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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당신도 증명 가능한가요?
정영민
남해의봄날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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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소개

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보통 사람, 보통의 삶

두 집만 건너도 사는 사람
그대로 괜찮은 존재
나의 몸, 나만 아는 세계
당신도 증명 가능한가요?
나의 장애 증명기
외부에서 시작되는 것들
잘못 그어진 선
모두를 위한 확장
어느 책상 지킴이의 고민
소통의 방식
돌봄의 생태계
상세히 기록될 수 없는 불편
어떤 공연을 좋아하나요?
인간답게, 나답게
다른 기준이 필요해
빚진 마음
안녕을 고할 수 있을까
해방을 꿈꾸다
한 뼘의 용기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내 삶을 바꾼 운동
선택이 선택의 꼬리를 잇다
벗, 나를 나아가게 하는 사람

에필로그
‘장애’도 열쇠가 될까

저자 소개 1

정영민

 
태어날 때 황달을 앓아 뇌병변 장애인이 되었다. 걸음과 왼손 사용이 어줍고 말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보통의 삶을 산다. 매일 출퇴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고 틈틈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안온한 삶을 사랑한다. 불편하고 불완전해 보여도 장애가 결핍이 아닌,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고 궁리하게 만드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쓴 책으로 사물을 통한 성장통을 담은 에세이 〈애틋한 사물들〉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210g | 128*188*12mm
ISBN13
9791193027417

책 속으로

일상에서 더 자주, 많이 장애인을 마주칠 수 있어야 한다. 자주 마주쳐야 낯선 시선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 자주 마주치는 이웃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나 역시 평범한 동네 사람이길 바란다. 그저 몸이 좀 불편한 사람, 딱 그 정도. ‘그 정도’일 수 있다면 나는 감사하다.
---p.16 「두 집만 건너도 사는 사람」중에서

장애가 불편에 가까운 말일 수는 없을까? 누구든 팔이나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면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꼭 다쳐야만 그런 것도 아니다. 나이가 들고 노인이 되면 걸음은 현저히 느려지고 기억력도 흐려진다. 그러나 이런 약간의 불편은 살아가며 생길 수 있는 일로 여길 뿐, 장애로 생각하지 않는다. 장애도 그렇게 생각하며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할 수 없을까?
---p.21 「그대로 괜찮은 존재」중에서

몸은 한 사람의 전제 조건이다. 인격이 형성되기 이전부터 이미 주어진 형식이다. 장애를 지닌 몸이라는 틀 안에서 나는 나로 사는 법을 익혔고, 한 사람으로 성장했다. 장애가 있는 몸이 내 몸이라서 나는 살기 위한 생활 요령을 익히고, 이따금 외부의 힘을 빌렸으며, 가능성을 발견해 지금의 내가 되었다. 하여 어느 날 갑자기 장애가 사라지는 꿈 따위는 꾸지 않는다. 그런 꿈은 내 몸으로 살아온 시간을 부정하는 일이다. 그 시간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 내가 나로 살기 위해 가꿔 온 시간도 소중하다.
---p.29 「나의 몸, 나만 아는 세계」중에서

서류 몇 장이 내 장애를 다 말해 주지 못함에도 그러한 증명 없이는 사각지대에 놓이고 만다. 내가 비장애인이었어도 스스로에 대한 명료한 증명이 필요했을까? 비장애인으로 살아 본 적이 없으니 나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다시금 묻고 싶다. 당신도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서류와의 전쟁을 치른 적이 있는지.
---p.37 「당신도 증명 가능한가요?」중에서

통합교육이 제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장애 학생의 학습 환경이 개선되리라 생각했지, 거주지 주변에 다닐 학교가 없어 왕복 세 시간씩 버스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통학을 하는 장애 학생이 생길 줄은 생각도 못했다.
---p.54 「잘못 그어진 선」중에서

높이는 또 어떠한가. 키오스크의 높이는 평균에 맞추어져 있어 휠체어를 타는 사람이나, 어린아이, 키가 작은 사람 등은 사용이 쉽지 않다.
편의를 위해 도입된 기기 앞에서 누군가는 소외를 경험하고 어떤 이는 또 다른 불편을 경험한다. 세상이 편리와 효율을 추구하는 동안 장애인, 노약자 같은 취약한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 소외된다. 이제껏 모든 것이 대체로 그랬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의 처지가 아닌 지금보다 더 나은 편의만을 간구했다.
---p.61 「모두를 위한 확장」중에서

기업의 장애인 전형은 주로 일하는 데 지장이 거의 없는 경증장애인만 선호한다. 경증도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장애인이라면 일반 채용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지만 기업 측 생각은 다른 듯하다. 보조장치가 필요하거나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기 힘든 중증 장애인은 아예 지원 가능한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다.
---p.67 「어느 책상 지킴이의 고민」중에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우리는 돌봄이 필요한 사람과 돌보는 사람을 명확하게 분리할 수 있을까? 사실 인간은 누구나 돌봄을 필요로 한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나 노약자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각 시기에 맞는 적절한 돌봄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성장기가 끝남과 동시에 돌봄도 개인의 책임으로 전환된다.
---p.85 「돌봄의 생태계」중에서

장애는 설명되지 않거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다. 구체적으로 형용할 수 없는 괴로움이나 거북함에 대해 증명을 요구하면 대부분 추상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장애는 상세히 기록될 수 없는 불편이다. 증명도, 명료한 판단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명료하고 확정적이길 원한다. 정상성에 대한 환상이다. 현실에 우영우 변호사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p.91 「상세히 기록될 수 없는 불편」중에서

온 인생과 목숨을 걸고 하는 이동권 투쟁이 비장애인에게는 번거로운 민폐로 다가온다는 사실에서 이 사회가 교통약자의 이동권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한지 다시금 절감한다.
내가 대중교통을 능숙히 타려 노력하는 동안 그들은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외쳤다. 이들의 투쟁 덕분에 내 이동권에도 안전바가 하나둘씩 생기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투쟁의 역사가 없었다면, 교통법이 개정되었을까? 내가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사님이 기다려 주었을까?
---p.121 「빚진 마음」중에서

애초에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있다. 장애인으로 살고 있으면서도 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함’에 얽매여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보다는 벗어나야 할 무엇으로 여긴다는 데 문제가 있다.
나 역시 그랬다. 다수가 누리는 평범함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당연하다 여겼고, 그 속에 들어가려 안달복달했다.

---p.131 「해방을 꿈꾸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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