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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평온한 모래톱 조매기 옮긴이의 말 |
Yuzaburo Otogawa,おとかわ ゆうざぶろう,乙川 優三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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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나는 단지 살아 있기만 한 것이 아니다…”
에도시대. 떠돌이 무사의 신분에서 가신으로 발탁되어 이례적인 출세를 한 주인공 마타에몬. 영주의 죽음에 순사로써 은혜에 보답할 결심을 한다. 순사란 주군이 죽었을 때 가신이 그 뒤를 따라 자결하는 중세로부터 전해지는 관습. 그러나 영주가 죽은 후의 혼란과 인재의 손실을 우려한 중신이 그를 불러 순사를 금지한다는 밀령을 내린다. 영주가 죽은 후 정식으로 순사금지령을 내렸으나 할복하는 자가 잇따르고, 주위에서는 주인공을 은혜도 모르는 비겁한 자라며 매도하고 돌팔매질을 한다. 그 파문은 집안에까지도 영향을 미쳐 외아들이 자결하고, 딸의 시가로부터는 의절당하며, 유일하게 주인공을 이해했던 병상의 아내마저 죽는 비극이 발생한다. ‘살아 있으면 있을수록 치욕이 쌓이고 추태를 드러내게 되는 게 인생이 아닐까.’ 살아 있는 것까지 부정당한 주인공은 고독과 오욕에 몸부림치면서도 사람은 왜 사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 것일까 하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12년의 세월을 보낸다. 그러나 그런 삶의 끝에는 뜻밖의 라스트신이 기다리고 있다. 『평온한 모래톱』 곤궁 속에서도 긍지를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자신이 믿는 무사로서의 대의를 위해 벼슬을 내던진 주인공 소헤이는 생활고에 못 이겨 딸을 사창가에 판다. 그는 어쩌다 돈이 생기면 우연히 알게 된 오리노스케를 시켜 딸의 안부를 알아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오리노스케는 ‘남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는 굴절된 생각을 가진 젊은이. 그러나 인간의 생사와 해후를 겪으며 그의 생각은 점점 변화해간다. 『조매기』 출세를 위해 헤어진 여자와의 재회를 시정 넘치는 문체로 묘사한 작품. 은퇴한 뒤 아내마저 잃은 주인공 기조. 자식들과의 사이마저 멀어진 그에게는 산책만이 유일한 일과다. 그러던 어느 날 기조는 출세를 위해 버린 23년 전의 여자를 우연히 만난다. 매화나무 가지를 꺾어 손에 들고 있던 여자는 자기는 그 여자가 아니라고 하면서, “저는 이처럼 이웃과의 작은 인연에 의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가난으로 맺어진 유대는 그리 쉽게 끊어지는 게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여자의 말은 주인공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