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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 자리에서,
우리 곁을 살피고, 힘이 되어 주는 ‘한 남자’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릅니다. 어떤 아버지는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건네고, 어떤 아버지는 말보다 행동으로 마음을 전합니다. 자녀의 하루를 묻고, 필요한 순간 곁을 지키고, 때로는 한발 물러서서 제 길을 걸어가는 자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역시 사랑을 전하는 한 방법일 거예요. 그림책 『한 남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딸을 사랑하는 한 아버지의 마음을 따라갑니다. 노래 〈한 남자〉는 가수 김종국의 목소리를 통해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곡입니다. 익숙한 노랫말에는 한 사람을 바라보는 애틋한 마음과 쉽게 꺼내지 못하는 사랑의 감정이 담겨 있어요. 『한 남자』는 노랫말을 그대로 따라가는 대신, 최희옥하다 작가가 남다른 시선으로 읽어 냈습니다. 사랑의 대상을 연인이 아닌 딸로 바꾸면서 노랫말에 담긴 감정은 아버지가 자녀에게 보내는 사랑으로 새롭게 이어집니다. 그림책 속 아버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딸에게 무언가를 거창하게 해 주지도, 자신의 마음을 끊임없이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딸의 하루를 살피고, 필요한 순간에는 조용히 손을 내밀고, 딸이 자신의 삶을 향해 나아갈 때에는 말없이 바라봅니다. 그렇게 평범한 일상 속에 쌓인 장면이 모여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 줍니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말해지지 못한 것들’입니다. 사랑하지만 쑥스러워 표현하지 못하고, 걱정하지만 괜찮은 척하며, 곁에 있고 싶지만 딸의 성장을 위해 한 걸음 물러나는 마음. 최희옥하다 작가는 이러한 감정을 그림으로 풀어내며 노랫말에 새로운 서사를 더했습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아버지의 마음이 직접적인 말보다 더 선명하게 전해지지요. 그래서 『한 남자』는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이면서, 서로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서툰 우리네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당연하게만 느꼈던 부모님의 마음을 성인이 되어 뒤늦게 알아차리기도 하고, 가까이 있을 때는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을 시간이 흐른 뒤 떠올리기도 합니다. 책 속 아버지의 모습은 저마다 다른 기억 속 부모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불러냅니다. 특히 원곡을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익숙한 노랫말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을 이야기하던 노래가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옮겨 오면서, 같은 말이 가족을 향한 사랑으로 새롭게 읽히지요. 조은희 작가의 감성적인 노랫말에 최희옥하다 작가의 개성 있는 해석과 그림이 더해져 원곡과는 또 다른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었습니다. 『한 남자』는 거창한 가족애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대신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순간 속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담하게 보여 줍니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은 전해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때로는 너무 가까이 있어서 보이지 않았던 마음이 그림책을 통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책을 읽고 나서 누군가는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릴 거예요. 또 누군가는 지금 곁에 있는 딸에게, 혹은 가족에게 미처 건네지 못했던 말을 생각할지도 모르지요. 『한 남자』는 말보다 오래 남는 한 아버지의 사랑을 조용히 들려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