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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_ 향신료를 향한 탐욕과 욕망이 대륙을 발견하게 하고 제국의 흥망을 갈랐다

History of Spice 1
향신료에 홀려 역사를 새로 쓴 사람들 — 시바의 여왕에서 마르코 폴로까지

중동 국가들을 거쳐 고대 로마 황제와 귀족, 시민의 식탁에 오른 동북아시아 향신료 | 페르시아 제국 다리우스 3세 궁전에서 277명의 요리사와 향신료만을 담당하는 많은 노예를 만난 알렉산드로스 대왕 | 자극적인 맛의 혼합 향신료를 만드는 데 탁월한 재주를 지녔던 고대 로마의 독특한 식도락가 아피키우스 | 고대 로마제국 내에서 새로운 교환 수단으로 자리 잡은 향신료, 후추 | 대단한 잼 애호가였던 노스트라다무스가 적극적으로 권장한 생강 포도주는 어떤 맛이었을까 | 17~18세기 유럽에서 여섯 개 상인 집단 중 향신료 상인은 몇 번째로 높은 위상을 가졌나 | 저명한 음식 평론가

History of Spice 2
미라가 된 파라오도 향신료 없이는 눕지 못했다 — 고대 향신료 이동로의 비밀

고대 이집트에서 시신 부패 방지와 미라로 만드는 작업에 주로 사용된 향신료 | 고대 세계 향신료 무역 중심지 알렉산드리아의 명물 ‘후추의 문’ | 한때 몰약 가게를 경영하며 향신료 비즈니스에 몰두했던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 | 아시아에서 출발한 비단과 향신료가 유럽에 도착했을 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싼 가격에 팔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 | 십자군을 이용하여 자국 상인이 부를 거머쥘 수 있게 해준 베네치아 공화국

History of Spice 3
베네치아를 몰락시키고 리스본을 세계 중심으로 만든 향신료 전쟁

아프리카 원산의 향신료 마니게트는 어떻게 13세기 유럽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 ‘항해왕’으로 칭송받는 포르투갈 왕자 엔히크는 단 한 번도 몸소 배를 타고 항해한 적이 없었다는데?! | 포르투갈 왕 주앙 2세가 콜럼버스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할 수밖에 없었던 합리적인 이유 | “감히 세계를 나눠 갖겠다고 나대는 사람들이 바로 당신들인 거죠?” | 아랍인이 바스쿠 다가마 일행에게 질 낮은 향신료만, 그마저도 현금으로 물건값을 받은 뒤에야 판 까닭 | 카를 5세가 어렵게 얻은 말루쿠 제도를 포기하고 향신료 무역의 주도권을 포르투갈에 넘길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절박한 이유 | 당대 최강대국 에스파냐와의 갈등과 마찰로 인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향신료 무역으로 타개한 강소국 네덜란드 | 네덜란드는 왜 향신료 나무 파괴 작업에 사활을 걸었을까

History of Spice 4
한 팔을 잃은 채 향신료를 훔친 남자 — 식물학자 피에르 푸아브르의 도박

수도사 피에르 푸아브르가 식물학자이자 탐험가로서의 인생 2막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하고도 운명적인 이유 | 푸아브르가 천신만고 끝에 겨우 확보한 향신료 모종이 전부 죽어버리다 | 은퇴한 푸아브르에게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준 프랑스 동인도회사 파산 사건 | 일드프랑스 지사로 부임한 푸아브르는 왜 ‘왕귤나무 식물원’ 조성에 혼신의 노력을 다했을까 | 네덜란드 향신료 독점권을 완전히 깨부순 푸아브르의 왕귤나무 식물원

History of Spice 5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유럽에 퍼뜨린 검은 보석, 후추

1. 지위에 맞게 마땅한 예우를 — 후추(胡椒, Black Pepper)
유럽에 후추를 맨 처음 보급한 주인공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었다는데?! | 가짜 후추가 판치던 시대 | 진정한 미식가는 왜 후추를 되도록 늦게 빻을까 | “야채 샐러드를 만들 때 소금은 신중한 사람에게, 기름은 낭비벽이 있는 사람에게, 식초와 후추는 수전노에게 맡겨라”

2. 껍질의 여왕 — 육계나무 껍질(肉桂, Cinnamon)
일 년 동안 사용할 육계나무 껍질을 아내 사비나가 죽었을 때 한꺼번에 모두 태워버린 폭군 네로 | 요리와 소스 중 3분의 2에 빠짐없이 넣을 정도로 육계나무 껍질을 사랑했던 중세 프랑스인 | 신경계를 자극하고 살균제 효과를 지녀 방향제 요법에 주로 이용되는 육계나무 껍질 정유 | 육계나무 껍질은 어떻게 약용 기능을 상실했나

