 문학》을 대신해 시대와 독자의 변화에 응전하기 위해 태어난 《릿터》는 그 이름은 바뀌었어도 문학잡지가 시대와 독자에 응답하며 존재해야 한다는 정신만은 그대로 이어 오고 있다.
10주년을 기념한 이번 호에서는 창간호의 화두를 다시 꺼내 들었다. 창간호 커버스토리를 장식했던 주제인 ‘뉴노멀’을 이어받은 61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뉴노멀 2026’이다. 그사이 문학과 출판을 둘러싼 조건은 완전히 달라졌고 당연하다 여겨 온 기준들은 모두 옛것이 되었다. 61호는 오늘 새로운 기준이 무엇이며 변화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 짚는 글들로 채워졌다. 문학평론가 안세진은 한 학생이 자신의 비평 해석을 마치 스스로의 생각인 양 발표했던 일화에서 출발해 AI가 창작과 비평의 ‘객관적 지식’을 대신 판단하는 시대의 위험을 짚는다. 문학평론가 전청림은 “데이터를 애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알고리즘의 통치성이 정치의 가능성을 파괴하는 과정을 앙투아네트 루브루아의 논의를 빌려 짚고, 지브리풍 이미지 생성 열풍과 도서 데이터 스캔 사례를 통해 인간의 창작물이 데이터로 환원되며 소진되는 노동과 자원의 문제를 함께 되짚는다. 지난 4월, 한국출판인회의에서 개최한 긴급 포럼 「AI 시대의 출판 생태계, 기회와 위기 사이에서 길을 찾다」에서 소설가 문지혁이 발제한 글을 재수록한다. 로알드 달의 단편 「위대한 자동 문장 기계」를 통해 AI와 인간 저자의 관계를 사유하는 본 글은 LLM이 문법적으로 완벽하고 논리적인 글을 얼마든지 생성할 수 있는 지금, 인간 저자에게 남은 마지막 무기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AI와 자동화가 화두인 시대에 오히려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책을 사고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북페어 열풍이 뜨겁다. 1992년 영화 주간지 《영화저널》을 창간하며 잡지계에 입문, 프로파간다 출판사를 설립하고 2021년 전북 군산으로 근거지를 옮겨 로컬 출판과 군산북페어를 이끌어 온 김광철을 만나 온라인 구매의 편의성을 압도하는 북페어만의 힘과 2026년 출판계의 ‘뉴노멀’에 관해 물었다. ■ 진은영, 천쓰홍 인터뷰 문학을 투쟁과 정치의 장소로, 애도의 장소로, 교육과 상담의 장소로 옮겨 놓아 온 시인 진은영을 만났다. 12년간 몸담았던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에서의 시간과 심장 수술을 비롯한 투병의 기억, 세월호 생일 시 작업을 둘러싼 ‘대변’과 ‘강탈’ 사이의 윤리를 솔직하게 들려준다. 페미니즘 이론을 접했을 때의 신선한 충격,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이후 시와 함께해 온 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있게 이어진다. 작가 천쓰홍을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소설가 원소윤이 만났다. 신작 『아홉 번째 몸』을 비롯해 대만·중국·화교 정체성이 복합적으로 얽힌 인물들을 그려 온 천쓰홍은 스스로를 “실패한 아홉 번째 아이”라 부르며 “세상에 완벽하게 성공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성 정체성, 가족사와 대만 현대사의 폭력, 그리고 자신의 결함을 감추지 않는 태도에 관해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 손보미, 박재연, 문지혁 신작 소설 3편의 신작소설을 싣는다. 손보미의 「춤추고 싶어요」는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실에서 깨어난 여자가 자신의 무언가 ‘변했다’는 낯선 확신과 마주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손보미 특유의 정교한 심리 묘사로 몸이 겪은 폭력적인 사건 이후에도 “신체가 언제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라 믿는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며 고통과 회복, 자기 서사의 재구성이라는 문제와 마주할 수 있는 작품이다. 박재연 「몽돌 줍기」는 모텔 5층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몽돌의 잔해를 홀로 줍는 인물 ‘치윤’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함께 자란 사촌 ‘태이’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로 인한 죄책감, 애도되지 못한 관계의 잔여물을 붙잡으려는 마음을 파편처럼 흩어진 서사가 돋보인다. 문지혁 「나의 안나」는 이효석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강원도로 향하는 소설가 ‘나’의 여정을 따라가는 자전적 색채가 짙은 소설이다. 상을 받는 일의 낯선 행운과 이동의 소소한 번거로움을 세밀하게 그려 내며 그 여정 끝에서 예기치 않게 마주하는 기억과 관계의 풍경을 담는다. 산문 코너에서는 강성봉의 「더블린 프라하 콩브레」, 오석헌의 「옥수동 수의사의 동물 마음 일지」, 홍윤주의 「우리가 지은 도시」 연재가 계속된다. 시 코너에는 김근, 장수양, 권누리, 이원석 네 시인의 신작이 실렸으며, 리뷰 코너에는 성해나의 『인비인(人非人)』, 홍지호의 『아주 간단한 스위치』, 이토 게이카쿠의 『학살기관』, 도미닉 페트먼의 『고스팅』, 서경식의 『나의 일본미술 순례 2 + 이 한 장의 그림엽서』 등 다채로운 분야의 화제작을 다룬 서평이 싣는다. 10년 전의 질문을 다시 받아드는 이번 호의 지면을 통해 지금 문학과 출판이 어디쯤 와 있는지, 스스로의 방향과 위치는 어떠한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