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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시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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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안도현 시인)
시인의 말

1부
민희는 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한다 6
접속 9
주희와 임실진천숯불가마찜질방 12
미주는 모른다 13
여수댁 15
은재에게 17
사바아사나 19
독소 20
눈물이 나요 22

2부
좀비는 오리발을 신는다 26
마법소녀 로나 28
이것은 물컹에 대한 이야기다 31
Soul서울빵꾸punK 33
☆ 돌연사 박물관 ☆ 36
홀리후프 38
「젤다와 나」 42
아니 44
비상시 망치로 유리를 깨고 탈출하십시오 46

3부
화분 49
이스터에그 50
사이×월드 51
사람하기 52
프로그래밍 53
새사람 55
벽돌 그림이 그려진 벽지 58
자동세차장 60
200미터 전방 공사 중 61
빛고을 62
대우주쇼 64
신의 놀이 66

4부
영지와 나 69
탐석 74
어둠은 짠맛 75
해감 77
음복 78
타임캡슐 80
악의에 맞서 81
에덴수퍼마켙 83
동묘에 가요 84
있는 힘껏 비겁하기 85
도시 괴담 86

5부
리빙데드 91
서울대공원 93
소독 96
망종 98
테라리움 99
미스터리 서클 100
인공의 섬 103
도시생태농업연구회 106
에디슨 프로젝트 107
멸균된 삶 108
응봉사거리 교차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사람 109
다음에 만나자 110

인터뷰

저자 소개 1

1992년 전북 순창에서 태어났다. 2021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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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105*210*20mm
ISBN13
9791122125016

출판사 리뷰

은재인 줄 알았는데 은재가 아닌 존재
나인 줄 알았는데 낯선 몸짓,
잘못 알아본 채로도 끝내 놓지 못하는 이름들 사이


설현민의 첫 번째 시집 『있는 힘껏 비겁하기』를 펼치는 순간, 독자는 한 가지를 눈치채게 된다. 이 시집은 강해지라고도, 이겨 내라고도, 버티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속삭인다. 오늘 하루쯤은 있는 힘껏 도망쳐도 괜찮다고.

시집 속 인물들은 대단한 사건 없이도 하루하루를 통과해 낸다. 「사이×월드」의 화자는 〈홀에 들어서자마자 묻지도 않고〉 말을 쏟아내고, 「민희는 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한다」의 민희는 〈요즘 뭐해? 어디 살아?〉라는 사소한 물음 하나로 하루를 연다. 「인공의 섬」에서는 낯익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6시 내고향〉이 고랭지 쌈채소 농장 이야기와 함께 아무렇지 않게 시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에덴수퍼마켙」은 낡고 오래된 동네 슈퍼의 간판 글씨체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제목으로 시집 한 편에 자리를 잡는다. 이 시집의 화자들은 거창하게 선언하지 않는다. 그저 대화하고, 되묻고, 딴전을 피우는 것만으로 각자의 세계를 완성해 나간다.

그 대화들은 가볍게 시작하지만 가볍게 끝나지 않는다. 안도현 시인은 추천사에서 이 시집을 두고 〈대화와 진술이 교차하는 수많은 수다가 놀면서 때리고, 때리면서 웃고, 웃으면서 깡다구를 부린다〉고 썼다. 실제로 은희가 은희라고 불러 달라고 부탁하는 대목에 이르면, 유쾌하던 수다는 어느새 이름을 지우고 살아온 이 땅의 수많은 이들을 마주 세운다. 웃음과 통증이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놓이는 순간, 이것이 설현민의 시가 지닌 진짜 힘이다.

「테라리움」에서 화자는 화재경보기의 별스러움에도 소스라치지 않고, 구름 뒤에서 구름이 떼 지어 가는 것을 신기해하지 않는다. 대신 베란다에 차곡차곡 쌓아 둔 통조림, 색색깔 깡통에 담긴 미끄덩한 과일을 우물거리며, 끈적해진 국물이야말로 엑기스라고 되뇌며 들이켠다. 그러다 마침내 이렇게 말한다. 〈달콤한 것에 사로잡혀서 / 웃자 자지러지자 반복되자 지겹자.〉 신기해하지도, 놀라지도 않고 그저 달콤함에 사로잡혀 웃고 또 웃는 이 태도야말로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생존법에 가깝다.

버티는 대신 웃어넘기고, 강해지는 대신 능청스러워지는 것. 씩씩하게 맞서는 대신 슬쩍 곁눈질하고 딴청을 피우며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남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태도라고, 이 시집은 다그치지 않고 나지막이 말을 건넨다. 오래 눈이 머무는 문장 하나쯤은 이 안에서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다.

마지막 시는 〈다음에 만나자〉는 인사로 문을 열어 둔 채 끝난다. 그리고 그 뒤에는, 조용히 〈끝.〉이라는 두 글자가 놓인다. 다음을 기약하면서도 한 번은 분명하게 끝맺는 이 마지막 페이지 앞에서, 독자는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있는 힘껏 비겁하기로 한 것이, 사실은 이 시집이 세상과 마주하는 가장 다정하고 정직한 방식이었다는 것을.

추천평

꽤 오래 설현민의 시를 읽었다. 대화와 진술이 교차하는 수많은 수다가 놀면서 때리고, 때리면서 웃고, 웃으면서 깡다구를 부린다. 〈얼토당토않은 이야기〉 같은데 그 깡다구는 세계의 이질감과 어긋남을 유쾌하게 표현하려는 시인의 세심한 무기가 된다. 딴전을 피우는 것 같은데 훅 질러오는 뭔가가 있다. 특정한 이름을 자주 주어로 내세우는 전략도 볼 만하다. 시인은 익명으로 위장하거나 가려져 있던 세계의 실체를 호들갑에 가까운 목소리로 노출해 보여 준다. 은희가 은희라고 불러 달라고 부탁할 때, 우리는 이름을 지우고 살아온 이 땅의 늙은 여자들을 만난다. 많이 아프다. 나는 「프로그래밍」에 오래 눈이 머물렀지만, 독자마다 좋아하는 시가 제각각일 것 같다. 그것도 좋은 일이다. 우리도 시인처럼 〈달콤한 것에 사로잡혀서 / 웃자 자지러지자 반복되자 지겹자〉. - 안도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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