3. 감쪽같이 사라져라! — 육두구나무(肉荳蔲, Nutmeg)
“육두구를 좋아하시지요? 육두구가 안 들어간 요리가 없답니다……!” | 육두구를 만병통치약으로 만든 인물, 루이 레메리 박사 | 육두구 한 개는 건강에 이롭지만, 두 개째는 해로우며, 세 개째는 치명적이다

4. 꽃봉오리 — 정향(丁香, Clove)
정향이 유럽에 맨 처음 등장한 것은 325년 니케아 공의회 무대를 통해서였다? | 정향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는 기본적인 이유는? | 후추, 정향, 육두구, 육계나무 껍질을 혼합한 것 같은 맛을 가진 향신료, 카트르 에피스

5. 생강(生薑, Ginger)
말라바르 해안에서 꽃이 핀 생강을 발견한 마르코 폴로 | 비만한 자가 과도하게 생강을 섭취하면 음탕해질 염려가 있다? | 대다수 향신료와 달리 의약품으로도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생강 | 생강나무가 벌새와 개미에게 유난히 인심이 후한 절박한 이유

6. 장형 강황과 원형 강황(薑黃, Turmeric)
얼굴에 황달기가 있는 간 질환 환자 치료제로 인정받은 강황 가루 | 향신료와 색소의 이중 자격을 가진 식료품, 강황

7. 소두구와 ‘낙원의 씨앗’(Green Cardamom and Grains of paradise)
고대 로마제국 병사들은 입에서 나는 마늘 냄새를 없애기 위해 소두구를 씹었을까? | 값비싼 후춧가루로 속여 파는 용도로 마니게트 가루를 사용했다는데?!

8. 깍지 아닌 깍지 — 바닐라(Vanilla)
원산지를 벗어나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바닐라나무 | 역사상 최초로 난초과 식물 인공 수정에 성공한 인물, 레위니옹섬의 흑인 노예 에드몽 알비우스 | 바닐라 열매 숙성 과정이 인간의 임신 과정에 비유되는 이유 | 전 세계에 필요한 바닐라 양의 90퍼센트 정도가 인공 바닐라 향으로 충당되는데도 바닐라 생산이 꾸준히 증가하는 까닭

9. 당신의 입을 황홀케 하는 향신료 — 고추(Chili pepper)
고추가 기원전 7000년 무렵에도 음식 재료 등으로 사용되었다고? | 고추로 진통제를 만들 수 있다는데?! | 수호성인 축제 날 마을 전체가 고추로 장식되는 프랑스 남부 바스크 지방

History of Spice 6
꽃 한 송이가 대왕의 발길을 돌려세우다 — 황금빛 향신료 사프란의 비밀

1. 봄의 전령사 — 사프란(Saffron)
계곡 전체를 뒤덮은 사프란꽃이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불안감을 심어주어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 | 사프란 값이 비싼 이유는 바싹 마른 사프란 1킬로그램을 얻기 위해 10만 송이 이상의 꽃이 필요하기 때문 | 불교 수도승이 절대 사프란으로 옷을 염색하지 않는 이유

2. 성경에 등장하는 향신료 쿠민과 치즈의 친구 캐러웨이(Cumin and Caraway)

정원과 식탁을 빛나게 하는 맛과 향의 보고, 쿠민 218 | 쿠민, 고대 로마의 식탁에서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황제와 귀족의 입과 코도 즐겁게 해주다 | 뮌스터 치즈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료, 캐러웨이

3. 정유의 제1 성분인 아네톨을 함유한 향신료 — 아니스, 회향, 붓순나무(Anise, Fennel, Star Anise)
입 냄새를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지닌 향신료, 아니스 | 어류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효능을 지닌 향신료, 회향 | 근사한 별 모양으로 배열돼 있고 아네톨이 풍부한 화학 구조를 가진 식물, 붓순나무

4. 산형화목과 양념용 채소 — 안젤리카, 파슬리, 세르푀유, 타라곤(Angelica, Parsley, Cerfeuil, Tarragon)
열매들이 잘 발달한 두 개의 날개를 가진 식물, 안젤리카 | 신성한 식물로 여겨져서 월계수처럼 머리에 썼던 향신료, 파슬리 | 샐러드 맛을 끌어올리는 품격 높은 산형화목 식물 세르푀유와 모든 향신료 중 으뜸으로 여겨졌던 타라곤

