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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기뻐의 비밀
이안 글 심보영 그림
사계절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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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1부 아홉 살 시인 선언
그림자 약속|시 쓰기 시간|거미|배추가 배추벌레에게|나비|꽃과 거미|아홉 살 시인 선언|힘이불|이슬이는 나만 만나|기뻐의 비밀|현호색의 대답|까마중|도꼬마리는 아빠처럼 말하네|그림자 모자

2부 이상한 날의 해바라기 그림
그림자 시|이상한 날의 해바라기 그림|꽃마리 꽃말이|달려라 사자|이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어쩌다가|씀, 씀씀씄씀, 씀씀씄|꽃댕댕나무|돌 앞에서|구석이 되고 싶은 믿는 도끼|일 년 동안 국어사전이 한 일|하느님 나라의 입학식|사과꽃도 모르고 모과꽃도 모르는|발톱을 살짝,|황새 떼를 기다리는 유칼립투스

3부 아침마다 엄마는 세상에 없는 무늬를 만들고
그림자 새|헬리콥터와 까치와 낮달|지렁이 말을 믿자|지금 당장 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꺼내자|호박덩굴이 그럼 그러자고|반 가른 감자가 웃는 얼굴 모양을 하고 있어서|세상에서 말이 가장 느린 사람 이야기|세상에서 말이 가장 빠른 사람 이야기|병아리가 새가 되어 날아간 이야기|도라지꽃 이야기|아무리 구름이라지만|고속도로|아침마다 엄마는 세상에 없는 무늬를 만들고|아침마다 엄마는 세상에 없는 무늬를 만들고 2

4부 도토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림자 춤|망초꽃|만리향|해바라기 지팡이|응달 꽃 양달 꽃|마리골드|가을, 거울|도토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모자|리토도 아니고 도토리|도토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2|늘, 오하이오우!|이 까만 분꽃 씨|의자|신비로운 사람|그림자 눈사람

해설│방주현

저자 소개 2

글이안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1998년 『녹색평론』에 시를 발표하고, 1999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목마른 우물의 날들』 『치워라, 꽃!』, 동시 평론집 『다 같이 돌자 동시 한 바퀴』, 동시집 『고양이와 통한 날』 『고양이의 탄생』 『글자동물원』 『오리 돌멩이 오리』 『기뻐의 비밀』 등을 썼다. 격월간 동시 전문지 『동시마중』의 편집위원이다.

그림심보영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은상을 수상했다. 그린 책으로는 ‘깊은 밤 필통 안에서’ 시리즈, ‘야광 코딱지’ 시리즈, 『기뻐의 비밀』 『사랑한다고 말해요』 『황현호 보내기』 등이 있고, 『대단한 수염』 『식당 바캉스』, ‘붕붕 꿀약방’ 시리즈, 『따끈따끈 찐만두 씨』 『백김치 김백치』 등을 쓰고 그렸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296g | 145*200*10mm
ISBN13
9791160949155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출판사 리뷰

요모조모 뜯어보고 이리저리 살펴보는 말의 맛

기뻐 안에는/ 이뻐가 들어 있다/ 잘 봐/ 왼손으로 ‘기’, 오른손으로 ‘뻐’를 잡고/ 쭈욱 늘리는 거야/ 고무줄처럼 말이야/ 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뻐/ 어때, 진짜지?
-「기뻐의 비밀」 부분

표제작 「기뻐의 비밀」은 하나의 말에 하나의 의미만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찾을 수 없는 비밀을 담고 있다. 단어를 한 글자씩 잡고 쭈욱 늘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글자가 얼굴을 내민다. 동시 「이슬이는 나만 만나」(23쪽)는 앞에서부터 읽어도, 뒤에서부터 읽어도 같은 의미인 말들을 담았다. 놀랍게도 제목만 떼어 뒤에서부터 읽으면 ‘나만 만나는 이슬이’가 된다. 거꾸로 읽었다면 이제는 거꾸로 ‘볼’ 차례다.

