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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불만감을 드러내는 욕
씨발 금기까지 모조리 씹어 먹어 줄게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좆 죽거나 혹은 망하거나 · 영화 〈아저씨〉 엿 정녕 내게 그것을 줄 테냐 ·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니미 가족은 건드리지 마라 · 영화 〈1987〉 지랄 가지가지 자빠지기 · 영화 〈파묘〉 염병 지랄 단짝 친구 ·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빌어먹을 아주 오래된 엉망진창 ·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3 우라질 납득이 안 되네, 납득이 ·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젠장 뜻대로 되는 일이 없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1 2장 모욕감을 주는 욕 개새끼 개는 그토록 사랑하면서 · 드라마 〈오징어 게임〉 1 씹새끼 뒤통수와 민폐에 능한 · 영화 〈마스터〉 호로새끼 자식 불효자는 아무나 하나 · 영화 〈극한직업〉 씨발년·놈 불만감 받고 모욕감 더 · 드라마 〈더 글로리〉 영화 〈신세계〉 미친년 어떻게 제정신으로 살아 · 영화 〈마더〉 쌍년·놈 오로지 저밖에 모르는 · 작고 둥근 과자가 굴러온 길 양아치 건달보다 못한 · 영화 〈낙원의 밤〉 대가리 아가리 사람이 아닌 게지 · 영화 〈기생충〉 꼴통 또라이 어찌 보면 귀여운 · 드라마 〈쌈, 마이웨이〉 뒈져 곱게 죽지 마라 영화 · 〈콘크리트 유토피아〉 닥쳐 그 입 다물라 ·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꺼져 차라리 연기처럼 사라져 · 드라마 〈멜로가 체질〉 3장 혐오감을 표출하는 욕 병신·등신 나 바보 아니라고 · 드라마 〈나의 아저씨〉 걸레 닦아야 깨끗한 걸 · 영화 〈거미집〉 쓰레기 사회 질서 교란종 · 영화 〈헤어질 결심〉 좆밥 아무것도 모르는 아무개 · 영화 〈엑시트〉 폐급 무쓸모의 쓸모 · 드라마 〈D.P.〉 2 따까리 겉은 꼭대기 속은 밑바닥 ·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찐따 도대체 뭐가 모자라서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찌질이 꿈과 현실 사이 떠돌이 · 영화 변산 아줌마 응축된 차별의 호명 ·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꼰대 너는 늙어 봤냐 · 드라마 〈송곳〉 충 곤충이 뭘 잘못했길래 · 영화 〈82년생, 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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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은 분노, 저항, 무기력, 자조뿐 아니라 수치, 질투, 욕망, 짜증, 허세, 거기에 우월감, 열등감, 패배감, 승리감 등 다양한 감정을 담은 해방의 기표였다. 한국 영화가 자유롭게 성장한 30년 동안 시나리오 작가는 욕과 감정을 온전하게 드러내는 기술을 눈부시게 발전시켰다.
--- 『욕과 욕망의 대서사시, K-콘텐츠 오디세이』 중에서 정당한 요구나 논리를 갖춘 주장이 아닌, 감정으로 우기고 행패를 부리는 비이성의 언행을 두고 흔히 ‘지랄’이라고 일축한다. 신체 난동을 부리는 일뿐 아니라 허세, 거짓말, 허풍, 사기 등 다채로운 헛소리도 모두 ‘지랄’이다. 이때 상대의 언행을 ‘지랄’로 단언하면 그 판단 주체로서 저절로 평가 권력을 갖는다. --- 『가지가지 자빠지기』중에서 ‘개새끼’는 말 그대로 개의 새끼, 강아지다. 혈연 관계라도 길 한복판에서 부끄럼 없이 교미하는 개의 습성을 몹시 천하다고 여기면서 최악의 인간을 지칭하는 말에 등극했다. 2015년 난데없이 ‘개새끼’의 ‘개’가 동물이 아니라 ‘가짜’라는 설이 나왔다. ‘개새끼’가 아버지가 아닌 외간남자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뜻한다는 주장이다. 국립국어원이 ‘개새끼’는 개의 새끼가 맞다고 재차 발표하면서, 안타깝게도 강아지를 욕설로 활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들의 희망은 꺾여 버렸고, 결국 ‘개’는 인륜과 도덕을 저버린 최악의 인간에게 붙는 ‘불명예 접두사’로 남았다. --- 『개는 그토록 사랑하면서』 중에서 개성과 일상을 전시하는 SNS 시대에 ‘미치다’는 열정과 노력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행태를 뜻하는 긍정의 동사라 하겠다. 