5. ‘하느님 왕국’을 상징하는 향신료 — 겨자(Mustards)
검은색 씨앗 420여 개를 모아야 1그램이 될 정도로 작고 미세한 씨를 가진 식물 |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 가장 작은 씨앗이 아니다?! 그렇다면 가장 작은 씨앗은? | 겨자 재배를 장려한 카롤루스 대제와 겨자 없이는 음식을 못 먹을 정도로 즐겼던 아비뇽의 교황 요하네스 22세 | 식초와 식탁용 겨자 제조용으로 사용된 맛이 시어진 와인 | 마유 씨가 제조한 겨자에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희대의 광고 문구, “내게 어울리는 사람은 마유뿐이야!” | 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에게 비판적이었던 앙리 르클레르가 겨자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던 이유 | 오랜 옛날부터 피부에 발라 물집이 생기게 하는 고약 용도로 사용된 서양고추냉이

6. 케이퍼와 노간주나무 열매(Caper and Juniper Berry)
노간주나무 열매와 케이퍼는 기원, 화학성분과 맛에서 공통점이 없다?!

7. 마늘(Garlic)
고대 로마인에게 ‘마늘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스라엘인 | 마늘을 ‘역한 냄새를 풍기는 장미’로 부르며 즐겨 먹은 고대 그리스인 | 역겨운 마늘 냄새 탓에 애인에게 차인 고대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 | 갓 태어난 손자의 입술을 마늘 뿌리로 비벼댄 앙리 4세의 외할아버지, 나바라의 앙리 2세 | 마늘은 그 자체로 어떤 냄새도 풍기지 않는다고?! | 마늘 식초의 도움으로 페스트의 위협에서 벗어난 ‘4인조 도둑’ 이야기

History of Spice 7
상처를 낫게 하고 밥상을 살리다 — 향초에 담긴 인류의 오랜 지혜

약초 술로 상처를 치료하고 통증을 완화한 고대 의술 | 플루톤과 바람을 피우다 들켜 플루톤의 아내 프로세르피나의 노여움을 사서 박하로 변신한 민트 이야기 | 사시사철 꽃을 피우는 재주를 가진 식물, 로즈마리 | ‘승리의 식물’로 알려졌으나 아폴론의 좌절된 사랑을 상징하는 식물이기도 한 월계수 | 개선장군은 그저 월계수로 대머리를 감추고 싶었을 뿐

History of Spice 8
수십 가지 향신료가 하나의 맛이 되는 순간 — 카레라는 이름의 오케스트라

머릿속이 복잡해질 정도로 종류가 많은 향신료 | 향신료를 손에 넣는 자가 우주의 권력을 획득한다?!

History of Spice 9
나의 친구 장 카보디 — 향신료가 차려낸 마지막 만찬

장 카보디의 요리법 | 요리에 들어가며 | 옛날식 허브 멜랑주 | 향신료 소스(영국식 크림)를 바른 프렌치토스트(팽 페르뒤) | 영국식 향신료 크림, 바바루아, 눈 과자 | 서양 호박 수프 | 보리와 리크를 곁들인 향신료 대구 요리 | 머스캣 포도를 곁들인 플랑베 크레이프 | 테린에 담아 조리한 집토끼 파테 | 지중해식 콩포테(Compoté) 요리| 고수 향료 소스를 깐 연어 요리 | 호박씨 기름에 익힌 잔더에 엔다이브를 곁들인 요리 | 백포도주와 라임을 곁들인 배 요리 | 오트파뉴 맥주에 절인 토끼고기 요리 | 리에주식 요리 | 리에주식 송아지 콩팥 요리 | 겨자씨를 곁들인 돼지 콩팥 요리 | 무화과 열매를 곁들인 닭가슴살 요리 | 르퓌 산 초록 렌즈콩 요리

참고문헌

저자 소개 2

저장 마리 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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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Marie Pelt

프랑스 메츠 대학의 식물학 및 약학 명예교수이자 유럽 생태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술한 책으로 『우주에서 존재로』 『우주의 신: 과학과 신념』 『어느 생태학자의 세계일주』 『영혼이 거하는 정원』『물려받은 땅』 『향신료와 뻔한 미래』 등 여러 종이 있으며 국, 내에서 출간된 책으로는 어린이 책 『식물에겐 비밀이 있어요』와 『지독하게 향기로운 자연의 언어』가 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저술을 통해 대중에게 동식물의 생태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낭시 2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 현재 국립공주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발자크: 작가와 작품세계』, 『발자크 연구』, 『세기의 전설』, 『사드』, 『프랑스 문학과 오리엔탈리즘』, 『루소가 권하는 인간다운 삶』 등이 있 옮긴 책으로는 장자크 루소의 주요 작품인 『에밀』,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사회계약론』, 『인간 불평등 기원론』, 『학문과 예술에 대하여 외』, 『신엘로이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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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14쪽 | 478g | 140*215*22mm
ISBN13
9791194096764