선생님이 칠판에 이렇게 썼어
허리피라우
우리는 웃었어 유치해요
북한말 같아요

선생님은 다시 이렇게 썼어
할머니가 커다란 들통에 논문을 끓인다
우리는 또 웃었어
할머니가 마녀 같아요
-「시 쓰기 시간」 부분

‘곰’이라는 글자를 뒤집으면 ‘문’이 된다는 것은 어린이라면 누구나 아는 말놀이다. 그것이 바로 힌트다. 그렇게 ‘물구나무서서’ 보아도 ‘허리피라우’는 변함없이 ‘허리피라우’로 보인다. 이 동시집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제껏 ‘말’과 ‘글자’를 대하던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시인이 숨겨 둔 실마리들을 따라가며 으레 당연하게 여겨 온 말의 낯선 얼굴을 발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재미난 놀이처럼 느껴지고, 동시에 생각과 상상력을 한껏 북돋운다.

매일 보던 세상을 날마다 새롭게 보는 눈

‘손녀’에서 첫 글자의 받침인 ‘ㄴ’을 두 번째 글자로 옮기면 ‘손녀’는 ‘소년’이 된다(「시 쓰기 시간」, 12쪽). 자음 하나를 옮겼을 뿐인데, 완전히 반대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나’를 ‘너’로 바꾸는 것도, ‘개미’가 ‘거미’가 되는 것도 아주 사소한 계기에서다. 이런 발상은 말놀이를 넘어, 존재와 세상을 보는 시선과 태도를 바꾸어 놓는다. 무엇을 부르는 ‘말’이 그저 소리가 아니라 의미라는 것을 깨닫고 나면, ‘꺾으면/ 댕강/ 소리가 난대서’ 꽃댕강나무라 불리는 식물이 안쓰럽다는 생각에 다다를 수 있다(「꽃댕댕나무」, 44쪽).

감자야
넌 속이 꺼멓게
썩어 가면서도 웃는구나?
물었더니,

나는 썩으면서 싹을 내거든
그래서 웃으면서 썩는 거야
대답해서 깜짝 놀랐다
-「반 가른 감자가 웃는 얼굴 모양을 하고 있어서」 전문

‘썩’은 것이 ‘싹’을 품고 있는 것처럼, ‘말’이 그 존재의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존재는 언제든 다른 존재가 될 수 있고, 오늘 발견하지 못한 의미가 내일 혹은 더 먼 미래에는 한눈에 보이기도 하니까. 이안 시인은 이 귀한 진리를 단순한 시어와 반짝이는 시상에 담아 넌지시 전한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지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여 없다고 생각하지 말기. 세상을 보는 겸허한 태도가 곳곳에 배어 있다.

모든 존재가 저마다의 의미를 꽃 피우는 세계

빛에 반대되는 의미로 쓰이곤 하는 ‘그림자’는 『기뻐의 비밀』에서 언제나 함께 나와 있어 줄 가까운 친구(「그림자 약속」), 내가 있다는 증거(「그림자 시」)이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나와 그림자 중 누가 ‘그림자’인지 알 수 없어지기도 한다(「그림자 새」). ‘나’의 ‘부속’인 것처럼 취급되던 ‘그림자’는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너무 작아서 바짝 꿇어앉아야 보이는 ‘꽃마리 꽃’의 꽃말이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것을 알고 나면, 그 작은 꽃의 존재감이 세상을 다 채울 만큼 커다랗게 느껴진다. 우리가 얼마만큼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

양달 국화는 일찍
응달 국화는 늦게
노란 꽃을
소복이 올려놓았다

이르고 늦고
그런 게 아니라

둘 다 애써
여기까지 왔다는 거

응달에도 노란 가을을
소복이
올려놓았다는 거
-「응달 꽃 양달 꽃」 전문

모든 존재가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꽃을 피운다. 이르고 늦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꽃을 피워야 하는 것도 아니다. 까만 씨앗이 무엇으로 피어날지는, 그 씨앗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씨앗이 스스로 움을 틔울 마음을 낼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뿐이다. 그 씨앗의 자리에 식물을, 동물을, 나를, 타인을, 어린이를 놓아도 달라질 것은 없다. 우리는 이미 이 시집을 통해 그 다정한 진리를 깨쳤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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