달리기, 춤, 영화 등 무언가에 미친 사람을 뜻하는 ‘-친자’가 유행하면서 거부감도 줄었다. ‘내가 이 구역의 미친년’이라고 공표하던 이전 세대의 ‘미친년’ 주인공과 달리 곱게 미친 영화 〈드림〉의 소민은 시대 감수성을 반영한다. --- 『어떻게 제정신으로 살아』 중에서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의 주인공 자영의 할머니가 전한 위로 덕분인지 누군가를 혐오할 때 쓰던 ‘따까리’가 갑자기 인생의 문을 여는 황금 열쇠로 둔갑했다. 주인공이라도 언제까지 주인공일 수 없다. 언젠가는 그림자처럼 누군가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따까리’ 인생을 산다. 할머니는 여러 ‘따까리’가 모여서 만드는 ‘따까리 연대’가 바로 인생이고, 그 연대가 이 사회를 굴린다고 말한다. --- 『겉은 꼭대기, 속은 밑바닥』 중에서 ‘아줌마’는 흔히 쓰던 일반명사인데 어느새 나이 든 여성을 모욕하는 말로 변질되었다. 역사학자는 ‘아줌마’라는 호칭이 경제 개발 시대에 생계와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 마다하지 않는 거친 중년 여성의 이미지가 고착되면서 비하의 뉘앙스가 강해졌다고 말한다. ---『응축된 차별의 호명』 중에서 삽시에 고도로 발달한 사회에서 수시로 감정의 극단을 경험한 한국인에게 욕은 소화제이자 진통제였다. 이 책은 말맛 한번 끝내주는 욕의 배후를 추적하고, 현대 한국의 문화와 예술, 언어를 두루 탐험하며 『오디세이』 버금가는 대환장 서사를 펼쳐낸다. ---『장세이 작가의 추천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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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로 욕을 새로 보다
바야흐로 노벨문학상이 이상문학상인가, 아카데미 시상식이 청룡영화제인가 싶게 한국의 문화예술이 세계의 중심에 우뚝하다. 한국인만 즐겨 보던 영화와 드라마에 세계인이 열광하는, 그야말로 『오디세이』 버금가는 대항해의 시대에 K-콘텐츠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욕을 건져 올렸다. “뭐라 했느냐, 지금 씨♡이라 하지 않았느냐” 지체 높던 단종은 적나라한 욕에 귀를 의심하고(영화 〈왕과 사는 남자〉),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를 반대하는 사대부에게 “지♨하고 자빠졌네”대놓고 꾸짖는다(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주변인을 열등하게 대하는 상류층 자제는 ‘나이스한 개새◑’라 불리고(드라마 〈더 글로리〉), 얼치기 사기꾼은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경찰을 두고 ‘막연하게 개새◑인 줄 알았는데, 구체적으로 →새←’라는 기막힌 평가를 내린다(영화 〈마스터〉). 이처럼 욕은 K-콘텐츠 속 다양한 정서와 굴곡진 서사를 단 몇 글자로 압축하여 발산하는, 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언어다. 전하는 감정의 갈래와 강도에 따라 말맛 또한 달라지는 욕은 갓 잡아 올린 날생선처럼 생생하게 펄떡이는 찰진 우리말이다. 뉴요커의 눈으로 욕을 새로 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십 개의 욕 중 대부분은 영어로‘쉿(Shit)’이나 ‘퍽(Fuck)’등 두 단어 정도로 다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열두 폭 치마처럼 폭넓은 한국 욕의 면모가 다시금 두드러진다. 개새◑’와 엇비슷한 뜻의 ‘선 오브 비치(Son of Bitch)’에서 ‘비치’가 암캐를 뜻한다는 대목에서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정서의 보편성과 욕의 적확성에 감탄하고 만다. 한국은 대가리, 아가리, 주둥이처럼 신체 부위를 낮잡아 이르는 표현이, 미국은 성기와 항문의 비하 표현이 다채롭다는 등의 차이점은 흥미롭기도 하다. 저자는 오래도록 한국에서 영화 기자로 일하고, 뉴욕으로 이주한 후에도 한국 영화와 줄곧 인연을 맺어왔다. 30대까지 보고 듣고 배운 한국 욕과 미국에서 체감한 낯선 영어 욕, 이국에 살며 K-콘텐츠 속에서 다시 마주한 고국의 욕을 두루 비교 분석하며, 여러 각도에서 한국 욕을 깊고 널리 바라본다. 100편이 넘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소개하는 풍부한 대중문화 지식과 수많은 작품 중에서 그 욕의 말맛을 제대로 살린 대사를 고르는 언어 감각은 이 책의 특이성과 독보성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