책 속으로

『구약성경』(「열왕기상」 10장 10절)에는 이스라엘 왕국의 솔로몬(Solomon, 재위 기원전 970~기원전 931년) 왕을 방문한 시바의 여왕이 향신료를 선물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왕이 솔로몬 왕께 금 4톤과 아주 많은 보석, 향신료를 선물로 드렸으니 여왕이 솔로몬 왕께 드린 것처럼 많은 방향물질(芳香物質)이 다시 오지 아니하였더라.

그 방향물질은 시바의 여왕이 자기 나라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여왕의 나라는 어디였을까? 그 왕국은 오늘날의 예멘 근방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 로마인은 그 왕국을 ‘행복한 아라비아’라고 불렀다.
위 인용문에 나오는 ‘방향물질’이라는 용어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맛과 향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 음식이나 음료에 첨가하는 모든 물질’을 의미한다. 이는 현대의 영양학자들이 방향물질에 대해 내린 일반적인 정의다. 1150년경 이전만 해도 프랑스어에 방향물질이나 향신료를 의미하는 어휘는 없었다(참고로, 1150년경 발간된 『샤를마뉴의 원정길(Le Pèerinage de Charlemagne)』이라는 책에 맨 처음 등장했다). 프랑스어로 향신료는 ‘éice’이다. ‘향신료’를 뜻하는 épice와 ‘돈’, ‘종류’, ‘유형’ 등을 뜻하는 프랑스어 ‘espèe’는 모두 라틴어 ‘species’에서 파생했다. 라틴어 species는 ‘종류’, ‘형태’, ‘모습’ 등을 의미하다가 나중에는 ‘상품’, ‘약’, ‘향신료’라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금’과 ‘향신료’, 이 두 가지는 인류 역사 속에서 가장 값진 재물의 동의어로 자리 잡았다. 이 둘은 처음부터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중세에는 관리에게 뇌물로 ‘향수’를 주며 뭔가를 부탁하는 것이 관례였다.
--- p.25~28

로마인은 갈리아(Gallia, 오늘날의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북부, 네덜란드 남부, 독일 라인강 유역, 스위스 대부분에 해당하는 지역. 기원전 58~기원전 51년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이 지역 원정을 다룬 『갈리아 전기(Commentarii de Bello Gallico)』가 유명하다.―옮긴이)를 정복했을 때 그곳의 세련되지 못한 식습관을 목격했다. 게다가 갈리아인이 음식 양념으로 이용하는 향신료라고는 사프란뿐이었다. 로마인의 고유 요리법, 그중에서도 특히 소두구・쿠민・박하와 후추로 향을 내는 ‘가룸 사용법’이 갈리아 지역에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간 것은 이런 배경에서였다. 한 가지 정보를 덧붙이자면, 당대의 로마인은 종종 향이 나는 쑥으로 풍미를 돋우기도 했다.
후추는 새로운 교환 수단으로 자리 잡아 갔다. 로마제국이 본격적으로 외적의 위협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서고트족의 왕 알라리쿠스 1세(Alaricus I, 재위 395~410년. ‘알라리크’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옮긴이)는 로마로 쳐들어가 로마 황제에게 매년 후추 300리브르(livre, 프랑스의 구식 통화 단위 중 하나) 어치를 공물(貢物)로 바치라고 요구했다. 410년에 발생한 로마 약탈 사건 이후의 일이다. 서로마제국의 바통을 이어받은 비잔틴제국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건설한 도시 알렉산드리아가 쇠퇴하는 틈을 타서 향신료 무역 중심지 지위를 차지했다. 이는 서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유럽의 향신료 무역이 갑자기 중단되면서 일종의 그 나비효과로 전개된 상황이다. 참고로, 비잔틴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 사람들은 다양한 향신료 중에서 특히 육두구를 좋아했다고 한다.
--- p.34~35

