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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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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특산물과 역사, 자연과 산업은 지역을 설명하는 상징으로 선택되고, 도시 곳곳에 입체물의 형태로 놓인다. 이 조형물들은 공공 발주의 결과이자 누군가의 예술 노동이며, 특정 장소에서 의미를 얻는 공공미술인 동시에 지역을 가장 쉽고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홍보물이기도 하다.
『K-조각 여행기』가 흥미롭게 바라보는 것은 바로 이 모호함이다. 어느 한 분야의 언어로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운 성격들이 뒤섞이고, 서로 다른 지역의 고유성을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이상하리만큼 비슷한 형식으로 나타난다. 책은 이 낯설고 익숙한 풍경을 ‘K-조각’이라는 이름 아래 모아두고,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온 한국의 도시 풍경을 다시 바라본다. [작가의 말] 여행을 가면 이상하게 생긴 조형물이나 지역 마스코트를 발견할 때마다 사진을 찍어두곤 했다. 지나치게 진지해서 오히려 웃긴 것도 있었고, 투박하지만 묘하게 시선을 붙잡는 것도 있었다. 그러다 서로 다른 지역의 조형물들이 생각보다 비슷한 표정과 자세, 색과 구성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특산물을 크게 만들고, 역사적 인물을 동상으로 세우고, 자연과 산업을 하나의 상징으로 압축한다. 각 지역의 고유성을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결과물은 역설적으로 서로 닮아 있다. 우리는 이 이름 모를 조형물들을 잠정적으로 ‘K-조각’이라 부르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을 과연 ‘조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들은 공공 발주의 결과물이자 누군가의 예술 노동이고, 특정 장소에 놓여 의미를 얻는 조형물이면서 동시에 지역을 홍보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박물관』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거나 기존의 분류 안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대상을 수집하고, 병치하고, 다시 이름 붙이는 방식으로 이어져 왔다. 『K-조각 여행기』 역시 개별 조형물의 가치를 판단하기보다, 이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았을 때 드러나는 반복과 차이, 지역을 상징하려는 방식과 그것을 만들어내는 조건을 살펴보려는 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