몇 세기 동안 사회적 신분을 제대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약제사와 향신료 상인이 팽팽하게 맞서며 대립했다. 이는 그들이 가진 모호한 지위 탓이 컸다. 아무튼, 시간이 지나고 많은 소송을 거치면서 약제사의 신분이 정립되고 위상이 강화되었다. 그들은 약제에 관한 독점권을 행사했다. 약제사는 기름을 팔기 위해 양초 제조업자와 싸워 이겼고, 올리브 오일을 팔기 위해 기름 판매상과 싸워 이겼다. 또한 그들은 증류주를 팔기 위해 증류주 판매업자와 싸워 이겼으며, 식초 제조 및 판매상, 과일 상인과도 싸워 이겼다. 그러나 그들의 싸움이 모두 승리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저울 정기 검침’ 의무를 빼앗겼는데, 그 매력적인 특권은 향신료 상인에게 넘어갔다. 이는 1777년의 일이다.
향신료 상인 집단은 여섯 개 상인 집단 중 하나였다. 이들 상인 집단은 엄격하게 위계화되어 있었다. 그 최상층부에 나사(羅…紗)제조 및 상인 집단이 있고, 그다음이 향신료 상인 집단, 잡화상 집단, 모피 제조상 집단, 양품류 상인 집단, 금은 세공인 집단이 자리했다.
향신료 상인이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단 한 가지 종류의 향신료를 팔려고 해도 그에 합당한 권리를 얻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향신료 동업조합에서 3년간 도제 수업받은 뒤 다시 3년간의 견습 기간을 거쳐야 했다. 이런 수련 기간을 모두 마친 향신료 상인 지원자는 검사장 앞에 서서 성대한 의식을 통해 서약했다. 그 후 그들은 세 명의 근위 약제사, 세 명의 근위 향신료사와 제각각 서명한 후 비로소 장인 직위를 부여받았다.
약제사는 많은 권한을 잃었다. 이는 1742년 7월 11일의 일로, 향신료 상인과 협력하라는 법령이 공포된 탓이었다. 이로써 향신료 상인은 다양한 권한을 부여받았다. 간단한 약품을 비롯해서 그 시대의 진정한 만병통치약인 ‘테리아카(Theriaca, 아편성 해독제)’,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해독제 등 ‘외국산 복합 조제 약품’을 판매할 권리가 여기에 포함되었다.
--- p.39~40

말루쿠 제도의 많은 향신료 농장이 작업 도구와 식량, 노동력을 제공하는 네덜란드 기업에 모든 수확물을 정찰가에 넘긴다는 조건으로 퇴역군인에게 헐값에 양도되었다. 그리하여 네덜란드인 사이에서는 “암본섬의 정향을 다루는 것만큼 조심스럽고 사랑스럽게 자기 애인을 대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네덜란드인은 육두구나무와 정향나무가 말루쿠 제도에서만 싹을 틔우고 뿌리내리며 열매 맺을 수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면서 이들 나무를 독점하고 싶은 욕구를 감추지 않았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들은 석회유로 처리하여 나무의 발아력을 억제하기도 했다(이는 잉여 생산을 막으려는 조치였는데, 사실 며칠 동안 씨앗과 열매를 강한 햇빛에 노출하기만 해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일련의 상황과 병행하여 강력한 법 집행도 이루어졌다. 예컨대, 정향과 육두구 씨앗이나 꺾꽂이를 훔친 자나 등록되지 않았거나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 식물을 재배하는 자는 사형에 처해졌다. 유통가격에 대한 절대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방편으로 네덜란드인은 시장을 조정하고 비축된 저장물의 판매를 엄격히 제한했다. 유난히 풍작이었던 1734년의 수확물을 26년 뒤인 1760년에야 판매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네덜란드인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재고량을 몽땅 불태우기까지 했다. 실제로 바타비아에서는 수확물 전체가 소각된 적도 있다. 소각장에서 정향과 육두구 열매가 불타는 풍경, 그것은 그야말로 볼만한 구경거리였다. 이 귀한 열매가 불에 타는 동안 많은 양의 방향유가 흘러나와 진한 향을 대기로 내뿜고, 탁탁거리는 소리가 쉴 새 없이 나고, 불꽃이 번뜩인다…….
--- p.102~103

피에르 푸아브르는 필리핀 마닐라행 배에 올랐다. 그는 그곳 어딘가에 정향나무와 육두구나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러나 푸아브르는 그곳에서도 정향나무와 육두구 나무를 구하지 못한 채 마닐라에서 퐁디셰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다시 말루쿠 제도로 갔고, 운 좋게도 그곳에서 정향나무와 육두구나무를 손에 넣었다. 이에 푸아브르는 뒤플렉스 총독에게 말루쿠 제도에서 중요한 식물을 싣고 돌아갈 선박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총독은 매몰차게 그의 요청을 거절했다. 어쩔 수 없이 푸아브르는 다섯 개의 육두구 모종과 싹을 틔울 수 있는 육두구 열매, 몇 그루의 정향나무만 가지고 일드프랑스로 돌아가야 했다. 1753년의 일이다. 그 귀한 식물들은 일드프랑스의 시범 화원(Jardin d’essai, Trial Garden) 관리 책임자인 원예가 장 바티스트 크리스토프 퓌제오블레(Jean Baptiste Christophe Fusée-Aublet, 1723~1778년)에게 맡겨졌다. 여기서 갑자기 드는 궁금증 하나. ‘푸아브르는 어떻게 그 귀한 나무들을 성공적으로 훔칠 수 있었을까? 혹시 그곳의 선장을 매수한 게 아닐까?’ 실상은 이렇다. 당시 필리핀과 말루쿠 제도 사이에서 정향과 육두구 암거래가 은밀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푸아브르는 네덜란드인의 촘촘한 감시망을 피하고자 원주민처럼 차려입은 뒤 웃옷 안감에 육두구를 넣고 꿰매어 세관의 검문을 피했다.
그 무렵 대대적인 후원을 받고 출항한 새로운 원정대가 라콜롱브(La Colombe) 호를 타고 말루쿠 제도를 향해 다가갔다. 푸아브르 역시 그 원정대의 일원이었다. 1754년 5월 1일의 일이다. 그들의 항해는 순탄하지 않았으며, 극적인 상황을 연이어 겪었다. 무자비한 해적선 공격, 공포에 짓눌린 대원들, 항로와 행선지를 두고 벌이는 거친 언쟁, 전쟁으로 황폐해진 섬들 사이로 이어지는 막막한 항해, ‘제멋대로 나아가는’ 성능이 좋지 않은 배……. 결국 라콜롱브 호는 말루쿠 제도에 다다르지 못한 채 남쪽에 있는 티모르(Timor)섬을 향해 항해할 수밖에 없었다. 푸아브르는 그곳의 한 영주에게서 육두구나무를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그는 기쁜 마음을 안고 일드프랑스로 돌아갔지만, 참담한 상황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지난번에 가져온 육두구나무, 정향나무가 원인도 모른 채 이식에 실패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
--- p.114~115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또 한 편. 그것은 저 유명한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관련 있다. 기원전 327년에 카슈미르 지방에 다다른 그리스 마케도니아 출신 위대한 정복자는 원정대와 함께 불모의 한 계곡에서 야영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전차와 텐트 밑은 물론이고 계곡 전체가 마치 융단처럼 온통 연보라색 사프란으로 뒤덮여 있었다. 알렉산드로스는 그 갑작스러운 풍경에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껴 급히 발길을 돌렸다. 그런 다음 그는 남쪽으로 향해 인더스강을 건너 강줄기를 따라 내려가며 인도양 부근까지 진격했다.
알렉산드로스 3세 시대에 이미 오래전부터 사프란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기원전 2300년 무렵의 사프란 재배 흔적도 발견되었다. 이 시기는 메소포타미아의 아카드 왕조(Akkadian Empire) 건국자인 사르곤 대왕(Sargon the Great, 재위 기원전 2334~기원전 2279년 무렵)이 통치하던 때와 대략 일치한다. 크레타섬의 크노소스(Knossos)에 있는 미노스궁(Palace of Minos)의 한 유명한 벽화에서도 이 식물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기원전 1700년 무렵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에게해의 산토리니(Santorin)섬에서 기원전 1500년쯤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그림에는 한 여인이 사프란꽃의 암술머리를 따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보다 훨씬 후대에 솔로몬 왕(Solomon, 재위 기원전 970년 무렵~기원전 931년 무렵)이 썼다고 알려진 『구약성경』의 「아가서」에도 향과 미르라와 감송, 육계나무 껍질과 함께 사프란이 언급된다.
--- p.212~213

출판사 리뷰

음식 맛을 내기 위한 작은 가루가 지구 반대편의 길을 열었다!

· 한낱 후추가 어떻게 로마제국의 몸값이 되었을까?
·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넌 진짜 목적지는 인도가 아니라 향신료였다고?
· 베네치아를 몰락시키고 리스본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든 것은?
· 한 팔을 잃은 식물학자는 왜 목숨을 걸고 향신료 나무를 훔쳐야 했을까?
· 우리가 인도의 전통 음식이라고 믿는 ‘카레’는 과연 인도 음식일까?

향신료는 그저 음식 맛과 향을 돋우는 데 사용하는 작고 평범한 가루가 아니었다. 한때 후추는 금과 맞먹는 대단한 가치를 지녔으며, 실제로 교환 수단인 돈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향신료를 얻기 위해 사람들은 황량한 사막을 주저 없이 건넜고, 거친 바다를 용감하게 항해했다. 또한 국가들은 향신료 재배지와 무역로를 장악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전쟁도 불사했으며, 독점권을 둘러싸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에게 칼끝을 겨눴다. 그리고 마침내 향신료를 향한 인류의 욕망은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꿨으며 세계지도를 다시 그리게 했다.

사람과나무사이가 출간한 『한 권으로 읽는 향신료 세계사』는 수천 년 인류사를 관통해온 향신료의 역사를 따라가며 이제껏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해온 후추·계피·육두구·정향·생강·강황·고추·사프란·겨자·마늘·바닐라·카레 등의 향신료 이면에 감춰진 흥미진진하고도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들춰내어 능수능란하게 펼쳐 보인다.

몇 가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보자. 후추는 단숨에 로마인의 식탁을 사로잡았고, 육두구는 오랫동안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져 왔다. 정향은 높은 가격 때문에 귀한 향신료로 거래되었으며, 생강은 음식뿐 아니라 의약품으로도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강황은 향신료이면서 동시에 색소로 사용되었고, 바닐라는 난초과 식물 가운데 최초로 인공수분에 성공한 사례와 연결된다. 고추에는 진통 작용과 관련된 이야기가 숨어 있고, 겨자는 성경 속에서 ‘하느님 왕국’을 상징하는 식물로 등장한다. 마늘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식문화는 물론 페스트와 관련된 기묘한 이야기도 따라붙는다.

향신료를 향한 욕망이 대륙을 발견하게 하고 제국의 흥망을 갈랐다

고대인에게 향신료는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었다.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자 부와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이었으며, 때로는 금과 맞먹는 값비싼 상품이었다. 시바의 여왕이 솔로몬 왕을 방문할 때 낙타 행렬에 실은 것은 금과 보석만이 아니었다. 몰약과 유향을 비롯한 온갖 값비싼 향신료가 그 대열에 함께했다. 로마를 포위한 서고트족의 왕 알라리크는 막대한 공물을 요구하면서 후추를 그 대가의 일부로 포함하게 했다. 이렇듯 당시는 향신료가 돈처럼 통용되던 시대였다. 향신료를 둘러싼 경쟁은 곧 국제무역의 패권 경쟁으로 이어졌다. 바그다드의 상인들은 거침없이 사막을 가로질렀고, 베네치아와 제노바는 향신료 무역의 이권을 놓고 거칠게 충돌했다. 포르투갈과 에스파냐는 아시아의 향신료 산지로 가는 새로운 항로를 절실하게 찾아 나섰고, 네덜란드는 육두구와 정향의 독점권을 지키기 위해 향신료 나무를 무참히 파괴하는 극단적인 정책까지 펼쳤다. 이 모든 경쟁의 한복판에 콜럼버스와 바스쿠 다가마, 마젤란으로 대표되는 대항해시대​가 있었다. 대항해시대는 단순한 도전과 탐험의 시대가 아니었다. 당시는 향신료를 차지하기 위한 거대한 쟁탈전이 세계사의 무대를 바꿔놓은 격동의 시대였다.

한 팔을 잃은 채 네덜란드의 향신료를 훔친 대담한 남자,
피에르 푸아브르의 목숨을 건 모험과 도박

향신료 독점 경쟁에는 활활 타오르는 국가의 야망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개인의 모험과 집념도 짙게 스며 있었다. 네덜란드가 육두구와 정향의 원산지를 장악하고 향신료 가격과 유통을 엄격하게 통제하던 시대, 프랑스의 식물학자이자 탐험가였던 피에르 푸아브르는 영원할 것만 같던 네덜란드의 향신료 독점을 깨뜨리기 위해 목숨을 건 모험에 나선다. 푸아브르는 불의의 사고로 한 팔을 잃는 끔찍한 부상을 당하면서도 향신료 나무 묘목을 확보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고, 마침내 프랑스령 일드프랑스에서 향신료를 재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 사람이 훔쳐낸 몇 그루의 나무가 유럽의 향신료 무역 질서를 뒤흔들어놓는 순간이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발길을 돌려세운 것은
적군의 창칼이 아니라 사프란 꽃밭이었다?!

향신료에는 전쟁과 무역만큼이나 기묘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중 하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거느리는 대군의 발길을 돌려세운 것은 적군의 기습 공격이나 천재지변이 아니라 계곡 전체를 뒤덮은 샛노란 ‘사프란 꽃밭’이었다는데?!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일견 평범해 보이는 향신료 하나가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정도로 대단한 위상을 가진 희대 영웅의 행보도 좌지우지할 만큼 대단한 매력과 아우라를 지녔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던 ‘카레’는 애초에 인도에 없었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카레’에 관한 내용이다. 우리는 흔히 카레를 인도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이 상식을 뒤집는다. 그도 그럴 것이, ‘카레’라는 명칭 자체가 인도가 아니라 영국 식민지 행정가들의 손에서 만들어졌으며, 인도 어디에도 우리가 생각하는 하나의 ‘카레’라는 음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과 가정마다 후추·쿠민·강황·정향 등 다양한 향신료를 서로 다른 비율로 배합하는 마살라의 세계가 존재할 뿐이다. 즉, 카레 한 그릇 안에는 특정한 하나의 음식이 아니라 수많은 향신료와 지역의 역사, 식문화가 절묘하게 뒤섞여 있다.

향신료의 역사를 읽는 것은 인간의 욕망과 세계사의 흐름을 읽는 일이다

『한 권으로 읽는 향신료 세계사』는 단순히 향신료의 유래와 효능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시바의 여왕과 솔로몬 왕에서 시작해 알렉산드로스 대왕, 로마의 식도락가 아피키우스, 마르코 폴로, 콜럼버스, 바스쿠 다가마, 네덜란드 상인들, 식물학자 피에르 푸아브르에 이르기까지 향신료를 둘러싼 수많은 인물과 사건을 하나의 거대한 세계사로 촘촘히 엮어낸다. 『한 권으로 읽는 향신료 세계사』는 이렇게 묻는다. ‘인류는 왜 그토록 오랫동안 향신료에 열광해왔을까?’, ‘15~16세기의 유럽 국가들은 왜 향신료 재배지와 무역로를 독점하고자 그렇듯 안간힘을 썼을까?’, ‘향신료를 찾아 떠난 항해는 어떻게 나비효과를 일으켜 마침내 세계사의 물줄기와 세계지도를 바꾸어 놓았을까?’ 또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오늘날 부엌 찬장에 놓여 있는 작은 후추통과 계핏가루 병 속에 과연 얼마나 장대하고도 흥미로운 역사가 들어 있을까?’라고. 잠시 책장을 덮고 식탁 위의 향신료를 바라보자면 그 작은 알갱이 한 줌이 더 이상 평범한 조미료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알면 알수록 더욱 궁금해지고 기상천외한 매력을 지닌 식물, 향신료 이야기

· 후추 - 한때 금과 맞먹는 가치를 지녔으며, 로마제국의 몸값으로까지 사용된 ‘검은 보석’.
· 육두구와 정향 - 유럽 열강이 산지를 독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향신료 나무까지 파괴했던 ‘제국의 향신료’.
· 피에르 푸아브르 - 한 팔을 잃은 채 목숨 걸고 향신료 묘목을 빼내 한때 영원할 것만 같았던 네덜란드의 향신료 독점을 깨뜨린 식물학자 피에르 푸아브르 이야기.
· 사프란 - 말린 사프란 1킬로그램을 얻기 위해 10만 송이 이상의 꽃이 필요할 정도로 대단한 가치를 지녔던 황금빛 향신료.
· 바닐라 - 원산지를 벗어나면 열매를 맺지 못했던 바닐라의 운명을 바꾼 흑인 노예 에드몽 알비우스의 특별한 인공수분 이야기.
· 고추 - 인간의 뇌에서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는 캡사이신과 고추의 독특한 진화 전략에 관한 흥미로운 스토리.
· 겨자 - 성경 속 ‘하느님 왕국’을 상징하는 식물이자 유럽의 식탁을 대표하는 향신료.
· 마늘 —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사랑받으면서도 동시에 ‘악취 나는 식물’로 멸시받았던 양면적인 식물.
· 카레 - 우리가 알고 있는 ‘카레’라는 개념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향신료 문화의 역사.

그 밖에 이 책의 뒷부분에는 프랑스 전통 조리법에서 길어 올린 다양한 향신료 요리법이 수록돼 있어 향신료의 역사와 매력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리뷰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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